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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양을 쫓는 모험
read 7045 vote 0 2010.05.07 (15:37:54)

 

1.伊산악인 "산소마스크 착용 오은선 축하못해"



산악인 오은선의 히말라야 14좌 완등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것이 내심 불편한 사람들이 많은가보다. 얼마전에 히말라아 증정 인증가 엘리자베스 홀리 라는 사람이 그의 완등에 대해서 '논란 중' 이라고 표기하더니, 이번에는 이탈리아의 산악인 한스 카머란더 라는 사람이 그녀의 14좌 완등을 축하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나는 등산이라거나 등반에 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돌아가는 상황이 왠지 꼴사납다.



오늘 접한 한스 카머랜더의 언급에 관한 기사내용는 다음과 같다.



 

伊산악인 "산소마스크 착용 오은선 축하못해"



[머니투데이 오예진 인턴기자]



오은선01.jpg

 



 

↑독일 주간지 슈피겔(SPIEGEL)은 이탈리아 출신 전문 산악인 한스 카머랜더(Hans Kammerlander,54)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슈피겔 온라인판

오은선02.jpg 



↑이탈리아 출신 산악인 한스 카머랜더(Hans Kammerlander,54)ⓒ한스 카머랜더 공식 사이트



산악인 오은선(44,블랙야크) 대장의 여성 최초 히말라야 8000미터급 14좌 완등 성공 여부에 해외 산악인들은 여전히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 전문 산악인 한스 카머란더(54)는 4일(이하 현지시간) 독일 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를 통해 "오은선의 14좌 완등을 축하할 수 없다"며 "산소마스크 착용 등반은 진정한 등산이 아니다. 사이클 경기인 투어드프랑스(The Tour de France)에 오토바이를 타고 출전한 격"이라고 오은선을 비난했다.


이번 14좌 완등으로 오은선이 유명해질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인기는 반짝했다 사그라질 것"이라 답했다. "전문가들은 오은선이 어떻게 등정에 성공했는지 알고 있다"며 "헬리콥터를 타고 산 정상까지 날아가는 것은 스포츠 정신이 결여된 것"이라 지적했다.


산악 등반이 인기를 끄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회의적"이라며 스포츠정신을 강조하는 대답을 내놓았다. "사람들에게 스포츠맨십을 경각시켜야 한다. 오은선에 대한 비난은 나쁜 것이 아니다. 그와 관련한 비난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제 사람들은 스포츠정신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면 비난의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자각하게 될 것"이라 말했다.


최고령 에베레스트 등정을 노리는 70세 일본 여성과 최연소 7대륙 최고봉 등정 완등을 노리는 13세 미국 소녀에 대해서도 "도전정신은 높이 사지만,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해야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한스 카머란더는 스스로 모든 장비, 식량 등을 메고 산소마스크나 고정 로프 없이 산에 오르는 알파인 스타일의 순수주의 등반가다.


한편 히말라야 등정 인증가 엘리자베스 홀리(87,미국) 여사도 오은선의 2009년 칸첸중가(8586m) 등정을 ‘논란 중(disputed)’으로 표기한 바 있다. 이에 오은선은 3일 네팔 카트만두에서 홀리 여사를 만나 면담했고, "축하한다"는 완등 성공 축하를 받았다. 그러나 홀리 여사는 스페인팀의 의혹이 있는 한 ‘논란 중’이라는 기록은 삭제하지 않을 계획을 밝혔다.




 

 

2. 등산은 스포츠인가?



한스 카머란더의 주장은 얼핏 그럴듯하게도 보인다. 등산은 스포츠 이고, 산소마스크 착용은 스포츠 정신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그녀의 14좌 완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말하는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이다. 하지만 그의 논리의 전제인, 등산은 스포츠 라는 명제가 참인가? 라고 의문을 제기하면 어떨까?


등산은 스포츠인가? 그렇게 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강한 정신력으로 몸을 움직여서 목표를 달성한다는 면에서는 스포츠의 성격이 있다. 하지만, 룰의 관점으로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스포츠의 가장 큰 특징은 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스포츠는 전쟁으로부터 나왔다. 스포츠는 룰을 만들어서 겨룸으로서 전쟁을 대신하는 성격이 있다. 규격의 그라운드에서, 허용된 장비나 옷을 입고, 동등한 입장에서, 정해진 룰에 따라서 힘과 기술, 체력, 정신력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레이싱은 빨리 골인하는 것이고, 격투기는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고, 구기종목은 점수를 많이 내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전쟁의 목표는 적장의 목을 따오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생존하는 것이다. 히말라야 등반은 스포츠보다는 전쟁에 더 가깝다. 그 시작이 기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전쟁에는 룰이 없다. 이기려면 뭐든 해야만 한다. "전쟁 중에 이건 반칙 아니야?" 라고 말하면 그건 정말 웃음꺼리가 될 뿐이다. 이기려면, 혹은 지지 않으려면 우물에 독을 풀건, 암살을 하건, 전염병을 일으키건, 홍수를 일으키건 뭐든 해야만 한다.




칭기스칸.jpg 



칭기스칸의 몽골 군대, 또 그 이전에 훈족의 군대에 처참하게 당했던 유럽은 동양식 전쟁에 대해서 아직도 "그건 반칙 아니야?", " 전쟁이라면, 갑옷 입고, 벌판에서 싸워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혹은 지금까지도) 서양의 영화에 등장하는 칭기스칸의 군대는 비겁하고, 비열하기 짝이 없는 족속이었다. 한스 카머란더의 주장에는 칭기스칸의 군대를 바라보는 서양의 시각이 녹아있다.


등반에는 룰이 없다. 산은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인간은 그런 산에 계속 대응해야만 한다. 같은 코스로 오를 수도 없고, 같은 장비로 오를 수도 없다. 룰이 없으므로 등반은 스포츠가 아니다. 한스 카머란더가 스포츠 정신을 운운하는 것은, 내가 하는 것이 룰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름 없다. 방한복도 아이젠도 없이 히말라야에 올라보라지...


 



3. 룰은 진보한다.



 한스 카머란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사회의 기득권 세력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뭐? 정치를 하겠다고? 정치를 하려면, 서울대 정외과 나와서, 유학가서 석, 박사 학위 따와야지."


그런식으로 말 한마디라도 하려면, 그들 세력 안에서의 논리를 강조한다. 입을 막아버린다. 학벌이 있어야 하고, 인맥이 있어야하고, 자격증이 있어야 하고... 어려서부터 아이들을 학원에 시달리게 하는 그 이유가 어떻게든 그 세력에 발 한 쪽이라고 걸치게 하려고 하는 것 아니겠나?


오은선03.jpg 




태초에 스포츠가 없는데, 스포츠 정신을 운운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것은 등반의 논리가 아니라, 그들 세력의 논리인 것이다. 어딜가나 이런 사람은 있다. 조직이 와해될 수록 순혈주의자가 난무하는 법이다. 하나마나한 얘기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여성 최초의 14좌 완등이 한국의 오은선이 아니라, 유럽의 어느 등반가였다더라도 이와 같은 반응이었을까?


아무튼 이런 한스같은 새퀴 때문에, 산소 마스크 없이 등반하다가 산소부족으로 동태가 되는 불쌍사가 없길 바란다. 역사속에서 이런식의 순혈주의, 계급주의, 룰을 강조하는 세력은 늘 개박살 났다. 역사가 진보하는 것처럼, 룰도 계속 진보한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2]이상우

2010.05.07 (18:34:01)

스포츠에 룰이 있다면 그 룰은 공통의 룰이고 일반적인 룰이어야 하는데,
산악스포츠에서 공통의 룰을 찾기가 어렵다고 보오.
양비론까지는 아니더라도 오은선의 빠른 등반, 최고봉 개수새기식 등반이 최고라는 생각은 잘못되었다고 생각되오.
남보다 빨리 오르는데 쾌감을 느끼는 것보다 산에 오르는 것을 즐기다보니 최고다 라고 생각해야 하지 않겠소?
산을 오르는 다양한 방식이 있는데,
내가 최초로 14좌 완등했다고 환호하는 거나, 14좌 완등에 대해서 지나치게 깎아 내리는 태도도 별로 보기 좋지 않소.
말씀하신대로 히말라야에서는 생존이 가장 기본적인 룰일 수 있겠으나,
자연그대로의 모습과 인간이 그에 걸맞게 온몸으로 맞서는 최소장비, 무산소 등정도 의미있다고 보오.
부디 돈때문에만 오르는 세르파나 빨리 오르기가 최고라는 방식은 이제는 사라져야 할 것이오.
대기업 스폰서에 좌지우지 되지 않고,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후원으로 지원되는
상향식 등반시스템이 구축되길 기대하오.   

이미 인간이 가보지 않은 자연은 없을 것이고, 그로 인해서 미지의 고산등반이란 목표가 사라지고
 더이상 의미부여할 만한 것이 없으니 
생명을 담보로 빨리 많이 오르기가 최고다라는식의 등반방식이 만연된 것이 안타깝소.  


인간이 산을, 자연을, 자연에 속한 인간을, 자연속에서 구축한 인류 문명을, 전지구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 볼 것인가,

이것부터 정립해야 할 것이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6]태곰

2010.05.07 (19:38:51)

오은선의 등반에 좀 뭔가 뒤끝이 걸리적 걸리는 느낌이 있었는데, 상우님과 양을 쫓는 모험님께서 

깔끔하게 글로 적어주셨네요. 

어떤 방식으로 산을 오르든 그 성취를 인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만,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의 산악인들은 스폰서들이 보채는 바람에 

좀 심하게 경쟁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따라서, 다른 나라에 비해서 사고도 많이 일어나는것 같은데,

이에 대한 비판도 좀 필요하지 않을까요.

스포츠냐 전쟁이냐... 논란보다 (전쟁이라면 산악 도중 고인이 되신 분들의 죽음은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것인지?)

스폰서들이 부추긴 경쟁 때문에 일어나는 산악인들의 죽음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하는

것도 따져보는게 좋지 않을까요?
[레벨:2]육각수

2010.05.13 (09:23:42)

산악계의 이단아(?) 허영호씨가 한 말이 있습니다.
"난 내 동지를 한명도 잃지 읺았다"
"산가서 손,발가락 짤린게 무신 자랑거리라고 빈둥거리면서 놀고 먹는 산악인은 진정 산악인이 아니다"
저두 산 매니아 입니다.속도전까지 했는데 요즘와서 "산은 오르는게 아니라 보는것이다"라는 말이
온몸으로 느낍니다. 등산이 스포츠냐 아니냐는 언어의 한계에 갇힌 명제라 생각하구요.전 지극히 내몸 사랑하기의 유희라고 생각합니다.내몸을 혹사하는짓은 미친짓이지요.부모님께 죄 짓는거라 생각합니다.목숨을 걸려면 노무현같이 걸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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