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렬님과 대화를 하다 보면 참 어떻게 이렇게 내막을 잘 파악하고 있나 신기할 때가 많다.
맞다. "여럿이 힘을 합쳐서 한다는건 다 뻥이고 거의 혼자 다 해야 "한다.
사마천의 사기도 그랬을 것이고,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스티브잡스가 애플을 개발할 때도 그랬을 것이고, 빌 게이츠가 MS-DOS 를 만들었을 때도 그랬을 것이다. (빌게이츠는 불확실. 다만 윈도우는 그렇게 만들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시스템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초기에는 영 개판이었다.)
생각해 보면 사례가 줄줄이 나온다.
국내에서 가장 정확한 경제 분석과 예측을 하는 21세기경제연구소도 연구원들이 몇 명 없다. 말이 연구소지 최용식소장 혼자 분석하고 예측하는 것 같다. (외국의 유수한 연구소도 연구원들이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전세계 최고 성능의 패러글라이더를 10년 넘게 만들고 있는 진글라이더도 사실 송진석사장 혼자 개발하는 것이다. (물론 공장에 직원은 많다.)
"사회의 어느 분야라도 조금 깊이 들어가면 거의 주먹구구식이라는 사실을 알게 " 된다. 겉으로 그럴듯해 보여도.
필자는 제대로된 식자재 물류 정보 사이트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한 10년 넘었다. 그런데, 아직 제대로 시도조차 못하고 있다. 우선 상인들이 쓰기 편한 물류관리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을 하고 개발을 했는데, 그것이 10년 넘어 걸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러나 일단 시작한 것은 중단할 수 없어 지금까지 매달리고 있다.
요새는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오고 있고, 다음 단계를 시작할 전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것을 하자면 식자재 (농수산물, 가공, 공산품 모두 포함) 분류 데이터베이스가 있어야 하는데, 국내에 제대로 된 식자재 코드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물론 CJ등 대기업은 나름대로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사용할 수도 없을 뿐더러 실정에 맞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사람을 시켜서 같이 만들까도 시도해 보았다. 그러나, 그 직원은 얼마 전 그만두었다. 내 생각에는 이것만 만들면 국내 식자재유통의 표준을 장악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사업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아마 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나 보다. 그는 있는 프로그램 팔아서 돈을 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결국 나라도 혼자 만들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러니, 내가 돈을 벌 수가 없었지.)
정말 그러기는 내키지 않지만 또 혼자 고행길을 떠나야 하게 생겼다. (다행이 프로그램 영업과 관리는 잘 처리해 주는 직원이 있다. 그래서, 내가 산다.)
시스템을 만들어 시스템이 일을 하는 것은 과연 이다지도 머나먼 길일 것인가? 건희와 몽구는 하는데.
시스템이 좀 돌아가는 집단은
대개 먼저 온 사람이 기반을 잘 닦아놓은 덕분이지요.
그런데 뒤에 온 사람은 그저먹기로 하면서 그걸 전혀 모른다 말입니다.
원래 되는 것으로 착각하고 투정을 부리는 거지요.
빌 게이츠의 윈도즈도 아이디어는 상당부분 남의 것을 가로챘을 거 같구.
과학자 집단을 모아서 정예 팀을 만들어도
초반에는 그 중에 귀신 믿는 사람이 태반이고
UFO, 타임머신 이런 소리 하는 사람이 8할이고
그래도 시스템이 돌아간다면 유능한 보스가 조직을 장악하고 자기 사상을 주입시켜
시스템이 돌아가도록 만들었기 때문인데 이 작업이 만만치 않습니다.
시골 농가를 가보더라도 대부분 유능한 지도자 한 사람이 길을 닦으면
이웃농민이 와서 보고 따라하는거지
그냥 열심히 해서 되는 데는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예컨대 수박을 키울 때는 두 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순을 다 따줘야 되는데
농부들이 아까워서 그러지 않습니다.
이거 전파하는데 30년 정도 걸립니다. 아직 전파 안 된 곳도 있습니다.
물론 정부에서 학교를 세우거나 교육을 시키는 등 열심히 시스템을 돌리면 일부 됩니다.
기업만 해도 원래 전 세계에서 기업 하는 나라가 몇 안 되었습니다.
일단 아프리카 쪽은 기업을 안해요. 하면 되는데 안 합니다.
장사는 좀 합니다.
석유 펑펑 나는 이란도 70년대 한때 식량을 사올 기업인이 없어서 전 국민이 굶어죽을뻔한 것을
어떤 한국인이 식량을 수입해줘서 그거 먹고 살았는데 팔레비왕이 고맙다고 훈장 줬습니다.
석유 팔아 돈 벌었다>식량이 부족하다>수입하면 된다>근데 어떡하지?>한국인 불러라.
아랍이나 동남아가 가난한 것은 그 사람들이 기업을 안 하기 때문입니다.
필리핀, 태국 사람들도 기업 안 합니다.
중국인이나 한국인이 가서 기업 해줘야 합니다.
국가의 사활이 걸린 이런 일도 안 됩니다.
이유가 있는 게지요.
혼자로 충분하거나, 혼자로 충분해야 하거나. 혹 둘 다이거나.
다른 건 몰라도 농수산물의 경우 먹는거에 해당하니까.
식약청에서 식품 분류 체계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제가 여기까지 온것이고,
앞으로도 갈길입니다.
힘내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