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로 쓸까하다가 글이 길어져 자유게시판에 올립니다.
유기농이 먹거리 웰빙 농법은 아닙니다. 유기농은 농사짓는 토지의 지력 회복을 위한 농사방법입니다, 우리 나라의 대부분의 농지는 70년대 이후 생산성 증대 농정에 의해 무분별한 화학 비료 사용으로 토질이 산성화 되었고 또 무지한 농약의 투입으로 농토의 미생물을 비롯한 생태계는 파괴되어 농토는 자정 기능에 의한 토질 회복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에 농토에 유기물을 투입하여 흙이 스스로 작물이 섭취할 수 있는 무기물을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농약의 사용을 억제하고 생태 환경이 보전될 수 있는 대체제를 사용해 보자는 것이 우리 유기농의 일반적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농법이 먹거리 마케팅에 활용되면서 마치 유기농으로 생산된 먹거리들이 몸에 엄청 좋은 것처럼 광고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유기농 생산품이 우리 몸에 얼마나 좋은 지 농민들이 증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부분은 농정 즉 국가의 몫이려니 하고 그냥 농약안치고 화학 비료 안 썼으니 좋겠거니 하는 거지요. 농민 입장에서는 유기농이라서 몸이 좋아 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그냥 돈 좀 더 쳐 주니까 유기농을 하면 좋은가 보다 하는 것이지요.
요즘 농촌의 일각에서는 자연 농법, 또는 무투입 농법이라는 것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유기농의 본질적, 상업적 한계에 대한 반성일 도 있고 생태 농법을 도입한 다른 나라들의 영향일 수도 있는데 그 내용은 가능하면 자연을 거스르지 말고 농사를 짓자는 것입니다. 나는 이 농법이 마이너스적 농법이고 구조론과 통하기에 이 농법을 적용해 보려 하지만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 내용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관행농법에서 많은 것을 제거하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첫째는 비닐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죠, 농사를 모르는 분들은 비닐하우스의 비닐을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것까지 포함하여 비닐 멀칭이라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닐 멀칭은 잡초(풀)를 자라지 못하게 하고 보온 보습의 기능을 하여 작물을 웃자라게 하여 생산성을 높입니다.
둘째는 농약과 비료, 거름 등 일체의 투입을 하지 않고 자연이 작물과 상호 작용하도록 하는 농법인데 이 농사법을 실천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비료는 대부분 성장을 촉진하는 물질들이고 거름이라는 것도 동물의 대소변을 사용해서 만드는데 이미 사료에 성장 촉진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비료와 거름 등을 사용한 결과가 아이들의 조숙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연구가 필요합니다.
셋째는 토지에 대한 경운을 하지 않는 것인데, 이것은 토지가 포함하고 있는 유기적(체계적인) 생태 조건을 보호하면서 그것이 작물과 상호 작용하여 작물 재배하는 농법입니다. 이 역시 생산성과는 완전히 역행하는 것이지요. 그 외에 가능하면 농사에 기계를 사용하지 않는 것도 이 농법은 권장합니다.
내가 유기농과 더불어 무투입 자연 농법을 길게 소개한 것은 이들 농법에 의한 먹거리가 몸에 좋다는 것을 역설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가진 환경에서 농업을 계속하고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는 토지를 계속 보전해 나가는 한 방편으로 이들 농법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아울러 우리 아이들에게 나타나고 있는 여러 가지 위험 징후(조숙, 약한 체력, 아토피 질환 등) 들과 농사환경과 관련된 재앙의 조짐들을 예방하기 위하여 소위 친환경 농법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영역의 문제 이지만 이런 측면에서 농민들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해야 농사는 계속될 것입니다.
기회가 되면 GMO와 다국적 농업 기업의 문제도 논의해 보았으면 합니다. 동렬님의 주장에 동의하지만 그 내용의 일부가 GMO 농산물을 공급하려는 거대 다국적 농업기업의 마케팅에 악용될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또 구조론적 입장에서 무투입 자연 농법에 대한 동렬님과 구조론 동지 여러분의 의견을 기대합니다.
" 나는 유기농만 먹지 하는 말은 너랑 안놀아 하는 차별의 언어지요."
공감 100% 입니다. 심지어 일반 기사식당에 오셔서 유기농 인지 아닌지 묻는다는 겁니다.
이건 교회에 와서 하느님을 실제로 볼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과 같아요.
이 질문을 받았을 때의 목사 표정과 기사식당 서빙아주머니의 표정과 같다는데 500원 겁니다.
잔류농약에 대한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거나,
출하 전 농약 살포에 대한 합리적 규제가 필요하다거나,
잔류농약 제거 방법에 대해서 좀 더 신경 쓰거나 이건 말이 되지만,
농약이 해로우니 모두 유기농법으로 바꿔야 한다, 이건 현실성이 없죠.
유기농법이 일정 정도 유지되는 건
당위 때문이 아니라
상류층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열매류 구근류 표면의 잔류농약은 씻는 과정에서 허용치 이하로 제거된다고 보는 게 맞죠.
그렇게 보면,
유기농이 좋다고 하는 통념이 마케팅의 결과일 수 있다, 라는 주장이 꼭 잘못된 것만은 아니죠.
시사게시판 댓글 분위기의 연장이라서...
오해 없으시길.
열수님의 지력회복 필요 부분은 동의합니다.
열수님의 글에 대해서가 아니라, 요즘의 '유기농 붐'에 대한 제 느낌을 말한 것입니다. 동렬님의 댓글 내용이 그 막연한 느낌에 대한 답이겠다 싶어서요.^^
시사리트윗에서 이리로 글 쓸 공책이 옮겨지다 보니...ㅠㅠ
대부분 검증되지 않은
상상에 의존하고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그렇게 된다는 것과 그렇게 되면 좋겠다 하는
막연한 희망사항 사이에는 굉장히 큰 간극이 있는 것입니다.
적어도 구조론 연구소에는 과학적으로
입증될 수 있는 부분을 가지고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종교도 처음에는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고
그런데 목사, 승려들의 끼워팔기가 심하니 비판하는 것이고
유기농이니 생태니 하는 선전도 다 필요해서 나온 것이고
그런데 끼워팔기가 심하니 이제는 비판할 때가 된 거죠.
뭐든 초반에는 좋은 의도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조금 진행되면 도그마가 등장하고 권력화 됩니다.
유기농이니 생태니 하는 개념이 우리사회에서
자유로운 토론을 가로막을 정도로 권력화 되었다고 봅니다.
나는 유기농만 먹지 하는 말은 너랑 안놀아 하는 차별의 언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