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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아란도
read 3175 vote 0 2015.08.30 (03:39:17)

<영화 - 베테랑>을 보았다.

그 사슬에 걸리면, 아마도 지옥을 경험하게 될듯 싶다.
지옥속의 지옥...
연쇄 사슬...
지옥이 있다면, 악마가 있다면, 그 지옥속에서 밖으로 끄집어 내어 싸워야 한다.
그들의 결계안에서는 절대로 이길 수 없다.
반드시 밖으로 끌고 나와야만 한다. 더 큰 판을 만들어야 한다.
누가 그 일을 할 것인가? 에 대한 질문 같은 영화.

류승완 감독의 경쾌한 전개는 탁월한 선택인듯 싶다.
이토록 우울이 깊은 날들에 우울한 전개를 하였다면, 눅눅하고 축축해져 더 가라앉았을 것이다.

픽션이든 아니든, 어떤 한 세계를 들여다 본다는 것은 우울하다.
영화는 경쾌 하였으나, 깊게 눌러오는 압박감은 어찌할 수 없었다.
겉은 웃고 속은 찌뿌둥 해졌다.

형사는 배짱으로...
범죄자는 비열과 비웃음으로...콤플렉스란 얼마나 잔인한 것인가...
콤플렉스에 기반한 욕망의 성이란, 잔인과 폭력일 뿐인것도 같다.

형사라고 콤플렉스가 없을 것인가?
큰도둑 잡는다는 그 배짱 빼면, 그리고 공권력이란 뒷배가 없다면, 뺏지의 힘이 없다면...? 팀이 없다면...?
그럼에도 맞설때 맞서야 하는 기개와 재치는, 환경과 부단한 부대낌에서 형성되는 인격과 같을 것이다.

유아인... 배역이 참 잘 맞는다. 준수하고 곱상하고 훤칠한데, 소름끼치도록 잔인함을 소화시킨다. 그리고 그 잔인함 뒤에는 불안함을 감추는 마약이 있다.

황정민이 그려내는 형사... 황정민과 너무 잘 맞는 캐릭터, 그에게는 쾌걸조로와 홍길동과 겜블러와 순박함이 있다. 그는 게임을 할줄 알고 판을 키울줄 아는 형사겜블러이다. 그리고 그의 뒤에는 옹골찬 마누라가 있다.

유해진... 아마도 유해진이 형사에 협조하는 형태로 순회하였다면, 영화의 리얼리티는 떨어졌을듯..., 유해진의 선택은 야망이므로, 야망이란 코걸이를 최상무 스스로 빼낼 수는 없다는 것, 영화에서 그 흐름이 맞는듯 싶다.

오달수... ㅋ~~요즘 나오는 영화의 최대 수혜자는 오달수가 아닌가 싶다. 감초대왕 오팀장 등극이오~~~

미스봉~~~평소 모습인듯 하게 어울림. 약간 오바하는듯 하나 도를 넘지는 않는...., 조연들의 역할이 역시 잘 짜여진거 같음.

영화가 경쾌한 리듬으로 흘러가다보니, 조금 코믹한 부분도 보이지만, 오히려 평범한 대중의 그 모습 그대로 같아... 애상하기도 하다.

큰 규모의 어떤 것, 큰 사건은 너무 커서 사실 같지 않고, 작은 규모의 어떤 것, 작은 사건은 너무 작아서 또 현실 같지 않아서 코믹하게 그려져 버린다.
영화에서 거대하고 큰 실체들은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여겨지고, 직접 부딪히며 뛰는 행위자들은 있을법한 일인데도 불구하고 영화에나 있을 법해져 버린다.

형사 서도철과 재벌아들 조태오....모두 비현실적인 인물로 비춰지는 이유...
사실은 지극히 현실속의 사실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큰 것은 커서 현실적이지 않은 것처럼 여겨지고, 작은 것은 작아서 비현실적으로 부각된다. 큰 사건은 잘 보이지 않고, 작은 종종걸음 사건은 잘 보이는 이유와 같을 것이다. 우리 주변에 없을 것 같으나, 뉴스에 허구한날 터지는 사건들....

그러나,
돈의 권력과 개인
공권력과 개인....
이 두 집단은 개인으로 보면 돈의 권력이 커보이지만,
집단으로 보면, 공권력이 더 큰 집단이다.
그런데, 요즘은 이 둘이 한데 뒤섞여서 또아리를 틀듯이 하므로, 헛갈려 보인다.

아마도 영화에서 하고자 하는 얘기가 있다라 치면, 재벌들! 사람 좀 되거라!!(우리나라 재벌환경이 상당히 안좋은듯...사람이 사람으로 성장을 못하는 것을 보면)와, 경찰들, 가오 좀 세우고 살어라 쪽팔린줄 좀 알어라...민중의 지팡이 답게!!!
이거 아닐까 싶기도 하다.

자신들이 더 큰 권력을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집단 조직 운명체인 그들이 개인인척 한다. 그리고 개인으로 금권에 고개를 숙인다. 그러면서 권력의 주체인 국민에게는 고개를 빳빳히 들고, 부당한 사건들 수사도 협상으로 마무리하려 한다. 평범한 삶들이 부서지기전에, 평범한 삶들이 부서져도 다시 접착될 수 있도록, 메기잡으라고 공권력은 있는거 아닐까....!

서도철이란 인물을 평가 해본다면, 그는 가장 공권력과 조직세력을 잘 이해하고 있고, 활용할 줄 아는 인물 같다. 그에게 배짱과 기개와 여유가 나오는 것은 인물 성격도 있겠지만, 자기세력의 뒷배 때문인듯 하다. 어떻게 움직인다라는 생리를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에게는 손발을 맞추는 팀이 있다. 팀이 깨지면 그들 존재도 무의미 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언제나 혼자이되 혼자가 아닌 것이다. 서도철은 가장 경찰조직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경찰 조직은 또 다른 조직들과 늘 대척점에 서 있기 때문이다. 결속력과 느슨함을 아주 잘 활용한 예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2]락에이지

2015.08.31 (16:58:07)

영화 '암살' 에 이어서 '베테랑' 도 천만관객 달성했다는군요. 아마 류승완 감독의 첫 천만관객 영화가 아닐까 싶은데.

'암살' 과 '베테랑' 의 공통점.. 두 영화 다 남편이 감독 아내가 제작사 대표.


류승완감독 아내분 얼굴을 얼마전에 사진으로 처음 봤는데 여성으로서 영화사대표 하면 어떤 고정된 이미지가 있었는데 사진을 보니 생각외로 밝은기운에 복스럽게 생긴게 류승완감독 장가 잘 간듯 싶더군요. 류승완감독보다 세살 연상이라던데 처음 만났을때부터 서로가 서로를 잘 알아본듯 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5.08.31 (18:34:44)

ㅋ...류승완 감독...부인을 모델로 썼나보네요...서도철 짝꿍 이미지에...

암살과 베테랑은 어떤 속도감과 경쾌한 스텝은 비슷하지만, 분명 또 다른 느낌인거 같아요.
암살이, 비록 개인들이라도...하는 느낌이 있다면,
베테랑은 너는 개인으로 생각하면 안돼.
이런 느낌을 주는거 같아요...

개인들이라도 경각심을 가지자라면,
집단에 속한 개인은 더이상 개인만 주장할 수 없다라는 책임을 말하는 것처럼 여겨져요.

둘 다 환경과 책임으로 치환되지만,
암살은 시대억 환경에서 개인의 책임이 더 부각되었다면,
베테랑은 사회,집단,조직, 공적환경, 더 큰 세력의 책임이 부각된거 같기도 해요.

보는 사람들은 대체로 비슷한 감정이지 않을까 싶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21]이상우

2015.08.31 (20:50:31)

전작 부당거래팀 총출동.
같은 감독에 황정민 형사역할 주연 같고
유해진 악연 조연 같음. 천호진 상사역 그대로.
이형사역 김민재가 이번엔 사건관할구역 형사로.
국선 변호인 황병국은 사건관할 형사반장.
황정민과 같은 팀원인 마동석은 펜시가게 아트박스 주인..ㅋㅋ
프로필 이미지 [레벨:10]id: 배태현배태현

2015.08.31 (21:42:55)

글고보니 그렇네요

류승범 빠진거 외엔 거의 그대로 옮겨왔군요. ㅎ

갠적으론 류승완감독 작품중 부당거래를 으뜸으로 생각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1]이상우

2015.09.01 (01:20:22)

그러고보니 둘다 죽음은 아니지만 피해자가 진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죽음의 원인에 반전이 숨어 있어요. 그리고 용의자가 살고 있는 지역이 주로 슬럼가... 비슷한 것을 이용했으면서도 전작과 겹친다는 느낌을 주지 않고 오히려 친근하고 자연스레 인물관계가 이뤄지는게 포인트. 새롭게 느껴지는 건 아마 재벌 유아인과 여형사 장윤주 효과.
프로필 이미지 [레벨:12]락에이지

2015.09.01 (02:52:53)

개인적으로는 류승완의 최고작으로 저는 데뷔작인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를 꼽고 싶습니다.

당시 봤을때는 진짜 인상적이었어요.. 화면도 실험적이었고 내용도 그렇고 액션신도 그렇구요. 음악도 굉장히 음울했던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었습니다.

당시 류승완이라는 젊은 신인감독의 등장도 신선했지만(류승완감독은 이 영화에 출연도 했음. 극중에서도 류승범과 형동생사이로 나옴) 동생 류승범의 등장도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어떻게 저런연기를 저렇게 리얼하게 하지? 결코 신인같지 않은 신인배우의 등장이었죠.

특히 류승범의 찰진 욕은 그야말로 압권.. 그때까지 그렇게 욕이 난무하는 영화는 처음 봤었습니다.

한국영화 역사상 배우 류승범의 등장만큼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신인의 등장이 또 있었나 싶습니다.

마지막에 형 류승완의 광기와 동생 류승범이 처절하게 죽음을 당하는 장면을 교차로 편집해서 보여주는 장면은 이 영화의 압권. 섬뜩하고 처절하다못해 어둡지만 그게 오히려 예술적이라고 느껴지는 엔딩이었음.


프로필 이미지 [레벨:12]락에이지

2015.09.01 (02:37:22)

부당거래도 거의 올스타 총출동이었군요.. 근데 전 부당거래를 봤는지 안봤는지 가물가물 하네요.

마동석행님 팬시가게 주인..ㅋ 그것보세요.. 마동석 연기스펙트럼 넓다니깐요ㅎ

프로필 이미지 [레벨:10]id: 배태현배태현

2015.09.01 (02:59:49)

엔딩즈음 까메오로 출연했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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