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렬님께 페이스북으로 질문드린 내용을 옮겨옵니다.
질문
시골 텃세에 대한 구조론적인 해법은 무엇일까요?
이미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는 건 불가능해 보이고, 새로이 귀농(?)하는 분들이 기존의 지역주민들과 잘 융화되기 위한 구조론적 분석과 접근을 알고 싶습니다.
질문은 먼저 드렸고 사례를 보면
1. 어떻게 알게된 분이 수의사신데 여수(라면 큰도시인데도)에서 개업하고도 텃세에 밀려서 몇 년만에 서울로 돌아오셨습니다.
2. 안산에서 식당을 하시다가 부석사 아래 마을이 너무 이뻐서, 내려가 식당을 여셨는데 동네 주민이 누가 그 식당에서 밥을 먹었는지 까지 감시(?)하고 못먹게 한다 합니다.
3. 불영계곡 산중턱의 아주머니는 서울에서 함바집을 하며 돈을 모았다가 연고없는 불영계곡에 빠져 내려갔는데 10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텃세가 있다합니다. 잘해주고 챙겨주면 호구로 알고 성질을 내야 그나마 사람대접은 받았다합니다.
이런 닫힌 공간에서 어쩔 수 없는 모습이긴 한데 어떻게 구조론적 열린 해법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 까요?
김동렬님의 답
귀농하는 사람은 큰 세력을 이루어 집단으로 들어가는게 맞습니다. 시골은 죽은 공간입니다. 외부에서 들어가는건 침략이죠. 자신이 강자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하는데 귀농인은 자신을 약자로 규정하니까 대화가 안 되죠.
시골사람 입장에서는 가만 앉아서 피해를 입습니다. 실제로 피해가 있는데 도시인은 이해 못합니다. 시골 입장에선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는 거죠. 귀농인은 단번에 제압하고 새마을 지도자가 되거나, 자식을 백명 낳아서 장악하거나, 10가구 이상이 세력을 이루어 들어가거나 해야 합니다.
시골에 인물은 다 빠져나가고 최하의 바닥 인간만 남아있습니다. 젊은이는 없죠. 그 사람들에게는 제대로 된 젊은 지도자가 필요한 것이며 이를 끊임없이 테스트합니다. 젊고 똑똑한 지도자가 되어 잘 이끌어주거나 아니면 꺼지라는 거죠. 그러므로 시골에 들어가려면 거기서 왕이 될 생각을 해야합니다.
시골에도 신도시가 있습니다. 펜션단지를 만들거나, 새로운 농작물을 대대적으로 보급하거나, 기업도시가 들어서거나 그런 곳을 노려야 합니다. 아니면 아주 깊은 산골 버려진 땅을 개척하거나. 적당히 엉기려 한다면 고약한 거죠. 시골은 이리 채이고 저리 채이다가 이제 악만 남았다고 보면 됩니다.
시골의 심리적인 피해를 인정해야 합니다.
기분이 나쁘면 나쁜 거죠. 이걸 법으로 따지자면 곤란한 거.
시골사람은 자기네의 프라이드를 세워주는 것을 좋아합니다.
보이지 않는 시골의 우두머리를 찾아내서 먼저 인사하면 저절로 다 해결됩니다.
시골의 넘버 원, 넘버 투, 넘버 쓰리 순으로 인사를 다녀야 하는데 이 순서를 틀리면 맞아죽습니다.
시골사람과는 정기적으로 트러블을 일으켜야 하며 이때 권위적인 방식으로 제압해야 합니다.
조용하게 해결하면 안 되고 온 동네가 다 알도록 떠들썩하게 판을 벌여야 합니다.
그런 트러블 제압과정에서 넘버원의 위신이 채워져야 합니다.
넘버원이 나서자 골칫거리가 단 번에 해결되었다는 인상을 주어야 하는 거죠.
시골에는 반드시 보이지 않는 파벌이 있는데 절대로 강한 파벌에 붙어야 합니다.
인류학 공부를 좀 하면 이런 것을 해결할 수 있지만
누가 이런 공부까지 해가면서 귀농하겠어요? 걍 포기하지.
인물이 빠져나가는 만큼 새로 들어가야 맞는데
대학생들을 시골로 파견하든가 그걸로 군복무를 대체하는 시스템을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골에는 리모컨 다루는 것도 못해서 쩔쩔 매는 할배가 많으니까.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내는 방법은 있습니다.
1. 우두머리 순서는 이번 팟캐스트에서 당서기와 시장의 순서를 틀려 일을 망친게 떠오릅니다.
2. 떠들썩하게 판을 벌이는 건 살면서 종종 경험해본듯 합니다.
그렇게까지 화난 건 아닌거 같은데 그야말로 뒤집어놓고 집중과 긴장을 유도하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상당히 효과적이구나 싶었습니다.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들어오는 신입이 강자인지 약자인지 테스트 부터 들어갑니다.
강자로 판명나면 리더로 써먹으려는 것이고
약자로 판명나면 부려먹던지 아니면 팽시킵니다.
자신들도 약자라서 귀찮은데 또 약자가 반갑겠어요?
여자들은 여자를 반가워하지 않습니다. 반가운 척만 하죠.
저는 현재 시골에 산지 10년차입니다.
시골에 파벌이 있지만 힘이 없습니다.
시골에서 힘이라는 것은 인정하는 사람에게만 적용 가능합니다.
인정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과시를 해야 하는데 그것이 텃세입니다.
나 이런 사람이야.. 라고 하는 것이죠. 가장 간단한 방법은 무시하는 것입니다.
3번만 무시하면 더이상 건드는 사람이 없지만 고립됩니다.
고립에서 벗어나려면 접촉해야 하고 그러면 숙여야 합니다.
결국 무엇을 선택하느냐입니다.
사업을 하고 있지만 텃세때문에 사업이 안되거나 하지 않습니다.
시골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원하기에 시골에서 돈 버는 사람들 대부분은
새로운 아이템을 가지고온 외지인입니다.
그 사람이 망한 것은 장소가 아니라 능력입니다.
한국의 시골을 바꾸어 놓은 것(망쳐놓은 것) 은 새마을 운동입니다.
정부와 농협이 결탁해서 잘 말아먹었습니다.
그나마 전쟁 후에 살아남은 건축구조 다 뜯어고치고
자연과 도통 어울리지 않는 흉물들을 남겨 놓았습니다.
인심은 사라지고 돈심만 남았습니다.
시골을 바꾼다고 생각하지 말고,
아예 새로운 마을을 만드는게 맞습니다.
족장들이 안변하는 것 같아도,
새로운 세력이 들어가면 변하게 되어있습니다.
실제 농사에 종사하는 농촌 인구는 현재 인구의 3퍼센트 내외일 겁니다.
통계는 6-7퍼센트 이야기하지만, 외부에서 유입된 사람들이 다 농사를 짓고 사는 건 아니거든요.
그리고 대부분은 시골은 그 자체로 알력이 있고, 텃세가 있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농협이 이미 시골 다 잡아먹어 버린 걸요.
외지인들이 들어오면,,,뭐하다 들어온지 모르니까,,,일단 경계,,,,서울에서 왔다,,,그럼 뜯어 먹구 ,,,말이 통하면,,노친분들 와서 이것저것 다보구,,,일명 잔소리 시작,,,그것도 수시로 들락날락,,,먹고,심는것까지,,,그러다 좀 지나면 마을 공동청소 하면서 끝나고 술한잔 하면서 말하기 시작하고,,,좀 있다 동네 노인분 사망하면 애경사 가면서,,,서서히 호박 따먹어라,깻잎 가져오고,강낭콩 가져오고,감자 찐거,파,옥수수 누가 갔다 놓은지도 모르게 문앞에 놓구 갑니다,,절대로 집으리으리 하게 하지 마세요,왕래 하기를 꺼립니다,,,되도록이면 있는 그대로 내부수리 정도만 해서 살면 동네분들 특히노인분들 시간이 지나면 편하게 왕래 하고 지냅니다,,울타리 치지 마세요,,나무는 옆 집 밭에 그늘이 지니까,형식적인 조그만 걸로,,,시골은 외지인들이 들어와서 크게 변할까봐,,,두려워합니다,,,특히 투기
마을 주변 산들을 사버리면 됩니다. 겨울철 뗄감을 독점해버리는 거죠. 아마 마을 사람 전부가 굽신거릴 겁니다.
1. 시골엔 나름의 질서가 있는데 외부에서 힘을 가진(?) 이가 들어오는 것이니 침략이고 피해를 입는 것이군요.
2. 귀농인은 자신을 강자로 규정하고 이끈다는 마인드가 필요하겠습니다. 시골에 인물이 빠져나가있는 상태라는 말씀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근데 사람은 서울로 보내랬다고 인물이 빠져나가는건 정상이라고 봐야는 것이겠지요? 아니면 상생의 또다른 길이 있는 것일까요?
3. 10가구 이상이 세력을 이루어 들어간다. 이 부분은 그래도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듯 하더라구요.
다시 한 번 답을 주신데 감사드립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