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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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9719 vote 0 2018.06.10 (18:16:23)


    나는 기록한다. 

    노무현을 사랑한다고 떠들던 자들이 노무현을 죽였다는 사실을.


    트럼프와 김정은이 10일에 이미 싱가포르에 도착했다고 한다. 내일 만찬을 겸한 사전회담을 할 지도 모른다는 보도가 있다. 한 발 앞질러가며 대중의 의표를 찌르는 것이 트럼프 스타일이다. 한 발 앞질러 간다는 것은 동시에 국민을 속인다는 의미도 된다. 연출을 잘못하면 닉슨꼴 난다. 최근 트럼프의 지지율이 올라갔다고 한다.


    김영삼도 초반에는 트럼프식 깜짝쇼로 지지율을 올렸다. 어쨌든 트럼프는 고수다. 그러나 수를 남발하다가 망하는게 또한 고수의 운명이기도 하다. 진짜 고수는 수를 쓰지 않는다. 문재인은 단지 기다렸을 뿐이다. 나쁜 개를 고치는 강형욱 훈련사가 기본 30분을 기다리며 인내심 대결을 하듯이 1년을 기다려 김정은을 끌어냈다.


    보통은 계획하고 행동한다. 계획하면 비밀이 누설되어 행동은 실패가 된다. 그러므로 행동하고 계획하는게 고수의 방법이다. 이 방법을 쓰는 자는 반드시 죽는다. 먼저 저지르고 나중에 수습하는 방법은 결정적인 시기에 한 번 쓸 수 있는 방법이다. 이 수법을 남발하다가는 죽는다. 언론과 기득권 세력이 뒤에서 틀기 때문이다.


    시스템에 갇혀 행동반경이 좁아진 것이 민주당과 공화당이다. 그리고 이에 도전하며 강한 개인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람이 트럼프다. 그러나 보통 죽는다. 초반에 반짝 하다가 죽는다. 기득권 세력의 총공세를 당해내지 못하고 죽는다. 다른 점은 트럼프가 당선되기 전부터 총공세를 당했는데도 이를 극복하고 올라왔다는 거다.


    카이사르도 죽었다. 노무현도 죽었다. 닉슨도 죽었고 케네디도 죽었고 마이클 잭슨도 죽었다. 대중의 질투가 그들을 죽였다. 시스템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죽었다. 트럼프는 여전히 곡예비행을 하고 있다. 김정은도 서커스에 동참한다. 시스템을 공격하면 죽는다. 시스템은 언제나 나빠지기 마련이다. 스스로는 고치지 못한다.


    영웅적인 개인이 시스템을 고치는 것이며 그들은 죽는다. 누군가 죽어야 시스템이 바뀐다. 카이사르가 죽고 원로원이 바뀌었다. 닉슨이 죽고 월남전에 손을 뗐다. 노무현이 죽고 한국이 달라졌다. 왜 시스템에 맞서는 영웅적인 개인은 죽는가? 또 죽어야만 하는가? 드루킹들 때문이다. 영웅을 흉내내는 모험주의자들 때문이다.


    누가 노무현을 죽였나? 정치판 얼리어답터들이 노무현을 죽였다. 남보다 먼저 노무현을 발굴한 자들 말이다. 노사모는 늦게 떴고 노하우가 먼저였다. 노하우 논객들은 대부분 노무현을 배반했다. 내가 발굴한 내 노무현에 누가 손대? 손탔으니 버려. 내가 발굴한 노무현은 나만 버릴 권리가 있어. 이것이 개새끼들의 본심이다.


    일부 문빠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본질에서 배반해 있다. 시스템의 명령을 따르지 않고 있다. 시스템을 고쳐야 고치는 것이며 시스템 안에서 답을 내야 한다. 그들은 노무현을 흉내낸 것이며 영웅을 질투하는 자들이며 영웅이 되고 싶었던 자들이다. 그들이 드루킹이다. 그들이 일제히 폭주하면 시스템은 반격을 개시한다.


    시스템은 반드시 나빠지며, 시스템은 스스로 고치지 못하며, 다만 영웅이 시스템을 고치며, 영웅은 영웅을 모방하는 아류들 때문에 시스템에 반격받아 죽는다. 영웅이 되고 싶은 자들이 노무현을 죽였다. 민주주의는 절대 이상적인 제도가 아니다. 민주주의 정답은 부단한 맞대응이다. 줄기차게 대응하는 수 외에는 답이 없다.


    올바르고 이상적인 제도는 우주 안에 없다. 깨어있는 시민의 부단한 맞대응이 정답이다. 불안요소를 미리 제거하기보다 24시간 긴장타고 에너지를 운용하는게 정답이다. 그것이 시스템의 방법이다. 우리는 곧 죽어도 시스템을 따라가야 한다. 개인이 돌출행동으로 다수의 결정을 흔드는건 민주주의가 아니다. 항상 역효과였다.


    미리 알박기 하려는 드루킹식 모험주의 경계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다수결도 아니고 투표율도 아니고 구조론으로 말하면 그것은 가속도이며 그것은 각운동량이며 자동차로 말하면 그것은 마력보다 토크이며 그것은 순발력이며 에너지를 끌어내는 능력이며 위기상황에서의 대응능력이다. 용의주도한 계획은 해답이 아니다.


    반드시 역풍이 있다. 왜냐하면 에너지는 조직되지 않은 대중에게 있기 때문이다. 언제나 앞장서는 소수가 잠들어 있는 대중을 격동시키기 마련이며 이때 대중은 반동을 일으켜 앞장선 소수를 희생시키며 그들을 제거한 다음에야 대중은 바뀐다. 그러므로 평소에 전력을 감추고 움츠렸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응집해야 한다. 


    평소에 공을 세우고 싶어 안달하는 자가 적이다. 대장이 명령하기 전에 사격하는 자가 적이다. 부단한 경쟁과 긴밀한 관계와 집요한 대응만이 민주주의를 키운다. 대응능력을 키우려면 모순이 있어야 한다. 적을 제거하기보다 달고다니며 제압해야 한다. 51 대 49의 아슬아슬함을 유지하기다. 홍준표들을 달고다닌 보람이 있다. 


    배신할까 우려된다는 소인배가 배신자다. 완벽한 설계는 완벽한 대응실패를 야기한다. 그것이 야생마 같은 에너지의 본래 속성이기 때문이다. 야생마는 자신을 길들이려는 자를 반드시 낙마시킨다. 야생마를 올바르게 이끄는 방법은 원래 없고 진을 빼놓는 방법이 있을 뿐이다. 대중은 야생마와 같다. 얕보는 자가 위험하다.


    시스템에 의존하면 망하며 시스템을 부정해도 망한다. 어어 하다가 트럼프에게 뺏기는 민주당꼴 나는 수 있다. 영웅은 언제나 비극적이다. 영웅을 모방하는 자가 내부의 적이다. 영웅의 희생에 의해서만 시스템은 고쳐지는 것이며 영웅의 희생 다음에는 시스템을 지켜가야 한다. 민주당의 강화가 현 단계에 요구되는 실천이다.


    당의 기강을 흔들어대는 자가 적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자는 하수이며 에너지를 운용하는 자가 진짜다. 에너지를 운용하는 유비는 조조를 죽일 기회가 있어도 죽이지 않는다. 관우가 조조를 죽여봤자 압제자가 조조에서 관우로 바뀔 뿐이며 시스템은 바뀌지 않는다. 대중이 조조를 죽여야 한다. 대중은 피아구분의 눈이 없다.


    대중에게는 옳고 그름이 없다. 대중에게는 오직 에너지의 업 상태와 다운 상태가 있을 뿐이다. 하수는 문제를 제거하지만 또 다른 난관에 막힌다. 고수는 다만 에너지를 끌어낼 뿐이며 대중의 진을 빼놓는 방법과 대중을 흥분시키는 두 가지 카드가 있을 뿐이다. 용의주도한 설계를 주장하는 윤여준들은 용의주도하게 망한다.




[레벨:3]피에스로빈

2018.06.10 (19:00:38)

노무현은 노사모의 그 논객들이 죽였다
[레벨:4]고다르

2018.06.10 (19:57:27)

이재명 논란은 어떻게 정리해야할까요? 이리되면 이재명은 당선 이후에도 문제가 이어질 것 같습니다. 문빠의 이재명 관련 발언이 민주당 시스템을 파괴하는 일일까요? 저는 경기도민이 아니라서 이번 선거에서 고민할일도 없지만요. 제 트위터 타임라인에 이재명 비판 발언 소리가 너무 크니 당혹스럽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8.06.10 (20:04:24)

시스템은 그러한 진통과정을 통해 발전하는 것입니다.

결과에 신경 쓰는 것은 초딩들의 역할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어떤 결과가 나오든 

상관없이 그 에너지를 이용하고 판을 제어하는 것입니다.


우리편이든 적군이든 제압과 통제의 대상일 뿐

분위기에 휩쓸리고 그러면 안 됩니다.


이런 일은 과거에도 무수히 있었고

지금도 일어나고 앞으로도 일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레벨:4]고다르

2018.06.11 (14:09:03)

문재인 지지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이번 선에서는 남경필을 찍어야 한다고 말하는 소리를 들으니, 일단은 이 사안을 대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상당히 흥미롭더군요. 이 에너지가 어디로 흐를지 좀 더 지켜봐야 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7]風骨

2018.06.11 (00:30:21)

영웅이 죽어야만 시스템이 바뀐다는 말은


진리이기도 하면서 슬프기도 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수원나그네

2018.06.11 (07:28:43)

"대중의 진을 빼놓는 방법과 대중을 흥분시키는 두 가지 카드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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