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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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800 vote 0 2018.06.24 (18:29:05)

      
    통일 오고 종필 가다


    떠나는 사람 뒤통수에 대고 욕할 이유는 없다. 사실이지 종필은 오래전에 죽은 사람이다. 논할 가치도 없다. 다만 요즘 ‘약자의 철학은 없다.’ 시리즈를 쓰고 있으니 약자의 철학으로 일관해온 김종필의 처세에 대해서는 한마디 보태는 것이 자연스럽다. 한마디로 ‘인간이 저렇게 살면 안 된다.’는 거다. ‘왜? 뭐가 어때서? 저렇게 사는 것도 방법이잖아.’ 하고 반격할 수 있다. 물론 강퇴된다.


    김종필처럼 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그런 사람이 구조론의 지혜를 배우려고 욕심부리면 안 된다. 왜냐하면 진실은 그런 쓰레기와 투쟁하는 과정에서 진보하기 때문이다. 돼지처럼 살아도 되고 소처럼 살아도 된다. 안 될 거 없잖아. 개도 개멋에 살고 닭도 닭멋에 사는데 말이다. 다만 우리가 어린아이 손에 칼을 쥐여주지 않듯이 쓰레기에게는 손에 좋은 것을 쥐여주지 않는 것이다.


    종필처럼 살아도 안 말리겠지만 이곳에는 얼씬하지도 마라.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는 법. 처세를 얻으면 철학을 잃는다. 구조론의 답은 언제라도 에너지에 있다. 에너지를 유도하는 것은 정상에서의 지극한 만남이다. 시궁창에서 쓰레기를 만나면 곤란하다. 근사한 곳에서 만날 사람을 만나기다. 유비 관우 장비는 만나고 여포 동탁 원술은 만나지 말라. 에너지가 말라 죽게 된다.


    이건 종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인류의 공동작업인 학문에 대한 것이다. 도둑질도 가르치고 사기술도 가르치고 처세술도 가르치고 그럴 수 없다. 학문은 다르다. 좋은 것을 취하려면 나쁜 것을 버려야 한다. 종교도 믿고 구조론도 배우고 이런 식이라면 배반이다. 주술사도 믿고 의사도 믿고 이런 식의 양다리는 곤란하다. 보통사람은 그래도 되지만 구조론의 제자라면 그럴 수 없다.


    진리는 추상같은 것이다. 꼼수나 뒷구멍 수작은 허용되지 않는다. 왜 그러한가? 약자의 철학은 동료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종필 개인은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영광을 누렸을지 모르나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주었다. 충청도의 수치다. 내가 살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철학일 수 없다. 전유성 말이 맞다. 조금만 비겁하면 김종필 정도 된다. 그래서 좋을지 모르나 나는 만나주지 않는다.


    자신이 에너지를 만들지는 못하고 남의 에너지를 빼먹는 얌체짓으로 떵떵거리며 살 수 있다. 그러나 바로 그런 것들이 우리의 타격해야 할 적이다. 내가 총을 쏘는데 과녁 근처에 가서 얼쩡대지 말라는 말이다. 새것이 오니 헌것이 가도다. 통일이 오니 종필이 간다. 박정희 18년 + 전두환 노태우 14년 + 김영삼에 이명박근혜 15년 세월이다. 혼자서 50년을 말아먹다니 괴력의 노인이다.


    2차대전으로 쫄딱 망한 일본이 살아난 이유는 공산주의 위협으로부터 유럽을 구하기 위한 미국의 마샬플랜 덕이다. 한국경제가 살아난 이유는 미국이 적국 일본을 살려 중소의 팽창을 막기로 결정했는데 50년대 후반 일본경제가 살아나자 한국경제도 살려보기로 했고 박정희는 권력자라서 그런 미국의 결정을 통보받아 내막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냥 미국이 하라는 대로 한 것이다.


    박정희가 아니라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마찬가지였다. 독재가 없었다면? 지금보다 상황이 좋았을 것은 뻔하다. 남북대결에 너무 진을 빼버렸다. 그나마 박정희가 이승만보다 나은 것은 젊었기 때문이다. 왜 쿠데타를 했을까? 당시의 모순은 이북출신 이승만이 이북출신을 중용하며 인맥의 흐름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의 이념대결은 본질이 아니었다.


    극심한 이념대결은 월남전의 결과다. 70년대 사정이다. 60년대는 미국에 붙느냐 소련에 붙느냐 하는 눈치보기가 본질이었다. 문제는 일본이 북한을 공업화하면서 인재가 북한지역에서 배출되었고 이승만이 이북출신을 중용했는데 이들은 후배가 없어 인맥이 단절되었다. 이북출신 고참과 이남출신 후배와 대화 안 된다. 박정희가 이남출신으로 갈아치우자 한국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누가 대통령이 되었어도 그렇게 될 흐름인데 박정희 때 모순이 바로잡혔을 뿐이다. 인맥은 후배와 그 후배의 후배로 계속 연결되어야 시스템이 돌아간다. 박정희가 경제를 살린게 아니라 이승만이 경제를 말아먹은 것이다. 박정희는 이북출신을 이남출신으로 갈아 재미를 보고 미국이 시키는 대로 한일국교를 정상화하고 월남전 흐름에는 반공으로 갔다. 환경의 변화에 맞게 처세한 거다.


    나이가 들자 노인네 고집이 발동하여 미국과 대결하다가 죽었다. 박정희의 일부 성공은 그가 상대적으로 젊었기 때문이며 장기집권은 필연 망한다는 거다. 왜? 흐름이 정체하기 때문이다. 생물학적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일반 기업이라도 그러하다. 신입사원 안 들어오면 망한다. 박정희의 이념이나 결단력이나 이런 것은 개소리다. 가져다 붙인 말에 불과하다. 에너지의 법칙대로 간다. 


    종필은 오래 살면서 집요하게 앞으로 전진하려는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았다. 금강에 많은 다리가 놓이고 공주시가 고속도로망에 포위된 것이 그가 남긴 것이다. 약자의 철학으로 사는건 제 맘이지만 조금만 치사하면 인생이 즐겁겠지만 지사라면 그런 자와는 만나지 않는다. 이것이 구조론의 가르침이다. 그의 저급한 처세술을 따라 배운 이인제나 안철수나 추태에 추태를 더할 뿐이다.


[레벨:5]김미욱

2018.06.24 (22:50:25)

가을 서릿발 같은 단호함은 눈 닦고 봐도 볼 수 없는 안철수.
프로필 이미지 [레벨:7]風骨

2018.06.25 (15:26:03)

"내가 살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철학일 수 없다."


맞습니다. 각종 처세술, 후흑 등등은 철학의 범주에 들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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