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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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1390 vote 0 2017.07.19 (10:39:35)

     

    인텔과 미드웨스트의 경우


    진보를 표방하지만, 말이 그러할 뿐 체질적으로 보수인 경우 많다. 마르크스가 진보라고 규정하면 진보가 되는 게 아니다. 진짜 진보는 역사와 함께 호흡하면서 부단히 새로워지는 것이다. 외부로부터의 환경변화를 받아들이고 그러한 변화에 맞서는 게 진보다. 맞대응해야 한다. 변화를 싫어하면 곧 보수다.


    세상은 게임이다. 게임에 응해야 한다. 게임을 회피하고 의사결정을 회피하고 안주하려는 게 보수다. 간단하다. 하다 보면 성공방정식이 나온다. 정답을 찾았다. 이 길로 쭉 가면 된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보수다. 성공방정식 같은 건 없다. 부단한 변화가 존재할 뿐이다. 프로야구에 비하자. 지키는 야구가 답이야.


    선동렬. 관리야구가 답이야. 김성근. 공격야구가 답이야. 넥센. 이런 식으로 어느 한 가지 퍼즐을 찾으면 그것을 맹신하고 거기에 딱 멈춰서 그다음부터는 움직이지 않는다. 이게 보수주의다. 정답은 없다. 왜? 게임이기 때문이다. 어떤 답을 찾으면 곧 그것을 파훼하는 공식이 만들어진다. 오십보백보의 원리다.


    우리는 공격이 되니까 수비수를 찾아야 해. 우리는 수비가 되니까 홈런타자만 데려오면 돼. 보통 이런 식으로 구색맞추다가 망한다. 처음에는 특화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그게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잘 치는 타자 한두 명으로 안 된다. 여럿이라야 시너지 효과가 나와준다. 그럴 때 최고효율에 도달하는 것이다.


    거기에 만족하면 안 된다. 약점보완해야 한다. 보통은 조금 해놓고 멈춘다. 그러니 롯데와 엘지는 만년 이등이다. 아니 이등도 못 되고 꼴등이다. 타선에는 이대호가 있으니까 투수만 보강하면 돼 하는 식으로 주저하기 때문이다. 어떤 한 가지에 꽂히는 게 보수주의다. 이공계 출신이 특히 잘 빠지는 함정이다.


    http://todayhumor.com/?bestofbest_351066


    기술입국을 떠들던 때가 있었다. 후진국은 먹힌다. 왜? 답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꼴등에서 2등까지 올라가는 것은 이공계가 잘한다. 수학문제 풀 듯 정답을 찾아가면 된다. 그러나 자본주의 경쟁사회는 일등도 부족하고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안주하면 망한다. 왜? 외부환경이 변하기 때문이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망하는 건 어쩔 수 없다. 공룡이 몸집을 키운 것은 살아남기 위해서다. 당시는 그게 정답이었다. 그런데 소행성충돌로 환경이 변하자 멸망했다. 인텔의 경우도 같다. 잘못한 건 없는데 망했다. 결과적으로 잘못한 것이다. 보수주의는 망한다. 생존전략은 망한다. 세력전략으로 갈아타야 한다.


    인문학적 소양이 없는 천박한 기술만능주의자에게 나라 맡기면 망한다고 필자가 10년 전부터 줄기차게 말해왔다는 사실을 상기하시길. 엔지니어 출신은 잘할 거라고? 천만의 말씀. 엔지니어는 정치할 줄 모른다. 자기편 만들 줄 모른다. 적을 대량생산한다. 도원결의 할 줄 모른다. 인간존재에 대한 이해가 없다.


    팀플레이가 안 된다. 주임원사에게 군단을 맡기면 결과는 명확하다. 왜 육사출신을 국방부장관 시키면 안 되는지 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민통제를 해야 한다. 왜 선조가 다른 무장들과 달리 유교를 공부하고 문신들과 친했던 이순신을 발탁했는지 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원균이야말로 전형적인 무장이었다.


    박근혜도 이공계 출신이고 시진핑과 원자바오도 마찬가지다. 이공계가 나라 망치는 경우는 흔하다. 물론 이공계가 잘하는 타이밍도 있다. 그러나 꼴등에서 2등까지 올라오는 법칙이지 정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법칙은 아니다. 정상에서는 김성근 혼자 독불장군으로 안 되고 반드시 팀플레이를 해야 한다.


http://blog.naver.com/businessinsight/221048178389


    세상은 게임이다. 게임은 정답이 없다. 정답이 있으면 게임이 망한다. 항상 타이슨이 이기면 권투는 망한다. 항상 브라질이 이기면 축구는 망한다. 그런데 보수주의는 정답이 있다고 믿는다. '난 오직 이것 하나만 잘하면 돼!' 하고 스스로 공룡의 멸망공식 안으로 뛰어든다. 일시적으로 흥한다. 생존전략 먹힌다.


    그러나 단기전의 승리일 뿐이다. 장기전으로 가면 외부환경변화에 대응하는 문제가 생긴다. 미드웨스트는 좋은 기업이었다. 승객들에게 쿠키도 잘 주는 착한 중소항공사의 몰락은 보수주의 때문이다. 보수라는 게 딴 게 아니고 어느 하나에 꽂혀 '난 이것만 할래' 하고 특화하다가 리스크를 높이는 것이 보수다.


    보수가 나쁜 건 아닌데 외부 환경변화에 취약하다. 핀란드처럼 ‘난 복지 하나로 가볼래’ 하는 거 위험하다. 핀란드의 몰락은 진보 안의 보수주의 때문이다. '우린 진보했고 그러니 됐어!' 하고 더 이상 생각을 안 한다. 정답을 찾았다고 믿는다. 그러나 아뿔싸! 세상은 정답이 없어야만 굴러가는 구조로 되어 있더라.


    미드웨스트항공의 경우는 명성과 평판에 취해 대중에게 아부하는 보수기업이 망하는 공식의 전형적인 예다. 한국에도 남 좋은 일 열심히 하지만 스마트폰은 허접한 LG, 깨끗하다고 자랑하지만 한눈파는 유한양행 문국현, 민사고 뻘짓 파스퇴르 최명재, 국뽕장사 안철수 안랩, 벤처놀이 한 미래산업 정문술


    등등 깨끗하고 잘난 척하지만 자기 PR이고 기업본질과 상관없는 한눈 팔이 기업이 중견기업에서 더 크지 못하는 예는 흔하다. 인문학 공부 안 하면 이렇게 된다. 장인정신 운운하며 어떤 한 가지 사상에 꽂혀 로봇놀이나 하다가 도요타에 밀려 콩라인 타는 혼다처럼 뻘짓이 도가 지나치면 멸망을 향해 간다.


    어떤 한 가지로 특화하는 게 생존전략이 되지만 생존전략에 의지하는 보수경영은 환경변화에 취약하다. 살 길을 찾으면 그게 죽을 길이 된다. 보수주의는 언젠가 멸망한다. 생존을 확보했으면 내부에 안주하지 말고 외부로 더 뻗어가서 세력으로 갈아타야 한다. 그게 진보주의다. 진짜 진보는 외교를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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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남으려면 무조건 외부와 연결되는 촉수의 숫자가 많아야 합니다. 문어 다리가 여덟 개지만 실제로는 두 개만 사용합니다. 문어는 사람처럼 두 발로 걷거든요. 나머지 여섯 개는 뭐하냐구요? 문어 제 살 깎아 먹듯 배고플 때 먹습니다. 살아남으려면 효율을 추구해야 합니다. 그래서 두 다리만 남겨놓고 나머지 다리를 먹어치웠을 때가 바로 죽을 때입니다. 극단적인 효율추구로 제 죽을 길로 가는 게 보수입니다. 상당한 비효율이라도 반드시 예비자원을 확보하고 있어야 합니다. 왜? 게임체인지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게임이고 게임은 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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