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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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1116 vote 0 2015.09.15 (23:35:25)

     

    지식인은 말을 잘해야 한다. 이재명, 정청래, 정봉주, 김어준, 김용민들의 말실력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진보의 말실수는 큰 문제가 되지만 보수의 말실수는 논란이 되지 않는다. 그들은 말로 먹고 사는 세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치는 시스템이다. 보수는 시스템을 운영해 본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내세운다. 시스템의 운영은 개인이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구태여 말을 잘 할 이유가 없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말이야.’ 명박의 방식이다. 보수는 이걸로 민다.


    시스템을 갈아야 한다는게 진보의 입장이다. 시스템 업그레이드는 혼자 하는게 아니다. 팀플레이로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보는 말을 잘할 책임이 있다. 시스템을 갈아치우려면 다수가 합의해야 하고 그 소식을 전파해야 한다.


    군대가 암호를 바꾸고 그 사실을 각 초소에 전파하지 않으면 전투에 진다. 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된 사실을 모두에게 옳게 전파할 수 있는 훌륭한 말꾼이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지휘할 자격을 가진다. 보수는 본래 개인기로 민다.


    진보는 본래 포메이션으로 민다. 그러므로 보수는 드리블만 잘 하면 되고, 진보는 패스를 잘해야 한다. 보수는 혼자 잘 나면 되고, 진보는 동료와 호흡을 잘 맞추어야 한다. 진보와 보수의 인물 판단기준은 다르다. 이중잣대다.


    보수가 실력을 증명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현찰을 보여주면 된다. 안철수도 짱박아둔 현찰이 있으니 큰소리 친다. 진보가 실력을 입증하려면 절대적으로 말을 잘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진보가 입증할 수 있는게 그것 뿐이니까.


    트럼프는 멋대로 떠들어도 되지만, 오바마는 말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 우리의 경쟁력이 말솜씨니까. 국민은 절대 공정하게 평가해주지 않는다. 당연히 이중기준을 들이댄다. 보수는 돈으로 평가하고 진보는 말재주로 평가한다.


    말실수는 보수가 더 많다는 지적이 먹힐거라는 생각은 유치하다. 보수는 성범죄를 저질러도 추궁받지 않는다. 도덕성 잣대는 진보에게만 들이대고 보수에게는 관대하다. 이건 당연히 잘못된 거지만 국민은 원래 잘못되어 있다.


    새누리들은 막말이 무기다. 안철수도 막말이 무기고, 박주선도 막말이 무기다. 그러나 문재인은 신중하게 말해야 한다. 우리가 이중잣대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면 국민이 알아듣고 공정하게 평가해 줄거라고 여긴다면 환상이다.


    유엔은 중립이 아니라 공정이고, 유권자는 공정이 아니라 거래다. 판단기준이 다른 것은 유권자에게도 절반의 책임이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보수가 시스템의 운영경험을 내세우고 진보가 시스템의 판갈이를 내세우기 때문이다. 


    진보가 판이 크다. 작은 판에 점백이 고스톱 치는 보수는 자질구레한 규칙위반을 봐주지만, 점당 만원 거는 진보는 화투장이라도 숨기다가는 손모가지 걸어야 한다. 판이 크므로 검열이 엄격하다. 왜 유권자는 보수에 관대한가?


    이유가 있다. 원래 역사는 진보에게 관대하기 때문이다. 유권자의 균형감각이다.

보수는 개인플레이라 이름 알리려면 나이 50에 대기업 운영경험 있어야 하지만 진보는 새파란 스무살 짜리도 할 수 있다. 진보는 누구나 한다.


    진보는 팀플레이라 개인의 자질보다 팀이 우월해야 한다. 진보세력 전체가 우월해야 한다. 특히 외국의 진보에 묻어가는 경향이 있다. 북유럽 진보가 잘 하니까 우리나라 진보도 묻어가는 것이다. 특히 후진국 진보가 그렇다.


    중요한건 언제나 역사가 진보편을 든다는 것이다. 진보가 사실 한게 뭐 있나? 진보는 전두환의 학살 덕을 보고, 영삼의 IMF 덕을 그저 먹었다. 문재인도 명박의 삽질 덕에 그저먹은 거다. 진보는 개인이 그다지 보여준게 없다. 


    김대중, 노무현이 뭔가 보여준 것은 당선 후의 일이고, 그것도 김대중, 노무현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진보세력 특유의 광범위한 동원능력 덕을 본 것이다. 진보는 총력전이다. 반면 영삼은 혼자 설쳤고, 명박 역시 혼자 나댔다. 


    오세훈도 혼자 까불었다. 박근혜도 고립되었다. 진보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광범위하게 쓴다. 원래 시스템에 의지하는게 진보다. 보수는 혼자 까불다가 결국 나라를 망친다. 언제나 보수가 나라를 망치므로 진보는 그저 먹는다. 


    그럴수록 진보는 팀플레이를 해야 한다. 진보는 개인능력을 증명한 사람들이 아니고, 진보의 시스템 이용방법은 개인능력을 그다지 필요로 하지 않는다. 범진보세력의 집단능력이 중요하다. 집단지성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그런데 국민이 착각해서 개인능력을 앞세우는 보수는 유능하고 집단지성을 강조하는 진보는 도덕적이나 실무능력이 없다고 오해한다. 진보가 더 능력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늘 무능한 보수가 망치고 유능한 진보가 살린다. 


    진보 개인이 유능하기 때문이 아니라 진보가 시스템을 쓰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에 유능한 것이다. 그런데 시스템을 돌리려면 도덕성과 말솜씨가 중요하다. 진보의 도덕성은 개인의 자질이 아니라 시스템을 다루는 능력이다.


    진보는 시스템의 우월성을 강조해야 한다. 개인 도덕성만 강조하는건 어리석다. 진보 특유의 광범위한 동원력을 강조해야 한다. 진보는 여성과 장애인과 약자와 청소년과 시골농부와 외국인의 힘까지 있는대로 다 끌어 쓴다. 


    진보의 도덕성은 동원수단에 불과하다. 트럼프가 아무리 유능해봤자 여성과 흑인과 히스패닉이 등을 돌리므로 동원이 안 되어 망한다. 국민이 가진 역량의 백퍼센트를 쓰지 못한다. 개인기로 축구해서 월드컵 우승 못한다.


    보수가 막말하니까 진보도 막말하자는 식이라면 위험하다. 진보는 착해야 한다. 진보는 여성과 장애인과 청소년과 외국의 힘까지 다 빼먹어야 하기 때문에 착해야 한다. 중요한건 역사는 언제라도 진보의 편이라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앞으로는 말로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우리가 외국을 착취해야 한다. 우리가 도덕성 개판치고 막말하면 외국이 미쳤다고 한국에 돈을 바치겠는가? 일본만 해도 아베의 막말 때문에 중국이 등을 돌렸다.


    진보는 아베짓을 하면 안 된다. 진보는 북한과도 친하고 일본과도 친하게 지내야 한다. 진보는 문재인처럼 말을 신중하게 잘해야 한다. 말솜씨와 도덕성이 앞으로 우리가 먹고 사는 밥그릇이다. 굴뚝산업은 중국에 밀리고 있다.


    패션, 디자인, 교육, 금융으로 밥먹어야 하는데 말을 잘해야 먹힌다. 윤은혜 표절이나 하고, 막말이나 하면 패션이 죽고, 예술이 죽고, 교육이 죽고, 디자인이 죽고, 금융이 죽는다. 한국의 대학은 앞으로 중국학생으로 먹고 산다.


    한국인이 막말하면 중국학생이 한국에 유학 오겠는가? 스위스 사람이 막말을 일삼으면 누가 스위스 은행에 돈을 넣겠는가? 스위스는 독재자와 마피아 상대로 고리대금업을 하면서 입을 꽉 다물고 비밀을 지킨다. 신용이 있다. 


    더러운 도덕성이긴 하지만 그것도 나름 도덕이다. 진보는 신용이 있어야 하고 머리가 좋아야 하고 말을 잘해야 한다. 표준을 팔아먹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디자인이든 패션이든 예술이든 교육사업이든 한류든 다 표준장사다. 


    표준은 예의에서 나온다. 한국이 무례하게 굴면 누가 한국의 표준을 따르겠는가? 표준은 스타일이다. 스타일은 공자의 예법에서 나온다. 예절이 우리의 무기다. 보수는 돈으로 사람을 줄 세우고 대신 지식을 하향평준화 시킨다.


    지식은 일베충 수준으로 만족한다. 반면 진보는 지식으로 사람을 줄 세우고 대신 돈을 하향평준화 시킨다. 어느 쪽이 옳은가? 답은 외국과의 비교다. 외국보다 더 돈이 많으면 보수가 옳다. 외국보다 지식이 많으면 진보가 옳다.


    지금까지 보수가 기세를 올렸다. 경제성장률로 입증이 된다. 외국보다 돈이 많다는 증명이 나왔다. 그러나 보수는 망했다. 지금은 마이너스 성장시대다. 돈으로는 우리가 중국에게 밀리고 있다. 역시 경제성장률로 증명이 된다.


    우리가 중국을 이기려면 지식으로 이겨야 한다. 패션, 디자인, 금융, 교육사업, 한류로 중국을 이겨야 한다. 도덕으로 이기고 윤리로 이겨야 한다. 폭력이 아니라 말솜씨로 이겨야 한다. 폭력으로 가면 당연히 중국이 한국을 이긴다. 


    북한조차도 만만치 않다. 바야흐로 지식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지식으로 밥 먹는 시대다. 그런데 진보는 지식으로 사람차별한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 무식한 놈들은 나대지 못하게 갈궈야 한다. 무식이들은 이걸 싫어한다. 


    당연하다. 왜냐하면 무식하니까. 우리가 더 도덕적이고 윤리적이라 해서 자연히 표가 올거라고 믿으면 망상이다. 도덕+예의+인내+관용+말솜씨+지식산업의 승리가 따라와야 한다. 이중에 하나만 삐끗해도 망한다. 쉽지는 않다. 


    대중은 원래 지식인이 나대는걸 좋아하지 않는다. 진보가 가는 길은 원래 어려운 길이다. 그러나 역사가 부르는 길이다. 가지 않을 수 없다. 결국 가게 되어 있다. 진보가 좋은 것은 누구라도 3초 안에 승리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진보에 들기만 하면 된다. 그 때문에 검증되지 않은 날라리 진보들이 많이 끼어들었다. 보수는 다르다. 적어도 안철수 이상의 대기업 운영해본 경력 들이대야 한다. 그래서 보수에는 인물이 없다. 오죽하면 김무성이겠는가?


    물론 명박이는 현대건설 홀라당 말아먹고도 사기쳐서 되었지만 예외다. 이건 국민이 속아넘어간 거다. 어쨌든 트럼프도 사기꾼이지만 사기능력도 능력은 능력이다. 보수의 개인기가 먹히는 시대는 지났다. 국민은 깨우쳐야 한다.


    21세기는 팀플레이가 능력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세계 단위로 사고하고 행동해야 한다. 트럼프가 능력이 있다 해도 미국이 흥하지 않는다. 기업의 세계는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는 자가 먹지만, 국가의 외교는 밟다가 밟힌다.



   DSC01488.JPG


    한국의 돈벌이는 국제무대에서 일정수준에 올랐지만, 한국의 지식벌이는 자랑할 수준이 못 됩니다. 한국의 진보가 그다지 진보하지 못한 것입니다. 한국의 돈이 국제무대에서 인정받는 만큼, 한국의 지식이 국제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이기지 못한 것은 그동안 우리가 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정할걸 인정해야 합니다. 물론 지리적 고립으로 북유럽과 달리 주변에 팀플레이할 친한 외국이 없어 진보의 특기인 팀플레이를 살리지 못한 점도 있지만 말입니다.


[레벨:11]큰바위

2015.09.16 (08:13:16)

한 마디로 말하면, 진보는 다 잘해야 한다. 

흠이 없어야 한다. 

완전해야 한다는 말.


그래서 하나 (말) 잘못하면 망한다. 


누구는 하는 말은 다 맞는데 싸가지가 없다는 

보수의 공격은 제대로 먹혔습니다. 


역사는 늘 진보편이라지만, 진보는 어려워...... 

특히 대한민국에서 더...



[레벨:7]새벽이슬2

2015.09.16 (16:05:37)

가슴 뜨거워지는 글입니다^^*
[레벨:3]불휘

2015.09.16 (22:24:52)

가슴이 뻥 뚫리는 글입니다.

보수와 비교당하는 진보는 진보가 아닌게지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11]탈춤

2015.09.17 (07:11:26)

그렇습니다.

언어를 얻어야 말을 할 수 있습니다.


함께 가는 길이 살 길 입니다.

팀이 이루어내는 힘으로

언어를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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