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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8577 vote 0 2018.07.02 (15:08:41)


   
    기적은 왜 존재하는가?


    사물은 둘이 비교되고 그 중에 하나가 선택된다. 그러나 사건은 비교되지 않고 선택되지도 않는다. 사건은 천시와 지리와 인화의 3박자가 단번에 맞아떨어져야 한다. 거기에 완전성이 있다. 완전할 때 복제되고 전파되고 증폭되어 커다란 태풍을 일으킨다. 사건은 결정적인 하나가 나머지 99를 흡수하고 대표한다. 오케스트라는 한 명의 지휘자가 99명의 연주자를 이끌어 간다. 한 명의 연주자가 삑사리를 내면 팀 전체가 실패하게 된다. 우리는 오직 기적으로만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언제라도 상대가 맞대응하기 때문이다. 기적의 순간에는 상대방의 에너지를 흡수하므로 상대가 대응할 수 없는 것이다.


    신은 기적을 연출한다


    원인은 사건 안에도 있고 사건 밖에도 있다. 밖에서 에너지를 공급하는 원인이 진짜 원인이다. 에너지가 사건 내부로 들어오면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의해 형태를 바꿀 뿐 사라지지 않고 계속 교란한다. 내부 에너지에 대응하면 병이 일시 잠복하게 되는데 이를 문제해결로 착각하고 방치하므로 병은 이윽고 재발한다. 하나의 사건은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다섯가지 매개변수, 다섯가지 원인이 있다. 선제대응하여 질에서 막고 밖에서 막아야 진짜다. 그러려면 운명적 만남이 중요하고 한 명의 천재가 필요하고 완전성이 필요하고 대표성이 필요하다. 단번에 에너지의 방향을 바꾸는 돈오돈수가 답이다.


    탈출할 수 없어야 진짜다


    우리가 아는 행복 사랑 자유 도덕 정의 따위는 안에서 움직이는 상대적인 것이니 가짜다. 밖에서 선천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피부색, 성별, 신분, 지능, 국적 따위다. 이것은 어떻게 해볼 수가 없다. 상대성이 아닌 절대성의 세계다. 바로 그 세계를 건드려야 한다. 절대로 바꿀 수 없는 피부색을 바꾸고 성별을 바꾸고 지능을 바꾸고 신분을 바꾸어야 한다. 어떻게 가능한가? 사건의 연결로 가능하고 게임 체인지로 가능하다. 피부색이 다르고 성별이 다르고 신분이 다르고 국적과 출신지역이 다른 사람과 힘을 합쳐 싸우는 더 큰 단위의 사건을 일으키는 방법으로 가능하다. 천하대란을 일으켜야 한다.


    용감한 이야기를 하자


    솔직해지자. 인간을 움직이는 것은 언제라도 권력이다. 그것은 사건의 통제가능성이다. 사건 안에서 에너지의 공급자 포지션을 차지하는 것이 권력이다. 정치권력만 권력인 것은 아니다. 남자의 폭력이든 여자의 매력이든 아기의 귀여움이든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모두 권력에 속한다. 세 가지 매력이 있다. 눈부신 외모의 매력과 고상한 내면의 매력과 사회적 신분의 매력이다. 세 가지 매력을 휘둘러 사람들의 시선의 방향을 틀어버릴 수 있다. 그럴 때 인간은 전율한다. 매력을 발휘할 때 만날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럴 때 인간은 흥분한다. 호르몬이 쏟아지고 에너지가 솟구친다. 진짜다.


    니체의 권력의지


    소년은 언제라도 부모에게 권력을 위임한다. 신도는 교주에게 권력을 위임하고 유권자는 지도자에게 권력을 위임한다. 반대로 어른은 집단의 권력을 개인이 대표하게 된다. 니체는 신의 죽음을 선포했다. 타인에게 권력을 위임하고 거기에 예속되는 소년의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또 한 번 선언이 필요하다. 권력의 위임을 거부하는 방어적 선언이 아니라 권력을 대표하겠다는 공격적 선언이 필요하다. 모름지기 천하인이 되어야 한다. 호연지기를 키워야 한다. 인류를 대표하고 문명을 대표하고 진보를 대표하고 신을 대리해야 한다. 그럴 때 서로는 긴밀해진다. 사랑은 그 안에 있다.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세상은 마이너스다. 상황에 임하여 인간은 NO만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변화를 거부하고 그냥 하던 일을 계속하게 된다. 그 안에 관성의 법칙이 작동하고 있다. 그러나 NO를 반복하면 바닥상태에 도달하며 최후에 하나의 YES가 포착된다. 거기서는 전부 엮여서 하나가 된다. 완전성에 도달하는 것이다. 개인이 아닌 집단으로 상승한다. 환경과의 대립이 아닌 에너지의 융합이 일어난다. 거기서 동적균형이 발견된다. 동적균형으로 보면 세상은 원래상태가 변화상태이고 발전상태이며 진보상태다. 머무르는 것은 없고 움직이며 호흡하는 것이 평소상태다. 진보가 하던대로이고 보수는 위험한 급브레이크다.


    나의 사건을 일으켜라


    당신이 무엇을 결정하든 그것은 길들여진 것이며 환경에 지배된 것이며 무의식의 명령을 따르는 것이며 생존본능의 발동에 다름 아니다. 에너지원을 외부에 두고 있으므로 그것은 당신의 결정이 아니다. 에너지의 주인이 사건의 주인이다. 모든 사건은 밖에서 쳐들어오는 것이며 통제권은 당신에게 있지 않다. 에너지원을 차지하여 사건을 내것으로 만드는 절차가 필요하다. 나답게 할수록 나답지 않게 된다. 어른답게 남자답게 여자답게 선배답게 하며 답게를 찾을수록 나의 정체성을 잃는다. 외부에서 촉발된 사건의 흐름에 휩쓸리고 만다. 나의 이전과 이후를 연결하는 내 족보를 찾지 않으면 안 된다.


    에너지를 철학하라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선은 나다움에 있다. 나다우려고 할수록 나다움에서 멀어지고 만다. 여자답게 남자답게 어른답게 학생답게를 찾다가 환경에 길들여진다. 얌전해지고 만다. 나다우려면 사건의 에너지원을 장악해야 한다. 자체의 치고나가는 관성을 일으켜야 한다. 공자의 길이 올바른 길이며 노자의 길은 틀렸다. 오자병법이 옳고 손자병법은 틀렸다. 세력전략이 옳고 생존전략은 틀렸다. 절대성이 옳고 상대성이 틀렸다.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는 방법을 쓰다가 상대방에게 길들여진다. 자기 힘을 가져야 한다. 내 족보를 엮고 내 계통을 일으켜야 한다. 팀플레이로 그것은 가능하다. 그것이 의리다.


    기도를 하는 방법


    운명적인 만남은 천시와 지리와 인화가 단번에 맞아떨어지는 기적으로만 가능하다. 환경과 친해두어야 기적을 이룰 수 있다.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천하인이 되어 인류단위, 역사단위, 문명단위의 큰 사건에 가담하는 것은 정치가의 방법이다. 정상에서 또다른 정상을 만나는 것이다. 작은 사건 속에서 이곳저곳 찔러대면 그럴때마다 에너지가 새나가서 운명적인 만남의 확률은 그만큼 감소한다. 두 번째 방법은 보다 예민해지고 섬세해지는 것이다. 자신의 육체와 정신을 예리한 악기로 조율해두는 것이다. 사소한 환경의 변화를 놓치지 않고 호르몬으로 반응하기다. 이는 열정적인 예술가의 방법이다.


    원효의 깨달음


    내부에서 조금씩 축적하는 점오점수 플러스법은 실패하고 외부에서 방해자를 제거하여 에너지의 활로를 여는 돈오돈수 마이너스법은 성공한다. 백날 노력해봤자 한 번 크게 에너지의 방향을 바꾸느니만 못하다. 신은 기적으로만 인간과 소통한다. 혼자 고행하며 도를 닦아봤자 외연을 끊어 확률을 낮추었으므로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기적은 생각보다 빨리 오므로 기적인 것이며 혹은 다들 포기했을 때 늦게 오므로 기적인 것이다. 내가 보답받으려 하므로 늦게 온다. 후손이 대신 보답받는다. 누가 희생하므로 빨리 온다. 선대의 희생한 보답을 내 대에 수령한다. 그러므로 계통의 연결이 중요하다.


    에너지를 유도하라


    에너지는 잠복해 있다가 임계에 도달하여 조건이 맞아떨어졌을 때 갑자기 폭발한다. 전쟁과 같은 특수상황에서 쉽게 임계에 도달한다. 그럴 때는 무질서한 군중이 문득 강철대오로 변하게 된다. 전쟁이 아니라도 어떤 뾰족한 극한의 지점에서는 극적으로 에너지의 밀도가 높아진다. 어느 분야든 정상에서는 그러하다. 변혁의 시기에는 그러하다. 탄생의 시기에도 그러하다. 신대륙으로 가는 배가 출항하는 항구에서 특히 그러하다. 연애를 해도 그러하다. 질풍노도의 시기가 있다. 무기력한 대중이 갑자기 촛불혁명의 거대한 에너지를 토해내는 식이다. 그 강력한 에너지를 멋지게 연주할 수 있어야 한다.


    완전성으로 시작하라


    찾아야 할 완전성은 사물에 없고 사건에 있다. 입자에 없고 에너지에 있다. 결과에 없고 원인에 있다. 안에는 없고 바깥과의 관계에 있다. 질서에 없고 무질서에도 없고 무질서에서 질서로 방향이 바뀌는 순간에 기적으로 있다. 자유방임교육에 없고 스파르타식 억압교육에도 없고 외부환경으로부터 타격받아 자유방임에서 질서로 방향을 바꾸는 과정에 그것은 있다. 정지된 것에 없고 흔들리는 것에 없고 동적균형에 있다. 우리는 선행과 도덕과 윤리와 정의와 사랑과 쾌락과 명성에서 답을 찾지만 그곳에는 없다. 운명적인 만남의 현장에 의리로 있고 에너지 효율성으로 있다. 기적을 이룰 수 있다.


    무신론의 실패


    신은 권력이다. 무신론은 그 권력의 부정이다. 그것은 집단의 부정이며 엮여있음의 부정이다. 무신론자 관점으로 보면 모두 파편화되어 개별적으로 각자 존재할 뿐이다. 그러므로 에너지가 없다. 에너지가 없으므로 통제할 수 없다. 통제할 수 없으므로 답이 없다. 답이 없으므로 말할 자격이 없다. 타인에게 말을 걸어갈 수 없다. 서로 간에 공유하는 토대가 없다. 무슨 말을 하든 물어보지 않은 자기소개가 된다. 그래서? 어쩌라고? 니가 무슨 상관인데? 이렇게 된다. 틀렸다. 서로는 사건에 의해 하나로 엮여있고 그러므로 통제할 수 있다. 서로 공유하는 토대를 두고 논할 수 있다. 말을 걸 수 있다.


    종교의 실패


    과학은 지식을 주고 종교는 에너지를 준다. 종교는 거짓이니 거짓 에너지를 준다. 종교가 버티고 있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 종교와 닿아있기 때문이다. 그 문제에 철학이 답해야 한다. 종교가 아닌 철학에서 에너지를 조달해야 한다. 과학은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철학은 없는 문제를 만들어낸다. 문제를 해결하면 보답을 받지만 문제를 발견하면 기운이 난다. 화장실에서 문제를 해결하면 잠시 상쾌하지만 불의를 보고 분노하면 주먹에 힘이 들어간다. 힘이 들어가야 진짜다. 심장이 뛰어야 진짜다. 열정이 끌어올라야 진짜다. 종교는 권력을 위임하고 철학은 권력을 대표한다. 대표성에 진정한 답이 있다.


    무신론의 딜레마


    공간에서 선택하면 허무를 맛보고 시간에서 대응하면 전율을 맞본다. 전율해야 진짜다. 미인을 선택하든 황금을 선택하든 명성을 선택하든 결과는 한 평 무덤에 갇히는 것이다. 무엇을 하든 인류 숫자 70억 분의 1의 자기 몫을 획득할 뿐이다. 그러므로 허무하다. 그러나 맞대응하여 친함을 포착하고 족보를 발견하고 계통을 연결하고 에너지를 증폭시켜 사건을 이어가면 다르다. 천하에 큰 불을 지르면 다르다. 대표성이 그곳에 있다. 홀로 70억을 대표하니 70억배로 이익이다. 개인은 사라져도 계통은 죽지 않으니 죽음조차 넘어선다. 함께 질러놓은 천하의 불이 꺼지지 않으므로 결코 다하지 않는다.


    나의 입장


    우주는 당신의 입장과 상관없이 그냥 있다. 신은 당신의 희망사항과 무관하게 그냥 있다. 당신의 존재 역시 당신의 요청이 없었는데도 그냥 출현했다. 인간은 내던져진 존재다. 어처구니가 없다. 그러므로 나를 부정하게 된다. 나의 피부색과 성별과 소유를 부정한다. 나의 가족, 나의 지위, 나의 국가, 나의 우주를 모두 부정하니 최후에 신이 드러났다. 나의 부정은 나의 권력에 대한 부정이며 나의 독립적인 의사결정권을 부정한다는 것이다. 그러자 신의 권력이 드러나고 신의 의사결정권이 드러났다. 나는 그 안에서 자연스러움을 보았다. 그러자 서로 연동되어 호흡하는 나의 존재가 환하게 드러났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8.07.02 (16:50:37)

우리는 오직 기적으로만 세상을 바꿀 수 없다 -> 있다

읽는데 첫단락에서 보였어요. 이제 읽어 갑니다.
기적이 무엇인지 그 감각을 탑재해야 하는 것.
지난 십년간 우리는 기적의 순간들 한복판에 있었던듯. 기적이 세팅되려면 어찌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을 느끼게 한 시간들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8.07.02 (17:22:33)

^^ 감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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