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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222 vote 0 2016.04.30 (19:22:26)

     

    율곡과 퇴계의 차이, 일원론과 이원론의 차이, 노론과 남인의 차이, 대승과 소승의 차이, 서울과 지방의 차이, 대륙과 해양의 차이는 단순한 의견차이가 아니라 집단적 의사결정구조 안에서의 대칭적 포지셔닝이라는게 구조론의 견해다. 보편성이 있다. 어디를 가도 그 바닥의 율곡이 있는가 하면 퇴계도 있다.


    새로 의사결정할 것인가 아니면 이미 결정된 것을 실행할 것인가다. 중앙은 무언가를 새로 결정해야 하고, 변방은 이미 결정된 것을 집행해야 한다. 일원론一元論의 원元은 으뜸이니 첫 번째다. 시소를 타든 그네를 뛰든 귀퉁이에 위치한 사람은 상대방의 선제행동에 연동시켜 자기 행동을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즉 처음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원元이 아니다. 2원론은 원이 아니므로 성립할 수 없는 개념이다. 일원 다음에 이차다. 2차次론이라 해야 한다. 말하자면 이원론이라는 말은 국어사전에 오를 수 없는 틀린 언어표현이다. 굳이 말하자만 ‘일원≫이차≫다양’으로 표현해야 할 터이다. 변방은 중앙에 대립각을 세운다.


    되도록 의사결정하지 않는 쪽으로 의사결정한다. 의사결정회피 심리다. 이것이 남인의 본질이다. 남인은 말하자면 소승이다. 소승은 개인의 수양을 강조한다. 수양을 하면 화병이 생긴다. 화병이 나면 혜민이나 강신주가 힐링해준다. 영원한 되돌이표다. 지금 2030 젊은이들에 대한 기성세대의 압박도 이와 같다.


    더 노력하라는 거다. 근데 끝이 없다. 내가 노력하면 상대도 노력하기 때문이다. 사회 전체로 보면 비용만 증가할 뿐이다. 구조론은 질, 입자, 힘, 운동, 량이다. 그런데 이 다섯가지 계급을 미리 정해놓고 고정시키는게 남인병이다. 억울하면 노력해서 계급을 올리라는 거다. 일본 만화의 주인공들이 그러하다.


    드래곤볼처럼 끝없는 수련을 반복한다. 수련해서 내신등급을 올려봤자 우주적인 강자가 계속 나타나므로 도로아미타불이다. 어쨌든 만화의 연재는 계속된다. 이현세 만화도 일본 망가의 노력주의를 카피했기에 스토리 작가가 써주는대로 그렸을 뿐, 죄 없는 이현세가 뇌 없는 이유로 필자에게 구박을 받는 거다.


    틱낫한이나 달라이라마나 고립된 변방인이라는 점에서 같다. 화병 걸리게 해놓고 힐링질한다. 그것이 남인의 교묘한 덫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하긴 화가 날만도 하다. 그들이 각고의 노력으로 경험치를 올려 드디어 만렙에 도달했는데 다음날 일어나보니 게임이 사라졌다면? 대승파는 단번에 시스템을 간다.


    모아놓은 저축은 휴지가 된다. 내신등급 올렸는데 내신폐지다. 박근혜 얼굴만 봐도 알 수 있다. 화병 걸린 표정이다. 나름 노력해서 대통령 먹었는데 글자 아는 사람 중에는 인정해주는 사람이 없다. 정윤회의 힐링을 받아야 한다. 대승은 개인의 화병을 사회의 공분으로 대체한다. 공분을 일으켜야 화병이 치료된다.


    노력파의 승리는 허무하다. 존엄이 없기 때문이다. 존엄은 집단의 의사결정에 가담하는데서 얻어진다. 존엄은 남보다 우월한데 있는게 아니라, 남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데 있다. 남보다 우월하다는 것은 다르다는 의미다. 다르면 타자다. 타자에게 인정받는건 없다. 개가 주인을 칭찬하면 즐거운가? 있을 수 없다.


    타자성의 문제다. 소외를 일으킨다. 우월할수록 대중으로부터 멀어진다. 아인슈타인이 아기처럼 혀를 내밀고 사진찍는 이유가 있다. 우월할수록 인류와 멀어지기 때문이다. 남보다 우월하려고 하므로 화병에 걸린다. 정답은? 질, 입자, 힘, 운동, 량으로 자기 포지션을 고정시키지 말고 모두 질에 가담하는 거다.


    질은 확산을 수렴으로 바꾼다. 이때 균일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똑똑한 사람과 바보가 섞여 있으면 민주주의가 안 된다. 스마트폰처럼 새로운 것이 나오면 우월한 자와 열등한 자의 구분이 없다. 모두가 초보자다. 그 지점이 바로 새로 질이 세팅되는 지점이다. 그 지점에서 인간은 대등해지며 그러므로 존엄해진다.


    구조론은 대승을 넘어 돈오다. 돈오는 만남이다. 굳이 말하면 소승은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세 번째 힘에 서서 대칭을 이루고 둘 중에 하나를 쳐내는 것이다. 대승은 두 번째 입자에 서서 의사결정의 축을 이루는 것이다. 돈오는 질을 세팅하는 것이다. 의사결정의 순서는 먼저 만나고 다음 머리와 꼬리를 정한다.


    먼저 만나는 것이 돈오, 팀 안에서 머리와 꼬리를 정하는게 대승이다. 머리만 남기고 꼬리를 쳐내는 것이 소승이다. 그들은 자기가 머리가 되겠다며 노력한다. 대승은 팀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며, 돈오는 팀원들이 모여드는 것이다. 7인의 사무라이가 모이는 원리는 평등이다. 모자란 놈은 팀에 끼워주지 않는다.


    그 지점이 돈오다. 다음 무리가 리더를 따라 팀플레이를 하는게 대승이다. 마지막으로 적과 싸워 이기는게 소승의 노력이다. 셋다 필요하지만 큰 승부는 처음 인재를 한 자리에 모으는 데서 결정된다. 테슬라가 아무리 뛰어나도 엘론 머스크가 애플 직원을 빼오지 못하면 실패다. 만나야 이루어진다. 돈오다.


    어떤 운명적인 만남의 순간 인간은 존엄해진다. 그 지점에 인간은 대등하다. 남녀가 만나도 그러하고 스승과 제자가 만나도 그러하다. 스승이 높고 제자가 낮다면 돈오가 아니다. 그것은 만남이 아니라 전달이다. 대등해야 진짜 제자다. 낮으면 학생에 불과하다. 수업료 내야 한다. 유교는 두 개의 그룹으로 나뉘었다.


    천天을 숭상하는 맹자그룹과 민民을 숭상하는 순자그룹이다. 맹자그룹은 하늘을 1번으로 놓고 인간을 2번으로 놓았다. 순자는 그 반대다. 민을 1번으로 놓았다. 순자를 계승한 한비자의 사상은 현대의 민주주의와 가깝다. 나중에 폭주해서 민을 부정하고 황제에 굴복한건 법가의 타락이지 순자의 가르침이 아니다.


    율곡은 만남의 제도화에 관심이 있다. 노론이 노예제도를 폐지하고 서얼차별을 없애려고 한 것은 만나게 하려는 것이다. 차별하면 만나지 못한다. 마주쳐도 마음을 열지 않는다. 노예는 언제라도 주인을 속인다. 주인은 명성을 먹고, 노예는 현찰을 먹는 것으로 역할이 정해졌기 때문이다. 정직한 노예는 필요가 없다.


    만약 노예가 신의를 지키려 하면 주인에게 노예처럼 맞는다. 도전으로 여기는 거다. 일본이라면 부라쿠민은 일종의 압력단체처럼 되어서 지자체로부터 많은 경제적 지원을 받는다. 선거 때 몰표가 가므로 지자체도 부라쿠민에게 잘 보여야 한다. 부라쿠민 마을은 월세가 싸므로 재일교포들이 들어가서 이득을 취한다.


    일본인들은 그 점을 들어 부라쿠민과 재일교포를 차별한다. 블랙리스트를 만들거나 부라쿠민 감별 전문가를 시켜 면접을 보게 하는 방법으로 보이지 않게 차별한다. 차별과 실리라는 교환조건이 만들어진다. 남인들은 대개 이런 짓을 한다. 여성을 차별하면서 뒤로 혜택을 주어서 결국은 셈셈이라는 논리를 만든다.


    언뜻 그럴 듯해 보이지만 악질적인 함정이다. 미국의 노예제도 역시 그러하다. 노예를 차별하는 대신 사생활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암묵적인 교환조건이 있다. 노예들은 낮에는 감독의 눈을 피해 게으름을 피우고 밤에는 파티를 즐긴다. 윤리적인 제재가 없다. 섹스를 하건 뭘 하건 열등한 흑인이니까 하고 방치한다.


    청교도 윤리에서 벗어나 있는 흑인이 더 행복하게 살았다는 증거를 만들어낸다. 대신 존엄을 해친다. 그런 사회는 경쟁력을 잃고 뒤처지게 된다. 왜냐하면 변화의 시기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본기업이 잘 나가다가 망하는게 그거다. 일본기업은 창업자와 전문기업인이 지나치게 역할분담을 하다가 망한다.


    서로 선을 그어놓고 금을 넘어오지 못하게 감시한다. 같은 기업 내에서도 파벌을 만들어 치고받는다. 한국재벌도 일본영향으로 그렇겠지만 일본은 심하다. 남인병은 세계 도처에 있다. 영국만해도 귀족주의가 건재한가 하면 빈민주의도 존재한다. 두 세계가 공존하면서 서로 건드리지 않기로 암묵적인 합의를 한다.


    한국철학은 원효와 화담과 율곡이 정통이다. 정도전과 정여립, 송시열도 곁가지가 된다. 이들은 모두 일원론에 기초하여 차별을 반대하고 선비들의 공론을 통해 의사결정하려고 했다. 무엇인가? 어떤 결정은 반드시 일원론이다. 그것을 실천하려면 이원론으로 흘러간다. 간부와 말단으로 역할이 나눠지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고정시킨다. 귀족은 계속 귀족역할을 한다. 남편은 남편역할 아내는 아내역할로 고착시킨다. 그들은 끈임없는 수련과 복잡한 예절과, 엄격한 가훈 따위로 무장하고 그것을 내세워 자기네가 더 우월하다고 주장한다. 박근혜 뒤따라다니며 형광등 100개의 아우라를 만들어 바치는 의전그룹이 있다.


    땅콩회항 사건의 그 인물이 하는 짓 말이다. 10미터 밖에서 90도 인사를 해야 한다고. 불교는 원래 평등주의라서 일원론이다. 특히 대승이 그렇다. 율곡은 불교를 공부했고, 화담은 도교를 비롯하여 모든 종교를 섭렵했다. 혜강은 서구과학을 받아들였다. 이들은 모두 일원론을 주장한다. 변화의 시기였기 때문이다.


    변화의 시기에는 집단의 의사결정이 필요하고 의사결정은 반드시 일원론이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수련을 열심히 한 남인이 항상 패배한다는 거다. 영국의 농민들과 프랑스의 귀족이 붙은 백년전쟁이 그러하다. 백년동안 계속 프랑스의 남인이 깨졌다. 프랑스의 귀족들은 기사도를 지키는 우월한 인간이다.


    전쟁만 하면 박살이 난다. 왜? 남인들은 전략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남인들은 의사결정을 못하므로 미리 역할을 나눈다. 1소대와 2소대의 협력플레이가 불가능하다. 프랑스의 기사들은 궁병들을 천하다고 차별했다. 전투 중에 갑자기 대열을 이동시키는 몽골기병의 치고빠지기식 복잡한 전술구사가 불가능하다.


    당연히 패배한다. 기사들이 창피하게 말에서 내려 활을 쏠 수는 없다. 동서고금의 전쟁에서 남인들은 항상 패배했다. 노론은 제도와 법률과 개혁으로 승리한다. 일본이 임진왜란때와 메이지 시대에 강해진 것은 농민들이 전면에 나섰기 때문이다. 귀족들은 칼을 쓰는데 총은 농민이 쓴다. 총은 수련이 불필요하다.


    누구든 세 시간만 배우면 총을 쓸 수 있다. 하층민이 전쟁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그러한 시스템 개혁은 귀족중심의 지배질서를 파괴한다. 귀족의 지배논리 곧 자신들이 더 우월하다는 근거를 없애기 때문이다. 논리를 잃지 않기 위해 프랑스는 백년동안 패배하면서도 바꾸지 않았다. 잔다르크가 단번에 바꿨다.


    이후 프랑스는 강해졌다. 잔다르크에 의해 민중이 의사결정의 중심에 서는 전통이 생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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