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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065 vote 0 2016.04.09 (18:07:15)

     

    말 나온 김에 진도 나가자. 페미니즘도 다른 관점에서 봐야 한다. 양성평등은 정치적 접근이다. 구조론은 다른 관점에서 본다. 인류학이 동원되어야 한다. 타고난 유전자로 접근하기다. 사실이지 이런 이야기 위험하다. ‘성대결’의 관점을 버리고 학문적 관점에서 진지하게 접근해야 한다.


    여자든 남자든 인간은 원래 무리짓는 본성이 있다. 무리 안에서 자신의 지위를 올리려는 본능도 있다. 정치는 남자들의 무리다. 여자가 남자무리에 가담해서 경쟁하여 지위를 올리라는건 무리하다. 불공정 게임이다. 막연히 평등을 추구한다고 해서 과연 평등한 결과가 도출될까? 천만에.


    부족민은 대개 여자족과 남자족이 있다. 어린이는 일단 여자족에 소속된다. 노인 남자는 거의 없다. 여자는 채집을 하고 남자는 전쟁을 한다. 전쟁한다는건 죽는다는 의미다. 40살 넘은 남자는 부족 안에 거의 없는 것이다. 자연히 모계사회가 된다. 모계사회는 가족이란 개념이 없다.


    열 살 혹은 열다섯 살 쯤에 남자는 여자집단에서 추방된다. 남녀가 동시에 추방되는 경우도 있다. 화랑도에 그 흔적이 남아있다. 보통은 전사집단이라고 한다. 그런데 화랑도는 전사집단이 아니다. 부족민 관습에 대해서는 잘못 알려진게 많다. 부족민은 원래 추장이 없는데 있다고 한다.


    마을의 유력자일 뿐 추장의 권력이 없다. 문명인 관점을 들이대면 곤란하다.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말이 생긴게 다 이유가 있다. 유교의 가르침이 아니라 원래부터 있었던 부족민의 관습이다. 남자족이 전쟁을 하지만 전쟁이 목적은 아니다. 전쟁을 하면 영토를 뺏어야 하는데 그런게 없다.


    전쟁에 이기려면 지도자를 따라야 한다. 부족민은 절대 지도자를 따르지 않는다. 그냥 개인의 용맹을 과시하는 거다. 지도자의 등장은 사유재산의 등장과 같이 하는 거다. 사유재산이 없으면 강력한 지도자가 선출될 수 없다. 부족민의 전쟁은 수백년간 지리한 교착을 타개하지 못한다.


    사유재산을 빼앗는 목적이 없고, 목적이 없으므로 지도자를 따르지 않고, 지도자를 따르지 않으므로 승패가 결정되지 않는다. 어쨌든 남자 전사집단이 발전해서 현대의 정치집단이 되었다면? 여자가 여자집단을 버려두고 남자집단에 들어가서 남자와 경쟁하라고? 말이 안 되는 거다.


    여자국회를 별도로 구성해야 부족민의 관습에 맞다. 무엇인가? 정치적 양성평등 개념과 무관하게 페미니즘의 일부는 인간의 유전자적 본능이라는 말이다. 페미니스트 혐오현상이 비단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여자들끼리 무리지어 여자가 여자를 지배하는 정치구조가 있다.


    페미니스트 활동가들이 TV토론에서 그러한 본능을 들키는 것이며 이때 남자의 마초본능이 자극받는다. 페미니즘을 단순한 여성운동이 아니라 여성집단 내부에서의 권력창출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여자에 의한 여자집단의 지배가 일정부분 사회에 있어야 한다. 여자목사가 있어야 한다.


    본능 대 본능의 대결이 벌어지는 것이며, 서로 이유를 모르고 상대방을 혐오하게 된다. 남혐의 진짜 이유는 여자무리에 소속된 여자대원을 남자무리에 빼앗기게 되어 있는 이상한 사회구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여혐의 진짜 이유는 여자집단 내부의 권력 그 자체에 당황하기 때문이다.


    여혐이나 남혐의 구실로 내세우는 논리는 생각해서 찾아낸 가짜다. 어떤 여성의 어떤 행동에 화가 난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을 하게 하는 여성집단 내부의 논리, 그 논리를 만들어낸 여성집단의 권력화 앞에 좌절하는 것이다. 그것은 한 남자가 어찌 해볼 도리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남자족과 여자족의 구분은 부족민사회의 관습이며 문명사회는 가족의 등장과 함께 남자족, 여자족이 해체되었다. 아주 사라진건 아니다. 일본이라면 부녀회, 청년회 등의 이름으로 아직까지 흔적이 남아있다. 문명사회는 어떻든 여자와 남자를 같은 공간에 집어넣는다. 이것이 공정할까?


    이 구조가 여자에게 이익이면서도 한 편으로 손해가 된다. 어떤 여성의 이익은 다른 여성의 손해가 된다. 내부적 이익대립은 여성 전체의 손해가 된다. 그렇다면 차라리 그러한 대립의 지점을 명확히 드러내는게 낫지 않을까? 예컨대 미국이라면 흑인국가를 독립시키는게 낫지 않을까?


    공정한 경쟁은 공정할까? 미국사회에서 흑인과 백인의 백퍼센트 공정한 대우는 절대 불가능하다. 차라리 흑인국가로 가는게 유리할 수도 있다. 소년기에 여자족과 남자족을 가르는 것은 좋지 않다. 부족민 사회의 잘못된 관습이다. 인종과 성별을 섞어놔야 한다. 무작정 통합도 곤란하다.


    남녀공학이 항상 좋은건 아니다. 남녀분리가 좋은 것도 아니다. 분리와 통합을 동시에 훈련해야 한다. 결혼이라는 형태의 통합 역시 불완전한 해결책이다. 완벽한 해결은 당연히 없다. 여자와 남자로 구분짓는 유전자의 본성을 일단은 긍정하는 것도 하나의 해법이다. 동성애 문제도 같다.


    원래 인간에게는 남자가 남자를 따르는, 한편으로 여자가 여자를 따르는 본능이 있다는 거다. 우정과 애정을 엄격히 구분할 이유는 없다. 결혼이나 섹스를 떠나 그러한 본능을 긍정할 필요가 있다는 거다. 결론은 양성평등 이전에 여자집단의 권력화를 연구해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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