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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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9547 vote 0 2009.11.19 (18:42:19)

남녀탐구생활 그리고’

‘깨닫는다’는 것은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사회가 요구하는 관습적인 역할극에 중독되어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주변의 기대에 맞추다보면 ‘주변이 잘 알아먹는’ 행동만을 하게 된다.

한 눈에 딱 봐도 알도록 단순한 행동만 한다. 그것은 여자답게, 남자답게, 엄마답게, 아빠답게, 신사답게, 뭐뭐답게 하는 것이다. 점점 우스꽝스럽게 과장하여 자신이 속한 그룹의 티를 낸다.

심해지면 기괴한 연극이 된다. 사회가 통째로 연극무대다. 다들 가면을 쓰고 대본을 읽는다. 심해져서 묵시적으로 합의된 선을 넘어버리면 ‘미수다 사태’처럼 웃기고 자빠진 소동이 일어난다.

*** '뭐뭐답게'란 결국 '캐릭터'다. 콧대높은.. '도도한 여대생'답게(?)' 한답시고.. 작가가 써준 캐릭터에 맞추어, 과장된 연기를 했을 뿐인데.. 솔직히 '시청률'이 그딴거 요구했잖어. 아냐?

'도도한 여대생'이라는 가면은 사회가 만든 것. 그 가면을 쓴다. 왜? 그걸 써야 사람들이 금방 역할 간파하고, 익숙한 역할극을 해서 잘 돌아가니까. '난 스타벅스 좋아' 하고 일일이 설명해야 하나? ***

멍청이들이여! 떨치고 일어날 일이다.

문제는 한국처럼 지리적으로 고립된 나라들이 유독 그 정도가 심하다는데 있다. 영국을 예로 들 수 있다. ‘신사의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과연 그럴까? ‘신사냐 아니냐’로 차별하는 나라다.

영화 ‘타이타닉’에 묘사되고 있듯이 교묘한 차별의 노하우가 발달해 있다. 예컨대 ‘왕실영어’라는 것도 있다. 말투로 차별하는 수법이다. 촌놈이 아무리 귀족인척 위장하려 해도 딱 걸린다.

섬이기 때문이다. 작은 섬에 앵글로, 색슨, 노르만, 켈트들이 섞여 살면서 온갖 방법으로 차별한다. 에이레 분리독립운동만 봐도 알 수 있다. 축구를 패를 나눠서 하려는 것도 그렇고.

그러다 ‘못살겠다 뜨고보자’ 미국으로 튄다. 메이플라워호 탄 인원의 반이 첫 겨울을 나지 못하고 죽었다. 좋아서 간 것이 아니라, 가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내부가 부글부글 끓었던 거다.

일본도 비슷하다. 우리와 다른 형태지만 온갖 차별이 제도화 되어 있다. 재일동포가 당하는 것이 우연이 아니다. 왜 고립된 지역은 차별이 심할까? 차별전략이 쉽게 먹히기 때문이다.

유럽이라면 프랑스나 독일이나 이탈리아나 국경만 넘으면 그만이다. 차별전략이 성공하지 못한다. 수 틀리면 인재들이 다른나라 가버린다. 그래서 영국인들은 대서양 건넜고 한국인도 많이들 이민갔다.

차별한다는 것은 역으로 고분고분하면 그룹에 끼워준다는 뜻도 된다. 예컨대 인도라면 카스트로 차별하는데, 우리가 아는 계급 개념과 다르다. 카스트는 직업별로 조직되어 일종의 노조와 비슷하다.

몸뚱이 하나밖에 없는 노동자가 어느 거리의 인력거 카스트에 낑겨들면 왕초로부터 구역을 배당받아 편하게 그 바닥에 정착할 수 있다. 하나의 세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사설왕국이다.

외부인은 배척하고 자기네끼리 뭉친다. 동아리에 들면 안도감 느낀다. 그래서 발전이 없다. 왜 차별하는가? 이지메 표적이 되지 않으려고. 남이 나를 차별하기 전에 내가 먼저 남을 차별해버린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열심히 차별한다. 논객들도 토론보다 차별을 좋아한다. 이치를 두고 논쟁하는게 아니라 ‘너 박사 맞어?’ ‘학사 주제에!’ 이런거 가지고 싸운다. 그게 더 쉽게 먹히니까.

힘들게 논쟁할거 있나. 인간차별하면 되는데. ‘*듣보’ 하나로 끝낸다. 짜릿하잖아. ‘토론 필요없고 명성으로 결판내자. 넌 선무당(학력암시) 난 유명인. 자 끝났지? 더 말이 필요해?’ 이렇게 되면 막장이다.  

역할나누기는 재미가 있다. 중독이 된다. 너는 임금 너는 신하, 너는 노인 너는 젊은이, 너는 여자 너는 남자. 너는 강남 너는 강북. 이렇게 칸을 자르고 퍼즐을 맞추면 재미가 있다.

목표에 쉽게 도달한다. 그래서 인도는 발전하지 못했다. 쉽게 목표에 도달하니 상승하지 못하는 거다. 반면 차별이 사회에 엄혹한 긴장을 조성하여 긍정적 에너지로 승화될 때도 있다.

신라는 골품으로 차별했다. 차별받은 가야인들이 울분을 느껴서 치고올라간 것이 삼한일통의 기초가 되었다. 위에서 누르니까 밖으로 진출한다. 김유신만 해도 원래 김해쪽인데 진천으로 밀려났다.

일본도 비슷하다. 세키가하라 전투에 패하고 도쿠가와 막부의 억압에 시달리던 하급무사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 대정봉환이다. 영국도 구교, 신교 싸움에 억눌리던 자들이 밖으로 출구를 잡았다.

한국도 살펴보면 강남이다 조중동이다 경상도다 해서 억누르는 세력이 있고 거기에 당하던 세력들이 광범위하게 뭉쳐서 개혁을 주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크롬웰 이후의 전개와 흡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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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이 남녀 사이에서만 일어난다고 생각하면 단견이다. 살펴보면 ‘개인과 세력’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남자직원이 여성 상사를 원치 않는 이유는 꽌시만들기에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남자의 본능은 세력화다. 왜냐하면 남자는 기본적으로 잉여존재이기 때문이다. 생명의 기본이 종족번식에 있다면, 남자도 번식에 기여한다는 사실은 근래에 유전학의 보급으로 알려진 사실이다.

모계사회에서는 대부분 남자의 종족번식 역할을 모른다. 종족번식의 기본은 여성이며, 남성은 주변을 맴돌고 기웃거리는 불안정한 존재다. 그래서 세력화를 통해서만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다.

여자도 세력화를 원하지만 방식이 다르다. 집단에 대한 충성심의 표현방식에 차이가 있다. 일본만화 히로카네 겐시의 시마과장이 잘 묘사하고 있다. 시마과장의 능력은 대부분 불법이다.

시마의 꽌시는 첫째가 사설탐정이요 둘째가 늘 사용하는 미인계다. 시마는 미남이므로 미남계를 구사하여 미인에게 접근한 다음, 다시 미인계를 구사하여 표적을 제거하는 한 가지 패턴을 반복한다.

심지어 시마사장이 되어서도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 시마이사부터 안봐서 모르겠다만, 보도에 의하면 시마사장이 친구 회사를 봐주느라 배임을 저질렀는데 미국이라면 당장 구속감이라고.

그런데 만화에서는 친구사이에 괜찮은 일로 되어 있다고. 중국에서 교통사고를 내면 경찰을 부르는게 아니라 각자 자신의 꽌시를 찾아 전화대결을 펼친다고. 거기도 안가봐서 모르겠지만서두.

결국 차별하는, 역할을 나누는 이유는 세력화에 의미가 있다. 세력을 얻으면? 불법을 저지른다. 시마과장은 상당한 실적을 미남계(동성애계 포함)>미인계>사설탐정을 통하여 이루었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후진국의 경우 기본적으로 남의 것을 훔치기 때문이다. 후진국에서 경쟁력이란 도둑질 능력이다. 가치창출은 창의성에 의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약탈에 의해 얻어진다.

재벌은 중소기업의 것을 빼앗고, 원청업체는 하청업체의 것을 빼앗는다. 거의 모든 것이 약탈에 의해 얻어지므로 혼자서 깝치다가는 죽는다. 결국 꽌시에 의존해야 한다. 사회가 총체적으로 꽌시다.

1990년 기준으로 한국의 기술 중 창의로 이룬 것은 몇 프로일까? 10프로? 일본인이 한국과자와 일본과자를 비교해 놨는데 대부분 일본에 같은 것이 있었다. 생산은 일본이 먼저다. 그렇다면?

요즘은 나아졌겠지만 90년대까지는 창피해서 얼굴을 들 수 없을 수준이었다. 모두 외국기술이고, 훔치거나 빼앗거나 줏거나 빌은 것이다. 그런 작업은 세력이 있을 때나 가능한 거다.

창의성 경쟁은 혼자서 가능하지만, 약탈경쟁은 무조건 숫자가 많아야 한다. 한국의 방송들은 직원을 부산에 보내 공공연하게 일본프로를 베꼈다. 이게 달라진 것이 인터넷이 보급된 이후다.

이젠 시청자들이 일본과 바로 비교가 가능하니까 그 수법이 먹히지 않을테고. 하여간 90년대까지 한국에서 ‘유능하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남의 것을 잘 훔치고 잘 빼앗는 것을 의미했다.

전여옥이 뻔뻔한 것도 이유가 있다. ‘그땐 다들 그랬는데 왜 나만 갖구 구래?’ 지금도 일부 구태의연 하겠지만 이제는 달라졌다고 믿고 싶다. 언제까지 그 낡은 방식이 먹힌다고 믿는가?

‘모방대국 일본’이라는 말은 80년대 한국인들이 일본에 대한 열등감을 달랠 때 쓰던 말이다. 요즘은 찾아보기 어려운 표현이다. '짝퉁대국 중국'이라는 말은 2000년대 지금 쓰이고 있다.

그럼 한국은 창의성 대국인가? 새우깡부터 꿀꽈배기까지 모방에서 자유로운 것이 몇이나? 몇해전 잡지에서 **김밥을 독창적으로 발명했다는 어떤 기업가의 자랑스런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일본 다녀온 사람이 그 기사를 봤다면 속으로 얼마나 비웃었을까. 결론적으로 한국인이 차별하기 좋아하는 이유, 역할나누기 좋아하는 이유는 그 전략이 먹히기 때문이다. 후진국에서는 먹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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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하고 역할을 나누는 이유는 근본 세력화를 위한 것이며, 그 세력화 수법은 첫째 될놈 밀어주기 전략을 예로 들 수 있다. 삼성, 현대 같은 대기업 밀어주기 심리 퍼져있다. 그게 환상이다.

가난하던 시절, 고시공부하는 장남을 위하여 차남이 희생하고, 공부하는 남동생을 위하여 누나가 섬유공장에서 희생하던 전략. 그게 익숙해져서 아직도 재벌은 형님, 중소기업은 아우라고 여긴다.

‘잘 나가는 형님 밀어줘야 가문살지.’ ‘잘 나가는 재벌 밀어줘야 한국살지’ 이러고 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그건 90년대까지 그랬다는 거고 2만불 시대에 그런 소리 하면 아둔한 거다.

둘째는 꽌시전략이다. 경쟁력은 기본적으로 도둑질에서 나온다는 발상에서 비롯된다. 서구인들이 번안된 일본만화 시마과장을 보고 그 한심한 작태에 충격을 받았다는 보도도 있더라.

“아니 일본이 이런 나라였어? 잘 나가는 대기업 엘리트 사원이라는 자가 한다는 일이.. 온통 불법, 복수, 음모, 파벌, 배신, 줄세우기, 갈구기, 부하에게 사적 심부름 시키기라니.”

물론 시마과장의 적들이 더 심한 악행을 저지르지만, 그 굴뚝에서 얼굴이 흰 청소부나 얼굴이 검은 청소부나 오십보백보다. 온통 진흙탕 싸움. 그 방법으로 오래는 못간다. 일본이 멈춘 이유가 있다.

이제 2010년이다. 아직도 장남을 위해 차남이 희생하고, 남동생을 위해 누나가 희생하는 사회인가? 필리핀 가본 사람은 이 말에 공감할 것. 여성이 취업해서 실직한 남자 떼로 먹여살리는게 기본.

아시아에서 심한 이유는 농경사회 전통 때문일 수도. 유목민이 외부의 침입자로부터 양떼를 지킬 때는 협력한다. 역할을 나누지 않는다. 소집논리를 따라 역할은 상황에 따라 즉시 결정되고 바로 해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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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이 있는 이유는.. 차별하는 근본 원인을 내버려두고.. 증상만 보고 ‘요거 하지 말라’는 식으로 일일이 대응하기 때문이다. 근본에서 차별하는 자가 이익을 보는 구조를 뜯어고쳐야 한다.

모든 차별에는 ‘세력화를 통한 살아남기’ 생존본능이 도사리고 있다. 원시의 본능이다. 살기가 어려우면 살려고 어떻게든 차별한다. 일본의 스모처럼 무조건 금 밖으로 밀어내고 본다.

외모 가지고 차별하면 안된다는 것을 한국인들은 이번에 배웠다. 그러나 근본 ‘창의성이 21세기의 경쟁력’이라는 본질을 간파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공정하게 창의성 경쟁을 하면 누가 이길까?

형님동생, 선배후배 찾으며 패거리 만들기에 몰두하는 자가 이길까? 아니면 역사의 진보를 따라잡으려 ‘우일신’ 노력하는 자가 이길까? 영업파트에서는 아직도 인맥 잘 만드는 사람이 이길 것이다.

그러나 많은 영역에서 역사의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사람이 승리한다. 인맥은 일대일 점조직이라 산술급수적으로 형성되는데 비해, 역사의 트렌드는 인터넷 집단지성을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남는 시간이 있다면, 포장마차에서 술잔 기울이며 몸 해쳐서 인맥 닦는 것 보다 인터넷 집단지성을 통해 시대정신을 헤아리고 가치판단의 중심을 바로잡아 놓는게 낫다. 그게 더 이익이다.

창의적인 사람이 성공하고, 룰을 지키는 사람이 보상받는 사회가 되어야 한국인들이 봉건적 꽌시의존을 포기하고 차별근성을 버릴 것이다. 그런데 아직은 전여옥들이 짱먹고 있어서 슬프다.

http://gujoron.com


[레벨:15]오세

2009.11.19 (20:13:10)

동렬님이 말한 세상을 우리가 만들 것이오.
사람사는 세상으로 만들 것이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7]젬마

2009.11.20 (02:00:30)

만들것이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15]aprilsnow

2009.11.20 (11:04:21)

성공해야겠네.
프로필 이미지 [레벨:24]꼬치가리

2009.11.28 (10:41:55)

'꽌시(关系,관계)' 라는 의미가 나라와 시대에 따라서 그렇게 심한 차이를 보이는 구랴.

관계맺기!
삶은 만남이고, 만남은 관계맺기 일진데,
그노무 관계맺기가 짜잔한 욕망채우기라니...

암튼 대한민국에서는 사람을 모르고 되는 일이 없소.
아파도 그렇고, 사건이 생겨도 그렇다오.

아프면 영한 의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의사의 친구의 친구를 찾고.
사고나면 경찰을 찾는 것이 아니라, 경찰의 친구의 친구를 찾고.
돈이 필요하면 은행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은행가의 친구의 친구를 찾소.

청와대 찾고, 국회우원 찾고, 장관 찾고, 시장, 군수, 동면장에 이장이라도 찾아야 되오.
더러바서 몸서리가 쳐지는 세상이오.

입시지옥, 사교육비 지옥을 외치면서도 줄서기에 매진하는 꼬락서니가 산 증거요.
이런 무지막지한 에너지가 정답 가려내기에 탕진되는 비능률 구조를 엎어버리기 전에는 희망이 전무하오.

이런 세상에서 우찌 인구증가를 기대하것소이까.
창의를 바탕으로, 탄생에서 죽음까지 패자부활이 쭈~욱 지속되는 긴장된 사회구조가 유일한 희망일게요.

끊임없는 곁눈질에 시늉에 시늉만 지속되는 짝퉁들의 삶!
왜 사는지..!

소통의 길에 발을 디뎌야 하는데...
굳게 닫힌 창을 열어재칠 열쇄가 잡히질 않소.

오늘도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무딘 촉수로 사방을 헤맬 뿐이오.
한가닥 빛을 찾아서...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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