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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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0938 vote 0 2009.11.10 (16:35:02)

"삼성의 성공원인"
'외적 소통과 내적 커뮤니케이션'

일류기업의 조건이라면, 무엇보다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자본의 생태계, 그 적나라한 현장에서 먹이사슬의 꼭지점에 올라 서 있느냐, 곧 가격결정력을 행사하는 파워가 있느냐가 관건이 되겠다.

삼성이 일류기업 수준에 도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언저리에 근접해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어떻든 이 나라에서 성공사례가 나왔다면 우리가 자신감을 가질만 하다. 예외없는 성공의 법칙이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건 삼성이 아니라, 삼성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 ‘성공의 법칙’ 그 자체다. 이제는 성공이 우리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현실성이 있기 때문이다. 충분히 가능하다는 사실을 삼성은 입증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추월하는 것이 역사의 법칙이다. 삼성은 법칙 준수사례에 불과하다. 문명이 이집트와 메스포타미아 지방에서 나왔지만 곧 지중해와 그리스가 이를 추월했다.

그 다음은 로마가, 다음은 스페인이, 그리고 영국과 미국, 일본이 차례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여기에 필연의 구조가 있다. 조만간 아시아가 다시 일어나 서구문명을 통째로 집어삼킬 수도 있다.

그 지점에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하겠는가? 구조론으로 보면 후발주자가 당연히 선발주자를 추월하게 되는 법칙이 있다. '의식의 방향성' 원리 때문이다. 의식에 단계는 없지만 방향성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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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강론’ 게시판에서 말한 바, 맹자의 교육법과 순자의 교육법 중에서 대치동 순자학원이 최종적으로 승리하는 법칙이 그것이다. 맹자가 선발주자의 코스라면, 순자는 후발주자의 코스다.

교육은 맹자가 옳지만, 기업은 순자가 옳다. 선발주자는 밖을 바라보고 나아가서 개척하며 에너지를 끌어온다. 후발주자는 안을 보고 내부를 통제하여 질서를 부여하고 모듈을 만들어 효율성을 얻는다.

대저 교육이란 무엇인가? 학생을 가르치는 것인가? 그렇다면 쪽집게 과외강사도 교육자인가? 아니다. 공자가 ‘학이시습지’를 말했을 때 그 교육은 개념이 다르다. 무엇보다 교육시스템이 중요하다.

교사가 흑판에 판기하고, 숙제 내주고, 시험지 채점하는 것이 교육이 아니라, 이 사회에 믿을만한 학교가 있고, 믿을만한 교사가 있고 그러한 사회적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 그 자체가 훌륭한 교육이다.

좋은 교육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참교육이다. 공자와 맹자는 교육시스템을 만들었고 순자는 족집게 학원을 열었다. 이건 기업이다. 교육은 인성계발이 목적이요 기업은 취직이 전문이다. 다르다.

교육은 밖에서 에너지를 끌어오고, 기업은 내부에서 효율을 달성한다. 역사의 법칙으로 보면 돈은 순자가 벌게 되어 있다. 사람을 키우려면 맹자를 따라야 하고, 돈을 벌려면 순자를 따라야 한다.

오해없어야 한다. 교육은 공적영역이고 기업은 사적영역이다. 기업이 이긴다고 해서 국가가 이기는 것은 전혀 아니다. 취직은 순자학원이 잘되겠지만 위대한 창업자는 언제나 맹자학원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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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의 ‘해적정신’은 알려진 이야기다. 이에 감명받은 매킨토시 개발자가 건물에 해적깃발을 달았다고. 해군은 안에서 무언가를 지키려 하는 반면에, 해적은 바깥으로 나아가 신천지를 개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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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구글검색]

‘디지털 노마드’ 개념과 비슷하다. 유목민은 바깥에서 얻고, 농경민은 안에서 지킨다. 물론 해적이 만능은 아니다. 변화가 일어날 때는 해적정신이 먹히지만 시스템이 안정되면 해군이 결국 승리한다.

참교육이란 무엇일까? 해적정신, 노마드정신이다. 대부분의 위대한 창업자들은 노마드 정신으로 무장하고 있다. 그러나 2세들은 다른 방법을 쓴다. 창업자는 태조, 태종이고 계승자 세종은 다르다.

'스티브 잡스'야 말로 직원이 모시고 일하기 힘든 '최악의 상사’라는 주장도 있다. 그가 성공한 것은 그의 특출한 디자인 감각 때문이고, 실제로 성공한 '스티브 잡스'형 괴짜 CEO는 드물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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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주자는 신소재, 신기술을 개발하고, 후발주자는 거기에 용도를 부여하는 패턴이 있다. 인터넷만 해도 원래의 군사용도와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 또 후발주자는 선발주자가 개발한 기술을 보다 인간화 한다.

야구라면 혼다는 선발, 도요다는 마무리다. 선발 혼다는 기술에 집착하고, 마무리 도요다는 인체공학을 주목한다. 검색선발은 야후였지만 곧 한국과 미국에서 후발주자인 NHN과 구글에 추월당했다.

야후의 속도집착은 혼다의 기술집착과 패턴이 같다. 인간화 한다는 것은 휴먼 인터페이스를 반영하여 표준을 만들고, 모듈을 만든다는 것이다. 모듈은 하부구조를 상부구조에 종속시키는 것이다.

산업화의 선발주자 영국이 먼저 증기기관을 만들었지만, 곧 후발주자 독일과 미국에 추월당했다. 오토의 독일은 기계로 앞섰고 에디슨의 미국은 전기로 앞섰다. 마쓰시다의 일본은 전자로 다시 미국을 추월하였다.

전쟁은 오다와 토요토미가 잘했지만, 여기에 통치기술을 접목시킨 사람은 도쿠가와였다. 선발주자가 개척한 터전을 접수하고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역사에 이런 패턴은 일반적이다.

성능은 독일의 타이거 탱크가 우수했지만, 러시아의 T형탱크가 속도는 더 빨랐고 주물로 찍어서 대량생산이 가능했다. 중요한 점은 독일도 러시아처럼 할 수 있었는데 왜 하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의식의 방향성’ 때문이다. 한번 집단이 가는 방향이 결정되면, 기세와 흐름이 생겨나서 그 방향을 바꾸지 못한다. 방향을 지켜야 이심전심이 되고, 상승효과가 나타나고, 붐업이 일어난다.

인위적으로 방향을 바꾸면 기세가 꺾여서, 이심전심이 되지 않고 붐업이 일어나지 않아 침체에 빠진다. 그러므로 멍청이 리더는 잘못을 알면서도 방향을 바꾸지 못하고 그대로 밀어붙인다. 이명박처럼.

히틀러가 과학적, 합리적 노선을 추구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독일인들은 히틀러의 '숨겨둔 한방'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합리적으로 생각한다. 그 경우 전쟁에 이길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닫는다.

히틀러는 '감춰둔 신무기 한방'에 대한 환상을 심어야 정권유지가 되므로 생산성을 무시하고 기술노선으로 가야했다. 독일인들은 마지막까지 곧 신무기가 나와서 러시아를 이길줄 알았다.

선발주자가 칼을 발명한다. 후발주자가 짝퉁칼을 만들어서 쫓아온다. 이때 선발주자의 선택은? 후발주자와 격차를 벌리기 위해 더욱 예리한 신무기 칼을 발명한다. 오직 칼의 성능에만 집착한다.

후발주자는 인터페이스에 주목한다. 칼날 강도는 됐고 보다 사용하기 편한 칼을 발명한다. 날이 휘어진 일본도는 수직방향으로 힘이 전달되므로 양날있는 검에 비해 손에 전해지는 충격이 약해서 좋다.

후발주자가 더 소비자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 이용자 편의성을 가미한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내놓는다. 물론 선발주자도 그렇게 하면 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역사에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창조적 활동은 붐업에 의해 가능하고, 기세에 의해 가능하고, 이심전심에 의해 가능하기 때문이다. 창조는 논리적 과학보다 미학적 영감에 지배되므로 트렌드가 중요하고 패션이 중요하고 분위기를 탄다.

방향을 바꾸려면 논리가 동원되어야 한다. 이때 대중은 감각을 잃고, 직관을 잃고, 혼란에 빠져서 우왕좌왕 하게 된다. 그러므로 리더는 기세를 잃지 않는 쪽으로 집단을 유도한다. 방향전환은 실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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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커뮤니케이션

최근에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된 개념이 '소통'이다. 노무현 정부 이후일 것이다. 이명박 정부에 들어와서 더욱 강조되고 있다. 소통이나 커뮤니케이션이나 넓게 보면 같은 말이지만 또 다르다.

소통이 화두로 뜬 것은 이명박 커뮤니케이션이 너무나 불통이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은 ‘의사’가 있다는 전제로 성립한다. 소통은 그 ‘의사’를 획득하기 이전 단계에서 상부구조로 성립한다.

원리 - 소통 (외부에서 에너지 조달, 상부구조, 미학의 영역)
개념
가치
의미
사실 - 커뮤니케이션 (내부에서 효율추구, 하부구조, 과학의 영역)

서로간에 생각이 다르고, 관점이 다르고, 지향점이 다르다는 전제 하에 공존을 추구하는 것이 소통이다. 반면 목표가 같은 기업에서 리더의 명령을 부하가 알아먹게 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이다.

이명박 집단은 외적 소통과 내적 커뮤니케이션의 차이를 깨닫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소통을 시도할수록 도리어 불통이 된다. "커뮤니케이션은 말로 하는 거고 소통은 역할나누기로 하는 거다. 멍청아!"

미학-선발주자-해적기질-노마드-창업자- 상부구조-참교육
(창조형 인재, 다른 목표, 역할나누기로 소통)

과학-후발주자-해군기질-농경민-2세경영-하부구조-주입식
(관리형 인재, 같은 목표, 말로 떠드는 커뮤니케이션)

리더는 소통을 통해 외부에서 에너지를 조달한다. 창업자는 보통 그렇게 한다. 태스크포스팀은 그렇게 한다. 과거의 그룹 기획실이나 구조본은 그렇게 한다. 2세는 반대로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 한다.

내부에 질서를 부여하고 모듈을 만들며, 보다 인간화 하여 효율을 달성한다. 문제는 선발주자가 기업을 안정궤도에 올린 다음 해적기질에서 해군기질로 방향전환을 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는 점이다.

의식에 계단은 없지만 방향성은 있다. 의식은 사회적 의식이며 이심전심, 유행, 트렌드, 붐업, 기세에 의해 확장되고 증폭된다. 한번 흐름을 타면 방향을 바꿀 수 없다. 그래서 후발주자가 항상 승리한다.

선발주자는 후발주자가 뒤쫓아오면 더욱 외부로 나아가서 간격을 벌리려 한다. 소재면 소재로, 기술이면 기술로, 디자인이면 디자인으로 자신이 익숙한 한 가지 방법, 외골수로 승부하려 한다.

후발주자는 어깨너머로 보고 배워서 선발주자의 시행착오를 피하며 표준을 제정하고 모듈을 만들어 효율을 달성한다. 보다 인간화된 디자인을 내놓는다. 이용자 편의성을 강조한다. 후발주자가 승리한다.

진정한 교육은 해적형 인재를 키우는 것이다. 말 잘듣는, 고분고분한 해군형 인재는 얼마든지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나라를 먹여살리는 S급 인재는 바깥에서 소통하여 활로를 개척하는 해적형 인재다.

기업은 미학에서 과학으로, 해적형에서 해군형으로 변신해야 승리한다. 물론 그렇다 해도 리더는, 창업자는, 태스크포스는, 기획팀은 해적형 인재로 구성되어야 한다. 몸은 변해도 머리는 여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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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든 자본주의든 이제는 이념의 탈을 벗고 인간의 얼굴을 해야 한다. 서구문명이 해내지 못하고 있는 그것을 이제 우리가 해야 한다. 그것이 장차 아시아의 전략이 되어야 한다. 필연 그렇게 된다.

서구가 해적형 문명이라면, 아시아는 해군형 문명이라 하겠다. 아시아가 서구를 이긴다면 해군이 해적을 이기는 셈이다. 그런데 영국 해적들이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꺾은 것은 해적이 해군을 이긴 것이다.

물론 해적이 해군을 이길 수 없다. 실은 해적에서 해군으로 변신한 후에 승리한 것이다. 아시아 해군이 서구 해적을 이긴다면, 역시 해군 중에서도 해적 마인드를 가진 집단이 그 눈과 귀와 머리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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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오해되기 쉽다. 필자는 구조를 논하는 바, 구조는 원래 복잡하므로 오해될 수 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이분법적 사고 버리고, 둘을 포괄하며 우선순위 지정하는 입체적 사고를 얻어야 이해된다.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추월하는 법칙을 말했을 뿐, 후발주자가 낫다는 뜻은 아니다. 구조론은 미학에서 출발하여 과학으로 간다. 해적에서 출발하여 해군으로 간다. 맹자에서 출발하여 순자로 간다.

미학이, 해적이, 맹자가 상부구조다. 과학은, 해군은, 순자는 하부구조다. 상부구조는 밖에서 에너지를 끌어오고 하부구조는 안에서 효율을 달성한다. 에너지가 중요하다. 이게 없으면 첫 단추에서 실패다.

상부구조를 달성하면 하부구조는 흐름에 의해 자연히 도출된다. S급 인재는 해적형 인재여야 한다. 문제는 관성의 법칙이다. 의식의 방향성이라는 관성의 법칙이 작용하므로 미학에서 과학으로 변신하기 어렵다.

이는 인간의 원초적 약점이다. 그러므로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추월한다. 후발주자인 아시아 해군이 서구 해적을 추월한다. 그렇더라도 리더는 해적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한국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

http://gujoron.com


[레벨:15]오세

2009.11.11 (00:18:45)

ㅎㅎ 그러고보니 동렬님은 해적왕이구려.
원피스의 루피가 부럽지 않겠소.
프로필 이미지 [레벨:15]aprilsnow

2009.11.11 (21:43:05)

해적형 리더,인재와 이심전심 소통되는 해군의 조직.
이게 과제군요.
[레벨:17]눈내리는 마을

2009.11.12 (06:35:22)

삼성물산쪽 사람을 만나본적이 있는데,
돈에 구애받지 않고 일처리하는 유연함을 보여주더군요.

상사맨들이 갖고 있는 유연함이 삼성구조조정본부에 있을겁니다.
일찍이, 서구와 일본을 접했고, 유럽까지도 오갔으니 말입니다.
그 엄혹하던 군홧발시대에도 말이죠...
프로필 이미지 [레벨:22]id: ░담░담

2009.11.12 (14:36:34)

삼성이라 부를 닫힌계는 어디까지 일까요?
삼성이라는 숲은 어디쯤에서 조망해야 제대로 보일까요?

"삼성의 성공"이라 부를 사례를 놓고, 논하는 것이 명확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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