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론
제 10 장

{라디오모자와 모자라디오}

미원과 미풍 - 승패는 정해져 있었다
라디오모자 - 아마추어와 프로의 싸움이 있었다
지퍼 - 발명은 발명가가 하고 돈은 장사꾼이 번다
동해백주 - 차별화된 기능에 차별화된 소비형태로 승부한다
냉장고전쟁 - 저축과 소비사이에서 먼저 선택된다
시장진입 - 먼저 시장의 성숙도를 판단한다
주류전쟁 - 제품에서 차별화되지 못하면 광고로라도 차별화하라
맥콜의 실패 - 코카콜라광고나 모방하는 안이함이 실패의 요인이었다
이론접근 - 아이디어에의 미련을 버려라
전술적 선택 - 아이디어는 1회성 소모품이다


제 10 장


{라디오모자와 모자라디오}

미원과 미풍 - 승패는 정해져 있었다

80년대 치열했던 중견기업 미원과 재벌기업 미풍의 경쟁을 검토해 봅시다. 처음 성능이 우수한 미원이 승리했으나 미풍의 제일제당이 복합조미료라는 신소재, 신기능의 신제품을 개발하여 전략적 승부로 반격해 왔을 때 미원은 기업규모의 한계 때문에 적절한 전략적 대응을 하지 못하고 전체조미료 시장에서의 주도권 손실을 상당부분 감내해야 했습니다.
만약 제일제당이 전략적 반격을 꾀하지 않고 가격과 디자인, 광고 등으로 전술적 승부에 치중했다면 제일제당은 더 크게 패배했을 것입니다. 요는 이길 싸움과 질 싸움을 미리 예측할수 있다는 것입니다.
시장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싸움이 전략의 승부인가 전술의 승부인가에 따라 선택해야할 전략과 전술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 선택이 적절했을 때 반드시 이기며 적절하지 못했을 경우 반드시 패배하게 됩니다.
손자는 그의 병법에서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적을 알고 자신을 안 다음에 반드시 취해야 할 전략과 전술의 선택이 적절하지 못하면 역시 백전백패입니다.
적을 안다는 것은 전략과 전술을 안다는 것이며 자신을 안다는 것 또한 가용한 전략과 전술을 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진짜 알아야 할 것은 따로 있습니다.
적이 특정의 전략을 선택했을 때 자신이 대응하여 선택해야 할 전략과 전술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진정 알아야 할 것은 바로 이 점입니다. 상대의 전략과 전술에 따라 이 쪽이 택해야 할 전략 전술이 정해집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라디오모자 - 아마추어와 프로의 싸움이었다

불행하게도 두 명의 발명가가 동일한 내용을 동시에 발명해 특허권을 가지고 법정 싸움을 벌여 동시패소한 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은 각기 제품을 생산하여 상업적 성공을 기대했는데 한 사람은 성공하고 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패배했습니다.
왜 동일한 제품을 가지고 누구는 실패하고 누구는 성공했을까요? 여기서 이론이 필요한 것입니다. 법칙을 따른 사람이 이기고 아이디어에 매달린 사람이 패배했습니다.
라디오와 모자를 결합한 아이디어 상품이 있었습니다. 라디오 모자는 라디오일까요? 아니면 모자일까요? 라디오모자는 소비자에게 라디오로 받아들여질까요 아니면 모자로 받아들여질까요?
라디오 모자가 라디오일 때 아이디어 맨의 재치에 의한 파격적인 디자인이 됩니다. 곧 위 다섯가지 발명에서 다섯번째의 미감위주의 발명이 됩니다. 이 경우 실용신안 정도의 소발명이 되어 시장의 경쟁에서 가장 낮은 단계의 전술승부가 됩니다.
라디오모자가 모자일때 기능발명의 대발명이 됩니다. 시장에서는 두번째로 고등한 기능경쟁이 되어 상당한 전략의 승부가 됩니다. 모자의 여러가지 기능 중에서 새로운 기능이 하나 추가된 것입니다. 야외에서의 레저, 스포츠용 고급모자 하나가 탄생한 셈이 되는 것입니다.
동일한 제품이라도 소비자들에게 기능이 바뀐 고급 제품으로 인식되느냐 디자인이 바뀐 아이디어 상품으로 인식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가름되는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대개 아이디어 상품이라면 일단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합니다. 아이디어는 일단 진지하지 않고 경박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라디오모자를 라디오가게에서 팔아야 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모자가게에서 팔아야 하는 것입니까? 승패는 거기서 결정납니다.
두 사람이 라디오모자의 특허권을 공유하고 시장에서 경쟁을 벌였습니다. 라디오 모자를 발명해서 실패한 사람은 엉뚱함과 기발함을 신조로 하는 직업발명가 아이디어맨이고 성공한 사람은 모자를 생산 수출하는 회사의 대표였습니다.
한사람은 고급모자를 만든 격이 되었고 한사람은 묘한 라디오를 만든 격이 되었습니다. 발명에서의 승부 다음에는 시장에서의 승부입니다. 모자회사의 대표는 시장승부에서 후속대책을 내 놓을 수 있지만 아이디어맨은 특허를 팔아먹는 것 외에 사후 대책이 없습니다.
이 점이 강조되어야 하는 것은 발명을 위한 발명에 빠지기 쉬운 직업발명가들이 흔히 겪는 오류를 이론의 측면에서 지적하자는 의도입니다. 아이디어가 기술에 우선해서는 안됩니다.
창의에서 이론이 필요한 것은 특허획득이 목표가 아니고 시장에서 상업적 성공으로 연결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성공은 발명 그 자체보다 더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지퍼 - 발명은 발명가가 하고 돈은 장사꾼이 번다

선드바크와 저드슨이 이미 무수한 사람들을 파산시킨 지퍼의 개발에 도전한지 20여년 만에 드디어 그럴듯한 {후크없는 자동여미개}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대량생산기계까지 만들었으나 지퍼는 팔리지 않았습니다.
눈치빠른 의류생산업자들이 20세기 초반의 고전적 패션환경에서 옷에다가 지퍼달기를 라디오에 모자달기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라디오에 모자를 달아서는 팔리지 않습니다.
전략과 전술의 연계원칙에서 라디오에 모자달기는 전략적 선택이 되는 기능승부가 되지 않고 가장 낮은 차원의 전술적 승부가 되는 미감승부가 됩니다.
지퍼라는 이름은 목이 긴 장화를 생산하는 신발회사에서 선드바크의 후크없는 자동여미개를 장화에다 부착하며 붙인 신발이름입니다. 지퍼는 엉뚱하게도 발명가가 붙인 탤런(발톱)이라는 정식이름보다 신발회사에서 신발이름으로 붙인 지퍼로 알려졌습니다. 즉 발명은 발명가가 하고 돈은 신발회사가 번 것입니다.
지퍼를 20세기 초반의 고전적 의상에다 붙이면 미감의 승부가 되지만 장화에다 부착하면 기능의 승부가 됩니다. 앞은 라디오에 모자달기고 후자는 모자에 라디오달기입니다. 동일한 상품이 어떻게 결합되는냐에 따라 전략의 승부가 되기도 하고 전술의 승부가 되기도 합니다. 입고 있는 옷과 신발의 격이 차이 나기 때문입니다.
지퍼는 처음 장화에 부착되고 가방이나 군용천막, 군용배낭 따위에 부착되다가 또다시 20여년의 세월이 흐른 후에야 어느 패션디자이너의 노력에 의해 겨우 신사숙녀들의 옷에 상륙했습니다. 그 20여년의 세월을 앞당기기 위하여 전략과 전술의 선택이 필요한 것입니다.

동해백주 - 차별화된 기능에 차별화된 소비형태로 승부한다

소주(알콜도수 25 )와 고량주(알콜도수 45 ) 사이에 커다란 간격이 있습니다. 아이디어는 단순합니다. 그 넓은 간격에 뛰어드는 것입니다. 곧 차별화 전술입니다. 틈새시장에 끼어들기입니다.
동해백주라는 이름의 30도 짜리 소주가 있었습니다. {사나이 가슴에 불을 당긴다}는 카피로 유명했던 이 상품은 곧 실패했습니다. 충분한 전략적 검토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시장진입을 시도했기 때문입니다.
이 신상품은 기능의 창안일까요? 성능의 창안일까요? 이점에서 모호한 점이 있었습니다. 제품의 차별화는 소재의 차별과 기능의 차별과 성능의 차별화로 이어져야 합니다. 거기서 기능의 차별화는 또한 소비자의 수요형태의 차별화에 제조회사의 제조능력이 대응하는 형태로 시도되어야 합니다.
소비형태가 변하지 않는 상태에서 기능의 차별화는 불가능한 것입니다. 동해백주는 소주와 기능이 차별화되어 전혀 다른 장소에서 전혀 다른 음주형태로 소비되어야 했습니다. 실패가 필연적인 것은 아닙니다. 전략과 전술의 실패입니다.
충분한 전략적 검토를 통해 적당한 크기의 백주잔과 거기에 맞는 술안주와 음주형태를 개발 홍보했어야 했습니다. 술은 여러가지 종류가 있고 각기 나름의 고유한 기능이 있는 것입니다. 회식용, 퇴근후용, 선물용, 명절용, 야외용의 기능구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점에 주목했어야 했습니다.
아이디어는 단순히 [차별화]이지만 이론은 거기에 다시 소재의 차별화인가? 기능의 차별화인가? 성능의 차별화인가? 가격의 차별화인가? 포장의 차별화인가를 묻습니다.
기능의 차별화라면 그 기능은 소비자의 수요형태와 거기에 대한 생산자의 생산능력의 결합이며 구체화하여 소비자로부터 어떻게 새로운 소비형태를 이끌어 내고 어떠한 생산능력으로 그 새로운 소비형태에 대응할 것인가가 물어집니다.
동해백주는 기능의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기능을 설명해 보이지 못했습니다. 소비자들은 포장마차에서 마시는 소주와 어떻게 다른지 그 차별을 알지 못했습니다.
막걸리는 김치가 안주요, 맥주는 땅콩이 안주요, 소주는 찌개가 안주요, 고량주는 중국요리가 안주다 하는 식으로 기능에 따라, 알콜도수에 따라 안주가 차별화 됩니다. 거기에서 실패했습니다. 백주의 안주는 무엇인지 소비자들에게 알리지 못했습니다.














냉장고전쟁 - 저축과 소비사이에서 먼저 선택된다

80년대 초 대한전선사는 종래의 간접냉각 방식과 다른 직접냉각 방식의 원, 투, 제로 냉장고를 개발했습니다. 파격적인 가격과 낮은 전력소비율을 내세웠으나 경쟁사의 성애논쟁에 말려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싼 가격과 전력소비는 비용위주의 효능경쟁이고 성애방지는 성능경쟁입니다. 이 경우 소비자는 성능을 택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고가품, 사치품, 신제품, 내구재일수록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70년대 냉장고는 엄청난 고가품이요 사치품이었습니다. 먼저 소비자의 소비심리를 검토했어야 했습니다.
특정회사가 낮은 단계인 전술승부로 도전했을 때 경쟁사가 더 높은 단계의 전략승부로 맞받아치면 전술은 반드시 전략에 패하게 되어 있습니다.
수년 전 대우전자는 중국에 소형냉장고 공장을 지었으나 판매부진으로 실패했습니다. 중국소비자는 고가의 대형 냉장고를 구입하려 했지 저가의 소형냉장고를 구입하려 들지 않았습니다. 외제는 일단 비싸야 팔리게 되어 있습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아야 합니다. 소비자는 먼저 [저축을 선택할 것인가? 소비를 선택할 것인가?]를 판단합니다. 저축을 선택했을 경우 소비하지 않으며 소비를 선택했을 경우 가격을 따지지 않습니다.
물론 소모품인가 내구재인가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런 특성은 각별히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격이 싸니까 팔리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은 지극히 단순한 전술적 발상입니다.
물론 소비자가 소비와 저축 사이에서 고민할 필요가 없는 저가품이라면 또 다른 경우가 되겠습니다만 중국에서 냉장고는 충분히 고민해야할 만큼 고가품입니다.

시장진입 - 먼저 시장의 성숙도를 판단한다

경쟁상대가 분명히 존재하고 양자가 충분히 비교되고 있으며 그 비교가 충분히 부각된 상태에서 기능과 성능에서 대등할 때에 비로소 가격이 고려의 대상이 되는 것이지 그렇지 않을 경우 가격보다는 기능이나 성능이 우선입니다.
전술은 구체적 비교 대상인 경쟁상대가 있을 때 동일한 기능과 성능으로도 경쟁상대를 따돌릴 수 있는 방법이며 전략은 그러한 경쟁의 대상이 없거나 불분명한 상태에서 소비자를 유인하고 시장을 형성하는 방법입니다.
대우전자는 중국에서 존재하지 않는 가공의 적을 이기기 위해 저가의 소형냉장고를 생산한 셈이 된 것입니다. 경쟁이 없을 때는 적을 이기기 위한 방안이 아니라 먼저 시장을 형성할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여기에서 이론의 부각이 있습니다.

(시장의 성장단계에 따른 5단계 차별화 전략)
1. 시장성립 전 차별화 된 소재의 강조
2. 시장진입단계에서 차별화 된 기능의 강조
3. 경쟁단계에서 차별화 된 성능의 강조
4. 시장주도 후 독과점단계에서 차별화 된 효능(가격)의 강조
5. 시장해체 단계에서 차별화 된 디자인의 강조

시장의 '성립, 진입, 성장, 경쟁, 소멸'의 각 단계에 따라 시장전략 또한 다단계전략이 필요한 것입니다. 소비자는 상품의 선택에서 소재와 기능을 우선하며 가격과 디자인은 우선순위에서 밀립니다.
소재가 동일한 경우에 기능이 뛰어난 제품을 찾으며, 기능이 동일한 경우에 성능이 뛰어난 제품을 찾으며, 성능이 동일한 경우에 가격이 싼 제품을 찾고 가격이 대등할 경우에 포장을 살피는 순입니다.
발명가는 자신의 창의가 소비자들에게 기능, 혹은 성능의 개선으로 받아들여지느냐 아니면 가격, 포장이 변형된 것으로 받아들여지느냐에 주목해야 합니다. 즉 단순히 디자인이 바뀌었다 하더라도 거기에 적절한 기능을 부여해야 합니다.



















주류전쟁 - 제품에서 차별화 하지 못하면 광고라도 차별화 하라

관광소주의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내용물이 동일하더라도 광고를 통해 기능의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입니다. 즉 선전을 통해서 관광소주의 일반소주와 차별화 되는 음주형태를 개발하여 보급하는 것입니다.
근래 시장이 형성된 그린소주, 김삿갓, 참나무통맑은소주들의 경우 이 부분에서 별다른 전략적 선택이 보여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뒤끝이 깨끗하다. 맛이 좋다. 숙취가 없다.] 하는 식의 성능경쟁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고급소주가 일반소주와 전혀 다른 기능성 주류임을 부각하지 못하고 단지 맛과 질에서 성능의 차이만을 강조한다면 또한 동해백주의 전철을 밟게 됩니다. 기능과 성능의 싸움에서는 성능이 패배하게 되어 있습니다.
라거맥주와 하이트맥주의 광고전을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광고전략은 시장주도사와 2위그룹간에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1위업체는 타 주류업종과 경쟁하는데 비해 2위업체는 1위업체와 경쟁합니다.
즉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1위업체는 소주나 양주와 경쟁하는데 비해 2위업체는 같은 맥주인 1위업체를 공략합니다. 여기서 타 주종과 비교하는 광고전략이 기능의 강조라면 같은 주종끼리 경쟁하는 광고가 성능의 경쟁입니다.
맥주가 귀하던 시대에 OB맥주의 광고전략이 소주보다 맥주를 마시자는 기능부각이라면 맥주가 대중화된 시대에 하이트맥주의 광고전략은 당연히 물맛이 좋다는 성능부각으로 넘어가는 것입니다. 하이트는 기능경쟁에서 성능경쟁으로 먼저 넘어가므로서 시장을 쟁취했습니다.
기능과 성능이 싸우면 기능이 이깁니다. 그러나 그 기능을 차별화 해낼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하이트나 라거나 기능의 차이를 판별할수 없는 상태에서 기능경쟁은 무의미합니다. 당연히 시장전략은 성능의 경쟁으로 넘어가야 하고 하이트는 거기에서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성능경쟁이 한계에 이른다면 가격경쟁 그 다음은 미감경쟁입니다. 라거맥주의 랄랄라광고는 미감의 강조이므로 전술적 반격입니다. 하이트맥주의 수질광고는 여전한 성능의 강조입니다.
즉 전략과 전술의 대결에서 당연히 전략이 이기지만 전략의 차별화가 불가능해질 때 전술의 반격이 먹혀들며 OB맥주의 기능강조가 차별화에 실패하자 하이트맥주가 성능강조로 전술적 반격을 꾀했으며 이에 라거맥주가 미감강조로 역시 전술적 반격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상품이 충분히 개발되어 더 이상의 질적 차별화가 불가능한 단계에서 전술승부로 경쟁양상이 변화되어 가는 흐름입니다.















맥콜의 실패 - 코카콜라 광고 모방의 안이함이 실패의 요인이었다

근래 시장에서 거의 퇴장한 보리음료의 경우를 말한다면 초기에 맥콜은 일반 청량음료와는 다른 형태의 용기에 담아서 도로휴게소나 목욕탕 등지에서 판매했습니다. 이점 소비자들에겐 기능이 차별화된 기능성 음료로 받아들여지게 된 것입니다.
맥콜의 성공이유는 기능성의 강조에 있었습니다. 또한 맥콜의 실패는 지속적으로 기능을 강조하지 못한 광고전략의 실패에도 책임이 있습니다.
맥콜은 판매가 늘어나자 본래의 기능성을 잃고 여타 청량음료와 같아져 버렸습니다. 용기도 같아지고 공급방법도 같아지고 광고형태까지 코카콜라를 닮아갔습니다. 이때 우유탄산 음료, 스포츠 음료 등 용기와 이미지가 다르며 기능성을 강조한 음료들이 출시되자 본래의 기능적 차별성이 무색해져서 판매가 감소하였습니다.
수명이 긴 청량음료들은 나름대로의 고유한 기능적 영역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사이다의 경우 야외에서의 레저나 행락 또는 노동에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소비되며 콜라의 경우 과자나 햄버거 등 양식류의 음식에 곁들여집니다.
보리음료는 이 부분에 있어서 고유한 기능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맛의 차별화만을 강조하다가 경쟁사에서 맛이 더욱 차별화된 음료로 공격하자 쉽게 무너진 것입니다. 실패가 필연적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전략적 시장방어에 나섰더라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차별화]라는 전술적 아이디어가 이론으로서의 전략적 원칙과 충분히 연계되지 않았을 때 별 의미가 없다는 점입니다. 아이디어란 그 기발함으로 화제를 끌어 제품을 알리는데 충분히 가능하지만 충분히 알려진 다음엔 효과가 사라지게 됩니다.
차별화를 한다면 소재를 차별화 할것인가 기능을 차별화 할것인가 성능을 차별화 할것인가 가격을 차별화 할것인가를 판단해야 합니다. 또한 시장의 성숙도에 따라 적절히 연계하여 변신해야 합니다.
시장진입 전에 소재를 차별화하고, 시장에 진입할 때 기능을 차별화하고, 경쟁할 때 성능을 차별화하고, 독과점 할 때 가격을 차별화하고, 시장이 해체될 때 디자인을 차별화해야 합니다.




















이론접근 - 아이디어에의 미련을 버려라

아이디어 위주의 발명으로 하여 크게 성공할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경우로 [종이비누]를 들수 있습니다. 종이비누는 일반비누에 디자인을 바꾼 아이디어 제품인가 아니면 전혀 새로운 기능을 가진 전혀 다른 상품인가의 문제에서 발명가는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종이비누의 기능적 의의는 여행이나 야외활동에서의 휴대가능성입니다. 그렇다면 역시 휴대가 곤란한 면도기, 치솔, 치약, 휴지, 손수건과의 결합을 추구했어야 했습니다.
종이비누의 직접적인 결함은 포장방식에 있습니다. 인간생활에의 최적 접근이라는 성능경쟁의 원칙에 충실하기보다 [종이]라는 아이디어에 집착하여 비누를 만들었다기보다는 종이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여기에 개선의 여지가 있고 변신하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더 크게 상업적 성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래서 이론이 필요합니다. 소재와 기능, 성능, 비용, 미감의 차별화에 의한 비교우위를 추구함에 있어서 소재와 기능에 주목하는 전략적 검토와 비용과 포장에 유의하는 전술적 선택에서 양자의 적절한 연계에 의한 다중적, 다면적, 단계적 대응으로 시장 변화에 적응하고 또 주도해 나가야 한다는 선전략 후전술의 이론적 원칙에 충실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입니다.





전술적 선택 - 아이디어는 1회성 소모품이다

창의의 실패는 대개 아이디어를 과시하고 싶은 의욕에 집착하여 충분한 전략적 검토 없이 전술에 치중하다가 작게 성공하고 크게 실패하는 것입니다. 전략적 대응에 있어서는 타 경쟁사가 감히 손을 쓸 수 없지만 전술적 대응에 있어서는 타 경쟁사에 간파되는 즉시 반격당할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를 이용한다는 것은 역으로 적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셈이 됩니다. 얕은 아이디어는 벤치마킹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병법가는 최후의 일전이 아니면 결코 전술적 모험을 하지 않는 법입니다.
또한 전략가라면 결코 한번 써먹은 전술을 두번 써먹지 않습니다. 승부는 마음에서 결판납니다. 당면한 전투에서 아이디어를 써서 적을 이기고 공을 세울 것인가 아니면 원대한 전략을 지켜서 한번 싸움에 지더라도 결정적 고비가 될 때 까지 참을 것인가 하는 마음의 자세가 중요합니다.
참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 인내력은 충분한 이론적 원칙에 기초한 것이어야 합니다. 확고한 이론적 인식이 있어야 어려운 고비에서 먼저 자기자신을 설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술가에게 아이디어는 사석작전의 버려지는 돌입니다. 트로이의 목마와 같습니다. 이쪽에서 먼저 자극적이고 천박한 아이디어로 공세를 펼친 후 경쟁사가 아이디어를 모방하여 똑같이 저급한 아이디어 경쟁을 벌이게 되면 초기에는 소비자의 주목을 끌지만 이윽고 소비자들이 염증을 내게 될 때 한차원 높은 질의 승부로 반격하여 경쟁사를 궤멸시킬수 있는 효과적인 무기가 자극적인 아이디어입니다.
맥콜이 인기를 끌자 경쟁사들은 설탕과 향료를 더 많이 넣어 더 달고 더 강한 맛의 보리음료를 경쟁적으로 출시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자극적인 당도경쟁에 식상할 무렵에 전혀 다른 차원의 기능성 음료인 우유탄산음료를 내놓고 일제히 보리음료를 빼버렸습니다. 트로이의 목마전술입니다.
아이디어는 언제나 사석작전의 버려지는 돌에 불과합니다. 1회성 소모품입니다. 자극적인 아이디어의 수명은 소비자의 인지도가 충분히 높아진 시점에서 끝납니다. 진정한 승부는 이론에서 얻어집니다.
제갈량은 맹장 위연의 조언을 무시하고 함부로 이기는 싸움을 하다가 시일을 오래 끌어 적장 사마의에게 이쪽의 전술을 다 가르켜 주고 말았습니다. 지피지기를 당하고는 이길 수 없습니다.
지피지기를 당하지 않는 것은 건곤일척의 결정적 승부가 될 때 까지 꾀를 쓰지 않고 정통적 방법을 고수하는 것입니다. 아이디어는 언제나 한번 써먹고 버릴 준비를 하고 들어가는 것입니다. 제갈량의 병법은 아이디어에의 과신으로 실패한 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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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후기] 김동렬 2002-09-08 3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