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301 vote 0 2013.10.23 (20:06:48)

http://movie.naver.com/movie/bi/mi/reviewread.nhn?nid=2081545&code=10479


'바그다드 카페'를 보신 분들은 

그 사막의 붉은 빛깔에서 장예모의 '붉은 수수밭'을 떠올려야만 한다.


그런데 평론이랍시고 써놓은게 모두 등신 소리다. 

도대체 눈 감고 영화보는 기술은 누구한테 배웠는지.


영화는 시간을 따라가면 안 되고, 반드시 공간을 따라가야 한다.

왜 박중훈의 '톱스타'는 망하고, 김기덕의 '배우는 배우다'는 성공하는가?(흥행과 무관하게)


박중훈은 시간을 따라가고 

김기덕은 공간을 해부하기 때문이다.


붉은 수수밭이 어떤 공간인가?

수수가 졸라리 많은 공간이다.


세어나 봤나? 정확하게 15억이다. 

그 중에 10억이 30살 이하 젊은이다.


바그다드 카페에서 사막의 붉은 빛깔과 거친 먼지바람은

붉은 수수밭의 수수대를 흔들어대는 거친 바람과도 같다.


게다가 성질머리 하곤.. 서방을 쫓아낸 브렌다의 거친 사막

서방을 해치워버린 추알(공리).. 나쁜 년이다.


브렌다와 야스민과 추알의 공통점.. 무능한 남편을 해치워버렸다는거.

그렇다면 이 두 영화는 공통적으로 페미니즘의 어떤 요소를 가지는 거다.


중요한건 의사결정이다.

페미니즘이냐 아니냐는 누가 의사결정을 하느냐다.


나쁜 여자 브렌다와 나쁜 여자 추알은 

붉은 사막의 거친 기운, 붉은 수수밭의 거친 기운 때문에 나쁜 여자가 된 것이다.


근데 갑자기 왜 일본군이 쳐들어 오느냐고.

그래서 중국은 졸라 부자인 거다.


일단 수수밭이 15억 인구다. 

게다가 다 젊었다. 


movie_image.jpg


이 꼬맹이 넘이 왜 아비 옆에 떡 서 있느냐 말이다.

젊은 중국의 미래를 상징하는 거다.


붉은 수수밭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모옌의 보수적인 중화주의를 그리고 있다.

문혁직후.. 지금 중국은 족같지만 조만간 세계를 불태우리라. 


수수밭이 불타는구나

전 세계가 불타오르는구나.

중국이 천하를 불태우고 마는구나.


이런 노래를 불러제끼고 있더라 말이다.

아큐정전의 아큐가 어리버리한 서태후 시절의 중국을 


상징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바보는 없다.

중국바보=아큐바보


공리의 죽음. 문화대혁명의 실패를 의미한다.

중국은 좌절해 있는 거다. 그러나 거기서 모옌은 새로운 중화주의 도약을 꿈 꾼다.


왜? 수수가 졸라 많으니깐

고량주가 졸라 독하니깐.

바람이 수수대를 마구 흔들어대니깐.

18리 고량주가 잘 팔리니깐.


결정적으로 왜넘

왜넘을 쳐죽여야 한다는 강력한 동기부여


씨빡 이거 금덩이 백개 하고도 안 바꿀 횡재가 아닌가.

일본을 쳐부술 때까지 중국은 멈출 수가 없다.


근데 어떤 영화평을 봐도 이런 본질에 대한 언급은 없다.

졸라 영화를 콧구멍으로 보나.


하여간 나귀를 주고 공리를 사간 

이서방을 죽여버린 가마꾼넘은 그넘이 바로 문화혁명 수괴인 거다.


문화혁명은 중국이 세계사를 선도해 보겠다는 대야망의 표출이었다.

순수한 욕망 그 자체. 개망신으로 종결. 


15년 만에 영국을 따라잡겠다던 대약진운동의 조급함.

대약진운동이 3000만명 굶어죽고 대실패로 돌아가자 물질로 영국 따라잡기는 포기 


정신으로 이미 영국을 따라잡았다고 선언해버린게 문화혁명이다. 

물질승리로 안되니까 정신승리법으로 도피한 거.


그러한 무모한 욕망에 대한 긍정. 유이찬아오의 똘끼발휘.

그러한 무모한 욕망의 실패.. 공리의 죽음.


바그다드 카페는 사막의 두 얼굴.. 거친 얼굴과 예쁜 얼굴

브렌다의 두 얼굴.. 골난 표정과 활기찬 표정


그 둘의 공존을 이야기한다.

그 중에서 어떤 얼굴을 보는지는 당신의 재주.


인도에 여행가서 삐끼 욕이나 하고 오는 놈은 

브렌다의 거친 얼굴만 본 등신남편


인도에 가서 발달한 차문화를 보고 온 사람은

브렌다의 활기찬 얼굴을 끌어낸 야스민


중국의 두 얼굴

그것은 대약진운동과 문화혁명의 난폭한 폭주.


그리고 왜놈들에게 복수하려는 거대한 야심.

당신은 중국의 어떤 얼굴을 보았는가?


남편 갈아치운 나쁜년 공리를 보았는가?

18리 고량주로 대박낸 이쁜년 공리를 보았는가?


어떤 얼굴을 보든 그것은 당신의 수준.

김기덕 영화를 보고 골을 내든, 유쾌한 웃음을 짓든 그것은 당신의 수준. 


구조를 보는 시선을 얻지 않으면 안 된다.

붉은 고량주는 젊은 중국의 들끓는 에너지. 노인연합으로 퇴행한 한국과 비교되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80737
695 붉은가족 image 1 차우 2013-11-17 3343
694 프랑스 vs 한국, 갑을&가피 매트릭스 담 |/_ 2013-11-15 4647
693 최악의 디자인 제네시스 image 3 김동렬 2013-11-14 7277
692 침략할 만한 국가, 책임져야 할 공간 담 |/_ 2013-11-13 3287
691 생각의 정석 17회: 문제적 인간, 김동렬 10 오세 2013-11-12 3792
690 생물의 진화 image 5 김동렬 2013-11-12 7132
689 초파리의 위장술 image 4 김동렬 2013-11-11 4863
688 자연주의 대 완전성 김동렬 2013-11-11 3387
687 자연주의 대 반자연주의 김동렬 2013-11-08 4820
686 팔로워 낚시용 유치한 글 7 김동렬 2013-11-07 4622
685 또 법륜 .. 화가 나는 이유 15 김동렬 2013-11-05 7934
684 유대인이 창의적인 이유 1 김동렬 2013-11-01 6433
683 애니메이션 흥행순위 image 7 김동렬 2013-10-31 4683
682 화내는 습관 고쳐질까? 24 김동렬 2013-10-30 9335
681 한국이 노벨상을 못 타는 이유 2 김동렬 2013-10-29 11256
680 맘에 드는 작품을 찾아보세요. image 10 김동렬 2013-10-27 6483
» 붉은 수수밭 image 김동렬 2013-10-23 7301
678 생각의 정석 16회 1 오세 2013-10-23 3391
677 보물찾기: 나란 무엇인가? 3 오세 2013-10-22 4173
676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 1 김동렬 2013-10-21 5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