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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7673 vote 0 2013.03.07 (23:49:19)

 

    생명과 무생물의 차이


    사람들은 애매한 것을 좋아한다. 진리든 도든 깨달음이든 신이든 사랑이든 믿음이든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의사결정의 스트레스로부터 도피하려는 것이다. 극복해야 한다. 치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예컨대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는 어디일까? 바이러스처럼 애매한 것이 있다. 바이러스는 생물로 분류할만한 근거도 있고, 무생물로 분류할만한 근거도 있다. 애매해서 좋다.


    사람의 성별은 남성과 여성으로 명확히 나눠진다. 그런데 중성도 있고 게이도 있고 레즈비언도 있고 양성인도 있고 어지자지도 있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남자와 여자의 성기를 동시에 가진 양성인이 있다고 해서, 남성과 여성이 명확하게 나눠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생물도 있고, 무생물도 있으며, 반생물도 있다. 바이러스는 반생물이다. 어쨌든 생물과 무생물은 명확하게 나눠진다. 그것은 의사결정이다. 독립적으로 의사결정하면 그것이 생명이다.


    의사결정은 사건의 기승전결을 타고 간다. 기승전결은 시간이다. 시간이 흐른 후의 결과를 예상하고 대응하면 생물이다. 즉 약간 시간차를 두고 반응하면 그게 생물이다. 즉각 반응하면 무생물이다.


    무생물은 작용과 반작용의 접점에 축과 대칭이 성립한다. 생물은 자기 안에 축과 대칭이 존재한다. 그 접점의 구조를 복제하여 자기 내면에 동일한 것을 두고 외부환경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인다.


    신(神)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다. 도(道)나 진리나 깨달음이나 철학이나 사람들은 애매한 상태에 두려고 하지만 사실은 명확하다. 개시허망도 명확하고 즉견여래도 명확하다. 근데 중간이 있다.


    중간이 있다고 해서 명확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구에는 북극과 남극이 있다. 북반구 아니면 남반구에 소속된다. 그렇다면 적도는 뭐지? 착각하지 말라. 적도 역시 명확하다. 북극과 남극은 명확하다.


    북극은 정확히 북위 90도에 있고 남극은 정확히 남위 90도에 있다. 사실은 하나의 극이 있다. 지구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돌기 때문에 남극과 북극이 성립한다. 본래 하나에서 나왔으므로 명확하다.


    깨닫지 못하는 이유는 깨달음을 애매한 상태에 두려고 하기 때문이다. 애매한 상태에 두면 마음이 편해지는 까닭이다. 내가 못 먹는 감을 남도 못 먹는 장면이다. 안심이 된다.


    그러나 관점을 바꾸어 보라. 남자와 여자는 명확하게 구분된다. 파이의 값은 명확하게 특정된다. 답은 비례식을 수용하는가의 차이에 있다. 자연수는 1에 대한 비례다. 그런데 누가 분모를 1로 하랬냐고?


    π의 값은 π다. 둘레/지름이다. 명확하지 않은 것이 도리어 명확하다. 비례식은 내부에 축과 대칭이 감추어져 있다. 그래서 명확하지 않은것처럼 보이지만 도리어 명확하다.


    관점을 바꾸었느냐다. 신에 대한 개념도 마찬가지다. 정령신, 영웅신, 시조선, 관념신으로 보면 애매하지만 소통신으로 보면 명확하다. 소통신은 비례식이다. 명확하게 정답이 있다. 똑부러진다. 그러나 고정되지는 않는다.


    믿음에 대한 개념도 마찬가지다. 자식이 부모에 의지하는 믿음으로 보면 애매하지만 부모가 자식을 남기는 믿음으로 보면 명확하다. 상부구조를 기준으로 보면 명확하다. 비례식은 상부구조다.


    존재도 마찬가지다. 몸과 마음으로 보면 애매하지만 관계로 보면 명확하다. 하나의 의사결정영역이 하나의 존재다. 작용에 대해 반작용할까 말까 틀까 미룰까를 결정하면 그것이 생명이다. 작용에 곧바로 반작용하면 무생물이고 조절후 대응하면 생명이다. 이는 내부에 축을 가질 때만 가능하다.


    세상의 모든 것은 명확하게 설명된다. 단 그 레벨에서는 아니다. 상부구조로 올라와야 한다.


    나라는 것은 무엇인가? 나의 권(權)이다. 나를 나의 몸뚱이나 마음으로 보면 나는 애매하다. 나의 손톱은 나인가? 그렇다면 잘라서 쓰레기통에 버린 손톱도 나인가? 화장실의 변기에 빠진 응가도 나인가? 애매하다.


    마음 역시 변덕이 심하다. 어디까지 나인지 종잡을 수 없다. 그러나 나의 의사결정영역 곧 나의 권으로 보면 나는 명백하다. 내가 결정하는 범위, 내가 상호작용하는 범위가 곧 나다. 그 범위를 최대한 확장하면 신을 만난다. 내가 명백해질 때 신도 명백해진다.


    만유인력과 같다. 천동설과 지동설의 다툼이 뉴턴의 상부구조에 의해 정리된다. 명확하게 확인된다. 똑부러지는 답이 나와준다. 뉴턴 이전에는 팔의 힘, 소의 힘, 바위의 힘을 힘이라고 했다. 힘은 애매했다. 뉴턴이 힘의 법칙을 발표하자 명확해졌다. 뉴턴은 상부구조의 비례식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시장원리도 마찬가지다. 이익을 늘리려하면 도리어 줄어들고 이익을 줄였더니 도리어 이익이 늘어났다. 포털사이트가 무료회원가입을 하자 대박이 난 것과 같다. 애매하다. 알쏭달쏭하다. 그러나 비례식으로 보면 정리가 된다.


    동서남북으로 흩어져서 여러방향으로 가는 것이 확산이라는 한 방향으로 간다. 제멋대로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수렴이라는 한 방향으로 간다. 박근혜들은 이랬다 저랬다 하지만 퇴행행동이라는 한 방향으로 간다.


    무신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무신론자에게는 무신론자의 신이 있다. 무신론자가 그 신을 믿든 안믿든 신관(神觀)이라는 상부구조로 보면 딱 답이 나온다. 정리가 된다. 비례식이 정답이다.


    비례식 안에는 축과 대칭의 구조가 갖추어져 있다. 내부에 천칭이 숨어 있다. 그러나 자연수에는 그것이 없다. 자연수로 보면 물 한컵과 한컵을 더하면 큰 한컵이 된다. 비례식으로 보면 언제라도 1+1=2다.


    자연수는 1에 1를 더하지만 비례식은 구조론의 마이너스 원리에 따라 2를 1+1로 나누기 때문이다. 모든 애매한 것은 상부구조에서 관측할 때 정리가 된다. 범소유상 개시허망은 하부구조다. 즉견여래는 상부구조다.


    소(所)는 포지션이다. 무릇 포지션 있는 것은 하부구조이며 하부구조는 애매하고 허망하다. 남편이 있으면 아내도 있어야 한다. 남극이 있으면 북극도 있어야 한다. 이렇듯 쌍발생하는 것, 상대성의 짝이 있는 것이 포지션이다.


    포지션을 넘어설 때 즉견여래다. 모든 드라마는 주인공이 관객의 욕망을 대리배설한다. 관객은 슈퍼맨이 되고 싶다. 그러려면 악당이 있어야 한다. 악당이 없는데도 슈퍼맨을 하려하면 어색하다.


    그러한 포지션 구조를 드러낸 것이 까뮈의 이방인이고, 홍상수 영화고, 김기덕 영화고, 부코스키의 소설이다. 범소유상에 개시허망을 가한 것이다. 즉견여래는 자동이다. 작동하는 시소의 축을 걷어차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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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애매하지만 맞은 편에 신이 있기에 명확합니다. 신은 애매하지만 맞은 편에 내가 있기에 명확합니다. 신도 애매하고 나도 애매하지만 신과 나의 상호작용은 명확합니다. 믿음도 애매하고 사랑도 애매합니다. 신과 나 사이에 믿음이 있기에 명확하고, 너와 나 사이에 사랑이 있기에 명확합니다. 각자 제 자리에 있을 때 명확하고, 거기서 따로 떨어져 나오면 애매합니다. 나, 신, 믿음, 사랑, 소통은 같은 말입니다. 다만 어느 각도에서 바라보느냐의 차이에 불과합니다. 커피를 보면 나고, 커피잔을 보면 신이고, 사이를 보면 믿음이고, 그 커피를 마시면 사랑이고, 마시고 나면 소통입니다.   

 

 

 




[레벨:15]오세

2013.03.08 (00: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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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있소. 

침묵의 깊이만큼, 

영혼의 높이만큼,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고 

느낄 수 있고 

대화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고, 

통할 수 있소. 


신과 통한 만큼, 우리는 신이되오. 


정령신, 영웅신, 시조선, 관념신은 비유하자면 인트라넷이오. 

인트라넷에서 벗어나 인터넷에 접속해야 하오. 

신은 우주 구석구석 가 닿지 않는 곳이 없는 <의식의 그물망>이오. 

21세기에는 그 의식의 그물망에 접속해야 하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3.03.08 (00:29:21)

무생물은 배트가 부러질지 아니면 홈런이 될지를 접점에서 성립하는 축이 결정합니다.

접점에 순간적으로 천칭이 성립합니다. 공이 세면 배트가 부러지고 배트가 세면 홈런이 

됩니다. 그 작용반작용의 저울에 계량된다는 거죠.


생물은 자기 안에 상호작용의 천칭이 있으므로 2프로 부족해도 그 부족분을 채워서 

홈런 시켜줍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되구요. 배고프면 홈런. 배부르면 파울. 

임의로 조작질을 해요.

[레벨:15]오세

2013.03.08 (00:38:50)

전송됨 : 트위터

배고플 때마다 외부 환경을 안으로 복제해 들여온것이 진화의 역사 아니겠소?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3.03.08 (03:11:34)

눈여겨 보게 되는 것을 살펴보면 언어로 얘기를 다 할 수 있는 것에 시선이 간다는 것. 명확해지기에 .
그런데 따지고 보면 좀 안다고 하고 한다하는 사람은 다 명확하게 얘기하려고 했고 그 시대에 비춰본다 해도 딱 떨어지는 맛이 있다고 보임.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이 그것을 곡해함. 왜 그럴까? 제대로 얘기해줘도 오해하는 버릇이 있나 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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