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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제휴다. 초패왕 항우는 혼자먹다 망했고 한고조 유방은 나눠먹기로 성공했다. 정치는 나눠먹어야 한다.

진시황은 봉건제도를 철폐하고 군현제도를 창안하여 나눠먹기를 거부하다 3대를 못 가서 망했다. 유방은 봉건제도를 부활시켜 제후들과 나눠먹었기에 전한 후한으로 400년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권력은 부자간에도 나눌 수 없다. 유방은 결국 한신도 영포도 팽월도 팽했고 장량은 떠나보냈다. 나눠먹으려 해도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정치는 집단의 의사결정인데 나누면 의사결정이 안 된다.

● 정치는 제휴다.
● 권력은 나눠가질 수 없다.

DJ는 JP와 연합해서 노른자위 다 내주고 5년 간 끌려다니다가 막판에 헤어졌다. 노무현은 몽과 연합하려다가 손을 놓았다. 막판에 헤어진 DJ가 옳았나 초반에 헤어진 노무현이 옳았나?

옳고 그름을 논하기 전에 스타일의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노무현은 노무현 스타일로 간다. 그게 노무현 다운 거고 그 사람이 바로 노무현이다. 노무현은 그런 사람이고 당신들은 그런 사람에게 투표했다.

정치는 제휴가 맞고 권력은 혼자 결정하는게 맞는데 둘이 모순이다. 두 가치가 충돌한다. 그래서 한고조 유방은 군현제와 봉건제를 섞었다. 전쟁해야 할 상대와는 제휴하여 무마하고 의사결정에 간섭할 상대는 철저하게 제거했다.

‘의사결정과 무관한 부분은 제휴하라. 의사결정과 직결된 부분은 대표 1인에게 위임하라.’ 이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이 교통정리 기술 배우는데 피로 쓴 민주역사가 300년이다.

● 정치는 전쟁이다.
● 권력은 의사결정이다.

정치는 집단의 의사결정이다. 의사결정이 안되면 결국 전쟁해야 한다. 최선의 정치는 첫째 전쟁을 막는 것이고 둘째 만인의 의견을 수렴함이고 셋째 혼자서 고독하게 결정하는 것이다.

다수결은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서의 원칙이고 일단 선출한 다음에는 전권을 위임하는 것이 민주주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의사결정 못한다. 백년 가도 못하고 천년 가도 못한다.

지금 근태가 의사결정을 당이 한다고 설레발이 치는데 이건 대통령제를 깨는 것이다. 위헌이다. 대통령은 여당 위에 있지 않고 여야 위에 있다. 야당이 잘못해도 책임은 청와대로 간다.

한국 정치의 현주소

지금 드러난 사실은 한국이 정치개혁에서 실패했다는 점과 대통령제 및 소선거구제 안착에 실패했다는 사실이다. 지역주의 극복을 내세운 당이 망한 것은 정치개혁 실패고 임기말에 대통령 탈당은 대통령제 실패다.

개헌을 한다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개헌해도 오작동은 계속될 것이다. 앞으로 한 30년 간 이 문제에 정답이 없다. 역사적이고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시행착오와 오류시정은 계속되어야 한다.

서구식 정당정치는 강력한 노조의 기반 위에 가능하다. 노조 득세는 서구가 오랫동안 계급사회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나타나는 서구만의 특수 현상이다. 미국만 해도 노동자정당이 안 된다.

노동자가 신분상승을 꾀하기 보다 사회보장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할 때 서구식 정당정치가 가능하다. 미국에서는 사회보장 보다 신분상승이 낫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노동자당이 안 된다.

한국의 실정은 어떤가? 귀족계급과 그 문화가 없다. 귀족은 고려 때 망했고 양반계급은 일제와 625로 무너졌다. 한국의 재벌과 중산층은 서구의 부르조아 계급과 근본이 다르다. 이들은 근본없는 졸부다.

한국의 귀족은 지금 강남에서 막 생겨나려 한다. 뿌리가 없고 전통이 없고 문화적 배타성이 약하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이 계급의식이 없다. 아파트만 있으면 중산층이라고 착각한다.

굴뚝산업은 붕괴되고 있고 IT산업과 서비스업의 발전은 강력한 노동자 집단의 형성을 방해한다. 한국에서 노동자 정당의 기반은 점차 약화되고 있다.

노동자들이 신분상승이 불가능하다는 확신이 있어야 사회보장을 원하게 된다. 한국 노동자들은 조만간 자영업자로 전환하거나 자녀를 출세시켜서 중산층이 된다고 믿기 때문에 사회보장에 관심이 엷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계층간 이동이 너무 많다. 이래서는 정당정치의 토대가 다져지지 않는다.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서울로 유학갈 젊은이에게 시골면장 선거에 투표하라는건 무의미하다. 조만간 중산층이 된다고 믿는 노동자에게 노동자정당에 투표하라는건 무의미하다.

월 1만원 당비 낼 사람 10만명 있으면 정당이 되는데 우리는 그 숫자를 만들지 못한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되는가? 딱 일본처럼 된다. 진보는 사라지고 보수가 다 먹는다.  

일본은 사실상 일당독재 국가다. 의미있는 정당정치는 실패다. 일본과 중국이 무엇이 다른가? 그렇다면 우리도 일본처럼 되고 말 것인가? 여기서 한국이 실패하면 아시아가 통째로 실패하는 것이다.

앞서가는 일본에서도 안되는 것을 후발주자인 한국에서 되게 하려면 비상한 방법을 써야 한다. 지금 한국의 정치가 일본보다 앞서 있다면 이는 실로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기적이 계속되어야 한다.

계급정치의 토대가 빈약한 아시아에서는 서구식 정당정치는 안되고 제 세력간 제휴를 해야 하는데 이는 신뢰가 있어야 가능하다. 문제는 우리내부에 충분한 신뢰가 없다는데 있다.

386을 가장 믿지 못하는 사람은 386이다. 내부에 신뢰의 체계를 만드는 것이 민주주의인데 그 민주주의가 성숙하지 못했다.

개 박정희가 쿠데타를 감행한 이유는 당시 군대가 한국에서 유일하게 질서의 체계를 갖춘 집단이었기 때문이다. 개 한나라당은 상대적으로 순둥이들이 모여 있어서 말 듣는다. 우리당은 말 안듣는다.

말 안듣는 인간들 말 듣게 하는 것이 민주주의다. 내부에 질서의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그게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고 시스템이 갖추어지고 관습법이 만들어져서 수백년에 걸쳐서 되는 거다.

아스팔트 위에 뿌린 피가 부족해서 그렇다면 정권 바뀐 후에 오지게 한판 해서 다시 엎어주는 수 밖에 없다. 조중동을 제압하지 못하는 무능을 보고 국민이 실망했다면 우리도 똑같이 되갚아 주는 거다.

개혁세력의 현주소

지금 의정연이니 국참연이니 참정연이니 하며 분열되었다. 서로간의 불신은 극에 달해있다. 누가 잘했고 잘못했기 이전에 이들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이 현실적으로 없다. 노무현 대통령이 와도 중재를 못한다.

일방이 타방을 제압하지 못한다. 민주적으로 대화해서 일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제로다. 이들에게는 민주주의가 먹히지 않는다. 말로 대화하고 타협해서 합의할 수 있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옛날에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가? 두칠이가 근팔이 뱃대지를 칼로 푹 쑤시고 온다든가 하는 방법으로 해결했다. 625 전이라면 지금이 테러정국이다. 그때도 지금처럼 내부에 신뢰가 없었다.

역사공부를 하면서.. ‘아 이 양반들이 말로 대화하지 왜 테러를 저지르는가’ 하고 안타까워 한다면 순진한거다. 공부 더해야 하고 인생 더 살아봐야 한다. 세상에는 원래 말로 해결이 안되는 문제가 있다.

본질을 보아야 한다. 왜 안되는가? 인간들이 당비를 안내기 때문에 안 된다. 이게 본질이다. 당비 내는 진성당원 10만명이 있다면 의정연이니 국참연이니 참정연이니 하는 분열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숫자 싸움인데.. 의정연은 금뺏지를 가졌고.. 국참연은 오프라인 조직을 엮었고.. 참정연은 네티즌 세력을 가졌는데 이것이 각자 서식지가 달라서 서로를 인정 안 한다.

참정연이 동원하는 네티즌 숫자에 얼마치의 가치를 인정할 것인가? 국참연의 오프라인 조직이 과연 동호회 수준을 뛰어넘고 있는가? 의정연이 가진 금뺏지 수십개가 과연 의미있는 숫자인가?

이걸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단이 없다. 설사 그것을 평가한다 해도 또 미래라는 플러스 알파를 고려해야 한다. 한 마디로 다음 대선에 누가 표를 물어다줄 것인가이다. 국참연이 점조직으로 표 찍어내는 재주가 있나?

솔직히 네티즌 세력 빼고.. 국참연이 오프에서 쑥덕쑥덕 해서 그걸로 표 만들 수 있나? 있다면 진작에 밤나무가 노혜경을 꺾고 노사모를 접수했지 아직도 못하고 밖에서 쿡쿡 찌르고 그러겠냐?

국참연 자력으로는 최대 500명 정도 동원할 수 있다. 그걸로 어린애 소꿉장난이나 할 수 있을 것이다.

● 의정연 - 우리는 금뺏지가 많아.
● 국참연 - 우린 오프라인 조직이 탄탄하지.
● 참정연 - 개혁당 당원 숫자 만큼은 동원할 수 있지.

우리당이 개혁당과 손잡고 민주당을 팽했다가 지자체 선거에서 개혁당 세력이 표를 가져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도로민주당 하는 것이 지금의 실정이다. 유감스럽게도 개혁당 세력은 표가 없었던 거다.

그러나 대선은 다르다. 지난 2002년에 노무현 캠프가 홍보에서 이회창 캠프를 압도했다. 콘텐츠의 질에서 그렇다. 동영상을 만들어도 만화를 그려도 게시물을 올려도 노래를 만들어도 우리가 더 잘한다.

민주당 사람들이 표를 가지고 있지만 고정표 단속이나 하지 중도표 몰아오지 못한다. 개혁당세 3만명 움직이면 수도권표, 대구표, 부산표까지 몰아온다. 적의 표를 1표 뺏어오는 것은 고정표 2표 지키는 이상의 파괴력이 있다.

다음 대선에서 호남표 100프로 지키되 투표율 90프로 유지하고 충청표 60프로 이상 잡고 부산경남표 40프로 대구경북표 30프로 뺏어와야 이긴다. TK와 PK에서 젊은이들 70프로 이상 투표장으로 데려와야 한다. 그 작업을 누가 하지?

김근태 천정배 정동영

김근태는 새정치 국민회의 대주주였다. 김근태측은 국민회의 이름도 근태가 정했다고 주장한다. DJ와 대권승계 직전까지 갔는데 권노갑이 씹어서 노무현이 해수부장관 할 동안 장관 한 자리 못하고 밀렸다고 여긴다.

자신이 DJ의 적자라 여긴다. 지금의 상황은 DJ정권 2기인데 DJ가 JP와 나눴던 권력을 되찾아와서 노무현에게 맡겼다가 다시 불러들이는 중이며.. 이를 누구에게 던져줄까 저울질 하고 있다고 본다.  

정동영은 DJ 나와바리 안에서 권노갑을 씹고 컸으니 발등을 찍었다. 원죄가 있어서 DJ에게 넙죽 엎드려도 낙점 받을까 말까 한다. 어쨌든 숙여서 살아남아야 한다. 천정배는 지역구가 그렇고.

이들은 공통적으로 부산에서 출마한 노무현의 배짱이 없다. 하여간 적자논쟁을 하면 이해찬이 적자지 김근태, 정동영, 천정배들은 아니다. 근, 천, 정은 공통적으로 DJ 발밑에서 DJ를 치받은 죄가 있다.

이해찬은 정동영, 천정배와 달리 DJ의 영역을 건드릴 일이 없고 김근태와 달리 DJ 밑에서 독자세력 만들어서 불편하게 만든 적도 없다. 그러면서도 직계다. 결론은 김근태 정동영이 사라져주면 이해찬만 지갑줏는다.

무엇인가? 정치는 제휴다. 사돈집이 멀어야 제휴가 성사된다. DJ가 미쳤다고 수중에 있는 김근태 정동영 천정배와 제휴하나? 김종필과 노무현은 공통적으로 DJ세력의 외곽에 있었다.

가장 멀리 있어야 제휴가 된다. 왜인가? 그래야 DJ 입장에서 뭔가 플러스 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근, 천, 정은 친정집 쌀독이나 퍼갈 넘이다. 밖에서 표를 몰아오지 않는다. 보태주는 것이 없다.

결론은 DJ가 근, 천, 정과 제휴할 가능성은 전혀 없고.. 범개혁세력의 물리적 통합은 DNA구조가 달라서 전혀 가능하지 않고.. 제휴가 유일하게 가능성이 있는데 그 중심은 이해찬이지 근, 천, 정이 아니고.. 선거에서 이기려면 절대적으로 개혁당세를 빼놓고 갈 수 없다는 거다. 지들끼리는 선거운동 자체가 안 된다.   

이해찬+개혁당+친노가 결집하면 단번에 근천정민주통합고건당 꺾는다. 우리는 민노당표 일부를 뺏어올 수 있지만 그쪽은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압축성장에 이은 압축민주화

행군을 하는데 가다가 중간에 간간이 ‘선두반보’를 외쳐줘야 한다. 선두와 후미간에 간격이 대책없이 벌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허리가 끊어져서 대오가 깨진다. 지금 우리나라가 그짝난거다.

개혁당은 앞서가고 민주당은 뒤처졌다. 앞서 가도 너무 앞서갔다. 그러나 누군가는 앞서가서 길을 열어줘야 한다. 누군가는 앞을 내다보고 예언해야 한다. 누군가는 앞서가서 저 광야에 깃발을 꽂아둬야 한다.

세상만사 밸런스다. 길을 가는데 왼발이 성큼 나가줘야 오른발이 그만큼 따라온다. 물론 왼발이 너무 앞서가면 균형을 잃고 자빠지는 수가 있다. 그렇다 해서 왼발이 머뭇거리며 오른발을 기다리고 있으면 제자리걸음이 되어 진도 안나간다.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느낄 정도로는 의도적인 오버가 필요하다. 우리는 오버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의 오버가 이정표가 되고 길잡이가 되고 광야에 나부끼는 깃발이 된다. 그 깃발 보고 가는 거다.

문제는 뱃심이 있느냐다. 체력이 받쳐주느냐다. 이 정도에 스트레스 받고 기운을 잃고 정치에 관심끊고 해외여행이나 가자 이래되면 뱃심이 없는 거다. 즐겨야 한다. 시련도 즐기고 고통도 즐기고 투쟁도 즐겨야 한다.

꿈이 있으면 살아남는다

우리에겐 꿈이 있다. 우리에겐 이상주의가 있다. 우리의 꿈은 한국모델의 완성이다. 그것은 힘으로 제압하는 미국식 또라이 람보 모델도 아니고 돈으로 틈새시장을 개척하는 일본식 비굴한 경제동물 모델도 아니다.

(사진은 고이즈미 원숭이가 부시 원숭이 앞에서 재롱부리는 모습. 왜 고이즈미 는 이런 짓을 했을까? 이렇게 하지 않으면 대다수 일본인들이 불안해서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눈에 보이는 쇼를 해줘야만 일본인들은 안심하여 발을 뻗고 잠을 잔다. 고이즈미는 일본인들을 위해 할 일 한 거다. 문제는 원숭이들에게 오염된 조중동과 딴나라 역시 마찬가지라는 점.)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는 딱 지금 일본처럼 된다. 진보는 토대를 잃고 정당정치는 사실상 철폐된다. 보수 일당독재로 장기화 된다. 어쩔 것인가?

우리에게 배울 것이 있어야 저들이 우리를 인정하게 된다. 프랑스인이 독일인이 영국인이 한국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 한국모델을 완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한국의 고유한 것이어야 한다.

우리가 일본만큼 산다 해서는 그들이 세계지도에서 한국의 위치를 찾아내지 못한다. 일본을 앞서지 않으면 안 된다. 돈으로 앞서서 알아주지 않는다. 문화로 앞서고 시스템으로 앞서고 민주주의로 앞서야 한다.

그들이 다투어 한국인 한 사람 한 사람과 친구가 되려 하고 한국인이 세계 어느나라를 가도 최고로 대접을 받을 때 우리의 꿈은 이루어진다.

미국인이 한국의 고아를 입양해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려주겠다며 아이에게 기모노를 입히고 있는 실정이다. 돈만으로는 절대 이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 우리가 진정 자부심을 지키고 문화적으로 앞서가며 주위로부터 존경을 받을 때 그들이 한국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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