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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5137 vote 0 2006.08.24 (15:12:05)

‘도박 권하는 사회’

상황이 재미있게 돌아간다. 재미있다. 참 재미가 있다. 그렇지 않은가? 당신은 어떤가? 재미가 없나? 걱정이 되나? 속에서 천불이 나나? 미치고 폴짝 뛰겠냐? 울화통이 터지냐?

이런 이야기 나오면.. 이런 인간 꼭 있다. 우국지사 나오신다. 시골에서 갓 쓰고, 도포 입고, 미투리 삼아 신고, 쇠도끼 을러매고, 한양땅 밟아 올라와서, 광화문 앞에 돗자리 펼쳐놓고, 마구 씩씩거리며, 콧김을 불근불근 내뿜으며, 눈알을 희번떡 까뒤집고, 입에 거품 물고.. 시일야 방성대곡이로다.. 상소문 올리는 넘 꼭 있다. 네이버에도 있고, 다음에도 있고, 한겨레에도 있고, 조중동에도 있다.

도박공화국이라는 둥, 나라가 망하게 되었다는 둥.. 별 같잖은 자들이 다 나타나서 꼴값을 있는대로 떨어대곤 한다. 웃긴다. 재롱잔치 벌였냐.

놀라지 말라. 호떡 집에 불이라도 났다는 말인가? 하여간 웃긴 녀석들 하고는.. 사실이지 나는 그런게 있다는걸 서너달 전에야 알았다. 전국에 무려 1만 5천 곳이나 퍼져있다는건 그저께 알았다.

1년 6개월 전에 출시한 상품이라는데.. 업소 하나 차리는데 중고기계를 들여놔도 1억은 있어야 한다는데.. 서울에서 가게라도 열라치면 적어도 5, 6억이 깨진다는데.. 어게 그렇게 짧은 시간에 1만 5천 곳이나 개업을 했지?

일본의 유명한 빠찡꼬집 보다 더 많은 숫자가 아닌가. 이야~! 대한민국 대단하다. 대단혀! ㅎㅎㅎ

하여간 이번 일로 대한민국이.. 위나 아래나 거대한 집단학습을 한듯 하다. 이렇게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거다. 언제나 그렇듯이 민주국가에서 문제는 터져 나오게 마련이다.

이렇듯 문제가 제기되면 모두 힘을 합쳐 해결책을 고민하는 거다. 한국인들 역량이 뛰어나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도박을 멀리하게 되면 그런 업소들은 저절로 망하는 거고.. 그렇지 못해서 한국이들이 죄다 도박병에 걸려버려렸다면.. 줄리아니 뉴욕시장이 범죄를 소탕했듯이 우파가 집권해서 소탕을 한 번 하는 거고.. 진보와 보수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시행착오도 있고 오류시정도 있고.. 그 과정에서 노하우가 축적되고.. 역사는 그렇게 굴러가는 거다.

네덜란드처럼 국민 수준이 높아서.. 대마초 정도는 좀 봐주고 하는 식으로 사회가 느슨하게 가도 질서가 잘 정착이 되면 진보가 먹는 확률이 높아지는 거고.. 그게 안되서 기어이 탈이 나고야 만다면 우파가 먹을 확률이 높아진다.

뭐 그렇게 가는 거다. 그게 좋은 거다.

가장 나쁜 것은.. 사회에 질서를 부여하는 일은 임금님이나 하는 것이고 국민은 그냥 열심히 제 일만 하면 되는데.. 임금님이 정치를 잘못해서 백성이 피곤해지니 임금님 탓이라고 삿대질 하는 녀석들이다.

이런 거지근성, 노예근성이 문제다. 국민은 어리광 부려도 되는 약자이고 정부는 아버지같이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 그게 어린애 투정이다. 이제는 대한민국도 좀 컸다. 어리광 버려야 한다.

정보화 시대는 개인이 강해져야 한다. 국민이 멍청한데 대통령 혼자 잘나서 뭐하겠냐?

언론도 마찬가지다. 언론이 감시를 잘했으면 일이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 것 아닌가. 1년 6개월만에 문제가 불거져서.. 정부가 손을 댔으면 정부는 그럭저럭 제 역할을 한 거다.

문제는 어떻게 그렇게 짧은 시간에 문제가 이렇게 커지는가다.

하여간 한국인들.. 못말린다. 그 사이에 1만 5천개 업소가 생겼다는 것은 그 정도로 빠르게 정보가 유통되었다는 건데.. 왜 그 과정에 사회 안전망이 작동하지 않았을까? 왜 자동브레이크 장치가 작동을 하지 않았을까?

언론도, 국회도, 행정부도 왜 문제의 심각성을 몰랐을까. 이건 우리 사회의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다. 정부도 문제가 있지만 언론도 문제가 있고 국민도 잘못이 있다는 거다.

하여간 인간들이 동작 하나는 빨라요.


당신은 어떤 사회를 꿈꾸었나?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우리가 꿈꾸어 온 민주주의라는 거다. 독재자가 와서 철퇴를 휘둘러서.. 아예 도박이란 것들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초토화 해버리는 그런 사회는 좋은 사회가 아니다.

모두 함께 고민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거다. 적당한 선에서 평형을 찾아내는 거다. 국민은 더 자유로워야 하고 도박병은 제압되어야 한다. 가능하다. 균형점을 찾아낼 수 있다.

나의 제언은 이러한 과정.. 문제가 제기되고, 비리가 드러나고, 그에 따른 대책이 강구되고, 언론이 떠들고, 국민들이 항의하고, 정부가 수습하고 하는 과정.. 그 과정 자체를 즐기자는 거다. 또 배우자는 거다.

우리가 독재국가로 가지 않는 이상.. 앞으로 이와 유사한 사건은 계속 일어날 것이다. 바다사태는 이렇게 막았다 치고.. 또 무슨 건수가 터지고 논쟁을 벌이고 토론을 하고 대안을 내고 수습을 하고.. 그렇게 가는 거다.

FTA든 스크린 쿼터든.. 새만금이든 방폐장이든, 미군기지 이전이든, 작전권 화수든.. 백성은 열심히 생업에나 종사하면 되고 골치아픈 일들은 나랏님이 위에서 다 해결해줄 것이라는 독재시대의 믿음.. 그거 이제 버려야 안되겠나 이거다.

정부에 의존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대통령에게 의존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대통령에게 다 의존하려고 하니 별것 아닌 일로 스트레스 받는 거다. 이제는 서로 감시하고 견제하고 토론하고 합의해 가는 거다.

참여정부 들어서 일어난 온갖 문제들.. 사패산, 방폐장, 강남투기, 카드대란, 새만금, 미군기지, FTA, 작전권 환수.. 이 모든 사안들이 대개 여론에 붙여졌고 그 해결과정에 여론이 상당히 반영되었다.

국민들은 이러한 패러다임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독재 때는 위에서 다 알아서 해줬는데.. 이제는 사사건건 토론에 붙이자고 하니.. 토론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만 손해본다는 느낌이 든다.

여론으로 결정을 하려드니.. 여론에 영향을 주는 압력단체나 시민단체나 큰손들이나 조중동이나 노조나 전교조나 이런.. 덩치큰 세력들에게 유리한 게임판이 벌어지는 것이다.

여론정치로 가장 이득보는 세력은?

1) 재벌, 2) 조중동, 3) 딴나라, 4) 시민단체와 노조 5) 네티즌 세력.. 국민들은 1인 1표인데 이들은 1인 2표다. 이거 문제 있다.

국민들은 뭔가 속았다는 느낌을 갖는다. 여론에 붙이지 말고 대통령 한 사람이 다 결정하는 것이 더 공정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참여정부가 인기없다.

힘센 재벌이 왕창 참여하고.. 큰손 조중동이 대거 참여하고.. 시민단체도 네티즌 세력도 제법 참여하는데 평범한 유권자는 참여도 못하고 세금만 뜯기고 소외되고 있다고 느낀다.

그런데 역사가 이렇게 간다. 이제는 평범한 국민들도 인터넷에서 악을 써야 된다. 목청을 높여야 된다. 발언권을 얻기 위한 투쟁을 해야 한다. 이것이 역사의 대세라면 어쩔 수 없다.

● 재벌, 조중동, 수구단체
● 개혁 네티즌, 시민단체, 진보세력, 노동자세력

이 두 세력이 서로 싸우면서.. 서로 견제하면서.. 점차 평형을 찾아가는 것이다. 아직은 평형이 아니다. 여전히 재벌과 조중동이 대거 먹고 있다.

앞으로 누가 집권해도 이 패러다임은 계속 간다. 왜냐하면 사회가 그만큼 고도화 되고 복잡해지고 첨예해졌기 때문이다. 지금이 독재자가 그저먹기로 해먹던 60년대가 아니라는 말씀.

● 독재시대 - 과정은 단순함 - 후속버전 없어서 반드시 뒷탈 남
● 민주시대 - 과정은 복잡함 - 후속버전 있어서 후유증 최소화됨.

옛날에는 충주댐 쌓으면서 단양읍을 통째로 지도에서 날려버렸어도 아무도 항의하지 않았다. 지금은 심지어 도롱뇽 한 마리 건드려도 죽자사자 달려든다. 과정이 복잡하고 스트레스 받지만 이 패러다임으로 가는 수 밖에 없다.

사패산, 방폐장, 강남투기, 카드대란, 새만금, 미군기지, FTA, 작전권 환수.. 참여정부가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실제로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문제해결의 노하우가 쌓이고 있다.

이거 인정해줘야 한다. 그렇다면 이 패러다임으로 계속 가야 한다.

이 방식이 우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과정을 즐겨야 한다. 이 와중에 문제해결 노하우라도 하나 더 배우는 넘이 이기고 과정을 즐기는 넘이 이긴다.

나는 재미있다. 당신들은 재미없냐? 열 받냐? 스테레스 받냐? 미치고 폴짝 뛰겠냐? 도박공화국에 나라가 결단이 났으니 이 사태를 어이할꼬.. 입에 거품 물고 눈알 까뒤집고 그러냐? ㅎㅎ

역사는 흐르고
패러다임은 바뀌고
변화에 먼저 적응하는 넘이 이긴다.

앞으로는 개인이 강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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