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대통령의 스케일
나의 불만은 인간들이 너무 쫌생이라는 것이다. 딴거지들이야 원래 종자가 다르고 태생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다 치고.. 개혁세력 내부에도 쫌생이들이 너무 많다.
잘다. 인간이 스케일이 작다. 긴 호흡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열린 시선이 없다. 눈앞의 작은 이익에 현미경을 들이대는 소인배의 글쓰기를 하고 있다.
최근에 나온 강준만의 글은 쫌생이식 글쓰기의 전형이다. 강준만이 동병상련하며 형님으로 모신다는 이문열의 진보우파 발언과 막상막하다. 어휴 인간들 하고는..!
강준만의 글은.. 삐짐에도 급수가 있고.. 삐짐에도 미학이 있으며 삐짐에도 과학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한다. 일곱 살 꼬마의 삐짐과 서른살 노처녀의 삐짐은 수준이 다르다. 난닝구의 삐짐이 다르고 수구꼴통의 삐짐이 다르고 대학교수의 삐짐이 다르다. 종류별 삐짐에 어떠한 맛깔과 때깔과 성깔과 꼴값의 차이가 있는지 강준만은 잘도 보여준다.
하여간 인간의 내공이 경지에 다다르면.. 요로코롬 기기묘묘 신기막측 기상천외 상상초월 자유자재로 삐지기 초식을 구사할 수도 있구나 하고 새삼 깨닫게 된다.
“여자와 소인배는 다루기 어렵다. 가까이 하면 버릇이 없어지고, 멀리하면 원망한다.”
이건 옛날 말이다. 이런 식으로 말하면 페미니스트들이 들고 일어날테니 이렇게 현대식으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
“이문열과 강준만은 다루기 어렵다. 가까이 하면 버릇이 없어지고 멀리하면 원망한다.”
이문열의 진보우파 발언은 그가 속으로 얼마나 진보를 짝사랑하고 있었는지 알게한다. 그는 삐진 거다. 진보를 사랑하는데 진보가 그의 문학을 도무지 인정을 안해주니 인정해줄때 까지 투정부리겠다는 거다.
“황석영형! 이래도 전화 안할껴? 술 안사줄껴? 위로 안해줄껴? 엉엉 T.T”
저번에도 황석영이 전화 한 통화 해서 을러주었더니 이문열이 한 동안 잠잠해 졌다고 하던데 이번에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뭐 어떻게 술사줘서 달래놔도 잊을만 하면 또 나타나서 헛소리 하겠지.
내 생각에는.. 앞으로 1억년 안에 진보가 이문열의 글을 문학으로 인정해줄 일은 없을 듯 하다. 하여간 이문열과 강준만의 삐짐초식은 날로 발전한다.
그래도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둥그스럼 해졌다. 모난 각이 깎이고 날이 무뎌졌다. 악을 쓰고 떼를 쓰며 손톱으로 벽을 긁는 수준은 아니고.. 저쪽 구석에서 벽보고 앉아 혼자 흘린 콧물을 빨아먹으며 훌쩍거리는 수준이다.
귀엽다. 이문열도 귀엽고 강준만도 귀엽고 김용옥도 귀엽다. 세 사람이 만담 트리오를 조직해서 TV에 출연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는 조영남이 보는게 맞고 전여옥이 게스트로 참석해도 무방하다.(나도 그새 비위가 세졌는가?)
이런 때 마침 김대중 전대통령의 몇가지 발언들은 스케일의 차이를 보여주는 데서 호쾌한 맛이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미 FTA 추진 논란과 관련해 너무 겁내지 말고 대담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략) 이에 대해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장사꾼의 시각에서 보면 장사판이 넓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우리 민족의 저력을 믿고 대담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사발췌)
귀담아 들을만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이 더 있었지만 뉴스를 보셨으면 다 아실 테고..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인간이 스케일이 커야 한다는 점이다.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다. FTA는 도전이고 도전자는 챔피언에게 펀치를 얻어맞게 된다. 줘터지는 것이다. 그래도 굴하지 않고 도전한다. 그것이 역사다.
우리가 주도권을 잡으려면.. 싸워야 하고 싸워서 이겨야 하고 싸우기 위해서는 이 작은 울타리를 뛰어넘어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 세계와 경쟁해야지만 세계수준의 복지를 요구할 수 있다.
세계와 경쟁하지 않으면 .. 파이가 줄어들고 판이 좁아지진다. 수구 기득권이 다 먹는다. 조그만 시골을 지역 토호가 장악하고 다 해먹는 것은 수월하다. 토끼굴에서는 여우가 왕노릇 한다.
이 작은 판에서 왕노릇 하는 조중동을 끌어내리려면.. 우리가 토끼굴 한국에서 여우노릇 하는 삼성과 현대를 견제하려면 세계를 끌어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역사란 개를 잡기 위해서 늑대를 끌어들이고, 늑대를 잡기 위해서 표범을 끌어들이고, 표범을 잡기 위해서 호랑이를 끌어들이는 과정이다. 그렇게 커 나가고 뻗어가는 것이다.
여우 잡으려고 호랑이 끌어들이는 격이 되겠지만.. 호랑이 끌어들인 나라는 역사적으로 성공했고 호랑이 무서워서 문을 닫아건 나라는 다 망했다.
결국 경쟁도 거부하고 복지도 거부하는 구조로 가는가 아니면 경쟁도 세계수준으로 복지도 세계수준으로 하는 구조로 가는가이다.
부작용은 반드시 있을 것이며.. 그 부작용에 따른 책임은 우리당이 전부 뒤집어 쓰게 되어 있지만.. 그래도 욕먹을 각오하고 그 길로 가는 것이 맞다. 그래서 부작용이 나고 책임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물어져서 정권 바뀌어도 어쩔 수 없다.
정권을 뺏기더라도 크게 보고 정도로 가는 것이 맞다. 용기가 있어야 한다. 간이 작은 사람은 정치하면 안 된다. 노무현은 간이 큰 사람이고 바로 그 때문에 우리가 그를 지지해온 것이다.
2002년 겨울을 돌이켜 보자. 비판도 감수하기로 하고 나선 걸음이 아니던가. 먹을 욕은 먹어도 할 일은 해야한다. 우리가 기생오래비처럼 이넘 비위 맞추고 저놈 비위 맞추려고 정권 먹은건 아니다. 무엇이 두렵다는 말인가?
오늘도 전효숙이 어쩌고 하며.. 국회는 늘 시끄럽지만 신경쓸 필요없다. 소인배들이 짝짓기철 만난 개구리떼 맹꽁이떼처럼 왁자지껄 떠들어대는 것이다.
마이크만 쥐어주면 어떻게든 한 곡 뽑고 마는 조순형.. 마이크 안주면 난입해서 마이크 뺏어가는 한선교.. 어떻게든 한곡 뽑아보려고 금강산까지 가서 난리부르스 치는 차명진류 소인배들의 아귀다툼도 귀엽게 보고 웃어줄줄 알아야 한다.
그만한 일로 스트레스 받고 속에서 천불이 나고 울화통이 터져서 미치고 폴짝 뛰겠거든 정치에 관심 끊어라.
개혁은 역사의 큰 승부다. 국회는 날로 시끄럽지만 그렇게 하나씩 정리해 흘려보내는 거다. 한강은 넓어서 온갖 쓰레기와 불평과 욕지꺼리와 삐짐질과 야유와 힐난과 볼멘소리와 딴지걸기도 너끈히 소화해내는 미덕이 있다.
나침반 하나만 똑바로 보고가면 된다. 나침반은 시대정신이다. 노무현호의 시대정신은 원칙과 상식이다.
원칙과 상식.. 에 대해서도 오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원래 원칙과 상식은 조중동의 사꾸라짓과 노무현의 정도노선을 비교하기 위해서 생각해낸 말이다.
시골 꽁생원처럼 무턱대고 원칙만 우겨대는 조순형의 원칙과.. 때로는 융통성을 두는 노무현의 원칙은 차원이 다르다. 원칙이 법조문에 붙어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이다.
조중동.. 보수면 보수답게.. 수구면 수구답게 원칙을 지켜야 하는데.. 요랬다 조랬다 카멜레온처럼 변신하는 짓거리.. 원래 보수는 이렇고 진보는 이렇다 하는게 있는데 조중동은 하는 짓이 그 원칙에 하나도 안맞다.
보수라면 민족주의인데.. 나라팔아먹는 짓을 주특기로 하는 보수도 있나? 자존심도 없고 배알도 없고 쓸개도 없이 사대하고 친일하고 친미하는게 보수냐?
노무현 대통령은 융통성이 있는 사람이다. 꼬장꼬장하게 조순형식 뒷방늙은이 고집이나 피워대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밀고 당길줄 아는 사람이다. 흥정도 알고 협상도 알고 숙일줄도 알고 대들줄도 아는 사람이다.
그런데 왜 원칙인가?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해해야 한다. 노무현은 무턱대고 원칙을 들이대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새로운 관례를 만드는 문제에 대해서만 원칙을 고집하는 사람이다.
잘못된 관행과 잘못된 질서와 잘못된 패러다임을 고치는 문제에 관한 한 노무현의 고집은 무쇠고집이다.
뒤에서 속닥속닥 하고 밀실에서 사바사바하고 하던 잘못된 관행을 광장으로 끌어내서 공개적으로 처리하는 문제에 관한한 원칙을 고집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모든 문제가 공론에 붙여져서 국민들의 스트레스가 두배로 늘어났다.
과거에는 국민들 모르게 위에서 결정했다가 김영삼식 깜짝쇼로 기습하는게 당연했는데 .. 이제는 거의 모든 사안을 여론싸움에 붙이니까 .. 그야말로 참여정치가 되어서 공론형성 과정에 참여 안하면 손해보는 구조로 되어버린 것이다.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국민이 주인이라니까.. 국민이 에헴 하고 헛기침이나 하고 있으면 하인인 공무원들이 알아서 다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주인인 국민들이 직접 나서서 발언하지 않으면 안되는 구조로 만들어 버렸다.
그러다보니 모든 의사결정이 느려지고 힘들어지고 말이 많고 탈이 많게 되었다. 사전에 정보를 통제하는 김영삼식 깜짝쇼 정치도 없어지고, 말썽이 날까 겁나서 적당히 무마하는 물태우정치도 없어진 것이다.
민주주의..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이다. 민주주의가 독재보다 더 국민노릇 하기 힘들다. 이거 인정해야 한다. 빌어먹을 독재 때는 입만 꼭 다물고 있으면 아무 탈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제 밥그릇 제가 찾아먹어야 한다.
하여간 노무현은 국민을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게 훈련 시키고 있다. 일부 지진아들이 진도 못 쫓아와서 투덜대고 있지만 큰 문제 아니다. 대다수 국민은 민주주의 시스템에 잘 적응하고 있다. 말이 많고 탈이 많지만 원래 그게 민주주의 맞다. 일부 똥개들이 짖어대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똥개들에게는 민주주의 훈련이 똥개훈련으로 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나의 하고 싶은 말은.. 스케일 크게 가자는 것이다. 긴 호흡으로 보자는 것이다. 생즉사 사즉생이라 했으니 정권 내놓을 각오하고 할 일 하자는 것이다. 겁나서 아무 일도 안하는 것 보다는 시끄럽더라도 할 일은 하는게 낫다.
어쨌든 노무현의 고집이 사람보고 정치하는 구조에서 시스템 보고 정치하는 구조로 판을 바꾸는 단초를 제공하는데는 성공하고 있다.
아직은 사람보고 정치하는 시대다. 딴거지들에게는 이명박 박근혜 손학규가 있고 우리당에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훗날 달라진다.
작은 택시는 운전기사의 실력에 따라 속도가 달라지지만 KTX는 누가 운전해도 정시에 딱 도착한다. 우리 정치를 작은 택시 시스템에서 큰 KTX 시스템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에 노무현의 도전이 필요한 거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씀에도 있듯이.. 나 자신을 믿고 우리 민족의 저력을 믿고 우리 국민의 수준을 믿고, 세계사의 흐름을 믿고.. 배짱좋게 가 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