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 이춘재는 모범수였다. 그 어떤 재소자와도 충돌하지 않았고 징벌방에 들어간 일도 없다. 무기수가 아니었으면 가석방으로 풀려났을 것이다. 이춘재는 교도소 동료 죄수에게 학대를 당했는데 저항하지 않았다. 혼잣말로 나직이 '내가 사람을 여럿 죽였는데' 하고 웅얼거렸을 뿐이다. 군에 말뚝을 박았다면 좋은 부사관이 되었을 것이다. 운전을 잘해서 전차부대 중대장과 동승하고 선두 전차를 몰았다. 그러나 사회에는 적응하지 못했다. 자유가 없는 군대, 자유가 없는 교도소가 그에게는 완벽한 삶의 터전이었다. 태극기 세력도 같다. 그들은 자유에 고통을 느낀다. 자유는 원래 엘리트의 전유물이다. 다수의 노예는 불만이 없다. 똑똑한 일부 노예가 저항할 뿐이다. 예전에 말한 발리섬의 불가촉천민과 같다. 발리섬은 인도네시아에 속하지만, 힌두교를 믿는다. 한국인 관광객이 택시 기사에게 카스트를 물어보니 불가촉천민이라고 대답했다. 한국인이 당황해서 사과하는데 그 택시 기사는 오히려 자랑스럽게 말했다. 불가촉천민이야말로 우리 발리섬의 기둥이지. 불가촉천민 없이 이 발리가 돌아가냐? 우리가 없으면 발리는 바로 무너진다고. 그는 엉뚱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거 뭐야?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톰 행크스는 완벽한 군인이다. 지능은 꽝이지만, 맡은 일은 잘한다. 이춘재는 비뚤어진 포레스트 검프였던 것이다. 포레스트 검프 - 완벽한 군인. 재능발견 이춘재 - 살인이라는 뜻밖의 재능 발견 한 꺼풀 벗겨보면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 우리는 좀 아는 사람들이다. 우리를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곤란하다. 그들에게는 전혀 다른 논리가 있다. 발리섬의 택시 기사에게는 택시 기사가 천직이다. 이춘재는 군인이 천직인데 틀어진 것이다. 우리는 선악의 논리로 판단하지만, 아주 잘못 짚은 것이다. 히틀러도 미대 입시에 떨어지지 않았다면 평범한 화가가 되었을 것이다. 윤석열도 아버지에게 고무호스로 처맞지 않았다면 어디서 식당을 운영하며 잘 살았을 것이다. 보복정치의 악순환을 막으려면 개헌을 해야 한다고 떠드는 안철수도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한국인은 대통령제를 중심으로 정치가 학습되어 있다. 이미 학습되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관성의 법칙이 작동하므로 멈출 수 없다. 한국인의 문제는 학습이 부족한 것이다. 이번 기회에 학습해야 한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이춘재는 군인을 시키고, 윤석열에게는 요리사를 시키고, 히틀러에게는 화가를 시키고, 민희진은 매니저를 시키면 된다. 학습되어야 한다. 윤석열 - 점쟁이와 음모를 꾸민다. 민희진 - 터무니없는 경영권 탈취를 시도한다. 윤석열 - 터무니없는 친위 쿠데타를 시도한다. 민희진 - 주식이 없는데 어떻게 남의 회사를 강탈하냐고 뻗댄다. 윤석열 - 두 시간짜리 쿠데타가 세상에 어디 있냐고 뻗댄다. 인간이 원래 이런 등신짓을 한다. 아이큐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등신이라고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범죄는 등신들이 저지른다. 멀쩡해 보이는 사람 중에도 의외로 등신이 다수 있다. 군에서 포레스트 검프는 완벽했고 교도소에서 이춘재는 완벽했다. 모든 교도관과 죄수들이 이춘재를 사랑했다고 한다. 그는 교도소에서 나름 속죄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선악의 개념으로 이춘재의 행동을 설명할 수 없다.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다. 민희진이나 윤석열이나 기적의 논리가 있다. '내년부터 운이 돌아온다던데.' 이런 사람과 대화할 수 있을까? 방시혁이 민희진과 대화해서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을까? 내년부터 운이 돌아오는데 무슨 대화? 누구도 깰 수 없는 기적의 논리다. 마녀사냥의 논리와 같다. 혹시 죄 없는 사람을 마녀로 몰아 죽인 것이 아닐까? 그런 걱정은 필요 없다. 죄가 없다면 하느님이 어련히 알아서 천국으로 보내주지 않겠는가? 잔 다르크가 성녀라면 천국에서 잘 먹고 잘살 텐데 뭘 걱정해? 기적의 논리다. 우리 사회에 미신을 믿는 비율만큼 등신이 있다. 도처에 등신이 있다. 그들은 대화의 상대가 아니다. 국힘당 지지자 붙들고 앉아 설득할 필요는 없다. 이춘재를 설득할 수 있을까? 무당 단체 대한경신연합회의 회원 수는 30만 명으로, 비회원까지 포함하면 약 50만 명이다. 우리 주변에 무당 50만 명이 활동하고 있다. 카톨릭 신부 6천 명, 기독교 교회 6만 개, 교역자 총 13만. 불교 승려 도합 3만 명, 사찰 수 1만 7000개. 한국의 종교 중에 압도적 1위는 성직자만 50만 명인 무속교다. 이러니 무당 쿠데타가 일어나는 것이다. 한국인은 학습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인이 다 등신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붙잡아 앉혀놓고 가르쳐야 한다. 1. 악당은 교화의 대상이 아니라 제압의 대상이다. 2. 교도소는 악당을 교화하는 시설이 아니라 제압하는 수단이다. 3. 천사와 악당이 있는 게 아니라 관리되어야 할 위험인물이 있다. 4. 위험인물도 그들만의 공간에서는 멀쩡하게 잘 산다. 5. 위험인물이 자유를 얻으면 이춘재 되고 민희진 되고 윤석열 된다.
등신은 물리적 제압의 대상일 뿐 대화는 사람과 사람이 하는 것이다. 한국인 절대다수가 등신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문제가 해결된다. 이번 사태는 한국인이 마녀사냥을 일삼던 중세 독일인 수준의 빡대가리라는 사실을 들킨 것이다. 터질 사고는 터진다. 한국인 전체 수준이 떨어지는 이상 문제는 어떻게든 터진다. 독일인들은 평범한 대중이 전면에 나서면 마녀사냥으로 40만 명의 여성이 살해되고 평범한 사병 히틀러가 권력을 잡으면 이차대전으로 수억 죽는다는 사실을 학습하고 제압되었다. 그들은 착해진 게 아니라 제압된 것이다. 한국인들은 평범한 태극기 할배가 전면에 나서면 나라가 망한다는 사실을 학습하게 되었다. 이춘재는 타고난 악당이고 악당은 마빡에 악당이라고 써 붙이고 다니므로 악당을 잘 찾아내서 제거하면 된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 이춘재는 모범군인이고 어쩌다가 살인에서 재능을 발견해 버린 것이다. 윤석열도 어쩌다가 재능을 발견해 버린 것이다. 대권도전의 재능, 배신의 재능은 있는데 통치의 재능은 없었다. 제압해야 한다. 제압은 팀이 하는 것이다. 우리가 강팀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강팀은 이런 시행착오를 통해서 만들어진다. 삽질을 안 하는 넘은 없고 삽질하고 배워서 나아지는 넘과 삽질을 반복하는 넘이 있을 뿐이다. 우리가 더 단단해지는 계기로 삼는 길 외에 다른 길은 없다. 무당 찾는 바보들을 매우 조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