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738 vote 0 2024.11.18 (15:48:20)

    석유가 무기물에서 기원하므로 고갈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있다. 일부는 무기물에서 기원했을 수 있지만, 석유는 대부분 유기물에서 기원한다. 일단 석탄이 석유보다 많다. 대부분 품질이 낮고 가채매장량이 적어 캐지 못할 뿐이다. 그 많은 석탄이 석탄기 6천만 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우리가 1억 년이라는 긴 시간을 실감하지 못해서 착각하는 것이다.


    시멘트도 많다. 유럽은 대륙 전체가 시멘트다. 강원도는 곳곳에 산이 통째로 시멘트다. 영국의 도버해협 절벽은 분필이다. 조개껍질 화석이 뭉쳐져 있는 게 보인다. 석유가 많은 이유는 시멘트가 많은 이유와 같다. 지구에 산소도 많다. 원래는 산소가 없었는데 바닷속의 플랑크톤이 산소를 많이 만들었다. 철도 많다. 지표에 철이 많은 이유는 미생물이 한곳에 쌓아놓았기 때문이다.


    석유 말고도 지구에만 특별히 많은 게 다양한데 왜 석유만 물고 늘어지는가 말이다. 달에는 철도 없고, 질소도 없고, 산소도 없고, 석탄도 없고, 시멘트도 없고, 물도 없고, 공기도 없다. 좋은 것은 다 없다. 원래 행성의 환경은 척박한데 생물이 등장하여 환경을 변화시킨 점을 간과하게 된다는 말이다. 우리가 45억 년이라는 긴 시간을 실감하지 못하므로 생명의 업적을 무시하는 편이다.


    본격적인 생명의 진화 역사는 불과 5억 년이다. 과거에는 다세포 생물이 없었다. 세포가 서로 달라붙어 다세포를 만들려면 콜라겐이 필요하다. 산소가 부족하면 콜라겐이 잘 합성되지 않아 캄브리아기의 폭발적인 진화는 불가능하다. 지구 전체가 얼어붙은 눈송이 지구가 2차 산소혁명을 일으켜 비로소 콜라겐을 합성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생명이 고도로 진화하기는 참 까다롭다.


    인류가 지금까지 탐사한 거리는 150광년 정도라는데 지름 300광년이다. 우리은하 면적의 1/9만이다. 은하가 납작하고 주변부는 항성이 적은 점을 감안하여 체적은 무시하자. 은하 중심과 외곽은 고도의 진화한 생물이 살 수 없으므로 우리은하의 골디락스 존은 전체의 1/10로 볼 수 있다. 1/1만을 조사한 셈이다. 생명 있는 항성이 1만 개 있어야 그중에 하나가 인간처럼 진화한다면?


    지구 주변에 외계 생명체가 있어야 외계인이 있을 확률이 있는데 외계 생명체조차 발견된게 없다면? 암울해진다. 우리은하의 6천억 개 항성 중에 태양급 사이즈는 1퍼센트다. 외계인이 있을 항성 후보는 6억 개다. 이미 1/1만을 조사한 점을 감안하면 6억 개의 항성은 그다지 많은 숫자가 아니다. 문제는 드레이크 방정식에 생명이 환경을 변화시킨 부분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드레이크 방정식은 항성 * 행성 * 생명 * 진화 * 과학 * 시간 * 교신을 곱했는데 빠진 게 많다. 충분한 물, 충분한 시멘트, 충분한 철, 충분한 산소, 충분한 질소, 충분한 석탄, 충분한 석유와 눈송이 지구가 빠졌다. 곤충의 도움을 받는 속씨식물도 있어야 한다. 양치류만 있으면 원숭이가 등장할 수 없다. 이 숫자를 다 곱하면? 생명이 존재한다 해도 고도의 진화는 다른 영역이라는 말이다.


    절망적인 것은 지구에 인류가 한 종뿐이라는 점이다. 상어는 400종이 있고 복어도 종류가 다양하다. 몇 종의 영장류가 있지만 직립보행을 못 한다. 서식환경이 다르면 구분해야 한다. 지구에 인간 외에 직립보행 하는 동물은 없다. 펭귄이 직립보행을 한다지만, 사실 펭귄은 수영을 한다. 물속 환경이다. 인간은 나무 환경에서 육상 환경으로 오락가락한 점에서 지구에서 유일한 별종이다.


    포유류의 조상은 공룡을 피해 밤에 활동했으므로 색맹이 되었는데 인간의 조상은 맹수를 피해 나무 위로 올라가서 낮에 활동하였으므로 컬러 시력을 회복했다. 사막화로 인해 다시 육상으로 내려왔는데 야간시력이 나빠 밤에는 맹수를 피해 동굴에 숨었다. 외계행성에 나무도 많고 석회암 동굴도 많아야 직립보행이 등장한다. 이런 부분을 따질수록 외계인이 존재할 확률은 감소한다.


    문제는 계몽주의의 정치적 프레임이다. 인간중심적 사고 비판의 연장선에서 지구중심적 사고를 비판하게 된다. 지나치게 지구의 특별함을 무시하게 된다. 지구는 희귀하다. 외계인은 당분간 인간 눈에 띄지 않을 확률이 높다. 존재가 밝혀지기 전에는 없다고 간주하는 게 맞다. 드레이크 방정식에는 나무환경과 동굴환경을 오락가락한 인간 특유의 양다리 환경이 고려되지 않았다.



[레벨:6]나나난나

2024.11.18 (17:23:09)

https://youtu.be/M_HZ0RJxw_A

기껏 청문회했다면서 봤더니 아무것도 몰라요가 결론 에라이
프로필 이미지 [레벨:8]SimplyRed

2024.11.18 (18:36:09)

주변에 있는 모든 게 너무나도 신기합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7122 한동훈의 자멸정치 김동렬 2024-11-21 2775
7121 원자와 구조 김동렬 2024-11-20 2604
7120 대전환 김동렬 2024-11-20 2744
7119 추사 원교 창암 image 김동렬 2024-11-20 2864
7118 과학은 안을 본다 김동렬 2024-11-19 2628
7117 남자의 이상행동 image 1 김동렬 2024-11-19 3364
7116 한동훈 대 이재명 1 김동렬 2024-11-18 3632
» 외계인은 없다 2 김동렬 2024-11-18 2738
7114 안과 밖 2 김동렬 2024-11-18 2243
7113 방향판단 김동렬 2024-11-17 2407
7112 관성 4 김동렬 2024-11-16 2504
7111 생각문제 김동렬 2024-11-15 2843
7110 정신병자의 기술 김동렬 2024-11-14 2809
7109 사법부의 판결정치 김동렬 2024-11-14 2285
7108 일론 머스크와 샘 알트먼 김동렬 2024-11-13 2110
7107 구조개념 김동렬 2024-11-13 1011
7106 추락하는 자는 허세가 있다. 김동렬 2024-11-12 1540
7105 결맞음 김동렬 2024-11-12 1335
7104 윤석열의 허세 김동렬 2024-11-11 1807
7103 구조 김동렬 2024-11-10 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