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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9044 vote 0 2004.03.31 (13:41:05)

인터넷관련업을 하는 이유로 게시글 제목과 조회수와의 상관관계를 연구합니다. 데이터를 수집한 일도 있는데 PC통신 시절에는 ‘여고생’ 혹은 ‘여대생’이라는 단어가 조회수 1위였습니다.

『 박그네가 개그네. 』

당시 천리안에서 ID명 ‘옹심이’님이 유별난 제목을 잘 지어 인기를 끌었죠. 창녀론이라는 책을 쓴 ‘김완섭’이라는 네티즌스타(?)도 있었고.. 그 흐름은 인터넷으로 옮겨오면서 소멸되었습니다. 그때 그 시절을 풍미하던 스타들도 사라져 갔습니다.

인터넷의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때문이지요. 인터넷과 PC통신은 독자들의 반응이 완전히 딴판입니다. 약간 다른 것이 아니라 180도로 다릅니다. 사실이지 이건 연구할만한 가치가 있는 흥미로운 현상입니다.

서프에서도 마찬가지죠. 노짱방에서 인기있는 제목과, 대문글의 인기제목은 명백히 차이가 납니다. 예컨대 가무방에다 ‘남자만 읽어보세요’라는 야릇한 제목을 달아놓으면 약간의 조회수를 기록하겠지만 대문글에 같은 제목의 글을 붙이면 조회수는 0에 근접합니다.  

PC통신 시절 ‘인윈’이라는 사람이 있었고 또 우리모두에는 ‘권정도’라는 분이 있었지요.. ‘그냥 한번 읽어보세요’.. 이런 식의 시시한 제목으로 호기심 유발하기. 그때는 제법 먹혔습니다. 그러나 서프에서는 전혀 먹히지 않습니다.  

사이트의 성격과, 게시판 이용자의 규모에 따라 특정범위 안에서 먹히는 작전이 그 범위를 넘어가면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경은 지속적으로 변합니다. 전략 또한 변경되어야 합니다. 진중권류의 몰락은 그러한 환경변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박근혜의 죽음을 향한 행진곡
박근혜의 읍소작전이 먹힐까요? 천만에! 물론 약간의 효과는 있겠지요. 그러나 김문수가 나왔다면 그 열배였을 것이므로 그 정도의 미미한 효과는 안쳐줍니다. 박근혜의 읍소작전은 찬조연사도 아닌 당 대표가 할 짓이 아닙니다.

아마 개별 의원들이 지역구에서 울면 좀 먹힐 겁니다.

이승만이 부산으로 도망치면서도 국군이 승리하고 있다고 뻥을 치는 것이 이유가 있습니다. 민중은 죽어나도 권력상층부는 살려야한다는 판단입니다. 이승만이 전황을 솔직하게 고백하면 민중은 살겠지만 권력상층부가 붕괴됩니다.

박근혜의 읍소작전은 총체적으로 한나라당의 외연을 차단합니다. 최악이에요. 무슨 뜻이냐? 당시 이승만 입장에서는 미군 끌어오는게 중요했지, 한강방어선이 중요한건 아니었습니다. 미군과 교섭할 권력상층부가 붕괴되면 그걸로 끝입니다.

박근혜의 읍소는 이승만과 반대의 행보입니다. 성안에서 농성하는 군대는 어딘가에서 응원군이 올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먹고 사는 거에요. 박근혜의 읍소작전은 외부에서 응원군이 올지도 모른다는 마지막 희망을 무참히 작살낸 겁니다.  

게시판에서 인기있는 제목이 대문글에서 먹히지 않듯, PC통신에서 인기있는 제목이 인터넷에서 통하지 않듯이, 지역구에서 먹히는 읍소전략이 당 차원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박근혜의 읍소전략은 권력상층부를 붕괴시키는 최악의 전략입니다.

정치는 희망을 먹고 사는 생물입니다. 곧 죽어도 희망을 버려서 안됩니다. 어디에선가 100만 응원군이 올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의 불씨를 살려놔야 삽니다. 임진왜란의 선조임금도, 625의 이승만도 그 방법을 썼던 것입니다.

박근혜는 희망을 버리고 솔직하게 동정을 구했지요. 최악입니다. 박근혜의 전략은 PC통신의 인윈이나 우리모두의 권정도가 ‘그냥 한번 읽어보세요’ 이런 식의 제목을 붙이는 이유와 본질에서 같습니다. 아마 아주 심심한 사람만 그 글을 조회할 것입니다.

장소팔 고춘자 이후 최고의 콤비 송영선과 전여옥
크림 잔뜩 넣은 피자나 스파게티만 먹어대다가 입속이 느글느글해지면 얼큰한 김치 깍두기 생각이 간절해집니다. 옳거니 피자집에서 피자와 된장국을 함께 내오면 어떻게 될까요? 그 가게 당일로 문닫습니다.

‘앙상블’이 있습니다. 햄버거와 콜라처럼 맞는 궁합이 있는 거에요. 점심은 피자와 콜라로 먹고 저녁은 한식으로 먹는다. 이건 됩니다. 피자와 된장국을 같이 먹는다. 이건 안됩니다. 착각하면 안돼재요. 둘이 비슷해 보이지만 180도로 다른 거에요.

한나라당과 민주당 하는 짓 보면.. 진짜 정치를 왜 이렇게 못하는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정치학교를 열어서 좀 공부를 시켜줘야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상대방의 행동을 예측하고 대응할 책임이 있는데 이건 완전히 유치원생입니다.

정치.. 정말 어려운 것입니다. 저 기세등등한 인간들 한번 보세요. 송영선과 전여옥.. 전국구 밀고 들어오는거 보세요. 전국구를 사고파는 짓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이런 뻔뻔스런 거래는 없었어요. 박세일과 손봉숙은 또 뭐란 말입니까?

현찰이 오가야만 거래가 아닙니다. 댓가가 있으면 거래지요. 이문열이 빠진게 그나마 대견하군요. 뭐 야당탓만 할 일은 아닙니다. 정치가 다 그렇죠. 이쪽을 챙겨주면 저쪽이 삐지고, 저쪽을 챙겨주면 이쪽에서 으름장을 놓고.

백의종군해서 당을 살려놓은 다음, 그 공을 인정받아 훗날 금뺏지에 도전하겠다는 넘은 한놈도 없어요. 저승을 향해 달려가는 막차에 올라타기 위해 머리 끄댕이 잡고 매달리는 추악함이라니.

구시대의 막차에 올라타서 머하나?
우리당도 마찬가지입니다. 들어갈 고은광순은 빠지고 당연히 빠져야 될 사람은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고은광순님께는 그런 소굴에 안들어가길 잘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직은 우리 세상이 아닙니다. 우리의 힘을 저들 정치인들에게 온전히 빌려줄 필요는 없습니다. 저들과 책임을 공유할 필요도 없구요. 노무현의 ‘원대한 전략’은 아직 발동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지금 가는 차는 구시대의 막차입니다.

새 시대의 첫 차는 이제부터 설계를 해야지요. 이번에 친노세력은 거의 빠졌습니다. 명계남이 들어가지 못할 이유가 없고 문성근, 문재인, 강금실, 이창동도 마찬가지입니다. 결론적으로 노무현은 총선올인을 안한겁니다.

왜? 그 힘 아껴두었다 어디다 쓰려고?

정동영은 노무현이 예상과 달리 총선올인을 포기하고 의도적으로 그 힘을 아껴두었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써야죠. 언젠가는 그 힘을 쓸것입니다. 노무현이 아껴둔 그 힘을 쓸 때가 진짜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직은 친노세력의 구심점이 없습니다. 핵이 형성되지 않은거죠. 지금부터 18대를 준비하고 설계 들어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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