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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3758 vote 0 2004.03.27 (17:42:46)

 

『 포토만평.. 조순형의 개문발차냐 추미애의 찍어내기 성공이냐.. 갠적으론 추미애선수에 한표..1남 2녀시대 개막 』

● 우리나라는 축복받은 나라입니다. 종교국가가 아니라는 점에서요. 역으로 우리의 많은 폐단이 종교에서 비롯됩니다. 유교도, 기독교도, 불교도 폐단이 있어요. 또 종교만 종교가 아닙니다. 이념도 어느 면에서는 종교 역할입니다.

바탕은 문화지요. 종교가 다르면 문화가 다르고, 이념이 달라도 문화가 다릅니다. 문화가 다르면 스타일이 다르고, 스타일이 다르면 코드가 맞지 않아요. 따라서 매사에 거부감을 가지게 됩니다. 지역주의도 마찬가지죠.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른 것을 억지로 같게 할 수는 없습니다. 종교를 바꿀 수는 없지요. 이념을 강제해서도 안됩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무지개처럼 공존하는 지혜를 찾아내야 합니다.

● 우리나라는 축복받지 못한 나라입니다. 요즘 이민가고 싶다는 사람 많지요. 우리나라가 종교국가였다면 아무도 그런 소리 안합니다. 가난하면서도 행복한 종교국가들 많지요. 방글라데시 국민들이 가장 행복하다더군요.

그런 나라를 원합니까? 희망도 없고 갈등도 없는 그런 나라를 원합니까?

우리의 장점이 종교국가가 아닌데 있듯이, 우리의 고통 또한 특정 종교로 통일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 생겨났습니다. 그러므로 이 고통 안고 가야 합니다. 넘어서야 합니다.

세계사에 드문 특이한 나라입니다. 희망의 크기는 갈등의 크기에 비례합니다. 갈등의 해결에 성공하므로서 모범을 창출하고 선례를 만드는 방법으로 우리도 세계사에 기여해야 합니다. 또한 어떻게?

이제사 밝혀진 탄핵사유
홍사덕의 백수발언에 이어 송만기씨의 이대발언이 득점타가 되는군요. 이제사 탄핵의 진짜 사유가 밝혀진 셈입니다.

송만기의 발언은 정곡을 찌른 것입니다. 우리사회의 모든 갈등을 생산하는 본질에서의 모순이 무엇이냐입니다. 어쨌든 이렇게 원인이 밝혀졌으므로 그에 따른 처방을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카톨릭을 모르고 프랑스를 논할 수 없고, 신도를 모르고 일본을 논할 수 없듯이, 유교주의를 모르고 한국을 논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우리부터 유교주의의 정체를 모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유교? 다른 모든 종교와 마찬가지로 ‘분쟁의 해결’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 도교.. 분쟁의 회피 혹은 우회
○ 불교.. 분쟁의 회피 혹은 개인적인 극복
○ 유교.. 분쟁의 억압 혹은 합리적인 해결
○ 기독교.. 일방적인 강압 혹은 포용

○ 민주주의.. 절차적 정당성의 획득을 통한 분쟁의 해결

모든 종교 혹은 이념은 나름대로 공동체 안에서 분쟁의 해결을 위한 방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과연 해결책이 되는가입니다.

자본주의는 아니지요. 자본주의가 비판되어야 하는 이유는 분쟁을 해결하려는 태도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억울하면 출세해라’ 이거죠. 이건 명백히 분쟁을 부추기고 있는 겁니다.

처세술 혹은 정치술로서의 유교
유교 하면 예법이고, 예법은 처세술이면서 정치술입니다. ‘예=정치’라는 거지요. 즉 예의를 지킨다는 것은 곧 ‘정치한다’는 것입니다. 유교사회는 고도의 정치술 대결이 벌어지는 사회입니다. 한마디로 ‘9단들의 나라’이지요.

조선 최고의 당쟁가 송시열을 중심으로 벌어진 일련의 당쟁들.. 우습게 볼 일이 아닙니다. 9단 대 9단의 치열한 머리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이를 통하여 우리는 무엇을 얻었나? ‘분쟁을 해결하는 노하우’를 얻었습니다.

조선은 왜 망했는가? 유교방식의 분쟁해결이 본질에서의 모순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억압을 통한 임시봉합이지요. 그래도 같은 양반계급 안에서, 혹은 향촌 공동체 안에서는 제법 통했습니다. 부분적으로는 먹혔지요.

얼마전까지만 해도 문중 소유의 전답이 많았습니다. 토지는 사유되는 경우보다 공유되는 경우가 많았지요. 놀부가 흥부더러 ‘네것도 내것이요 내것도 내것이요’ 하는 것이 농담이 아니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형제간에 토지는 공유가 상식이었습니다.

무수한 분쟁이 일어났지요. 그러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이 유교주의였던 것입니다. 봉건사회의 근본모순은 해결되지 않았지만 향촌 공동체 안에서 자잘한 문제는 해결되곤 했습니다.

인간을 갈구는 테크닉이 고도로 발달한 나라
‘분수를 모르고 까분다’는 말이 있지요. ‘분수’는 씨족 공유의 토지에서 생산된 산물을 나눠가질 때 가져가는 몫입니다. 많이 가져가는 사람과 적게 가져가는 사람이 정해져 있었지요.

왜 대통령과 부인의 학력이 문제가 되는가? 분수지요.

‘분수를 지켜라’는 말은 누군가가 분수를 넘는 행동을 했을때 응징하는 노하우를 다각도로 갖추고 있다는 즉 일종의 협박입니다. 우리 사회는 기득권층이 아래에서 커 올라오는 신진세력을 억누르는 노하우를 고도로 발달시켜온 사회입니다.

인간을 갈구는 데는 9단인 나라입니다.

끼리끼리 담합하고, 유유상종 붙어먹고, 뒷구멍으로 배맞추는.. 대통령을 반대하기 위해서라면 민주당이 한나라당에 서슴없이 엉덩이를 빌려주는.. 온갖 비열한 잔재주와 노하우와 테크닉으로 무장한.. 그런 나라입니다.

왜 노무현인가? 기득권과 학벌과 연줄이 판치는 사회에 돛단배처럼 떠 있는 사람입니다. 그는 왜 돛단배가 되려 하는가? 노무현은 밑바닥의 생리를 압니다. 밑바닥의 생리란? 공동체 안에서 분쟁의 해결방법을 터득하고 있는 겁니다.

왜 유교주의와 그 문화를 알지 않으면 안되는가? 유교주의는 강자가 약자를 억압하는 이념이기 앞서 강자가 담합하여 약자를 갈구는 고도의 테크닉을 발달시켜 온.. 학벌과 문벌과 연줄로 인간을 질식시키는 노하우의 집적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이념은 죽어도 테크닉은 남습니다. 유교주의 이데올로기는 거진 죽었지만 누군가는 그 테크닉을 써먹습니다. 사회주의자도 써먹고, 좌파도 써먹고, 우파도 써먹는 거에요. 부지불식간에 다들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왜 노무현인가? 밑바닥에서의 생존술을 연마한 사람입니다. 인간을 갈구는 기술에서 9단인 나라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터득한 사람입니다. 그 온갖 악랄한 테크닉과 잔재주와 기술에 맞서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입니다.

노무현의 분쟁해결에 관한 노하우
어떤 기자가 김응룡감독에게 물었습니다. “의자를 발로차고 신발을 벗어던지고 해서 군기를 잡는데 그거 다 계산된 행동입니까 아니면 그냥 홧김에 그렇게 한 겁니까?” 김응룡감독이 대답했습니다. “당연히 계산된 행동이지 ㅎㅎㅎ”

노무현대통령이 아무 생각없이 말을 함부로 한다고 믿는 것은, 김응룡감독이 아무 생각없이 의자를 발로 찬다고 믿는 것과 같습니다. 김감독 본인이 분명히 밝혔듯이 그거 다 계산된 행동입니다.

사람들이 김감독을 오해하는 이유는, 김감독은 항상 한 템포 빠르게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즉 ‘선수(先手)’를 치는 거지요.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군기를 잡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발생할 조짐이 있을 때 미리 손을 쓴다 말입니다.  

‘임창용 길들이기’가 대표적인 예인데 임창용선수가 사고를 치기도 전에 선수단이 떠들썩하게 혼줄을 내더니 정작 임선수가 대형사고를 쳤을 때는 등을 다독거려주고 포용했습니다. 그때 많은 사람들이 놀랐지요.(그 후에도 우여곡절이 있었음)

당시 신문기사가 재미났습니다. ‘임창용이 전지훈련지에서 대형사고를 쳤으니 이제 죽었다’는 식으로 보도했지요. 웬걸 혼을 내기는 커녕 오히려 등을 다독거려 주다니.. 임창용이 눈물로 사죄하고.. 용서하고.. 황당한 일이 많았습니다.

요는 김응룡감독의 그것이 ‘유교방식의 분쟁해결법’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잘 없다는 점입니다. 노무현의 정치술도 마찬가지입니다. 노무현의 발언들이 실언처럼 보이는 이유는 항상 한 템포 빠르게 행해졌기 때문입니다. 선수를 치는 거지요.

선거개입? 문제가 되는 발언들은 선거전 시작되기 한참 전에 일어났지요. 정작 선거철이 되자 스스로를 청와대에 유폐시켜 아무 말도 안하고 있습니다. 자청하여 근신하고 있지요. 한 템포 빠르게 움직인 겁니다. 항상 그래왔어요.

사람들이 이해 못하는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지금은 굳이 저런 말을 안해도 되는데 왜 저러지?’ 왜 분당을 하고, 시민혁명 발언을 하고, 미국에는 알아서 기는 발언을 하고.. 선거를 앞두고는 문제를 증폭시키는 발언을 하고????

이해 안될 겁니다. 김응룡감독도 마찬가지에요. 처음에는 호랑이감독이라 생각했지요. 코끼리감독으로 변했다가 지금은 능구렁이감독이라는 본색이 탄로났습니다. 알고보니까 9단이었던 거에요.

분쟁의 해결이라는 관점에서 보기
노무현은 변호사입니다. 변호사는 ‘분쟁의 해결’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입니다. 대선 때 공식사이트 이름도 ‘노하우’였지요. 무슨 노하우인가? 분쟁을 해결하는 노하우입니다.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은폐되어 있는 분쟁의 원인을 노출시켜야 합니다. 때로는 오히려 문제를 증폭시키는 방법으로 분쟁의 원인을 극명하게 노출시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는 고도의 수법을 쓰는 겁니다.

유교주의? 분쟁의 해결을 위한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습니다. 역으로 분쟁을 억누르는 방법, 짜고 치는 방법, 물밑에서 담합하는 방법, 누군가를 왕따시키는 방법, 민중을 기만하는 방법.. 온갖 악랄한 테크닉을 전수해온 것입니다.  

역으로 그 악의 테크닉에 저항하는 선의 노하우도 축적되어 있습니다. 밑바닥 사회 특유의 공동체 문화에 그 선의 테크닉이 축적되어 있습니다. 노무현과 김응룡은 밑바닥의 경험을 통하여 그걸 터득하고 있는 겁니다.

유교주의 500년 역사를 통해 기득권층이 축적해온 온갖 악의 테크닉과 그 악랄한 지배에 저항하면서 축적해온 민중의 지혜가 정면대결입니다. 기득권세력은 늘 민중의 분열을 획책해왔고 지역주의도 그들이 개발한 '민중을 분열시키는 테크닉' 중의 하나입니다.

민중은 늘 단결하는 방법으로 저항해왔고 노무현은 밑바닥 사회 특유의 공동체문화를 통하여 민중을 단결시키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마침내 하나가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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