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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5206 vote 0 2004.03.22 (15:25:57)

장개석이 왜 망했을까요? 그들은 무기가 우수했습니다. 비행기와 야포를 가지고 있었지요. 근데 전선이 너무 넓었어요. 무기가 우수한 그들 입장에서는 전선을 좁히고 병력을 한곳으로 모으는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모았지요.

그 결과는? 전멸이었습니다. 왜? 후퇴하는 중에 비행기와 야포를 버려두고, 혹은 모택동의 팔로군에 팔아먹고 몸만 왔거던요.

한민합방당이 하는 짓이 꼭 장개석이 짓입니다. 그들은 너무나 단결이 잘됩니다. 우세한 전투력을 믿고 병사를 한곳으로 모으다가 외연이 차단되어 고립된 즉 죽음입니다.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유방은 항우에게 쫓기면서도 계속 지방을 돌면서 변방의 제후들과 손잡는 방법으로 외연을 넓혔습니다. 한신을 별동대로 해서 두개의 전선을 만들었지요. 양쪽에서 협공해서 항우를 침몰시켰습니다.  

삼국지의 '여포'도 마찬가지입니다. 북방 유목민인 강족출신 철기병군단을 거느렸지요. 전투력이 뛰어난 군대는 한곳에 밀집하여 단판승부 내기를 좋아합니다.

근데 전쟁이라는 것이 원래 단판으로 승부가 잘 안납니다. 병력을 한곳에 모아 건곤일척의 단판승부를 내려다가, 단판으로 승부가 안나서.. 역으로 포위된 즉 죽음입니다.

병사를 모으면 몰리고, 몰리면 죽습니다. 뭉치면 죽고 흩어져야 삽니다. 밀집하면 포위되고 포위되면 외연이 차단되고, 그 결과는 전멸로 나타납니다.

물론 단기전이라면 다릅니다. 단판으로 끝난다면 탄핵을 가결시킨 한민합방이 이겼지요. 문제는.. 정치는 장기전이라는 점입니다. 장기전이면 보급이 중요합니다. 외연이 차단되면 보급이 끊어져서 전멸입니다.

한민합방당의 놀라운 단결력을 보세요. 뭉치면 죽는데 그들은 뭉쳤습니다. 고로 죽음 뿐이지요. 탄핵이라는 단기전에는 승리했지만, 외연이 차단되고 고립된 결과 보급이 안되어서 죽음입니다. 걔네들은 이제 끝났어요.

민생파, 민주파의 대결에 관하여
대통령이 목숨걸고 끌어올려 놓은 지지율을 우리당이 집안싸움으로 까먹고 있다는 걱정이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당이 잘해서 지지율 올라간 것이 아니듯이, 집안싸움으로 지지율 까먹지 않습니다.

지지율은 우리당이 자가발전 해서 올라간 것이 아니라, 우리당의 외연이 확장되어 올라간 것이며, 외연을 만들어낸 이는 대통령입니다. 지금 우리당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민주파니 민생파니 하는데.. 큰 의미는 없지만 굳이 말하자면 지금은 민주파가 먹는 라운드입니다. 김근태가 좀 더 나서도 됩니다. 민생파는 그동안 공을 세웠으니 조금 쉬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건 원래 정답이 없습니다. 분명한건 특정인을 중심으로 단결하면 망한다는 겁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 보세요. 단결하다 망했잖습니까?

정치는 항상 두개 이상의 카드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정동영의 민생이 좀 먹혔다 해서 계속 정동영의 민생으로 올인? 이건 치명적입니다. 거품이 꺼지더라도 감수할 일입니다. 외연을 확대할 수 있는 구조 자체를 지켜가야 합니다.

그것은 항상 두가지 이상의 카드를 손에 쥐고 있는 것입니다. 공격과 수비지요. 조바심 내지 맙시다. 지금은 한 템포 쉬어가는 것도 좋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정치의 노무현과 민생의 정동영’이라는 두가지 카드를 가졌듯이, 또 우리당 안에서 ‘민주의 김근태와 민생의 정동영’으로 두개의 카드를 가지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말입니다.

원내의 우리당과 재야의 국민행동이라는 두개의 전선을 만들고 양쪽에서 협공하는 것이 병법입니다. 이때 우리당과 국민행동은 마치 손발이 맞지 않는 듯이.. 별도의 구심점을 가지고 따로 노는 듯이 보이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도 그렇지만.

우리당에 발을 들여놓지 말자
우리당의 내부문제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모습이 있습니다. 이런거 안좋습니다. 서프는 우리당을 지지하기 위한 사이트가 아니에요. 서프는 독립된 별개의 세력이며 우리당과 협공하여 조중동을 포위, 섬멸하는 역할입니다.

역할분담이죠. 우리당은 한민합방당을 치고 서프는 조중동을 치고..

김용옥의 말마따나 정치는 통시적으로, 공시적으로, 총체적으로 보아야 합니다. 큰 흐름에서 보면 우리의 역할이 보입니다. 목전의 총선에서 승리하기만을 바라기 보다는 100년전의 동학운동이 3.1만세를 낳았고, 3.1만세가 419를 낳았고, 419가 광주의 5월과 87년의 6월을 낳았듯이..

월드컵의 붉은악마가 미선이와 효순이의 촛불시위를 낳았고, 촛불시위가 광화문의 함성을 낳았듯이 그러한 큰 흐름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프는 노무현의 별동대입니다. 본대의 일에는 신경쓰지 마세요. 뭉치면 고립되고 고립되면 죽으니까요.

노무현이 위대한 이유
언제 어떤 순간에도 유권자들에게 선택권을 주어야 합니다. 지금 유권자 입장에서는 우리당 외에 선택권이 없습니다. 이건 안좋지요. 우리당 안에 다양한 세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정동영이나 김근태나 유시민 중 하나를 선택하라 이거지요.

노무현이 위대한 이유는 고건, 강금실, 정동영, 유시민, 김근태, 이헌재 등 다양한 호걸들을 키워서 다핵구도로 만들어 놓은 겁니다. 흔히 올인, 올인 하는데 노무현은 올인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다핵구도로 분산시켜 놓았습니다. 올인은 적들이 했지요.

노무현 이전에 그 어떤 지도자도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많은 영웅들을 키운 예가 없습니다. 밑에 사람을 키우면 자기 권위가 죽거든요.

이렇게 키워놓았기 때문에 대통령 유고상황인데도 국정이 돌아가는 겁니다. 지금 우리가 할 일도 그겁니다. 크고 싶은 사람 키워주기, 뜨고 싶은 사람에게 한번쯤 기회를 주어보기, 들어오고 싶어하는 사람 배척하지 말기.

대세론은 대세력작전이다.
대세는 한 사람을 중심으로 똘똘 뭉치는 것이 아닙니다. 흩어져 있는 다양한 세력들을 아우르되 그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횡적으로 폭넓게 연대하는 것입니다.

제가 정동영을 대세론에 적합한 인물로 보는 것은, '나를 따르라'는 식의 독불장군이 아니고.. 다양한 외부세력과 손잡을 수 있는 겸손한 인간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바다에 큰 그물을 치듯이 폭넓게 간격을 벌리는 것이 좋습니다. 내부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수록 좋습니다. 백가쟁명 백화제방에 코드만 맞으면 다다익선입니다.

● 한민합방당.. 193명이 한목소리를 낸다. 그 결과는? 1석이 된다.
● 우리당.. 48명이 200의 목소리를 낸다. 구 결과는? 200석이 된다.

큰 나무에 뭇 새가 깃들 수 있는 것은 가지가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당은 큰 나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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