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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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2]이금재.
read 4519 vote 0 2021.08.04 (08:18:47)

여기서는 머신러닝이라는 말보다는 인공신경망이라는 말을 쓰겠다. 신경망이 알파고로 대변되는 현대 머신러닝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70년대에도 머신러닝은 있었다. 근데 지지부진했다. 이미지 인식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알파고의 성공은 인공신경망에 의한 것이다. 흔히들 딥러닝이라고 말하는 것이 인공신경망의 한 부류이다. 인공신경망 다발은 깊게 만들어서 딥러닝이다.


인공신경망은 인공지능이 아니다. 그러나 운전에 국한한다면 인간보다는 나을 것이다. 운전을 오래 하다보면 "어떻게 저런 사람이 운전을 할까?" 하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그런데 사고는 생각보다 적다. 왜? 생각보다 도로는 상당히 오랜 시간동안 고민해서 개량된 것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뭐 같이 운전을 해도 차가 대강 굴러가도록 도로가 설계되어 있다는 말이다. 앞만 보고 어어 하다가도 어느 순간 위기를 해결한 자신을 발견한 적이 당신은 없는가? 앞 차와의 간격만 해도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주행 간격을 굉장히 좁게 잡는다. 그런데도 사고가 나질 않는다. 사회적인 규율의 힘이다. 


인공신경망 자율주행이 가능한 이유는 센서를 쓰지 않기 때문이다. 인공신경망 자율주행의 유일한 센서는 카메라 뿐이다. 라이다니 레이더니가 중요한 게 아니라 뭘로 찍건 그것을 심볼화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아직도 예전 기술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거랑은 본질적으로 다른 방식이다. 여기서 기술적인 이야기를 깊게 들어가서 설명할 수도 없고, 아무튼 인식의 부분에서 혁명적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미지 인식 기술에서 가장 큰 부분이 해결되어서 알파고 난리가 난 거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컴퓨터는 우리 생각보다 속도가 빠르다. 코딩을 해보신 분이라면 잘 알 것이다. 일단 심볼화만 되면 연산은 순식간이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노가다가 가능하다는 것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인간 머리는 노가다에 최적화 되어 있지 않다. 근데 컴퓨터는 된다. 


적어도 자율주행을 만드는 회사라면 수많은 전문가들을 동원하여 인공신경망에게 운전을 훈련시킨다고 보면 된다. 개인이 열심히 훈련하여 일정수준에 이르는 것보다는 전문가 집단이 동원되어 인공신경망을 훈련시키고 소프트웨어로 배포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그리고 몇 가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것들을 제시하셨는데, 일단 그거는 다 해결이 가능하다. 뭐 더 있어도 얼마든지 해결 가능하니 궁금한 거 있으시면 또 물으면 된다. 


1. 인식률

안개가 끼거나 어둡거나 하는 등의 악천후에서는 일단 사람보다 카메라의 인식률이 월등히 좋다. 인간의 인식률은 생각보다 낮은 것이다. 당신은 못 보았다고 생각했던 것이 갑자기 눈 앞에 나타나 당황한 적이 없는가? 인간은 상상 이상으로 많은 것을 보지 못한다. 그런데 상대방도 조심하니깐 그만큼은 사고가 나질 않는 것일 뿐이다. 안개가 끼면 인식률이고 뭐고 안 될 것 같지만 머신러닝을 훈련하는 사람들도 그 정도는 생각을 한다. 이미 안개가 끼고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을 대비하여 훈련시키고 있다. 어둠도 마찬가지다. 당신은 야간에 후방카메라를 보고 내 눈보다 훨씬 잘 보여서 놀라지 않았는가? 


수신호를 판단할 수 있느냐 하는 것도 그냥 하면 된다. 이 경우도 머신러닝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잘 안 되겠지만, 현재의 자율주행 기술 진도를 봤을 때, 조만간 해결될 것이라고 보면 된다. 중요한 것은 지금 기술로 해결이 가능할 것이냐는 것이다. 충분히 가능하다. 


걱정말라. 다만 우리가 기대하는 것처럼 고차원 인식으로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약간의 꼼수가 들어간다. 꼼수가 들어가지만 해결가능한 방안은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도로상에 자율주행차가 90%가 넘어가면 정부도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것이다. 수신호를 하지 않고 자율주행차가 알아보기 쉬운 신호를 줄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가령 QR코드는 뻘로 있는 게 아니다. 꼼수를 쓰므로 비효율적이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을 것이다. 걱정말라. 데이터노가다할 인도인은 차고 넘친다.


2. 판단

자율주행을 하는 정확한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필자가 알파고라고 부르는 것은 독자의 편의를 위해 비유적으로 명명한 것이다. 딥러닝기반강화학습으로 불러야 하지만 이름이 너무 길잖아. 그리고 독자들도 이게 무슨 말인지 잘 모르고. 근데 알파고는 다들 알잖아.


이미지 인식(지도학습 기반 머신러닝) -> 기호판단(강화학습 기반 머신러닝)


이미지 인식은 복잡한 그림을 단순하게 기호화 하는 것이다. 도로 상의 이미지들은 경계가 불분명하다. 도로인지 아닌지 사람인지 아닌지 인간도 헷갈려 한다. 그런데 머신러닝은 이걸 잘 한다. 그냥 잘하게 설계했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더 이야기 하겠다. 사람 눈은 동태눈깔이다. 상당히 불완전하다. 그런데도 운전은 한다. 


이미지 인식이 인식을 쉽게 만들어 도로를 바둑판으로 만들고 나면 다음은 판단의 파트가 되겠다. 여기부터가 알파고의 영역이다. 바둑판이라는 말은 비유적인 것이고, 도로상의 모든 이미지들을 인식 가능한 정보로, 불연속적으로 바꾸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필자가 즐겨 쓰는 표현이다. 일단 바둑판처럼 심볼화 해야 다음 타자가 이를 재료로 다음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으니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양보운전일 것이다. 좁은 골목길에서 두 차가 서로 마주 본 상황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경우는 흔한 일이다. 필자는 이 경우 지체없이 후진하여 문제를 해결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세월 타령이나 하고 있더라. 차로가 좁아지는 구간에서 끼어들기도 비슷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가 양보하지 않으면 반드시 부딪친다. 하지만 해결 가능하다. 바둑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바둑은 쉽게 말해 작은 것을 주고 큰 것을 취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는 게임이다. 일단 알파고가 이걸 잘 한다. 90년대 알파고 이전의 알고리즘 중 대표적인 미니맥스 알고리즘이라는 게 있다. 여러 가지 수 들 중에서 나의 손실이 최소가, 이득이 최대가 되게 하는 알고리즘인데 게임이론에서 나온 것이다. 근데 알파고는 이걸 안 쓰고도 해결한다. 오히려 더 낫다. 


말이 손빈의 삼사법일 뿐이다. 당신이 시뮬레이션을 백만번 할 수 있고 1수로 게임이 끝나지 않고 100수로 끝나는 게임을 설계한다면 알파고는 이를 능히 해결할 수 있다. 그냥 다 플레이 해보고 가장 나은 방법을 찾는 게 알파고니깐. 알파고가 하는 행동은 결과적으로 양보라고 불리는 부분을 포함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특별히 머리를 써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경험을 노가다로 쌓아서 문제를 해결한다. 


불법을 행하지 않으면 빠져나갈 수 없는 도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건 불법을 명명하기 나름이다. 불법 보다는 사고가 나지 않고 경찰에게 걸리지 않는가가 도로에서는 더 중요한 영역이다. 실제로 테슬라만 하더라도 경우에 따라 중앙선을 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건 강화학습을 훈련시킬 때 규칙을 잘 만들어주면 해결되는 문제이다. 


3. 메이커 외부의 문제

자율주행이 인간 보다 훨씬 더 안전하게 운전하고 도로에서 비율이 높아진다면 급속하게 관련 법규도 마련될 것이다. 이런 건 한국이 잘 하는 거다. 쓰레기 봉투도 일반화 시켰는데 도로 규칙하나 못 만들까. 모두 가능하다. 지금도 도로 상에는 당신이 인지 못 하는 규칙이 수두룩하다. 그런데도 당신은 버젓이 운전을 하고 있지 않은가? 이런 건 통계로 해석해야 한다는 말이다. 인간운전과 머신운전 중 누가 더 통계적으로 안전하겠는가? 뻔한 것이다.


어뷰저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냥 금융치료하면 끝난다. 지금도 사고 유발하면 처벌받는데 어뷰져라고 가만 두겠는가?


교차로를 새로 설계할 필요도 전혀 없다. 앞차에 막혀 신호가 보이질 않는다고 못 가지 않는다. 인간도 못하는 게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잘 하는 것이다. 앞차가 빠지고 나면 내차는 그 자리로 이동한다. 그 순간 신호가 보이길 시작한다. 그때 움직여도 충분히 가능한 것이다. 지금도 그렇게들 하고 있다. 


초보운전 시절에 앞차 따라가다가 사고날뻔 한 적이 누구나 있지 않은가? 횡단보도에서 핸드폰 보고 있다가 옆사람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신호가 안 바꿨는데도) 건너가려다가 뒤질뻔한 경험은 있지 않은가? 그리고 나서는 반드시 신호를 확인하고 걷기 시작하지 않았느냔 말이다. 그리고 이건 지금의 테슬라도 아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며 유튜브에 찾아보면 주행 영상 많이 나온다.


4) 결론

인간이 일생동안 경험할 수 있는 양은 제한적이나 전세계 자동차로 모을 수 있는 경험은 무제한이다. 새로운 사례가 나오면 데이터 베이스에 추가하여 추가훈련을 시키면 된다. 특히 이 부분이 인간과 차별화 된 강점이다. 개인과 집단지성의 대결이다. 당연히 집단지성이 이긴다. 인간은 운전을 훈련하는데 10년 이상이 걸리지만 소프트웨어 배포는 1분이면 끝난다. 


인공신경망은 인공지능이 아니다. 그런데 에디슨과 테슬라(역사의 그 인간)를 생각해보라. 에디슨이 멍청해도 대량 노가다 시스템을 만들어 성공하지 않았는가? 운전이라는 것은 누구는 머리를 써서 하지만 누구는 노가다로 경험을 쌓아서 한다. 내가 직업을 새로 바꿀 때마다 놀랐던 것은 그 어떤 한국 회사에도 제대로 된 메뉴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경험으로 해결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근데도 대강 굴러간다. 놀라울 따름이다. 


나는 에디슨이 테슬라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뽀대가 안 나잖아. 특히 나처럼 기억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에디슨처럼 살다가는 용량초과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원리를 사용하여 헛간의 바늘을 찾을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현재의 테슬라자동차는 오히려 에디슨의 방법을 사용한다. 이건 머신러닝의 특징이다. 논리는 개무시하고 노가다로 때운다. 왜? 그게 더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니깐. 


인터넷 검색 기술만 하더라도 구글이 네이버보다는 좀 낫다 뿐이지 검색 기술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것도 노가다코딩인건 매한가지다. 중요한 것은 세상에 변화를 투척하여 사람들을 놀라게 할 것이냐다. 놀라야 변한다. 나혼자 모든 걸 다 할 수는 없다. 인간을, 집단지성을 믿어야 한다. 사람들이 참 변하지 않지만 또 변하는 게 인간의 맛이다. 그래서 테슬라는 필요하다. 잘나서 필요한 게 아니라 그렇게 새로운 회사가 전통적인 자동차 메이커를 똥으로 만들어야 세상이 굴러간다는 말이다. 


5) 미래

나는 지금의 머신러닝 기술을 좋아하지 않는다. 가장 큰 불만은 아름답지 않다는 것이다. 일단 노가다로만 떼운다. 모든 사례에 대하여 설계자인 인간이 개입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초보스럽다. 까마귀는 인간 5살의 지능을 가진다고 하는데,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인간이 까마귀보다 더 특별한 지능을 가진 것은 아니다. 인간은 다만 더 많은 기억력을 가진 것 뿐이다. 더 다양한 환경에 적응해 왔으니깐. 더 본질적인 기술이 등장한다면 노트북만으로도 자율주행이 가능해질 것이다.


나는 맥락을 중요시 한다. 맥락을 사용해야 데이터를 아껴서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효율이 극대화 된다. 하지만 지금의 머신러닝은 전혀 이렇지 않다. 필자가 오랫동안 고민한 지점이다. 


머신러닝에는 지도학습뿐만 아니라 비지도학습이라는 것도 있다. 숨은 전제를 찾는 알고리즘인데, GAN이라고 해서 쉽게 말해 모자이크를 제거하는 기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주어진 여럿의 작은 정보를 가지고 특정 맥락(전제)을 찾아 다시 거꾸로 작은 정보를 크게 증폭하는 기술이다. 그렇게 모자이크의 빈칸이 채워지는 것이다. 이게 꽤 그럴듯 해 보이지만 이미지에만 가능한 제한적인 기술이다. 이미지는 속성이 있다고 사람들이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 이야기 하면 길다. 텍스트만 하더라도 쓸 수가 없다. 텍스트는 속성이 없으니깐. 사실 이미지도 속성이 없지만, 텍스트보다는 훨씬 정형화 된 특성을 부여하기가 쉽다. 덜 상징화 된 개념이니깐. 


중요한 것은 사건이 고무줄과 같고, 작은 문제도 큰 문제로 늘여서 다시 생각할 수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파고는 이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문제의 재정의는 대개 시간의 재정의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다. 개인이냐 집단이냐도 시간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알파고는 단기전을 하지 않는다. 반드시 한 판을 둔다. 근데 인간보다 잘 둔다. 근데 그걸 잘 한다. 


이 모든 해결 방법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인공지능이 필요한 순간은 반드시 온다. 양적 접근만으로는 해결 불가능한 지점이 올 수도 있다. 근데 운전은 단순한 것이라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그 전에 먼저 판을 키워야 한다. 시의적절하게 코로나로 인해 판이 급속하게 커지고 있다. 유통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잘 알 것이다. 아예 인터넷과 머신러닝 판이 통째로 성장하고 있다. 굳이 말하자면 비대면 기술이 초성장 하는 중이다. 현재 모빌아이(인텔자회사), GM, 웨이모(구글자회사)가 판에 뛰어들고 있다. 토요타는 아마존이 드론배송하는 수준으로 접근하고 있다. 논할 가치가 없는 회사다. 아, 쫌. 현대는 몇조를 들여서 자율주행 회사에 투자를 했다. 성의는 보이고 있다.


대화봇은 다음에 또 이야기 하겠다. 사건을 특정하는 기술은 필자 수준에서도 가능한 것이다. 필자가 뭐가 좋다고 이루다를 찬양하겠는가? 그냥 세상이 변하고 있으니 관심 좀 가지라고 투척하는 것이다. 이루다는 쓰레기다. 근데 그게 꽤 강력하더라. 인간이 참 멍청한게 SNS로 들이대니깐 왠지 사람 같이 느껴지더라. 그게 더 중요한 것이다. 맥락압축? 구글스토어에 아키네이터라고 검색하면 스무고개 어플 나온다. 한 번 해보시라. 필자가 맥락을 설명할 때 학생들에게 소개하는 것이다. 취향을 알아내는 기술도 있다. 좋아하는 이성얼굴을 두명씩 나열해서 더 나은 쪽을 반복적으로 선택하여 (말하자면) 백명 중 한 명을 골라내는 놀이다. 저커버그가 페이스북 만들기 전에 하버드 해킹해서 여학생 얼굴로 했다는 그 장난질 말이다. 토너먼트(승자전)로 취향을 찾아내는 것.


지금의 테슬라를 보면 놀라울 때가 있다. 왜 저렇게 자율주행을 못 하지?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지금 기술로도 충분한 것을 너무 오래 걸려서 하고 있다. 혹시 상술인가?


Drop here!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1.08.05 (03:25:02)

많은 문제들이 현재의 운전이라는 개념이 (불완전한) 인간 기준으로 정의되어 있기 때문이고,

바둑의 경우와 같이, 자율주행이 운전하는 방식을 보고 거꾸로 인간이 운전을 배우는 시대가 오겠지요?

물론 그 시대가 되면 F1드라이버나 특수차량 운전자 등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고 일반인들이 운전을 배울 필요가 없어질 수도...

AI 문외한에게는 정말로 필요한 요약 정리 잘 보고 있습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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