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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6619 vote 0 2010.12.10 (18:12:43)

 


  이명박의 수상한 통일장사

  ‘손학규는 정동영보다 못하다!’


  아래 부분 인용한 글은 지자체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지난 5월 25일에 ‘이명박의 완벽한 낚시였나?’라는 제목으로 쓴 글이다. ‘전쟁은 필연이다’고 썼다. 그리고 6개월 후에 진짜 전투가 벌어졌다.


   “이명박은 김정일의 직접사과, 정찰총국 책임자 숙청 선에서의 해결을 요구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중략) 이는 곧 북한정권의 붕괴를 기대하고 있다는 의미다.(중략) 이명박은 통일대통령 추대의 야망을 품고 있다. 어쩔 것인가? 한 개인의 엉뚱한 야심에 칠천만 겨레의 목숨이 위태롭게 되었다. 지금 이명박의 종신집권 야욕과, 오바마의 인기만회 욕심과, 김정은의 권력승계 욕심과, 김정남의 군사쿠데타 야욕, 이 네가지 욕망이 충돌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무슨 일이 벌어지기를 원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쟁은 필연이다. 왜? 모두가 전쟁을 원하니까. 어차피 전쟁나면 가련한 한국인들이 죽을 뿐이니까.”


  아래는 그 전후로 리플로 쓴 글이다.


  “클린턴은 94년 제네바 합의 파기로 부시에게 물먹은 적이 있기 때문에 핵개발로 뒤통수를 친 김정일에 대한 입장이 곱지 않소. 영삼때 북폭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을지도.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인간들이오. 그쪽은. 영삼은 그래도 전화해서 말릴 넘. 쥐는 오바마가 북폭하자면 신나서 통일대통령 꿈 꿀넘. 과대망상에 빠져서 자기네 영토와 인명을 강대국의 총알받이로 내준 바보 왕들 세계사에 한 트럭쯤 있소. 하여간 군대 안 가본 넘이 총 쏘고 싶어서 안달하고, 민주화에 세운 공 없는 넘들이 전쟁통에 먼가 공을 세워보고 싶어서 안달하고, 이명박은 그동안 총 개머리판에 눈대고 있었다고 선임하사 한테 쿠사리 맞은 한풀이 할 타이밍 용케 잡은 거고, 이래저래 전쟁에너지는 만땅으로 충전되어 있고(중략) 야당에 인물이 없어서 터닝포인트 찍어줄 사람이 없는 것이 유감. 지금 딱 한마디만 찔러줘도 북풍은 역풍으로 바뀜.”


  당시 필자의 글을 읽은 사람은, '이 인간 또 오바하네! 웬 전쟁? 천안함이야 이명박이 다급하니까 꾸민 거지.’ 하고 웃어넘겼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을 보라. 그동안 지독하게 통일을 방해해온 이명박이 자기 입으로 통일을 주장하고 있다. 통일비용 엄청나게 부풀려서 외치며, 분단고착화에 앞장서온 조중동과 이명박이, 태도를 바꾸어 자기 입으로 통일을 주장하고 있다. 이게 무슨 조화인가?


  당시 필자가 오바한 거 맞다. 의도적인 부풀리기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전략적 오바가 필요하다. 두 수, 세 수는 앞질러 가주어야 한다. 손따라두기는 최악이다. 그런데 손학규는 지금까지 계속 손따라두기만 하고 있다.


  통일대통령을 꿈 꾸는 이명박이, 종신집권 야욕때문에 개헌론을 비롯하여 이 모든 상황을 만들어왔다는 증거는 물론 없다. 문제는 이명박이 거듭된 통일언동으로 작금의 대포폰 정국을 날려보내고, 사대강을 떠내려 보내고, 날치기 정국을 물타기 하여 막대한 정치적 이득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다는 거다. 국민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서 톡톡히 재미를 봤다. 그들은 지금 원하는 것을 얻었다. 내 손에 이익이 들어오는데 주저할 일이 무엇인가?


  김대중 대통령이 박정희 독재자의 총통 음모를 처음 제기했을 때는 지식인 중에도 ‘설마’ 하던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과연 그대로 되었다. 김대중 대통령에게 예지력이 있었던 것일까? 천만에! 주도권을 잡으려면 두 수, 세 수는 앞질러가야 한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 김대중 대통령이 특별했던 것이 아니라, 원래 정치는 그렇게 하는 거다. 그게 정치의 기본이다. 그 정도 기본도 안 되는 사람이 문제다. 손학규 말이다. 절망이다. 지금 상황은 이명박이 개패로 블러핑을 하는데 손학규가 족족 속아넘어가는 형국이다.


  왜 블러핑을 찍어내지 못하는가? 왜 맞받아치지 못하는가? 왜 두 배, 세 배로 판돈을 올리지 못하는가? 왜 목숨걸고 올인하지 못하는가? 종신집권을 꿈 꾸는 이명박이 통일대통령의 야심을 품고 지금 온갖 일을 벌이고 있는게 아니냐고 다그치지는 못하는가? 이명박 하는 짓 보면 조만간 전쟁이 터지고 말거라고 왜 미리 엄포를 놓지 못하는가? 미리 엄포를 놓아두어야 진짜 전쟁이 방지된다. 상대방의 블러핑이 들켜버리기 때문이다.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을 해 보고, 내가 이명박이라면 이 상황에서 무슨 짓으로 재미를 볼 것인가를 연구해 보고, 이명박이 벌일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전부 언급해서, 이명박 조금 있으면 통일장사 나설 것이라고 미리 말을 해서, 사전에 김을 빼버려야 하는 것이다. 이건 정치의 기본 중에도 기본이다.


  그때 민주당이 적극대응을 못했기 때문에 6개월 후에 실제로 포탄이 날아든 것이다. 포탄맞고 지지율 올라 재미 본 이명박이, 한 번 더 쏴달라고, 북한으로 삐라 날려보내고, 거듭 통일타령 하며 김정일을 압박하는 것이다.


  일생을 바쳐 반통일의 길을 걸어온 이명박이, 분단고착화를 직업으로 삼았던 이명박 집단이 지금에 와서 통일운운 하는 데는 노림수가 있다. 개헌도 상당히 연관되어 있다. 이것이 농담이 아니다. 그들은 한국인 백 만명쯤 죽어도 상관없다는 자들이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자들이다. 역사공부를 조금만 했다면 이 정도는 알 것이다. 역사상의 알려진 인물들은 대개 그런 짓을 했다. 이명박보다 더 미친 사이코들 역사교과서에 한 트럭 있다. 이명박도 못지 않다.


  이것은 그 사람의 선과 악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착각하는 이유는 ‘악행은 악당들이 저지른다’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천만에! 상황이 그렇게 만든다. 그건 당사자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악당들은 자기가 선량한 시민이라고 믿고 있다. ‘나는 악당이 아니다. 고로 내가 한 짓은 악당짓이 아니다.’ 이런 이상한 논법을 가지고 자기 자신을 먼저 기만한다.


  악행은 악당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무능력과 비겁과 무지라는 3박자의 완벽한 조화에 의해 일어난다. 책임지지 못하는 일을 벌여놓으면 저절로 그렇게 된다. 멍청한 자가 선장을 맡아 키를 잡고 우왕좌왕 하며,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다보면 결과적으로 악당이 되어 있다. 이미 수 많은 사람이 희생되어 있다. 이명박 되고 난 후에 벌써 희생된 사람이 백 명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명박이 고의로 이 많은 사람들을 죽였는가? 아니다. 무지한 자가 엄벙덤벙 하다보면 저절로 그렇게 된다. 삐라 날려보내고, 북한내부 흔드는 흡수통일타령 하면 그렇게 된다. 국민 목숨 가지고 아니면 말고식 정치도박 하면 그렇게 된다.


  선제대응이 필요하다. 상황이 발생하면 숨가쁘게 돌아간다. 어어하는 사이에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버린다. 손학규가 대포폰 규명 1인 시위 하며 카메라 기자나 찾고 있을 때, 연평도는 불바다가 되고, 국회는 날치기판이 되고, 이명박은 통일장사를 하고, 사대강은 흔적이 없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나쁜 일이 일어나고 난 다음에 비난할 것이 아니라, 먼저 제기하고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그런데 말이다. 손학규다 젠장! 정똥보다 훨 못하다. 정똥이라면 역시 못했겠지만 이렇게 찍싸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신차려야 한다. 대한민국은 이제부터라도 위기관리 능력있는 과단성 있는 지도자를 발굴해야 한다. 일 터진 다음에 대응은 아무래도 늦다. 세 수, 네 수는 앞질러가야 위기를 막는다. 멋모르는 꼬마가 권총에 손을 댔을 때는 이미 탄환이 발사된 상황을 상정하고 대비해야 한다. ‘꼬마야. 위험하니까 그 총에서 손 떼라’고 말로 타일러서는 안 된다. 바로 덮쳐야 한다. 총을 뺏어야 한다. 앰뷸런스부터 불러야 한다. 뒷북치지 말고 선제대응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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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미지 [레벨:20]양을 쫓는 모험

2010.12.11 (00:40:12)

이명박이 통일 운운 한다면, 필경 오바마 쪽으로부터 먼가 정보가 들어왔다는 것인데... 오바마도 읽지 못하고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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