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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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9073 vote 0 2019.02.04 (14:34:07)

    안희정, 김경수의 경우


    1심은 증거 위주로만 보므로 무죄판결 가능성이 있지만 2심에서는 더 많은 부분을 폭넓게 검토하므로 안희정의 유죄판결은 충분히 예상되었다. 무엇보다 피해자에게 불리한 카톡 증거가 많았다. 문제는 안희정이 일반인이 아닌 유력 정치인이라는데 있다. 가해자도 그렇지만 피해자도 정무적 판단을 해야 하는 것이다.


    정국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고려되어야 한다. 안희정이 대선에 출마하지 않는다면 고발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다양한 가능성의 검토를 위해 일단 시간을 벌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범행 이후 피해자의 행동이 부자연스러울 수도 있다는 점이 2심에서 반영된 것이다. 1심만으로는 원래 불완전하다.


    만약 1심만으로 재판을 끝낸다면 재판전략의 문제가 관건이 된다. 원고와 피고가 각자 재판전략을 짜서 도박을 해야 한다. 만의 하나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지 몰라서 중요한 정보를 숨겼는데 판결을 받고보니 그러한 재판전략이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면? 억울한 판결이 생겨날 수 있다. 패를 까보고 결정해야 한다. 


    원고와 피고의 패도 있지만 재판부의 패도 있다. 피해자는 카톡증거가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보고 이를 숨기려고 하다가 재판부에게 그 점을 지적당하여 피해를 본다든가 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므로 원래 2심이 더 정확한 것이다. 재판부의 의도는 판결 후에나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구조론으로는 이중의 역설이다. 


    김경수도 마찬가지다. 재판부의 의도가 확연히 드러났으므로 2심에서는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 이상적인 판결은 원래 없고 원고와 피고와 재판부 3자의 적절한 대응이 있을 뿐이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자세라도 그렇다. 진보든 보수든 헛된 꿈을 꾸지 말고 변화에 긴밀하게 대응해 가는게 정답이다. 세상은 변한다. 


    세상에 선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 역사를 추동하는 에너지 흐름에 따른 환경의 부단한 변화에 합리적으로 대응해 가는게 선이다. 대응하려면 긴밀해야 한다. 긴밀한 것이 선이다. 안희정이든 김경수든 긴밀하지 않았다. 그들은 공중에 붕 떠 있었다. 왜 그들은 긴밀하지 않았을까? 자한당 장사치들은 항상 눈치를 살핀다.


    어느 면에서는 그들이 더 긴밀하다. 24시간 상대편 반응을 체크하고 있다. 장사를 하려면 시세를 정확히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범죄를 저지르고도 장사치의 기술을 발휘하여 시세대로 흥정하여 은폐하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순진무구한 운동권 샌님들은 어떤가? 유아독존식 운동권 선민의식은 곤란한 거다. 


    전두환 시절에 고난을 겪으면서 다들 천국을 한 번씩은 다녀온 사람들이라 긴장을 탁 놓아버리는 수가 있다. 우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풀지 말아야 한다. 최순실이든 안희정이든 김경수든 공통점은 내부자 고발이 일어났다는 점이다. 역대 판례로 보아 내부자 고발이 있으면 처벌받을 수밖에 없다. 대략 그렇더라. 


    내부자 단속을 잘하든가 혹은 결속을 다져서 의리를 지키든가 혹은 불법을 저지르지 않든가 해야 한다. 김경수의 경우 드루킹의 내부고발이 있었으므로 유죄가 예상되었지만 홍준표의 집행유예 사례도 있는데 전례없는 실형은 보복판결 맞다. 조회수 대박을 노리고 문제있는 게시판을 만든 네이버가 원인제공을 했다. 


    먼저 룰을 어긴 자한당의 매크로는 모르쇠고 그 범죄에 대응한 자기방어는 고발하는 식이라면 정의가 아니다. 이제 적들이 총공세로 나오겠지만 우리는 긴밀하게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 한두 번으로 끝날 싸움이 아니다. 언제나 선은 긴밀하고 악은 무감각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현장과 먼 진보는 진보가 아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2.04 (16:45:35)

"언제나 선은 긴밀하고 악은 무감각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현장과 먼 진보는 진보가 아니다."

http://gujoron.com/xe/106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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