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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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8889 vote 0 2018.04.20 (20:12:03)

 

    깨진 유리창 이론과 방관자 효과 그리고 공유지의 비극


    구조론은 인간의 행동이 어떤 도덕적 동기나 선한 목적 혹은 그에 반대되는 나쁜동기나 악의적인 음모 따위에 지배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의사결정의 편의에 지배되며 그것을 극복하게 하는 것은 반복된 훈련과 심리적 에너지라는 거다. 인간의 행동을 선의나 악의로 설명하려는 소박한 관점은 불식되어야 한다.


    선의든 악의든 그것은 위하여다. 인간을 움직이는 것은 의하여이며 그것은 에너지다. 심리학은 물리학과 정확히 같다. 물리가 에너지에 지배되듯이 인간의 행위 역시 심리적 에너지에 지배된다. 그러므로 인간의 행동은 일정한 범위 안에서 수학적으로 계산이 가능하다. 상황을 설계하여 행위을 유도할 수 있다.


    그 심리적 에너지는 일의 일관성과 연속성이 큰 부분이다. 사건의 기승전결 전개에서 기 포지션에 서면 강한 에너지가 유도된다. 이는 권력의 작동원리다. 기가 승을 제한하고 승이 전을 제한하고 전이 결을 제한하며 이들 사이에 권력관계가 성립한다. 계급제도와 같다. 사건의 앞단계가 뒷단계를 지배하는 거다. 


    사건의 앞단계에 설 때 강한 에너지가 유도된다. 앞단계는 만남이다. 일단 만나야 일이 시작된다. 새로운 사람을 처음 만날 때 가슴이 뛰고 인간은 흥분한다. 만남은 토대의 공유 곧 친함에 의해 일어난다. 그 친함의 형태를 바꾸는 게임체인지를 통해 인간은 도약할 수 있다. 공유되는 토대의 격을 바꾸는 것이다. 


    젊은이라면 연인을 만나거나 학생이라면 명문대를 만나거나 백수라면 대기업을 만나거나 독립지사라면 새로운 나라의 건국을 만날 때 더 나아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만날 때 에너지는 크게 증폭된다. 존속에 대한 범죄가 인간을 분노하게 하는 것과 같다. 어린이의 유괴 납치사건에서 대중은 매우 흥분한다. 


    동성애 문제나 양성평등 문제에 사람들이 흥분하는 것은 그러한 게임체인지의 요소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누명이나 복수에 특히 민감한 것도 그렇다. 무고사건이나 가짜 미투 사건은 대중을 분노하게 한다. 공유지의 비극과 반대로 공사구분 못하고 집단의 심리적 공동자산을 건드리면 몰매맞는 것이 그렇다. 


    시골에서는 텃세로 나타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집단의 의사결정 중심을 건드려서 더 큰 세계를 만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작은 집단에서 나아가 더 큰 집단으로 올라서려고 하는 것이다. 그것이 진보의 에너지가 된다. 혹은 그 반대로 집단의 의사결정 중심을 보호하려고 하는 보수의 에너지로도 작동한다. 


    누군가가 암묵적으로 합의되어 있는 집단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건드리면 에너지가 증폭되어 일제히 분노하게 된다. 역린을 건드린 것이다. 택배아저씨 건드렸다가 혼난 어느 아파트 단지 주민들처럼 말이다. 대중과 엘리트 곧 마이너 논객과 메이저 정치인들 사이에도 그러한 역린이 있다. 건드리면 안철수 된다.


     깨진 유리창 이론은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 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되기 시작한다는 이론으로,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했다간 나중엔 지역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미국의 범죄학자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1982년에 발표한 사회 무질서에 관한 이론이다. '깨진 유리창'에 대해 저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만일 한 건물의 유리창이 깨어진 채로 방치되어있다면 다른 유리창들도 곧 깨어질 것이라는 데 대해 사회심리학자들과 경찰관들은 동의한다. 이런 경향은 잘사는 동네에서건 못사는 동네에서건 마찬가지이다. 한 장의 방치된 깨진 유리창은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신호이며, 따라서 유리창을 더 깨는 것에 대해 아무런 부담이 없다."[나무위키]


    본질은 의사결정을 편하게 하려는 것이다. 의사결정에는 심리적 비용이 들어간다. 하나의 결정은 다른 결정과 연동되어 움직이기 때문이다. 뇌를 피곤하게 한다. 심리적 비용의 증가는 스트레스로 나타난다. 하나가 바뀌었으니 다른 것도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의식하는데 에너지가 동원되므로 두통을 앓게 된다.


    군에 갓 입대한 신병이 집에서의 편안한 생활은 끝났으며 이제 모든 행동을 어리광식이 아니라 군대식으로 바꿔야 한다는데 스트레스를 받아 두통을 앓는 것이며 심하면 호흡곤란에 이르게 된다. 하나의 상황을 다른 상황들과 연계시켜 판단하며 기승전결의 기 지점에 서 있다는 데서 극도로 예민해지는 것이다.


    일의 일관성과 연속성이 문제로 된다. 도덕심이 본질은 아니다. 뭐든 한번 하면 반복해야 하는게 문제다. 깨끗한 유리창을 깨면 일관되게 모든 유리창을 깨야 한다. 모든 유리창을 깨면 감옥에 간다. 그러나 이미 깨져 있는 유리창을 하나 더 깨는 데는 부담이 없다. 다른 유리창도 깨야 한다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심리적 부담을 덜기 원하며 이는 에너지를 절약하려는 것이며 하나의 사건을 다른 사건과 연계시켜 일괄타결식으로 판단하려고 하는 것이며 하나를 깨면 다 깨고 하나를 보존하면 다 보존하고 한 번 절약하면 계속 절약하고 한 번 낭비하면 계속 낭비하는 것이 의사결정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 되는 것이다.


    깨진 유리창효과는 인간의 행위가 도덕성이 아니라 의사결정의 부담과 편의에 지배된다는 것이다. 긴급상황에서 구경꾼들의 방관자 효과를 극복하는 것도 같다. 그게 영화를 찍는 현장인지 아니면 부부싸움의 현장인지 혹은 몰카장난에 걸린 건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용감하게 나서려면 타이밍 찍어줘야 한다.


    나설 수는 있지만 지금 나서야 하는지 눈치를 보다가 남들이 나서면 나서야 하는지 알 수 없다. 그럴 때 리더가 특정인을 지목하여 당신은 경찰에 전화하고 당신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당신은 환자를 부축하라고 구체적으로 명령하면 인간은 쉽게 도움에 나선다. 도덕심이 아니라 의사결정 장애문제인 거다.


    그럴 때 에너지가 필요하다. 착한 일을 할 생각은 있지만 평소 안하던 짓을 하려면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워 감히 나서지 못하는 것이며 절대적으로 훈련되어야 하는 것이며 현장에서는 리더에 의해 찍어서 지목되고 구체적으로 지시되어야 한다. 막연히 도와달라고 하면 누구도 돕지 않는다. 어색하고 불안해서다.


    심리적으로 타격받는다. 자신의 결정이 잘한 결정인지 알 수 없다.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된다. 그러나 리더가 지목하면 의사결정의 책임은 리더에게 있으므로 부담이 없다. 하나의 결정이 다른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중요하다. 한 번 나서면 계속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한 저항감을 느낀다. 운명적 계시가 필요한 것이다. 신의 도움이 필요하다. 공유지의 비극과 반대로 공공자산을 건드리면 몰매를 맞는게 그렇다. 유괴 납치범에 대한 대중의 강한 증오다. 집단의 공유자산인 암묵적 시스템을 건드린 것이며 암묵적 합의를 건드릴 때 예민해지며 이는 지방 텃세가 된다.


    깨진 유리창이론과 공유지의 비극과 방관자 효과는 메커니즘이 같은 것이며 반대로 올바른 행동을 하게 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하며 에너지는 만남에서 얻어지며 만남을 가능케 하는 것은 다음 단계에 대한 예측이며 방관자 효과와 반대가 되는 텃세행동은 다음 단계의 예측에 의해 강한 에너지가 유도되는 거다.


    1차대전 때 짜르가 선전포고하자 1500만 명의 젊은이가 자원입대했다. 거대한 에너지 결집이다. 그 에너지는 다음 단계의 예측에서 얻어졌다. 물론 그들의 예측은 빗나갔다. 러시아는 패배한 것이다. 선동가들은 일의 다음 단계를 제시하는 방법으로 에너지의 결집에 성공한다. 기 포지션에 서게 하는 것이다.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하는 것이다. 도시를 구경해본 적이 없는 러시아의 시골 촌놈들은 베를린이나 파리와 같은 대도시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가슴이 뛰었다. 피터대제 시절의 영광에 대한 추억이 다음 단계를 예측하게 했다. 공유지의 비극 반대로 사유지의 텃세가 있는 것이며 거기에 에너지가 결집된다.


    동성애 반대 캠페인이나 양성평등 반대행동 역시 공유지의 비극에 반대되는 사유지의 텃세다. 방관자 효과의 반대는 리더의 역할이다. 깨진유리창 이론에 반대되는 새로운 만남 이론이 가능하다. 게으런 청년도 미팅을 주선하겠다고 하면 예쁘냐? 하고 벌떡 일어난다. 이성과의 만남은 다음 단계가 상상되어 있다.


    데이트를 하면 극장에 가고 피자집에도 가고 하며 많은 계획이 밀려있는 것이며 이때 다음 계획이 이전 계획을 추동하여 벌떡 일어나게 만든다. 당장 면도하고 옷을 갈아입는다. 에너지는 고양된다. 강한 에너지가 유도되는 것이다. 이런 내막을 알면 인간을 선동하기 쉽고 도덕시키기도 쉽고 타락시키기도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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