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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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9462 vote 0 2018.04.18 (14:52:08)

    나의 입장


    신이 어떻다 하는 것은 본질이 아니다. 신이 어떻든 그것은 신의 사정이다. 남의 일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지 않은가? 당장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내게 주어진 미션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필자의 글을 읽어주기 바란다.


    창조든 진화든 빅뱅이든 상대성이든 양자역학이든 그래서 그게 어쨌다는 말인가?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내가 무얼 해야하는지를 말해줘야 한다. 행복, 쾌락, 성공, 출세, 명성 이런건 쪼다 같은 이야기다.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어휘가 아니다. 시시한 것이다.


    그 언어들은 내 한 몸이나 지키고자 하는 방어의 언어다. 에너지가 없다. 기운이 없다. 공격의 언어를 말해야 한다. 부가티 한번 몰아보고 싶다는데 차라리 손수레가 어떤가 교통사고도 없고 안전하지 않은가 이런 자연인 같은 소리나 하고 나자빠져 있다면 한 대 맞자.


    하품 나오는 노자 같은 이야기 하지를 말자. 에너지가 끓어오르는 이야기, 피가 끓는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 그것은 신분상승에 대한 것이며 권력의지로 표현되는 것이며 집단의 의사결정 중심으로 쳐들어가는 것이다. 인간들이 원하는 것은 텔레비전에 나오는 거다.


    텔레비전은 비유로 말한 것이고 인간들은 집단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를 원한다. '늑대가 나타났어!' 이런거 좋아한다. 휴거가 나타났어. 예수가 재림했어. 드루킹 사건이 사실 별거 아닌데 예민하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옷로비와 같다. 별일이 아닌데 다들 광분했다.


    아 씨박~ 그럴 줄 알았다면 나도 명품백 사들고 줄 대볼 걸 그랬나?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된다. 질투와 시기다. 드루킹도 그렇다. 뭐? 드루킹 그 또라이가 실세 중에 실세라는 김경수에게 줄 댔다고. 그럼 나도 패거리 모아 민주당 협박해볼 걸 그랬나? 위험한 상상이다.


    최순실 사건도 같다. 거기에 권력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며 옷로비든 드루킹이든 최순실이든 국민들은 구중궁궐 속의 은밀한 공간을 훔쳐본 것이며 모두가 선망하는 스타 연예인의 침실을 엿보는 짓이며 사람들이 원래 이런 일에 광분한다. 아니라고 말할 자 누구인가?


    행복이니 쾌락이니 명성이니 이딴건 사실이지 쪼다 같은 소리다. 그것은 생활에 지친 소시민들 불안심리의 반영이거나 콤플렉스의 표현인 거다. 진짜는 우주의 중심을 슬쩍 건드려버리는 것이다. 이게 진짜 이야기라는 거다. 남들이 하지 않으므로 필자가 하는 것이다.


    이거 원래 심오한 내용이다. 아는 사람끼리나 할 이야기다. 초딩은 가라. 필자의 글이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만 다른 방법이 없으므로 무리수라도 조금 진도를 나가보는 것이다. 신이든 혹은 다른 무엇이든 타자냐 아니냐는 상대적이다.


    공을 못 차는 사람은 공이 타자이고 메시에게는 수족이다. 신발을 처음 신으면 발이 아프지만 나중에는 신체의 일부가 된다. 그러므로 공이 지금 내 앞에 놓여 있구나 하면 안 되고 축구 안에 공 있다. 공을 보되 축구를 보지 못한다면 허당이다. 신이라도 마찬가지다.


    신을 본 사람은 신을 본 사람이 아니다. 미션을 얻은 사람이 신을 본 사람이다. 사건 전체 안에 어떤 개별적인 사실이 들어있는 것이며 그렇다면 공을 이길 수 있다. 축구를 아는 사람만이 공을 다룰 수 있다. 축구는 모르지만 공은 안다는 사람은 공도 모르는 사람이다.


    지금 내가 공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진행과정 안에서 이겨가는 것이다. 그것은 하나의 이야기다. 인간은 신을 이길 수 없지만 사건 안에서 신을 이기는 지점이 있다. 대표성이 있다. 그러나 신이 져주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때가 신을 만나는 지점인 거다.


    박항서가 잘나서 베트남을 주물렀다고 믿는다면 착각이다. 타이밍이 있는 것이며 운때가 있는 것이며 그 운을 소비한 거다. 3철이 공을 세웠다면 한자리해야 하는게 아니고 물러나야 한다. 왜냐하면 공을 세웠으니까. 신과 인간에 관계에 대한 착각도 마찬가지다.


    신과 나 사이에 토대로 공유되는 사건을 이해했는지가 중요한 것이며 그것은 축구선수가 공을 다루듯이 익혀나가는 것이다. 공과 나의 일대일 관계가 아니라 월드컵과 지금 이 시합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그런 사건을 깨달을 때 나와 타자의 경계는 이미 지워져 있다.


    반대로 사건을 깨닫지 못할 때 인간은 타인이라는 지옥에 갇히게 된다. 타자성을 극복해야 한다. 그냥 나는 신이다 하고 너스레를 떨어본다고 해서 신과 합일이 되는게 아니고 명상가들이 눈 감고 앉아있다고 신과 하나가 되는게 아니고 사건 안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백날 눈감고 앉아서 신과 합일되었다는 둥 신은 타자가 아니라는 둥 떠들어봤자 소화불량에 걸려 방귀만 나올 뿐이다. 그런 건 다 개소리다. 임무가 중요한 것이다. 사건을 깨닫지 못했다면 아무것도 아니며 개나 고양이가 타자성을 극복해봤자 무의미한 것이다.


    사건 안에서만 인간은 신과 하나가 될 수 있고 신을 이길 수 있고 신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신을 이길 수 없다. 신이 져준 것이다. 이긴다 진다 하는 단어에 붙잡히지 말라. 그냥 단어다. 운명의 어떤 지점을 넘어서는 것을 말한다. 한계를 넘어 보여야만 한다.


    자력으로는 불가다. 대부분 인정받으려고 한다. 행복이든 쾌락이든 명성이든 출세든 성공이든 그게 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겠다는 수작이다. 이미 을의 입장이다. 유치하다. 리더의 마음이 되어야 한다. 리더에게는 에너지가 있는 점이 다르다. 에너지가 없는 사람은?


    에너지가 있는 사람의 팀에 가담해야 한다. 사건 안에서 가능하다.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이 낫다. 그곳에 에너지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행복이나 쾌락에 도달하고자 한다면 자영업이 더 낫다. 그래서 자영업 대란이 일어난 것이다. 에너지를 연결해 가는 것이 정답이다.


    천하의 사업에 가담하는 것이다. 그 안에 에너지가 있고 드라마가 있고 주도권이 있고 대표성이 있다. 공간의 어딘가에서는 신과 하나가 되든 타자성을 극복하든 말든 다 개똥 같은 소리고 오직 사건 안에서 해결되는 것이며 거기서는 신이 타자라도 좋고 아니라도 좋다.


    부부는 남남이 아니다. 타자가 아니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라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사건 안에서 그러한 것이며 사건을 떠났을 때는 부모도 남이고 부인도 남이고 남편도 남이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는 친함이 있다. 사건 안에서 신과 인간의 관계에도 친함이 있다. 


    어미가 자식에게 젖을 주듯이 사건 안에서는 신이 인간을 돕는다. 사건을 이해한다면 사건의 에너지 흐름에 올라타고 있다면 신과 나의 촌수가 어떻게 되는지는 아무래도 좋은 것이다. 안철수는 텔레비전에 나올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할 위인이다. 대부분 그렇다.


    인간은 신을 만날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하는 존재다. 이것이 진짜 이야기다. 신은 존재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들의 대표로 누가 신을 만나든 만날 가능성이 있고 그 확률 안에 존재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기적이 있고 기도가 먹힌다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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