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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657 vote 0 2021.05.03 (16:35:34)

    중권스러운 메갈사태


    GS25는 시험에 들었다. 아마 외주 제작사에 돈을 조금 줬다가 빅엿을 먹었나 본데 문제는 아이큐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들킨 것이다. 국민을 우습게 보고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한다.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증거가 없다. 파파고 번역기를 돌렸다는건 개도 안 속을 엉터리 해명이다. 장난하냐? 국민이 만만하냐?


    이미지를 돈 주고 사서 배치했는데 우연히 오해를 받는 그림이 되었다는 변명은 치졸하기 짝이 없는 거짓말이다. 그렇지 않다는걸 다 알잖아. 증거가 한두 개가 아니고 지금까지 나온게 25가지를 넘는다. 그것만 모아 전시하는 사이트도 있다. 실무자 이름을 공개하고 어떻게 손해배상을 받아낼지를 공표해야 한다.


    그전에는 사과를 해도 사과한게 아니다. 문제는 남혐이 아니다. 원래 여자들은 5천 년 전부터 자기네들끼리 모여서 남편 흉보고 시어머니 흉보고 그랬다. 욕을 해도 여자들이 찰지게 잘했다. 어느 동네를 가도 욕쟁이 할머니는 있어도 욕쟁이 할아버지는 없다.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할머니의 욕은 경외스럽기도 했다.


    여성의 음부와 관련하여 그렇게 다양한 용어가 있었을 줄이야. 불만이 있는 여성이 욕으로 풀어버리는 것은 귀엽기까지 하다.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닭장 속의 닭들이 서로 쪼아대는 이유는 상대방에게 불만이 있어서가 아니다. 미국의 흑인들이 갑자기 아시아계를 공격하는 것은 아시아계가 미워서가 아니다.


    닭장이 좁으면 닭들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리고 가장 가까이에 있는 닭에게 화풀이를 한다. 자신보다 약하고 만만한 대상을 찍어서 공격한다. 호르몬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받은 사실이 중요하다. 그들은 왜 화가 났을까? 차별 때문에? 웃기고 있네. 우리 순진하지 말자. 언제나 그렇듯이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


    중권이 준석에게 진보를 가르치려다가 꼴이 우습게 되었다. 중권이 메갈을 옹호하는 이유는 역시 영역본능 때문이다. 내 영역에 손대지 마. 이 구역은 내 구역이야. 페미는 나의 독점 나와바리야. 진중권이 어쭙잖게 페미왕 행세를 하다가 성골페미에게 오지게 처맞을 날이 멀지 않았다. 그렇다. 이건 권력 게임이다.


    인간은 일용할 양식을 필요로 한다. 일용할 권력이 조달되어야 한다. 권력은 인간의 서열본능을 충족시킨다. 옛날에는 집안에 형제가 많았다. 선배와 후배가 있었다. 언제나 주변에 동료가 있었다. 형님 믿고 아우 믿고 그들은 걱정 없이 살았다. 그런데 깨졌다. 이제 형제도 없고 삼촌도 없고 후배도 없고 선배도 없다.


    혼자 가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럴 때 인간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다른 나라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 주로 축제를 통해 해소한다. 그런데 한국은 지금 코로나로 클럽도 문을 닫았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영역본능 서열본능을 충족시킬 수단을 잃어먹은 것이다. 그래서 20대 남녀대결이 첨예해진 것이다.


    공정 어쩌구 하는건 그냥 핑계다. 적당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서 공정타령을 하는 것이다. 그들이 화가 난 것은 무의식의 영역이며 호르몬의 영역이고 본능의 영역이다. 인간의 사회성 때문이다. 사회와 톱니가 맞물려 돌아가지 않고 겉돌고 있으며 과도한 짐을 어깨에 짊어진 것이 그들이 화가 난 진짜 원인이다.


    더 많은 축제, 더 개방적인 성문화, 여고와 여대의 폐지, 더 많은 클럽과 행사와 이벤트, 더 많은 고용, 더 단축된 군복무기간으로 가지 않으면 사태는 점점 악화된다. 일베와 메갈은 사설권력의 형성이며 선배와 동료와 친척이 없어진데 따른 심리적인 공백을 메우려고 스스로 권력을 만들어 스스로를 지배하는 것이다.


    진중권 무뇌가 메갈을 옹호하는 것은 과거 진보 지식인들이 뉴욕의 낙서범을 예술이라고 옹호했던 것과 같다. 낙서범들이 써놓은 암호 같은 글귀의 내용은 이 구역은 우리 구역이며 적대적인 그룹이 우리구역에 들어오면 죽인다는 위협이다. 그들의 목적은 남의 구역에 들어가서 자기구역으로 표시를 해놓는 것이다.


    낙서전쟁이 벌어진 것이다. 깨진 유리창 효과다. 낙서범들이 유리창을 깼고 그래서 뉴욕은 깨졌고 뉴욕시의 권력은 공화당에 넘어간다. 어설픈 진중권들이 삽질퍼레이드로 레이건 시대를 열고 신자유주의를 앞당긴 것이다. 정신차려야 한다. 인간은 옳고 그름을 따라 움직이는 동물이 아니라 권력을 따르는 동물이다.


    권력자는 언제라도 힘을 과시한다. 일베와 메갈이 난동을 피우는 이유다. 내가 정답을 알려주겠다는 식의 멍청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정답은 없고 오답을 방지할 뿐이다. 정치는 정답을 찍는 시험문제가 아니라 권력을 생산하는 포드시스템이다. 권력의 생산성을 논해야 한다. 일베든 메갈이든 문빠든 마찬가지다. 


[레벨:5]윤민

2021.05.03 (23:47:13)

동렬선생님, 질문이 있어서 댓글 남깁니다.


구조론으로 보면 젠더 갈등도 단계(질/입자/힘/운동/량)별로 조절장치(해결책)가 있을 것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서 윗 글을 참고해서 제 생각을 적어 봤습니다. 


  1. 질 = 에너지원 차단 = 취업난 해결, 군복무기간 축소 등 스트레스를 줄인다. 


  2. 입자 = 생성된 입자 제거 = 갈등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커뮤니티 폐쇄한다


  3. 힘 = 방향을 변경 = 여고와 여대 폐지, 개방적인 성문화 ,축제, 외부와의 전쟁 등으로 에너지의 방향을 

            젠더갈등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향하도록 한다.


  4. 운동 = 속도를 조절한다 = 갈등이 표출되는 커뮤니티의 게시글의 등록속도를 조절하도록 한다.

              (속도를 조절해야한다는 개념은 알겠는데, 딱히 현실적인 해결책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5. 량 = 처리된 에너지 제거 = 젠더 갈등의 흔적을 모두 삭제한다. 


입자, 운동, 량 단계에서 해결책은 현실적이지는 않네요;;

가르침과 피드백을 부탁드립니다:)


P.S 쌤, 항상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1.05.04 (08:25:14)

질 - 개방적인 성문화를 정착시킨다. 해외교류를 장려한다.

입자 -  여중 여고 여대를 폐지하고 한 공간에 둔다.

힘 - 취업난을 해결하고 군복무를 줄인다. 

운동 - 클럽과 축제 파티문화를 장려한다.

량 - 일베와 워마드를 제재한다.

[레벨:5]윤민

2021.05.04 (15:30:33)

완전 헛다리를 짚었네요 ㅠㅠ 

닫힌계를 잘 못 정의한게 원인인가 싶습니다. 


저는 한 "개인"을 닫힌계로 잡았는데, 

선생님께서는 닫힌계를 "20~30 남녀가 포함된 사회"로 잡았는지 궁금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1.05.04 (16:05:34)

당연히 사회가 기준입니다.

인간의 행위는 모두 사회를 의식하고 집단과 결속하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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