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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1735 vote 0 2020.05.06 (19:36:06)


    구조론 제자의 의미


    구조론의 교육법은 다르다. 진정한 교육은 지식을 익히는 것이 아니다. 구조론의 방법은 사건에 올라타는 것이다. 거센 에너지의 흐름에 몸을 내맡기는 것이다. 새는 바람을 타고 가고, 물고기는 물결을 타고 가고, 인간은 문명을 타고 간다. 자신을 물 속으로 풍덩 빠뜨려야 한다. 그리고 물살의 흐름에 적응해야 한다.


    태초에 우주탄생의 사건이 있었다. 37억년 전에 지구에서 생명체 탄생의 사건이 일어났다. 1만 5천년 전에는 인류문명의 격발이 일어났다. 그리고 21세기에 이르러 또다른 사건이 일어나려고 한다. 위대한 도약이 일어나고 있다. 그것은 인류가 지식을 공유하며 하나의 생명체처럼 호흡하고 움직여 가려는 사건이다. 


    배가 항구를 떠나면 돌이킬 수 없다. 별 수 없이 그 항해의 일원이 되어야 한다. 커다란 사건을 일으켜야 하고 그 사건의 흐름에 빠져들어야 한다. 누구의 편에 서느냐가 중요하다. 신의 편, 진리의 편, 역사의 편, 문명의 편, 사회의 편에 서야 한다. 지식은 공유되고 문제는 언어다. 언어가 다르면 지식을 공유할 수 없다.


    가는 방향이 다르면 소통할 수 없다. 한 방향으로 나란히 가며 언어를 일치시켜야 한다. 진정한 교육은 사건 속에서 나란히 함께 가며 동료가 되어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다. 구조론의 제자가 된다는 것의 의미는 인류문명의 진보라는 일대사건에 올라타서 구조론 세력이 주도하는 의사결정구조 건설에 가담하는 것이다.


    구조론의 항해에 합류하는 것이다. 집단의 가는 방향과 동료와의 호흡이 중요할 뿐 개인의 도덕성은 중요하지 않다. 세상과의 싸움걸기에 나서서 에너지를 끌어내는 일이 중요하다. 함께 못하는 이유는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고, 에너지가 없는 이유는 만나지 못하기 때문이고, 만나지 못하는 이유는 방해자 때문이다.


    지리산 정상에 올라야 덕유산 정상이 보인다. 뾰족한 위치에 올라서야 방해자가 제거된다. 어딘가에 종속되어 있으므로 방해받는 것이다. 많은 사건들이 있다. 그 사건들에 연루되어 있으므로 방해받는다. 큰 길과 작은 길이 있다. 작은 길에 속해 있으므로 큰 길로 빠져나오지 못한다. 거기서 자력으로 탈출해야 한다.


    합리주의냐, 실용주의냐? 실용주의자는 그 실용에 의해 방해받는다.
    절대주의냐, 상대주의냐? 상대주의자는 그 상대성에 의해 방해받는다.
    일원론이냐, 다원론이냐? 다원론자는 그 다원성에 의해 방해받는다.
    진보주의냐, 보수주의냐? 보수주의자는 그 보수에 의해 방해받는다.
    공자의 제자냐, 노자의 추종자냐? 노자의 추종자는 그 처세술로 방해받는다.
    이성이냐, 본능이냐? 본능을 따르는 자는 그 본능에 의해 방해받는다.
    리더냐, 졸개냐? 졸개는 졸개노릇 하느라 방해받는다.
    대승이냐, 소승이냐? 소승은 그 작은 것에 의해 방해받는다.
    율곡이냐, 퇴계냐? 도덕가 퇴계는 그 도덕률에 의해 방해받는다.
    천하인이냐, 시골 샌님이냐? 샌님은 그 꽉 막힌 시골관습에 의해 방해받는다.
    문명인이냐, 부족민이냐? 부족민은 그 부족의 관습에 의해 방해받는다.


    이들은 모두 연동되어 있으므로 하나를 잘 찍으면 나머지는 줄줄이 사탕으로 따라온다. 핵심은 방해받지 말아야 한다는 거다. 딱 보면 안다. 전자 쪽은 방해자가 없고 후자 쪽은 방해자가 많다. 절대는 대를 끊으니 방해자가 없고 상대는 일일이 상대하려니 해결해야 할 상대가 너무 많다. 방해자가 없는 길을 선택하라.


    집단과의 의리를 지켜 자신을 희생하는 지사는 거침없이 의사결정할 수 있고 내 몫부터 챙기는 얌체는 그 몫을 셈하느라 방해받는다. 물의 흐름이 방해받으면 그 물은 흐를 수 없으니 고인 물로 썩어 간다. 옳은 길과 그른 길이 있다. 옳은 길은 방해받지 않으므로 만날 사람을 만나게 되고 만나면 호르몬이 바뀐다.


    그른 길은 작은 길이며 남을 따라가는 길이며 그러므로 방해받는다. 의사결정할 수 없다. 방해받지 않는 길로 나와야 큰 일을 벌이고 동료와 함께 할 수 있다. 지식의 주입은 나중의 일이고 의사결정구조의 건설이 먼저다. 그리고 지식은 서로 공유하면 된다. 언어를 통일하고 각자가 알고 있는 지식을 꺼내놓으면 된다. 


    본능으로부터, 관습으로부터, 괴력난신으로부터, 부족으로부터, 탐욕으로부터 방해받지 않고 신과 일대일로 만날 때 구조론의 제자가 될 수 있고 동료와 의리를 지킬 수 있다. 좋은 평판을 받을 필요는 없다. 인류의 중심과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큰 길로 나와서 방해받지 않을 때 그것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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