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read 2978 vote 0 2008.12.31 (00:36:22)

 

구원

인간은 비참한 존재이다. 고로 구원되어야 한다.

비참은 버려짐이다. 구원은 받아들여짐이다.

구원은 비참에서 벗어나기다.

비참은 허무로부터 비롯된다.

허무를 극복하게 하는 것은 의미다.

의미를 실현하는 것은 가치다.

가치를 담보하는 것은 완전성이다.

그 완전성의 주인은 신(神)이다.

허무는 죽음과 통하고

의미는 삶과 통한다.

죽음은 단절되고 상실되는 것이며

반대로 삶은 이어가고 얻어가는 것이다.

인간은 수명이 다하여 죽지만

삶의 매 순간들에서 실패로 하여 죽는다.

그것이 허무다.

살아있으되 그 삶의 조각들이 서로간에 단절되고 상실되며 호응하지 않아

죽음과 통하는 것이 허무다.

의미는 삶의 부분과 부분들이 서로 호응하는 것이다. 삶의 부분과 전체를 잇고 또 오늘과 내일을 잇는 것이다. 생물학적인 나를 극복하고 더 큰 세계와 하나로 잇는 것이다.

인간은 가치를 획득하는 방법으로 의미를 이루어 허무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가치는 나 바깥의 더 큰 세계와 나를 통일하는 것이다.

인간은 늙어서 죽지만 그 이전에 허무로 먼저 죽는다. 의미를 잃고 동기를 잃고 목적을 잃고 가치를 잃을 때, 그 매 순간의 실패로 하여 죽는다. 허무에서 벗어나 의미를 실현한 즉 비참에서 벗어나는 것이 구원이다.

삶이 비참한 이유는 목표의 상실, 그리고 동기의 부재 때문이다. 이때 인간은 고통의 채찍을 피하여 욕망의 유혹을 쫓아가게 된다. 그 결과는 일관성의 상실, 통일성의 상실, 정체성의 상실로 인한 환경과의 승부에서의 패배, 곧 자아의 상실로 나타난다.

자아는 자기 삶의 주도권이며 이는 환경을 극복하고 도리어 지배하는 것이다. 곧 자아는 인간이 능동적으로 환경을 장악하고 지배할 수 있게 하는 자유이며 자아의 실현은 그 자유의 실천을 통한 미학적 자기 완성이다.

인간을 본능 수준에서 통제하는 욕망과 고통이 합리성을 지니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로 된다. 본능이라는 제어장치에 의해 생물학적으로 제어된 결과 삶의 일관성과 통일성, 정체성을 상실한 즉 자아가 파괴되는 것이다.

삶의 일관성과 통일성을 위해서는 합리성이 부여되어야 한다. 의미라는 제어장치를 찾아야 한다. 이성이라는 눈을 떠야 한다.

의미는 가치에서 유도되고 가치는 완전성에서 유도된다. 의미는 자신의 삶을 완성하게 하는 것이다. 그 방법은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며 그 동기라는 원칙과 기준에 따른 일관성과 통일성을 얻는 것이다.

인간으로 하여금 본능을 극복하게 하고 이성을 눈뜨게 하는 것은? 삶의 동기를 부여하게 하는 것은? 환경과의 도전에 맞서 능동적인 응전을 하게 하는 것은? 부단히 제 자유의 영역을 확대하게 하는 것은?

그것은 사랑이다. 사랑이 삶의 동기부여가 되고 사랑이 삶의 목표설정이 된다. 사랑이 오늘과 내일은 잇고 사랑이 삶의 부분과 전체를 잇는다. 사랑이 세계와 나를 연결한다. 사랑이 내 등을 떠밀어 실천하게 하는 방법으로 내 자유의 영역을 확대하게 하고 사랑이 신 앞으로 나를 인도한다.

생각해야 할 것이다.

내 삶의 동기는 무엇인가?

나의 삶은 하나의 원칙과 목표를 쫓아 일관되게 가는가?

나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무엇인가?

나의 삶은 제시와 전개와 재현이라는 미학적 과정을 성공시키고 있는가?

그 방법으로 세계정신과 소통하는데 성공하고 있는가?

이러한 총체적인 과정은 신과의 쌍방향적인 대화로 이루어지고 있는가?

내 삶의 미학적 실천이 온전히 신의 완전성으로부터 연역되고 있는가?

나의 실천은 신의 의지인 즉 세계의 완성에 기여하고 있는가?

신은 나의 의지에 충분히 응답하고 있는가?

사랑이 없다면 허무 가운데서도 당신은 불행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사랑이 없다면 비참 가운데서도 당신은 비참을 알아채지 못할 것이다. 사랑이 없다면 당신은 죽음 가운데서도 죽음을 알지 못할 것이다.

당신에게 사랑의 방아쇠는 이미 격발되었다. 다만 그 마음을 받아들일 것인가이다. 사랑이라는 신의 유혹을 용기있게 받아들일 것인가이다. 그 사랑에 감염됨을 자기 자신에게 허락할 것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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