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은님은 굶어죽지 않았다 최고은님은 굶어죽었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딴건 의사들이 둘러대는 소리에 불과하다. 사람이 사흘 정도 굶었다고 죽지는 않는다. 노무현 대통령 때도 영화계는 어려웠다. 2000년에 스태프의 평균수입이 년 300만원대, 2009년은 600만원대라고 한다. 어렵기는 그때가 더 어려웠다. 이명박 정부 들어 계속 사람이 죽어나가고 있다. 전직 대통령도, 추기경도, 탤런트도, 작가도, 학생도, 노동자도, 어떤 재벌의 자식도, 군인도, 시민도 죽어나가고 있다. 3년 내내 부고만 듣고 있는 느낌이다. 앞으로도 끝없이 계속될 것만 같은 느낌이다. 컴컴한 터널 속을 걷는 느낌이다. 그 죽음들 중에는 자살도 있고, 타살도 있고, 병사도 있고, 사고사도 있고, 전사도 있다. 명목은 자살이고, 병사고, 타살이고, 사고사고, 전사이나 본질은 같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이라면 그분들은 살았거나, 혹은 조금이라도 죽음이 미뤄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이 정도는 아니었을거라고 생각한다. 사람만 죽고 있는 것이 아니다. 소들도 죽고 있다. 돼지도 죽고있다. 닭들도 죽고 있다. 도처에 죽음의 검은 그림자가 덮치고 있다. 살아있는 생명체만 죽고 있는 것이 아니다. 자연도 죽어가고 있다. 사대강도 죽어가고 있다. 도시도 죽어가고 있다. 사방이 온통 파헤쳐져 죽어가고 있다. 남한만 죽는 것이 아니다. 북한 주민도 죽어가고 있다. 인간의 양심이 먼저 죽어가고 있다. 인격이 죽고, 존엄이 죽고, 자유가 죽고, 사랑이 죽어가고 있다. 모든 것이 생기를 잃고 시들해졌다. 온통 죽음의 홍수에 파묻혀서 점차 죽음에 익숙해지고 있다. 다들 죽음에 중독되어가고 있다. 점차 죽음이 당연시되고 있다. 삶이 스스로 뒷걸음질쳐서 죽음 속으로 물러나고 있다. 온통 퇴행하고 있다. 왜 나는 최고은님이 굶어죽은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가? 필자가 이러한 사태를 진작에 예견했기 때문이다. 필자가 앞으로 영화 볼 일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한지도 오래 되었다. 이명박 당선 직후, 유인촌이 완장을 찬 후, 충무로는 사실상 끝장이 났다고 필자는 말했었다. 예견대로 되었다. 이는 스크린 쿼터 때문도 아니고, 불경기 때문도 아니고, 이명박 때문도 아니고, 누구 때문도 아니고, 정확히는 ‘희망의 부재’ 때문이다. 희망의 부재 때문에 어떤 이는 자살하고, 어떤 이는 타살되고, 어떤 이는 병사하고, 어떤 이는 사고사로 죽고, 어떤 이는 전사한다. 사람이 죽기 전에 하늘이 먼저 죽었다. 하늘이 죽어버렸으니, 사람이 하늘 쳐다볼 일이 없어졌다. 더 이상 하늘을 향해 고개를 쳐들지 않게 되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고개를 숙이고 줄이어 무덤 속으로 행진하기 시작했다. 진보도 죽고 보수도 죽는다. 다들 죽는 판이다. 온통 죽음의 공기로 가득찬 검은 하늘 아래에서, 최고은님은 그야말로 죽어야만 했기 때문에 죽은 것이다. 지금 영화노조가 타살 운운하며 정부에 항의하고 있지만, 오히려 영화노조야말로 최고은님의 죽음에 책임이 있지 않느냐는 리플이 많다. 그 주변의 친지와 가족들은 그동안 무엇을 했느냐고 따지는 사람도 있다. 먹을게 없어서 죽는다는건 말이 안 된다. 살아야 할 그 무엇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님은 죽은 것이다. 이전부터 줄곧 죽음과 죽음 사이에 서 있었기에 죽은 것이다. 죽음의 공기가 가득찬 광산 속에서 카나리아가 먼저 죽듯이 죽은 것이다. 세상이 온통 검은 죽음으로 가득차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 님은. 이명박정권 등장 이후 가족과도 멀어지고, 친구와도 멀어지고, 우리 사회의 소통은 전방위적으로 질식되었다. 정부와 국민간의 소통만 막힌게 아니다. 도처에서 꽁꽁 막혀버렸다. 필자도 연락하는 사람 숫자가 줄었다. 거리에서도 말을 조심하게 되었다. 수구꼴통들도 마찬가지다. 지금 한국에서 생명은 전방위적으로 위축되어 있다. 사람의 생명도, 가축의 생명도, 자연의 생명도, 남한의 생명도, 북한의 생명도 총체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생명 그 자체가 위축된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노무현 대통령은 예견했다. 그래서 ‘사람 사는 세상’이라고 이름한 것이다. 왜? 사람 좀 살려보려고. 죽음으로 가는 열차를 멈추어 보려고. 당신은 몸을 던졌지만 죽음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개혁세력은 앞장서서 길을 여는 역할이고 수구꼴통은 뒤에서 궁시렁거리는 역할인데, 지금 개혁세력이 하 기가 막혀 일제히 침묵모드로 들어가니, 수구꼴통들도 뻘쭘해져서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극장에 히트하는 대박영화도 없고, 젊은 청춘들 영화보러 갈 의욕도 없어졌다. TV에서는 코미디프로가 줄줄이 문을 닫았다. 웃을 일이 없어지니 웃길 사람도 없어졌다. 필자 역시 영화에 관한 글을 쓰지 않게 되었다. 영화는 희망의 메신저인데, 절망이가 희망이를 죽여버렸으니 더 무슨 말을 하겠는가? 무겁고 칙칙한 공기가 한국을 뒤덮고 있다.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살아야 할 그 무엇을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다. 한국인은 자부심을 다쳤다. 민주화의 자부심, 외세극복의 자부심을 잃었다. 젊은이는 도전할 용기를 잃었고, 노인들은 말을 걸 대상을 잃었다. 그들은 모두 조용하게 희미해졌다. 요즘은 택시기사도 통 말을 걸지 않더라. 노무현 욕도 이명박 욕도 안 하더라. 옛날에는 택시만 타도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았는데 요즘은 뉴스를 통 모르겠더라. 최고은님은 굶어죽은 것이 아니라 조금씩 희미해져서, 그만 빛이 바래어져서, 생명이 바래어져서 그렇게 사라져간 것이다. 광산에서는 카나리아가 먼저 죽는다. 독한 공기 아래서 최고은님은 가장 앞줄에 서 있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전위에 서 있었기 때문에, 먼저 떠나게 되었을 뿐이다.
묻고 싶다. 이명박 너는 영원히 살 것 같은가? 다 죽고 없는 판에 무엇을 하려는가?
이 땅에서 꺼져가는 생명의 불을 다시 일으켜야 한다. 모두의 마음과 마음을 연결할 때 생명의 불은 다시 일어난다. 먼저 희망이를 살려내야 한다. 우리가 다시 살아야 하는 이유를 납득시켜 주어야 한다. 누구라도 나서서 말을 해야 한다. 작은 말 말고 큰 말을 해야 한다. 하늘까지 닿는 쩌렁쩌렁한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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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박당선되는 날...
한반도에 무겁고 퀘퀘하고 검은 먹구름이 온하늘을 뒤덮으며 몰려오는 환영을 봤소.
아.... 신이 이 나라를 버리는 건가... 하는 절망적 기분도 들었소.
제발... 이렇게까지는 아니기를 빌었는데....
숨막히는 세상... 살아있는 생명들이 서럽소...
좋은 만남들이 없었다면.... 낙엽같이 시들어 갈 뻔도 했소.
맞아요.... 희망.. 희망이란게 없어보였소.
그래도... 그래서... 더더욱 희망을 봅니다.
죽지않고 살아 생명이 꽃피우는 봄날을 맞고 싶소.
죽지않고 씨뿌리고 가꾸어야겠소.
명박이 대선에 출마하고 당선될 그 당시에 어떤 울화통이 치고 올라 올라왔는데...
심장이 두근거리고, 갑갑하고, 호흡도 곤란하고, 그러다보니 화낼 일이 많아지고...등등...그때 몸이 참 많이 힘들었는데... 그때의 울화가 지금도 내려가지 않은 느낌... 그래서 스스로를 제어하느라 참 힘든 시간들이었고 보면.... 아마도 이 울화는 명박이 내려와야 사라질듯...어쨌든 명박 당선 그 이후로 울 나라에 많은 일들이 있었고, 어두워 진 것은 사실이오. 그리고 더불어서 같이 기운이 소진되어 버린듯한 느낌들 이었던 것도...
작가에게 배고픔은 존엄을 팔지 않게하기도 하지만,
작가에게 배고픔은 때로는 현실과 타협하게도 한다.
포기를 하게 하든가? 펜을 꺽게 하든가? 다른 직업으로 전향하게 하든가?
그녀가 배고파서 죽지 않았다.라는 말이 주는 의미에서 희망이 없어서 죽어갔다.라는 것에서
인간이 얼마나 본질적으로 존엄을 추구하는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네요.
“온통 죽음의 공기로 가득찬 검은 하늘 아래에서, 최고은님은 그야말로 죽어야만 했기 때문에 죽은 것이다.”
그 검은 하늘 기억이 납니다.
제 아이콘사진속 ‘검은 하늘 붉은 초승달’ 역시 노무현대통령님이 돌아가 신 날
봉하마을 하늘에 떠있던 겁니다. 마치 붉어진 눈시울처럼 하늘도 슬프다고만 생각했는데, 검은 하늘이 있었네요.
두 딸에게 '글쟁이'를 꿈꾸도록 하고 있어 최고은님의 죽음은 더욱 큰 충격입니다.
'술' 한잔 하고 있습니다.
하늘이 온통 검습니다.
나도 흥을 잃어 버렸다오.
죽지는 않았으나 "같이 놀기"도 시들해졌다우.
아랫 것들 똥꼬나 간질이고 살 뿐!
당최 내 것 챙기기가 너무 힘들어.
기력을 차릴려면 앞으로 두 해는
홍삼엑기쓰를 상용해야 할 듯!
그때 그랬었소.
"천년 만년 가겠냐..."
기력을 잘 보전하고 준비해야 하오.
소식을 듣고 종일 우울 합디다. 우리 자본주의 시스템은 예술가들 에게 이토록 가혹한가 하는 생각이오?
기독에게는 넙죽넙죽 잘도 갇다 바치는데, 진정으로 정성 드리고 돌봐야 할곳들은 외면 하고 있습니다.
생명이...자본주의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시스템이 저급하기 때문...
인간과 생명의 시스템이 아니라
쥐시스템 사회의 살인.
컬럼의 제목에서 고인에 대한 예의 존엄이 느껴지오.
아님 말고 식의 한탕주의 .... ~~~ 라면 방식의 패거리문화
제목 타이틀 저속하게 붙히는 선정주의...
산사람 죽게 만들더니... 죽은 사람 두번 죽이는 방식은
조선일보나 한겨레 동급이오.-
(한겨레경력이 조선가기 위한 수단인 넘도 일부 있다 들었오만..)
김건중이 가는 날... 신경무 간 며칠전 기분과 같을 것 같아 기다리고 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