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취.
일은 착취다. 쥐어짜기다. 시간과 공간과 동력을 쥐어짜는 것이 일이다. 뭘로 할까. 편한 건 인간 노동력이다.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노동력 착취는 관리의 기본이 되었다. 조직관리란 지속가능한 노동력 착취 기법이다. 정보혁명을 거치면서 노동력 착취는 후진 일이 되었다. 좀 앞서가는 조직의 착취 대상은 사유력이 되었다. 아이디어다.
노동.
노동력 착취는 자동화 미완성에 따른 임시방편이다. 자동화가 완성될 수록 노동력의 필요는 줄어든다. 자동화의 핵심은 자연이 일하게 하는 것이다. 자연의 에너지가 일하게 하는 것이다. 에너지가 일한다. 기계는 에너지를 전달한다. 태양이 방청소를 하는 것이다. 아직 자동청소기의 완성도가 떨어지므로 인간이 개입이 필요할 뿐이다. 자연 에너지의 극히 일부만 자동화하였음에도 지금 70억명의 인류가 살고 있다. 더 나가야 한다. 인간의 근골격에너지는 더 이상 효율성 높은 착취 대상이 아니다. 노동력 착취에만 집착하는 개인은 죽는다. 사유의 힘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죽는다. 개인을 허무하게 죽이는 조직은 그것이 기업이던 국가던 민족이던 반드시 먼저 망한다.
사유.
인간의 가치는 사유에 있다. 궁리한다는 것에 있다.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는 것에 있다. 사유를 착취할 수 있어야 일 좀 아는 사람이다. 개인도 조직도 아이디어를 착취할 수 있어야 선진이다. 인간의 뇌신경에너지를 극한까지 착취해야 한다. 그런데 노동과는 착취되는 과정이 전혀 다르다. 좀 아는 걸로는 쉽게 되지 않는다. 물론 노동력의 착취를 동반한다. 돈과 바꿔지니 이도 노동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돈과 바꿀 수 있는 지식노동 정도 착취해서는 부족하다. 돈을 만들 수 있어야 사유 착취라 불러 줄 만 하다.
짜기.
착취하기. 존엄부터 행복까지 통으로 누릴 수 있어야 사유가 춤 춘다. 아이디어가 폭발한다. 사람사는 세상이라야 사람답게 일하는 세상이 열린다. 조직은 존엄을 확보하고, 개인은 행복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짜라.
착취하라. 만유는 착취되어 나왔다. 짜져서 나온 것이다. 생명은 나왔다. 짜져서 나온 것이다. 인류는 나왔다. 짜져서 나온 것이다. 인간의 근골격은 나와서 살다 가는 것만으로 충분히 일하는 것이다. 인류가 짜져서 나온 까닭은 사유가 짜져서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나, 가족, 회사, 동네, 국가, 민족, 인류의 아이디어 착취해야 한다.
주변이 후진 인간들에게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 원망할 것도 미워할 것도 없다. 너무 슬퍼할 것도 정도 이상 미안해 할 것도 없다. 선대가 확보한 존엄을 상속하고 내게 밀려오는 행복을 확인하라. 사유가 짜져 나오는 것을 즐길 수 있어야 일 좀 하는 사람인거다.
즐겁게 쥐어짜라. 엄한 일에 좌절하지 말기다.
착취하라.
만유를 낳았으되 만유가 아닌 것. 만유를 낳은 사유가 신이다.
만유는 신에게서 나왔다. 만유를 낳은 사유를 착취하라. 신을 착취하라.
갓난 아기가 엄마 젓을 빨 듯, 목숨 걸고 착취하라.
말랐건 젖었건 행주착취는 태양에 맡기는 게 좋소.
사유 착취가 인류의 일이오. 무한 착취가 인류의 특기라오.
무한을 착취해야 할 이들이, 무한히 착취하는데 생을 낭비하기에 수확을 두고 "착취하라" 하오.
제대로 "무한"을 착취하시기들 바라오.
놀며 놀며 ~^^
몸뚱이만 착취말고 정신까지 모두 착취해라... 정신까지 착취당해도 좋은 사람이라면 착취당해도 되겠죠? 어려워..
유한만 착취말고, 무한을 착취한다 이거지요. 유한을 착취하니 힘을 들여도 일이 되지 않는 거지요. 착취란 원래 쉬운겁니다. 그냥 되는 거지요. 뿌리가 땅에 내리거나, 태중에 태아가 자리잡으면 그냥 되는 겁니다. 땅이 아닌 곳에 뿌리를 뻗고, 엄마 젖이 아니 것을 붙잡고 힘쓰다가는 되는 것도 없이 명만 재촉할 뿐이지요. 무한에 닿는 것, 신의 품에 자리잡는 것. 착취는 가장 쉬운 겁니다. 자리잡으면 그냥 되는, 뿌리내리면 그냥 되는 거지요.
마른 행주 쥐어짜면 국물 한방울도 건질까 말까.
(그런 뜻으로 말한게 아니란 걸 알지만.)
수확하라.
힘주어 쥐어짜지 않아도 저절로 낱알이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