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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8086 vote 0 2002.12.09 (00:13:51)

<대선현장>`흥겨운 춤 판' 탈바꿈한 선거유세장

박종국기자 = 8일 오후 6시 40분. `청주의 명동'인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 성안길의 차 없는 도로인 `장글제과' 앞.

하루종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민주당의 거리유세를 보려고 온 청중 700여명이 찬조연설에 나선 추미애 민주당 의원의 유세에 귀기울이고 있었다.

당초 예정됐던 거리유세 시각은 이날 오후 5시였지만 노 후보의 일정이 늦춰지면서 1시간 40분 지연됐다.

지루한 기다림속에 등단한 노 후보는 ▲지방대 육성 ▲행정수도 지방이전 ▲지방 분권 등의 공약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 청중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된 것은 노 후보의 연설이 끝난 직후.

노 후보가 다음 목적지인 천안으로 가기위해 연단을 내려갔는 데도 청중들은 자리를 뜰 줄 몰랐다.

20대 젊은이들이 주축이된 청중들은 자연스럽게 `인간 기차'를 만든뒤 로고송에 맞춰 유세장을 돌기 시작했다.

이내 30-40대가 동참하고 50대까지 가세하면서 성안길은 이내 커다란 `춤 판'으로 변해버렸다.

노란 티셔츠와 노란 목도리를 두른 300여명의 노 후보 지지자들은 `노란 샤쓰입은 사나이' `고래사냥' `노란 손수건' 등을 개사한 로고송에 맞춰 흥겨운 춤을 췄고 연신 `노무현'을 연호했다.

`소음'때문에 주변 상인들이 불만을 가질 것을 우려, 서둘러 행사를 마무리하려던 주최측은 청중들이 자리를 뜨지 않는 바람에 몇번이고 로고송을 다시 틀어야했다.

30여분간 뒤풀이 춤 판을 신나게 벌인뒤에야 지지자들은 아쉬운듯 주변의 쓰레기를 줍고 자진 해산했다.

헤어지는 청중들은 유세장을 `축제의 춤 판'으로 만들어낸 스스로가 자못 대견스러운듯한 표정이었다.

돈을 주고 청중을 동원하는 세 과시형 대규모 연설회가 사라지고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는 불법 선거운동 풍토가 사라지는 16대 대선을 앞둔 청주에서는 유권자들이 지지 후보를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스스로 즐기는 `축제 선거 문화'의 맹아가 싹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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