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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091 vote 0 2017.02.04 (18:40:34)

     

    후성유전이라는 것이 있다. 진화는 유전자가 결정하지만 유전자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호르몬의 역할이 상당하다. 동성애자냐 이성애자냐 여부는 수정란이 만들어진 직후 몇주간 태내 호르몬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부부가 결합하기 직전 산모의 심리상태가 성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도 있었다.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는 전문가의 판단에 맡기자. 호르몬이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확실하다. 대머리나 평발이나 왼손잡이나 색맹이나 동성애는 유전자의 전략이다. 자연선택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면 이들은 모두 도태되어 사라지겠지만 유전자의 전략에 의해 절대 도태되지 않는다. 그런데 호르몬의 작용도 전략적이다.


    뱀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도 뱀을 무서워한다. 이는 선천적으로 결정되어 있는 것이다. 유전자에 새겨져 있다. 그러나 노력하면 상당부분 극복된다. 횟집 요리사는 살아있는 생선을 죽여야 한다. 여자 주방장도 마음을 먹으면 닭의 목을 쉽게 딴다. ‘나는 절대 할 수 없을 것이다?’ 천만에. 당신도 해낼 수 있다.


    당신은 거미를 죽일 수 있다. 바퀴벌레를 죽일 수 있다. 쥐를 잡을 수 있다. 부족민은 잘만 한다. 채집경제 시절에는 개구리와 올챙이가 주식이었다. 그런데 당신이 선택한 것이다. 쥐를 무서워하기로. 물론 유전자가 대거 결정한다. 그러나 일부는 자연환경을 읽은 바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따른 인간의 전략적 선택이다.


    생존전략이냐 세력전략이냐다. 박근혜는 화장실에 예민해지기로 본인이 선택한 것이다. 자신의 공주환경을 읽었기 때문이다. 화장실만 보면 발작을 일으키는 사람으로 태어난 것은 아니다. 호르몬이 작동한다. 이는 세력전략이다. 구조론으로 보면 일의성에 따라 모든 생명은 근본 여성이고 남성은 일종의 돌연변이다.


    유전자가 환경을 읽어서 남성을 만들어낸 것이며 이는 세력전략이다. 그런데 남성은 불필요하다. 그래서 다수의 숫사자는 어려서 죽는다. 성체가 되어보지도 못한다. 즉 박그네의 공주환경은 불필요한 것이다. 그게 세력전략이다. 자원에 여유가 있으면 당장은 불필요한 것을 선택한다. 말하자면 보험에 같은 것이다.


    미국에 이민간 한국인은 보험에 들지 않고 가게를 낸다. 당장 급하니까 생존전략을 쓰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사건이 나면? 불필요하다고 여겨서 가입하지 않은 보험이 문제로 된다. 당장은 필요하지 않지만 혹시 모르니까 확률에 대비하는 것이 세력전략이다. 장기전을 하는 것이다. 이때 극단적으로 밀어붙이게 된다.


    불필요하게 몸집을 키운다든가 하는게 있다. 생존으로 보면 인간은 지능이 낮을수록 유리하다. 뇌가 자원을 과소비하기 때문이다. 사피엔스가 갑자기 머리가 좋아진 것은 세력전략을 쓴 것이다. 인류의 덩치가 커진 것도 같은 원리다. 원시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몸집을 키우지 말고 열 살 이전에 아기를 낳아야 한다.


    쥐가 빨리 새끼를 낳는 것은 생존전략이다. 빨리빨리 많이많이 낳아야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 인간은 여유를 부린다. 20살이 되어야 자식을 낳는다. 한국인들은 더 늦어서 30살이 기본이다. 이는 세력전략이다. 팀플레이로 장기전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세력전략은 자원을 과소비한다. 보험에 들면 돈낭비라는 말이다.


    아프리카의 딜레마가 있다. 어떤 백인이 아프리카를 방문하여 흑인에게 사죄했다. 우리 백인이 과거에 노예사냥을 벌인 것을 사죄합니다. 그러자 흑인이 화를 냈다. 뭐야? 흑인을 백인에게 사냥이나 당하는 형편없는 인종으로 취급하는 건가? 사실은 흑인이 노예를 사냥하여 백인에게 팔아먹은 거다. 흑인은 말한다.


    우리 흑인이 백인과 대등하게 거래한 것이며 거래품목에는 상아, 황금, 모피 그리고 노예도 있었지. 백인이 흑인을 사냥했다는 거짓말을 퍼뜨리지 말라구. 그건 인종차별이야. 백인은 본의아니게 인종차별주의자가 되어버렸다. 많은 경우 선의가 상대방에게 피해를 준다. 이런 딜레마는 동성애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양성평등을 강조하기 위해 여자는 여자로 태어나는게 아니라 여자로 교육된다고 선전되었다. 교회에서 이를 악용하여 동성애자는 동성애자로 태어나는게 아니라 동성애자로 교육된다고 거짓말을 한다. 평등논리가 오히려 차별논리로 둔갑해버린 것이다. 그러므로 선천적이냐 후천적이냐만으로 논하면 매우 무리하다.


    제 3의 논리가 있어야 한다. 유전자로 모두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교육에 의해 모두 결정되는 것도 아니며 상당부분 후성유전의 원리를 따라 호르몬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고 그 호르몬을 자극하는 것은 환경이다. 여자는 여자로 교육되는 것이 아니라 여자환경에 자극받아 거기에 맞는 특별한 호르몬이 나오는 것이다.


    이를 극단적으로 따라가면 성차별을 당연시하게 된다. 남자는 바깥일을 하고 여자는 집안일을 한다고 정해놓고 남자는 남고에 보내고 여자는 여대에 보내면 점차 성적역할을 극단적으로 밀어붙이게 된다. 여기에 호르몬이 작동한다. 남고와 여고를 없애야 한다. 남대와 여대를 없애야 한다. 호르몬 지베를 막아야 한다.


    박그네는 자신의 공주환경을 읽고 공주환경에 맞는 호르몬을 분비하여 공주체질을 만들어간 것이다. 도박중독자는 화투장만 보면 도박을 자극하는 호르몬이 나온다고 봐야 한다. 무작정 승부를 걸게 하는 호르몬이 있다. 지나치게 흥분을 하고 쾌감을 느낀다. 필자는 워낙 승부기질이 없어서 화투장만 보면 잠이 온다.


    개인차가 있다. 일부는 유전자가 만든다. 원래부터 승부사체질로 태어난 사람도 있다. 반면 도박판에 끌려들어 점차 승부사체질이 되어간 사람도 있다. 백퍼센트 유전자가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상당부분은 자연환경을 읽고 뇌가 반응하며 거기에 중독된 것이다. 거기에는 세력전략과 생존전략의 전략적 선택이 있다.


    이는 의식적 선택이 아니다. 자기도 모르게 환경을 따르게 된다. 누구든 리더가 되면 걸맞는 호르몬이 나온다. 만인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거기에 뇌가 반응하고 호르몬이 쏟아지고 그 경우 우쭐해서 그만 반기문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반기문은 왜 그랬을까? 변희재는 또 왜 그랬을까?


    남들이 자신을 지켜본다는 사실을 의식하면 호르몬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호르몬에 패배한 거다. 안희정이 조금 뜨자 오만해진 것도 호르몬 때문이다. 호르몬을 이겨야 한다. 성욕이 느껴진다면 호르몬의 작용이다. 어떤 남자도 성욕을 피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스님들은? 스님들도 성욕 호르몬이 나온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차이가 있다. 본인이 선택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양성애자라면? 전국시대 일본의 무장들은 모두 양성애자로 되어 있다. 사실일까? 공민왕은 양성애자일까? 상당부분은 본인의 선택이다. 아프간에 파견된 미군이 현지인 장교들과 충돌하는 것은 아프간 장교들이 관습을 주장하며 소년을 강간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양성애자로 태어난 것일까? 양성애자로 교육받은 것일까? 인간은 호르몬에 지배되며 호르몬은 환경을 읽고 환경에 적응한다. 이는 교육과 다르다. 호르몬을 극복해야 한다. 도박을 끊고 술을 끊고 중독을 끊어내야 한다. 환경과의 상호작용 방식을 바꿔야 한다. 그러려면 일단 술병을 치우고 환경을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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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상호작용이므로 인간의 선택이 있습니다. 일부는 선천적이고 일부는 본인의 전략적 선택입니다. 인간의 삶은 백퍼센트 운명에 지배되는 것도 아니고 백퍼센트 자유의지에 지배되는 것도 아닙니다. 소속된 팀의의지에 지배되며 팀을 선택하는 것은 본인입니다. 환경을 읽고 거기에 맞는 전략을 선택하며 그 환경이 극단적이면 선택도 극단적으로 됩니다. 박그네가 극단적으로 된 이유는 환경이 극단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극단적 환경에서 성장한 서울대 출신은 대통령이 못되는 것입니다. 노무현은 별의별 환경을 다 겪어봤기에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레벨:2]가몹

2017.02.08 (23:00:48)

이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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