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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370 vote 1 2015.03.05 (16:40:13)


    자연은 물질 에너지가 결정하고 인간은 정신 에너지가 결정한다. 정신 에너지는 의사결정능력이다. 의사결정능력은 집단과 개인의 관계에서 도출된다. 갓난 아기가 의사결정을 잘 하는게 좋은 소식만은 아니다. 자연에 특출난 종이 출현하면 생태계 전체가 위험해진다. 인간 중에 슈퍼맨이 나오면 나머지 인간은 그 슈퍼맨의 노예가 될 수 있다.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해야 한다.


    개인은 집단에 의존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인류 또한 생태계라는 집단에 의존해야 한다. 인류가 생태계를 위협한다면 위태롭기 짝이 없는 것이다. 개인이 타인을 짓밟고 나만 잘되고자 이기적인 행동을 해도, 그 승리에 대한 평가는 집단이 담당한다. 항우가 싸움에 이겨도 고향사람에게 칭찬받지 못하면 쓸쓸해지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개인은 집단을 넘을 수 없다.


    그런데 그 집단의 단위가 애매하다. 가족도 있고 부족도 있고 국가도 있고 인류도 있다. 개인도 하나의 단위다. 호르몬이 작용하여 이 단위들 중에서 적절히 중심을 잡게 한다. 나 혼자 잘났다고 오버하지 말고 균형을 찾아가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개인은 집단에 의해 통제된다.


    누가 승리하든 최종적인 평가는 집단의 몫이므로 권력은 집단에 있다. 슈퍼맨이라도 저잘났다고 껍죽대다가는 욕을 먹는다. 집단 안에서 인간은 한계가 있다. 그런데 중요한 의사결정의 순간에 지도자는 그 한계를 넘어야 한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나라를 책임지는 지도자라면 타인에게 인정받겠다는 마음 따위 극복해야 한다. 사회의 평가 따위 신경쓰지 말아야 한다.


    집단 안에서 인간을 한계짓는 것은 호르몬이다. 깨달음은 호르몬을 극복한다. 호르몬을 극복하는 것도 호르몬이다. 지식인의 이성으로 무지한 자의 감정을 극복하는게 아니라, 이성의 호르몬으로 감정의 호르몬을 극복하는 것이다. 집단에 의존하는 병아리의 호르몬을, 병아리를 관리하는 어미닭의 호르몬으로 바꾼다. 호르몬을 바꾸려면 뇌를 바꿔야 한다. 그래서 깨달음이다.


    ◎ 진리를 깨닫는다. - 일의 순서를 안다.
    ◎ 세상을 깨닫는다. - 사회적 권리를 안다.
    ◎ 자아를 깨닫는다. - 나의 포지션을 안다.
    ◎ 마음을 깨닫는다. - 호르몬을 지배한다.
    ◎ 미학을 깨닫는다. - 미래를 조직한다.


    진리≫세상≫자아≫마음≫미학 이 다섯을 한 줄에 꿰어서 깨달아야 한다. 진리 안에서 세상을 이해하고, 세상 안에서 나를 이해하고, 내 안에서 마음을 이해하고, 마음 안에서 미학을 이해한다. 미학은 타인과 공유된다. 최종적으로는 타인과 미래를 공유하면서 그 미래를 조직하고 운용할줄 알아야 한다.


    나라는 자동차를 마음이라는 핸들로 운전하는 것이 미학이다. 최종적으로 미학을 알면 그 뿐이며 그 외에는 모두 미학으로 가는 수순에 불과하다. 진리, 세상, 자아, 마음은 ‘대략 그런게 있구나.’ 하고 눈치채기만 하면 되고 미학만 알면 다 풀린다. 그러므로 깨달음은 순간이다.


    깨달음은 세상 모든 것이 연결되어 한 점에 꿰어질 때의 느낌을 만들어내는 호르몬이다. 언제든 그 호르몬을 분비하여 태연해지는 것이다. 자동차는 달릴 때 모두 연결된다. 커브구간을 부드럽게 넘어갈 때 완벽하다. 인간은 토대를 공유하고 함께 나아갈 때 모두 연결된다. 그러나 현재는 조각조각 찢어져 있다. 공유되는 미래의 방향성에 의해 전부 연결한다. 곡선주로를 부드럽게 도는 것이 미학이다. 


    구조론의 어려운 내용을 몰라도 미추를 구분할줄 알면 다 된다. 쉽지는 않다. ‘아름답구나.’ 하고 반응하는 것은 미학이 아니다. 홀린 것이다. 홀리지 않는 것이 미학이다. ‘나는 이 음식이 너무 좋아.’ <- 미식가는 못된다. 반응해야 미학이지만 반응당하면 미학이 아니다. 홀릴 수 있어야 미학이지만 홀리면 미학이 아니다. 미학은 타인과 공유한다. 공유당하면 미학이 아니다.


    ◎ 미학 하나로 전부 해결된다.
    ◎ 홀리지 않는 것이 미학이다.


    예쁘고 귀엽고 평화로운 것은 아름다움이 아니다. 미학은 운전하는 것이며 운전자는 정신차려야 한다. 팽팽한 긴장 속에 진짜 아름다움이 있다. 그 긴장은 초보자의 쩔쩔매는 긴장이 아니라 베테랑의 여유로운 긴장이어야 한다.


    이성적 판단만으로 부족하다. 칼날 위에서 탭댄스를 추려면 몸이 따라줘야 한다. 뇌와 마음과 몸이 혼연일체가 되어야 한다. 긴장이되 뻣뻣해지는 신체적 긴장이 아니라 예리해지는 지적 긴장이어야 한다.


    연애를 책으로 배운 사람이 막상 이성을 만나면 가슴이 답답해져서 뜻대로 안 되는 것과 같다. 호르몬 때문이다. 가고자 하는 방향의 반대쪽을 먼저 가봐야 한다. 실패해봐야 성공하는게 인간이다. 그렇게 설계되어 있다. 역시 호르몬이다. 호르몬으로 호르몬을 이긴다. 경험한 사람의 호르몬이라야 한다.


    ◎ 진리 - 의사결정원리를 안다.
    ◎ 세상 – 권리≫권력 메커니즘을 안다.
    ◎ 자아 – 이중의 역설을 안다.
    ◎ 마음 – 존엄을 안다.
    ◎ 미학 – 방향성을 안다.


    구조론의 달인이 될 생각이 없다면 미학만 알아도 된다. 구태여 눈감고 명상을 하지 않아도 된다. 명상도 호르몬이다. 뇌가 명량해져서 앉아 있게 된다. 뇌가 흐릿해지면 앉아있을 이유가 없다. 홀리지 않고 홀리는 것이 깨달음이다. 유혹당하지 않고 유혹할 수 있는 것이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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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응할줄 아는 것이 깨달음입니다. 반응하라고 하면 홀리는게 보통입니다. 높은 층위에서의 부르는 목소리에 반응하지 않으므로 작은 것에 지나치게 반응합니다. 음식맛에 반응하는건 좋지만, 맛에 집착하면 향을 모릅니다. 향에 집착하면 분위기를 모릅니다. 분위기에 집착하면 소통을 모릅니다.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지 못합니다. 유쾌한 긴장 안에서 호흡하지 못합니다. 홀리지 말고 홀릴 수 있을 때 통합니다. 그래야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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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이산

2015.03.05 (23:19:12)

좋은글 감사합니다
[레벨:1]이희진

2015.03.06 (00:49:55)

관절이라는게 관점을 의미하나요? 팀이 중요한 이유중 하나가 교정효과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두가지 관점을 얻고 모순을 해결하는데서 답이 나온다는 건지 궁금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5.03.06 (10:48:14)

써 있는 그대로 읽으면 됩니다.

관절은 말 그대로 뼈마디 관절입니다. 

관찰해 보세요. 두 번 꺾이지 않는 관절은 없습니다.

힘을 모으면서 한 번, 힘을 전하면서 한 번, 합쳐서 두 번 방향이 꺾입니다.

똥을 싸도, 방귀를 뀌어도, 아랫배에 한 번 괄약근에 한 번 두 번 힘을 줍니다.

노래를 불러도 아랫배에 한 번, 성대에 한 번 두 번 힘을 줍니다.

노를 저어도 두 번 꺾이는 구조로 되어 있고 포크레인도 두 번 꺾입니다. 

배와 노 사이에서 한 번 꺾이고 노의 상단과 하단에서 또 꺾입니다.

세상에 아무리 눈 씻고 봐도 두 번 안 꺾이는게 없으니까 두번이구나 하는 거지 참

당연한걸 질문하면 당황스럽지요. 


[레벨:2]법화

2015.03.08 (06:32:49)

향을 느끼고 분위기를 느끼고 소통과 만나는 사람을 느껴야 한다

그때 맛과 만남의 숨결이 주고 받는 유쾌한 긴장의 호흡이 일어난다

미학은 몸짓

생은 내 몸짓과 너 몸짓이 만나 앞으로 나아가는 것

받아서 소화해 체화할 목표가 만만찮습니다

말은 쉽고 실천은 어려운 법

세상살이 이치란 너무나 쉽게 분명한 것

쉽고 분명한 데 복잡하게 살아가는 것은 몰라서라기 보다

실천이 어렵고 각자의 실천간에 어긋지는 간격이 있어 생기는 것이라 봅니다

구조론의 글이 각자의 실천속에 생활화되려면

하루를 어떻게 채우며 살아야 되는 지에 대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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