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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8750 vote 0 2014.01.30 (01:47:18)

    창의성의 요체는 시간의 조직에 있다. 창의는 다르게 하는 것이다. 다르게 하려면 일단 움직여야 한다. 머물러 있는 정靜보다 움직이는 동動이 훨씬 더 많은 차별화의 가능성을 가진다. 더 많은 창의성의 촉수를 얻을 기회가 있다.


    공간 아니면 시간이다. 공간의 조직은 필연적으로 어떤 둘이 한 지점에서 교착되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를 만나게 된다. 딜레마를 타개하여 밖으로 치고나가는 돌파구를 얻는 것이 창의다. 딜레마는 시간의 조직으로 타개된다. 창의는 공간에서의 교착을 시간에서 타개하는 것이다.


    창의는 변화를 수반하며, 변화는 공간의 방향이고, 방향의 움직임은 좌우, 상하, 전후, 내외, 원근으로 대칭된다. 대칭되면 교착되어 곤란해진다. 공간의 조직을 통한 어떠한 변화의 시도라도 예외없이 딜레마를 만나게 된다. 공간의 대칭은 입자의 형태를 가지며 입자는 밖으로 닫혀있기 때문이다.


    모든 창의는 어떤 의사결정을 수반한다. 공간에서의 모든 의사결정은 좌우, 상하, 전후, 내외, 원근을 대칭시켜 닫아걸므로 단단한 원자 알갱이 모양이 된다. 우리는 그것을 입자라고 부른다. 입자는 닫혔으므로 창의할 수 없다.


    레고블럭과 구슬의 차이로 볼 수 있다. 레고블럭은 돌기가 있으므로 조직하여 형태를 창의할 수 있지만 구슬로는 집을 지을 수 없다. 입자는 구슬과 같아서 그 무엇도 만들 수 없다. 창의하려면 단단한 것을 부드럽게 만들어야 한다. 입자의 닫힌 상태를 타개하는 방법은 입자가 가지는 공간의 대칭을 사건이 가지는 시간의 대칭으로 바꾸는 것이다.


    입자의 자리에 사건이 놓일 때 비로소 창의는 가능해진다. 사건은 기승전결로 전개하며 외부와 교통하는 촉수를 가진다. 레고블럭에 요철모양의 돌기를 부여한다. 입자는 닫혔지만 사건은 열려있다. 사건은 열려있으므로 에너지를 태운다. 에너지의 입력에서 출력까지 1회의 시간적 전개가 사건을 이룬다. 사건으로 열고 입자로 닫아 창의할 수 있다.


    창의는 열기 닫기로 에너지를 순환시킨다. 열림이 먼저다. 에너지는 밖에서 들어오기 때문이다. 사건 안에서 입력이 먼저고 출력은 나중이다. 열기과 닫기가 둘 다 필요하지만 열림이 먼저다. 열림과 닫힘을 베틀의 씨줄날줄처럼 조직할 때 그것이 완전성이다. 진정한 창의는 완전성의 획득에 의해 가능하다.


    먼저 완전한 것은 어떻다 하는 개념을 얻고 난 다음에 작업을 해야 한다. 정치가는 ‘완전한 정치란 것이다’ 하는 이상주의를 제출한 다음에 군중을 조직한다. 우리는 그것을 이념이라 부른다. 예술가는 ‘완전한 소통은 이런 것이다’ 하는 완전성의 모형을 정해놓고 맞춰낸다. 그것이 문예사조다.


    완전성의 모형에는 시간의 열림과 공간의 닫힘이 담겨있어야 한다. 에너지를 태워 열기와 닫기로 조절함으로써 생명성을 얻어 호흡해야 한다. 훈련하여 직관적으로 그 상황에 맞는 모형을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 철학의 완전한 소통모형, 사회의 완전한 의사결정모형, 자연의 완전한 성장모형, 미학의 완전한 깨달음모형, 존재의 완전한 복제모형에 대한 이미지를 얻어야 한다.


    창의는 레고블럭의 조립과 같다. 조립하려면 최소 두 개의 블럭이 있어야 한다. 블럭 두 개를 연결하면 그 사이에 시간이 흐른다. 사건의 기승전결 안에서 시간의 순서를 조직하기다. 시간의 조직은 하나가 아닌 둘, 어떤 대상이 아닌 둘의 사이, 더하기가 아닌 빼기, 입자가 아닌 사건, 정靜 보다는 동動, 개체가 아닌 팀플레이, 닫힘이 아닌 열림에 주목할 때 가능하다. 사건을 기승전결로 조직하여 에너지를 태우고 전체가 한 방향으로 달려갈 때 창의는 달성된다.


    시간은 실과 같고 공간은 구슬과 같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만 창의할 수 있다. 시간이라는 실이 없으면 꿸 수가 없고, 공간이라는 구슬이 없으면 꿸 것이 없다. 세상을 구슬로 보는 입자의 관점으로 인류는 여기까지 진보해 왔다. 여기서 더 나아가려면 구슬이 실에 꿰어진 완전성의 관점을 얻어야 한다.


   


[레벨:10]다원이

2014.01.31 (02:06:32)

휴~~ 고맙슴다. !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차우

2014.01.31 (07:03:03)

해외에 있다보니 '구조'책을 못가져온게 좀 후회되네요. 

러시아 젊은이들이랑 좀 깊이 얘기하면 어김없이 구조에 대해서 얘길하게 되는데요. 부족한 이해로 얘기를 진행하다보니 어려움이 있습니다.


에너지라 함은 제한된 공간안에서 어떤 두 대상이 만나 교착되었을 때 드러나는 긴장으로 이해해도 될런지요?

드러난다는 것은 애당초 그곳에 있었다는 말인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4.01.31 (09:31:33)

에너지는 아직 과학자들에 의해 탐구되지 않은 미지의 영역입니다. 

구조론적으로는 입자화 되지 않은 에너지가 우주에 꽉 차 있다고 보는 거죠.

존재가 형태를 드러내기 이전의 상태를 에너지라고 합니다.


거시세계에 에너지는 대칭적으로 존재하며 마주보고 교착되어 있다가

상부구조의 간섭에 의해 비대칭으로 도약할 때 어떤 부분이 전체를 대표하게 되는 것입니다.

부분이 전체를 대표하므로 그것을 사용할 수 있는 거죠.


사람의 두 다리가 각각 50의 힘을 가진다면 걸을 때 교대로 100이 되는 거죠.

원래 50 대 50인데, 상부구조의 간섭에 의해 100 대 0과 0 대 100을 

시간상에서 교차시키는데 이걸 공간대칭을 시간대칭으로 풀어낸다고 하는거고


보통 에너지가 있다고 하면 상부구조가 있어서 일정한 조건에서 

비대칭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있는 대칭상태인데 이를

제한된 공간안에서 어떤 두 대상이 만나 교착되었을 때 드러나는 긴장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건 에너지가 비축된 상태입니다.

즉 사용할 수 있는 잠재성을 가진 에너지죠.

그런데 상부구조가 없어서 사용할 수 없는 에너지도 있다는 거죠.


- 에너지는 우주 안에 꽉 차 있다.(암흑에너지)

- 일정한 조건에서 에너지는 입자로 형태를 드러낸다.

- 거시세계에서 에너지는 대칭적으로 존재하며 상부구조에 의해 비대칭될 때 작동한다.

제한된 공간 안에서 어떤 두 대상이 만나 교착되었을 때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

- 구조론은 상부구조를 투입하여 에너지를 사용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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