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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05 vote 0 2024.11.23 (18:00:25)

    구조론은 언어가 발생되는 경로를 따라 국어사전이 기술되어야 한다는 여덟살 때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킨 것이다. 여덟살 어린이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쉽다. 그런데 어렵다고 한다. 근본적인 장벽이 있다. 인간들이 원래 구조치라서 구조에 둔감하다면 대책이 필요하다.


     구조론은 한 마디로 압력이다. 어디든 압력이 걸려 있다. 공을 살짝 차면 제멋대로 굴러가지만 세게 차면 똑바로 날아간다. 하수들 간의 대결은 의외성이 작용하지만 고수들 사이의 대결은 실력대로 간다. 우리가 실패하는 이유는 압력의 차이를 살피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에는 수압이 걸려 있고, 공기에는 기압이 걸려 있고, 정치판에는 민심압이 걸려 있고, 시장에는 금리압이 걸려 있고, 연예계는 유행압이 걸려 있고, 영화판에는 입소문압이 걸려 있다. 압력이 자체 질서를 만들어 외력의 간섭을 이기고 눈덩이 효과를 만든다. 어려운가?


     에너지는 방향성이 있다. 정해진 길로 간다. 예상이 빗나가는 이유는 압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압력을 높이면 된다. 깔때기에 비유하자. 입구는 넓고 출구는 좁으므로 내부에 압력이 걸린다. 들어갈 수는 있는데 빠져나올 수 없다. 구조론은 쉽다. 깔때기 안을 보면 된다.


    다섯가지 구조 


    계는 안과 밖이 있고, 체는 중심과 주변이 있고, 각은 입구와 출구가 있고, 선은 앞과 뒤가 있고 점은 말단부가 있다. 연결은 계로 시작하여 체, 각, 선을 거쳐 점으로 끝난다. 구조는 다섯이다. 계는 내부는 압박이 걸려 있고, 체는 하나의 중심을 바라보고 정렬하여 있고, 각은 이겨서 방향을 틀고, 선은 움직여 전달하고, 점은 단절되어 멈춘다. 존재 내부의 계, 체, 각, 선, 점이 외부 관측자에게는 질, 입자, 힘, 운동, 량으로 나타난다. 질은 결합하고, 입자는 독립하고, 힘은 교섭하고, 운동은 변화하고, 량은 이탈한다. 우주는 이 다섯으로 모두 설명된다.


    구조로의 초대


     구조는 깔때기다. 깔때기는 입구와 출구가 있다. 깔때기 안에서 의사결정이 일어난다. 의사결정은 방향전환이다. 입구로 들어가서 출구로 나온다. 에너지의 방향은 정해져 있다. 입구가 출구보다 크다. 깔대기 안으로 들어갈 수는 있어도 도로 나올 수는 없다.


    존재는 방향전환이다. 어떤 것이 존재한다는 것은 외부에서 작용하는 힘의 방향을 내부에서 꺾었다는 의미다. 내부가 외부를 이긴 것이다. 내부가 이겨서 외력의 간섭을 물리치고 자기를 방어하는데 성공하는 것이 존재다. 내부에 무언가 있다. 그것이 구조다.


    우리가 아는 존재는 구슬과 같다. 입구와 출구가 없어서 의사결정을 못한다. 세상을 이룩하려면 원자라는 이름의 구슬을 꿰어줄 실이 필요하다. 그 실이 무엇인지 말하지 않으므로 세상은 설명되지 않는다. 깔때기 속의 방향전환에 의해 구슬은 실에 꿰어진다.


   깔때기 입구는 척력이고 출구는 인력이다. 에너지는 척력으로 들어가서 인력으로 나온다. 만유인력은 틀렸고 만유척력이 옳다. 유로 들어가서 강으로 나오고 동으로 들어가서 정으로 나온다. 구조는 방향과 순서의 질서가 있으므로 복제할 수 있다. 망라된다.


    미지와의 조우


    가로쓰기는 오른손잡이가 유리하다. 왼손잡이는 팔꿈치가 옆구리에 닿아서 글쓰기가 방해된다. 오른손 가로쓰기는 미는 힘이다. 미는 것은 쉽고 당기는 것은 어렵다. 미는 것은 계속 밀 수 있지만 당기는 것은 상대가 끌려오면 놓았다가 손을 고쳐잡아야 한다.


    당기면 중심으로 모인다. 모이면 충돌하므로 인력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미는 힘은 압력이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작용하므로 압력의 차이를 이용하여 계속 밀고갈 수 있다. 당기는 힘은 두 지점을 연결하는 중간지대의 압력이 낮아서 동시에 내가 끌려간다.


    병에 든 물을 끌어내는 힘은 당기는 힘이다. 빈 공간의 낮은 압력으로 물병 속의 높은 압력을 이길 수 없다. 물을 끌어낼 수 없다. 병을 거꾸로 들면 입구가 좁아서 물이 병을 빠져나오지 못한다. 병에 공기를 집어넣어 대기압의 미는 힘으로 물을 밀어내야 한다.


    우주 안에 당기는 힘은 없다. 수레를 끌고 가는 사람은 사실 발로 땅을 밀어서 전진한다. 우주 안에 인력은 없다. 부메랑은 당기는 힘에 끌려오는게 아니다. 인력은 척력의 교착이다. 미는 힘의 방향이 꺾이면 관측자 위치에 따라 당기는 힘으로 보여질 뿐이다. 


    빛은 있어도 어둠은 없다. 빛은 광자가 있는데 어둠은 반대편에 그 무엇이 없다. 인간이 저지르는 모든 오류의 원인이다. 모든 대칭은 에너지라는 하나의 화살을 두고 관측자가 머리와 꼬리를 각각 보고 둘로 착각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 다른 세계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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