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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전시, 인간의 시간이 다하고 신의 시간,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 한가하게(?) 파병반대나 하고 있으면 스트레스 받을 분 많으실 줄 알지만, 그래도 짚고갈 사안은 짚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듯 하다.
 
파병이슈에 적극 대처하면 100만표를 벌 수 있다. 지금 상황이라면 이라크에 원조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전쟁하러 가는 것이다. 언제라도 결정은 국민이 한다. 바뀐 환경에 대응하여 국민의 결정을 다시 묻는 것으로 대처할 수 있다.
 
까놓고 이야기하자. 파병문제의 본질은 여전한 군사적 대미 예속상태이다. 현재 상황에서 미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가 파병을 거부한다는 것은 곧 미국에 대한 정치적 독립선언이 된다.
 
노무현은 찬스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독립선언의 결단을 내리지 못한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우리 입장에서 파병은 '새롭게 일을 벌이는 골치아픈 일' 이,'긁어서 부스럼 만드는 일'이 되지만 수구세력 입장에서 볼 때, 파병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파병을 안하는 것이 새롭게 일을 벌이는 행위가 된다.
 
마찬가지로 유권자 일부가 파병을 찬성한다면, 미국의 은공을 갚기 위해서가 아니라 실은 북한과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일 자체가 심리적 부담이 되므로 일단 독립선언은 유보해놓고 보자는 것이다.
 
남의 전쟁에 용병으로 뛰어들어 한 밑천 잡겠다는 식의 적극적인 파병론자는 많지 않다. 지난해의 파병찬반논쟁은 다분히 심리적으로 진행되었다. 파병만 하면 문제가 종결될 것으로 판단한 사람이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파병은 사태의 손쉬운 종결이 아니라 새로운 말썽의 시작임이 분명해지고 있다. 이거 하루 이틀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 이미 국민 대다수가 그러한 사정을 눈치 채버렸다. 점점 늪 속으로 끌려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그렇다면 지금이 결단할 때다.
 
설사 역풍이 불어서 20석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정치적 독립선언은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 또 20대 젊은 층이 압도적으로 파병반대임을 고려한다면, 20대의 정치세력화 측면에서 대단히 유의미하다. 10년 안으로 다시 오기 어려운 기회이다.
 


17대 총선 몇석이나 얻을 것인가?
지금은 전쟁 중, 이 상황에서 우리당의 득표에 도움이 될지 알 수 없으므로 못하는 말도 많다. 총선 의석수 예상도 그렇다. 낙관하면 안이해지고 비관하면 기세가 꺾인다. 그래도 일단 한번 검토해보기로 하면..
 
이번 총선의 의미는 결국 지역주의를 꺾느냐에 있다고 본다. 대세론 밖에 없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대세론의 점화는 일단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적의 종심을 붕괴시키려면 탄핵무효의 네거티브 만으로 안되고, 새로운 비젼의 제시에 성공해야 한다.
 
우리당 의원수 48명으로는 힘이 부쳤다. 탄핵반대를 쟁점화 하는데는 성공했으나 새 정치의 비젼은 보여주지 못했다. 지역구에 신인이 너무 많아서 중량감이 떨어졌다. 초반 돌발악재의 영향도 컸다. 윤여준 가세 후 한나라당이 안정된 선거전략을 유지한 점도 있다. 홍사덕의 망언시리즈도 중단되고 악재는 우리당에만 집중되었다.
 
1) 탄핵의 네거티브와 새정치의 포지티브 사이에서 균형 실패
2) 정동영의 실언 등 돌발악재 수습에 치여 총선이후의 새정치 비전제시 실패
3) 윤여준 가세 이후 홍싸대기식 망언 줄고 박근혜의 대략적인 선방

 
그러나 지역주의의 한쪽 축을 붕괴시키는데는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총선에는 민노당이 약진하여 한나라당의 대안세력이 되어준다는 전제하에 17대 총선은 그런대로 결실을 남긴 성공한 선거가 될 것으로 본다.
 
의석예상으로는 대략 130 대 110 대 60설(중앙일보의 아무개 등)과 160 대 110 대 30설(오마이뉴스등 참고)이 있다. 어느 쪽이든 한나라당 의석을 110석 안밖으로 본다는 점은 비슷하다.
 
지금과 같은 지역구도 하에서는 한나라당의 의석을 셈하는 것이 더 계산하기 쉬운 것이다.
 
최신 여론조사를 참조하면 민노당의 약진과 부동표의 증가 및 우리당과 한나라당의 15프로 차이 접전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내용에 준하여 한나라당의 예상의석을 110으로 잡고 이에 연동하여 우리당과 다른 당의 의석수를 추론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문제는 지금 입수되고 있는 여론조사를 믿을 수 있는가이다. 특히 막판 여론조사는 도리어 부동표가 증가하는 현상이 있다. 여기에 속지 말아야 한다. 예컨대 지난 몇차례의 선거를 참고하면 특히 호남에서 막판 부동표가 급증했지만 결국 표는 갈곳으로 간 바 있다.
 
막판에는 수렴효과가 난다. 사표방지심리와 지역주의가 작용한데 따른 것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흔히 말하는 한나라당의 숨은 표 5프로다. 이 5프로는 특히 수도권과 접전지역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이는 젊은 층의 투표율 저조와 관련이 있다. 16대 총선에서도 이 숨은표 5프로가 위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17대 총선은 16대와는 몇가지 다른 점이 있다. 16대는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의 3자대결이었다. 이번에는 수도권의 많은 선거구에서 양자대결로 간다. 3자대결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한나라당의 숨은 표가 이번에는 위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
 
또 몇가지 변수를 추가로 짚어본다면
 
1) 20대의 투표율(지난번의 37프로에서 50프로까지만 끌어올려도 압승한다)
2) 1인 2표제 및 바뀐 선거법(1인 2표제는 영남에서 투표를 포기하는 20대를 깨우치는 수단)
3) 막판 돌발 변수(하나쯤 더 나타날 때가 되었는데.. 어쩌면 파병이슈가 호재)
4) 총선 후의 정계개편(무소속의 동향 및 보궐선거 사태)

 
결론적으로 1인 2표제를 홍보하여 20대의 투표참여율을 높이고 파병문제를 쟁점화하여 민노당과 우리당의 윈윈으로 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예전에는 지역구에 찍어줄 후보가 없어서 투표 안한다는 핑계가 통했지만 이제는 당이라도 찍으라고 말할 수 있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막판 수렴효과가 작용하여 위의 두가지 설 중에 후자 쪽으로 기울어질 것으로 본다. 필자가 점쟁이도 아닌데 구체적인 숫자는 굳이 언급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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