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가 다섯인 이유는 밸런스 때문이다. 모든 것이 밸런스다. 우주 안에 밸런스 아닌 것이 없다. 밸런스는 하나의 축에 얽힌 둘의 대칭에서 이게 변하면 저게 변한다는 것이다. 작용 반작용의 법칙이 닫힌계 내부에서 작동하는 것이 밸런스다. 자연물이든 인공물이든 모두 밸런스다. 밸런스는 천칭저울이다. 한쪽 접시가 움직이면 반대쪽 접시도 움직인다. 둘이 일치하면 멈춘다. 우주 안에 밸런스가 아닌 것이 하나라도 있는가? 예외가 있는가? 없다. 깜짝 놀랄 만하다. 나무는 줄기와 뿌리가 밸런스를 이룬다. 겉으로는 줄기가 더 세 보인다. 가지와 잎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뿌리는 앙상하다. 그러나 흙이 붙잡아주므로 전체로는 평형이다. 줄기에는 가지의 밸런스가 있고 가지에는 잎의 밸런스가 있다. 물고기는 머리쪽이 꼬리쪽보다 크다. 어두육미의 이유다. 그러나 액션이 걸리면 다르다. 물고기는 꼬리쪽을 더 많이 움직이고 포유류는 머리쪽을 더 많이 움직인다. 머리+상체=하체로 전체적으로는 힘의 균형을 이룬다. 하나의 균형이 하나의 존재 단위가 되고 하나의 사건 단위가 된다. 밸런스의 복원력 때문이다. 이쪽을 누르면 저쪽이 나온다. 우리는 외부의 객체를 타격하여 작용 반작용의 법칙을 관찰하지만 밸런스는 내부에서 스스로 복원한다. 세상은 대칭이다. 대칭은 이쪽과 저쪽이 맞물려 있다. 이쪽이 움직이면 저쪽이 움직인다. 서로 연동되는 것이다. 결국 둘은 나란해진다. 나란해지면 멈춘다. 나란하지 않으면? 나란해질 때까지 변화가 일어난다. 이쪽과 이쪽의 움직임, 이쪽에서 저쪽으로의 전달, 저쪽과 저쪽의 움직임이 합해서 다섯이다. 접시 두 개가 축에 의해 나란해지는 것이 밸런스다. 에너지의 질, 입자, 힘, 운동, 량이 작동하여 천칭의 두 접시를 나란하게 만든다. 이쪽과 저쪽은 대칭이지만 이쪽에서 저쪽으로의 전달은 비대칭이다. 우주는 대칭에 의해 나란해지지만 그것을 나란해지게 하는 힘의 전달은 나란하지 않다. 큰 녀석과 작은 녀석이 있으면 큰 쪽에서 작은 쪽으로 에너지가 이동하여 나란해지게 만든다. 결국 우주는 가지런해진다. 그것을 가지런해지게 하는 힘의 이동은 일방향성을 가진다. 대칭과 비대칭이 우주 안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 우리는 대칭을 알지만 비대칭을 모른다. 빛과 어둠이 둘인 것은 아는데 광자가 하나인 것은 모른다. 바퀴는 대칭인데 핸들은 비대칭이다. 파워트레인은 비대칭이다. 모든 조절장치는 비대칭이다. 비대칭을 작동시켜 대칭을 완성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미션이다. 세상의 불평등을 작동시켜 평등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존재 이유다. 그렇지 않다면 왜 사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