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812 vote 0 2019.02.01 (11:33:53)

    깨달음의 본질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이 있는가 하면 타고난 음치도 있다. 원래 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이 노력하면 더 잘 된다. 반면 노력해도 안 되는 사람도 있다. 안 되는 사람에게 본인의 노력부족을 탓한다면 잔인한 거다. 호날두와 메시는 타고난 천재성에 노력을 더한 사람이다. 반면 호나우두와 호나우딩요는 천재성을 타고났지만 노력하지 않아서 조로했다. 


    그들은 특별하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원래 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이 천재다. 그러나 천재도 적절한 환경을 만나지 못하면 꽃을 피우지 못하는 법이다. 시대와 환경과 천재의 3자가 맞아떨어졌을 때 재능을 발휘한다. 원시 부족민 마을에 태어났다면 무슨 수를 써도 안 된다. 아인슈타인 할아버지라도 소용없다. 시대가 천재를 불러내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는 사람을 만나면 재능을 발휘하는 사람이 있다. 환경의 부름에 응답하면 천재고 천재의 부름에 응답하면 수재다. 어디에 가도 잘하는 타고난 천재가 있는가 하면 국대만 가면 죽을 쑤다가 리그에 돌아가면 잘하는 선수도 있다. 그런 선수는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 무리뉴를 만나서 망한 맨유의 포그바는 솔샤르를 만나자 순식간에 살아났다. 


    2퍼센트 부족한 사람이 있다. 런 사람은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되는 사람의 행동을 따라 하면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따라 해봤자 안 되는 사람도 있다. 보통은 고수의 행동을 따라 하다 보면 실력이 늘게 된다. 바둑이라 치자. 한국기원 등단시험을 앞둔 아마 고수 두 사람의 실력이 엇비슷하다. 한 사람은 당일 컨디션이 떨어져 승단에 실패한다. 


    한 사람은 운 좋게 초단이 된다. 이후 두 사람의 기력은 크게 벌어진다. 30년쯤 전에 어디서 읽은 이야기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한국기원에 기사로 등단하면 대국상대가 달라진다. 노는 물이 달라지면 사람도 달라진다. 그러므로 혼자 놀면 안 되고 비슷한 사람과 어울려야 한다. 한국에서 별 볼 일 없다가 런던이나 뉴욕으로 진출하면 실력이 는다.


    고수들과 섞이다 보면 감각이 깨어나는 것이다. 그런 사람도 한국에 돌아오면 퇴행한다. 천재들에게는 특별한 분위기가 있고 아우라가 있고 시너지가 있다.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이며 서로 연동되는 것이다. 한때 네이버 웹툰 작가들이 서로 친했는데 그들의 만화는 우수했다. 지금은 패거리가 깨진 모양인지 상당히 재미가 없어지고 있는 중이다.


    광고천재 이제석은 한국에서 그다지 크지 못한다. 광고시장이 작은 한국에서는 무조건 유명인 얼굴을 크게 잡으면 뜬다. 얼굴이 알려진 몇몇 유명인이 광고시장을 독점한다. 일본만 해도 시장이 크고 연예인 숫자가 많아서 코믹한 광고를 해야 뜬다. 세계적인 브랜드의 광고를 하려면 이제석 특유의 감각이 먹힌다. 이제석은 대칭을 조직하는 수법을 쓴다.


    갈림길을 제시하고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지를 묻는다. 거기에 긴장감이 있다. 한국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소비자가 갑이기 때문이다. 유명인이 얼굴을 내밀어야 인사를 받아먹었다고 여긴다. 포지셔닝 문제다. 자신이 행렬의 선두에 서 있다고 믿는 사람에게는 이제석의 광고가 먹히고 자신이 후미에 쳐져서 따라간다고 믿는 사람에게는 먹히지 않는다.


    그런 갈림길에서의 판단을 회피할 뿐 아니라 도리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결국 안철수나 따라다니게 되는 게 한국의 바닥이 좁기 때문이다. 환경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천시와 지리와 인화가 맞지 않으면 안 된다.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겠다는 사람과 분위기만 맞춰주면 먹어보겠다는 사람과 늘 먹는 익숙한 음식만 먹겠다는 사람은 태도가 다른 거다. 


   아마와 프로는 큰 차이가 있다. 작은 차이로 시작하지만 점점 벌어진다. 프로도 아마와 놀면 아마가 되고, 아마도 프로와 놀면 프로가 된다. 되도록 큰물에서 놀아야 한다. 그런다고 다 되는 건 아니고 그래봤자 안 되는 사람은 안 된다. 그러므로 확률이다. 호날두는 어느 팀으로 가도 성공한다. 손흥민이나 박지성은 맞는 팀을 골라가야 성공하는 선수다. 


    깨달음은 그런 것이다. 원래 되는 사람이 있고 좋은 사람을 만나야 되는 사람이 있고 어떻게 해도 안 되는 사람이 있다. 절대적으로 되는 사람이 있고 상대적으로 되는 사람이 있고 운이 좋으면 되는 사람이 있고 어떻게 해도 안 되는 사람이 있다. 자체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 있다. 압도적인 힘을 가진 사람이다. 힘이 없는 대신 감각이 섬세한 사람이 있다. 


    물리력이 없어도 정신의 예리함이 있는 것이다. 성격이 까칠한 사람에게 에너지가 있다. 콤플렉스에서 에너지가 나오는 사람도 있다. 그 에너지는 상대적이다. 재벌의 돈이나 효도르의 힘은 절대적 에너지다. 작가의 섬세함은 상대적 에너지다. 그도 저도 아니지만 교착된 상황에서 탑 포지션을 잡은 사람이 있다. 구로자와 아키라의 영화 요짐보가 그렇다. 


    적대적인 관계의 두 가문을 대결시켜 놓고 가지고 논다. 적절히 상황을 설계하면 작은 힘으로도 큰 지렛대를 만들어낸다. 셋 다 에너지가 있다. 원래 에너지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과 그 사람과 어울리다가 시너지 효과로 에너지를 얻는 사람과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내는 사람이 있다. 한국의 절대적인 힘은 일본에 미치지 못하지만 위치선정이 좋다.


    일본이 북한, 중국이 틀어진 상황에서 한국은 상대적으로 약한 북한, 중국, 베트남에 비교우위를 달성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이 치고받는 중에 어부지리를 취할 수도 있다. 힘은 환경과의 관계에서 나온다. 관계를 적절히 세팅하는 방법으로 힘을 사용할 수 있다. 어쨌든 힘이 있고 볼 일이다. 답을 찾아놓고 노력을 강조하든 정신력을 강조하든 할 일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2.01 (11:54:35)

"힘은 환경과의 관계에서 나온다. 관계를 적절히 세팅하는 방법으로 힘을 사용할 수 있다."

http://gujoron.com/xe/1059254

[레벨:6]퍼스널 트레이너

2019.02.01 (17:38:34)

네이버 웹툰은 세대교체를 하기 위해서

공모전을 계속 했습니다.

그나마 트위터에서 서로 알던 사람들이 묶여서 올라오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 일부 남자 독자들이 불만을 갖고 웹툰 사전규제를 찬성하는

예스컷 운동을 벌였던 기억이 나네요
[레벨:6]Nomad

2019.02.01 (22:47:16)

그 일부 남자 독자들이 왜 사전규제를 찬성했을까요? 

전제를 숨기고 말장난하지 맙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설의 어원 update 김동렬 2024-12-25 5162
4351 나는 누구인가? 4 김동렬 2019-02-21 4364
4350 이기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1 김동렬 2019-02-20 4814
4349 교육은 물리적 제압이 정답이다 2 김동렬 2019-02-20 3984
4348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오해 2 김동렬 2019-02-19 4361
4347 히키코모리가 되는 이유 4 김동렬 2019-02-18 5562
4346 정신과 의식 1 김동렬 2019-02-18 4605
4345 마음이란 무엇인가? 1 김동렬 2019-02-16 4786
4344 명상을 왜 하는가? 5 김동렬 2019-02-15 4601
4343 마음은 바다를 건넌다 2 김동렬 2019-02-14 4898
4342 마음을 깨닫기 1 김동렬 2019-02-12 4686
4341 에너지는 스트레스다 1 김동렬 2019-02-11 4753
4340 한나 아렌트의 인종주의 2 김동렬 2019-02-11 4666
4339 의식의 구조 2 김동렬 2019-02-10 4262
4338 악의 특별함 1 김동렬 2019-02-08 4581
4337 머무르면 죽고 움직이면 산다 2 김동렬 2019-02-07 4331
4336 인간은 게임하는 동물이다 2 김동렬 2019-02-06 4382
4335 계속은 살고 단절은 죽는다 2 김동렬 2019-02-04 4223
» 깨달음의 본질 3 김동렬 2019-02-01 4812
4333 세상은 5다 1 김동렬 2019-01-31 4015
4332 1은 살고 2는 죽는다 image 3 김동렬 2019-01-31 4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