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의 조간 브리핑을 정오가 지나서 듣다.
군대에서의 인권유린과 무수한 폭행사건들...
이런 생각을 해본다.
군대는 수직적 조직체계다.
여기서 확실하게 접할 수 있는 하나는 자기 "권(權)" 이다.
이 자기 "권"은 밖으로는 권력으로 나타나고 안으로는 자기 존엄으로 나타난다.
일반 사병의 경우, 군대에서의 위계질서는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계급이 올라감으로 인해서 잡혀진다. 위계질서가 어긋나면 군대는 존재 이유가 없어진다. 왜? 유사시에 전쟁을 수행할수 있는 체계가 상실되기 때문이다. 명령이 먹혀들지 않는 군대는 오합지졸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위계질서가 잡힘으로 인해서 자동으로 생성되는 권력이 문제이다. 사병들이 이 권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기에 왕따나 폭행으로 권력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소모시키고 있다.
이들은 왜? 자기에게 자동으로 주어진 권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일까? 아마도 자기에게 주어진 외부적인 권한은 보이는데, 내부에 감춰진 권의 자기존엄은 보지 못했기 때문인듯 하다. 자기권리가 외부의 권력과 융화되지 못할때 자기학대가 시작되고 이는 타인을 학대하는 것으로 확장된다. 타인을 괴롭히는 것은 곧 자기를 괴롭히는 것과 같다.
자기분노는 외부에 의해서 격발된 분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분노는 일방적일때 더 크게 일어난다. 닫힌 공간에서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는 상태에서 가해지는 폭력은 인간의 분노를 가장 크게 일으킨다. 또한 절망도 가장 크게 일어난다. 그런데 이 절망에 대해 닫힌 공간에서 숙고하거나 표출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잠복되어 밑바닥에 분노의 용암이 고여있게 된다. 그것을 풀 대상이나 그런 환경이 만들어지면 어김없이 터져 나온다. 악은 이렇게 생성된다고 여긴다. 물론 원초적 느낌이 나는 악도 있다. 시작도 끝도 없을 것 같은 악을 풍기는 이들도 있다. 이것은 모두 반복이다. 끝없는 순환적 오류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반복적 악이다.
이런 반복적 악이 순환하는 것을 방지하기위해 시스템이 필요하게 된다. 그러나 시스템은 작동해야 시스템이지 그저 만들어 놓고 사용하지 않거나 방치하거나, 또 관리할 능력이 안되면 시스템은 무용지물이 된다. 시스템은 이런 취약점이 있다. 그래서 사람에게 의존하게 되는데, 조직은 리더가 중요해진다. 각각의 거점들에 그런 리더가 자리를 잡아야 한다. 또 군대처럼 자동으로 계급이 높아져 리더가 되어야 할때는 그 자리에 가면 안되던 사람도 변화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군대에서 권을 가장 확실하게 접할수 있다면, 그 권 사용과 운용에 대해서도 제대로 인식할수 있게 해야 한다.
자기존엄이 상실되거나 파괴되어 자기존엄을 세우지 못할때 인간은 좌절한다. 군대에서 자기존엄을 세울수 있다면, 군대의 분위기는 달라질 것이다. 그런데 그 윗선들 쭈욱 올라가면 자기존엄을 제대로 세운 이들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자기존엄이 약하기에 사병들의 존엄도 세워주지 못한다. 돼지 우리에 몰아서 키운 가축보다도 못한 존엄박약만이 유령처럼 군대를 배회할 뿐이다.
사람은 매순간, 그리고 어느 시점에서는 늘 한 점을 통과하게 된다. 자기만의 한 점을 통과하는 시간들. 그 점들을 통과한 시간들이 자기인생이고 그 점들을 연결하면 자기인생의 진로가 된다.
그리고 그 농축된 에너지로 인생의 전반을 관통할 한 점을 통과해야 할 순간이 온다. 그러나 자기만의 한 점을 통과해야할 순간들을 놓쳐 버리면, 에너지가 약해서 인생의 전반을 관통해야 할 한 점을 통과하지 못하고 무너져 버리게 된다.
어쩌면 군대라는 닫힌공간에서 그들은 각자 혹은 같이 그들의 인생의 한 점을 통과해야 되는 시기였는지도 모른다. 한 점을 통과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빛은 사방에 있어서 오히려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 빛이 한 점을 관통하면 아름다운 무지개 빛이 드러나게 된다.
프리즘을 통과하기 전의 빛은, 빛이 있다는 것만 안다. 그 빛이 한 점에 모여 통과하고나면 다양한 빛들이 나타난다. 그때 사람은 자기색을 드러낼 수 있다. 저절로 드러나게 된다.
"권"이란, 이런 자기 빛을 드러나게 하는데 사용된다. 자기존엄을 제대로 세우면 타인의 존엄도 보인다. 또, 타인의 존엄을 해치는데 보내는 시간이 무용하다는 것도 알게 된다.
핑크 플로이드가 생각난다.
세상의 많은 이야기들을 제대로 접하고 관심갖고 함께 살아간다는 것을 의식할 기회가 많이 주어졌더라면, 그래도 그런 폭행을 선택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군대 제대하면 사회에 나가서 해야 할 하나의 목표만 생각하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일까..? 왜? 그들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사회가 답을 해야 할 것이라고 여긴다.
[팟빵] - [국민라디오] 김용민의 조간브리핑 - [08.06] 입영 앞둔 父 "유사시 '여긴 천국'이라 말해라" http://m.podbbang.com/ch/6199
YouTube에서 The Dark Side of the Moon (Full Album) - Pink Flo… 보기 - The Dark Side of the Moon (Full Album) - Pink Flo…: http://youtu.be/WyVlmTClHP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