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보세요. 저는 과감히 평점 10점을 때립니다.
취향을 떠나서 영화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송강호와 곽도원이 맞붙는 연기는 꼭 봐야합니다.
이거 안 보면 한국영화 안다고 말하면 안됨. 배우 송강호를 안다고 말하면 안됨.
단점 집어내려면 많습니다. 어색한 장면도 있고 배경음악은 과도하고
누가 말했듯이 이 영화 감정과잉인 영화 맞습니다. 근데 감정과잉이 안 되는게 비정상.
감정 조절 잘하면 견찰됩니다. 영화에 나오는 차동연 경감(곽도원)처럼 됨.
하지만 이 영화의 압권은 질질짜는 신파극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건 칠번방의 흉물이고. 이 영화에도 우리나라 영화 특유의 나쁜 버릇은 남아있습니다.
눈물 흘리는 장면은 (아주 조금만) 줄여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이 영화가 일반적인 법정영화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보통 법정영화는 양측의 치열한 공방을 묘사하는 것에 집중을 하는데
즉 상식을 공유하는 사람들간의 접전이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함정은 대통령이 법 없이도 사는 전모씨라는 거. 상식이 없음. 양심이 뭔지 모름.
근데 저쪽에서 룰을 따르지 않으니 이 쪽에서도 룰을 따르지 않는 사람이 나옵니다.
그게 누구든지간에 그 사람은 영화의 주인공이 될 만합니다. 심지어 대통령도 할 수 있습니다.
송우석처럼. 노무현처럼. 저 쪽이 헌법을 따르지 않으니 이 쪽도 저쪽의 관습을 따라주지 않습니다.
동료변호사가 송우석에게 말합니다. 너 국보법 처음해보지? 짜식아, 국보법은 형량싸움이여.
송우석은 말합니다. 처음해보는데 어쩌라고? 무죄니까 무죄판결 받을 건데?
이렇게 되니까 이야기가 말랑말랑하게 가주지 않습니다. 대립구도가 바로 도출됩니다. 상식과 비상식.
논리와 증거가 오고가는 것이 아니라 고성과 반말이 오갑니다.
차동연 너 고문했어 안했어? 했지? 왜 죄 없는 사람을 고문하는 거야?
왜 헌법을 지키지 않는거야? 왜 국민을 받들지 않는거야? ...하는 식으로.
그렇게 근본적인 이야기가 바로 도출됩니다. 일반적인 장르영화가 아님.
...
송강호 김영애 곽도원 등 주연배우들의 능력을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전부 끌어낸 영화입니다.
한국영화의 근본적인 힘을 느낄수 있던 작품이었습니다. 아마 외국에서는 이런 영화 못 만들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