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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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0638 vote 0 2018.01.03 (13:57:33)

     

    왜 한국이 강한가?


    문재인 시대에 4만 불은 확실하고 5만 불은 해봐야 아는 거다. 왜 한국인은 특별히 강한가? 구조론의 답은 의사결정구조다. 집단이 의사결정을 잘하면 된다. 그러나 잘할 수가 없다. 구조적으로 붕괴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유별난가? 그렇다. 기본 세팅이 잘 돼 있다. 필자의 말을 이해하려면 먼저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인간은 꽤 잘났는가?


    http://v.media.daum.net/v/20170211044422987


    호주의 '딩고사건'을 이야기하고 싶다. 옛날 사건이지만, 바로잡히는데 32년 걸렸다고. 문제는 여기서 기레기와 전문가와 배심원들이 모두 오판했다는 거다. 오판할만한 사건이 아니었다. 검색해보면 나오지만 아기의 바지에 무수한 딩고 이빨자국이 있다. 딱 봐도 딩고 소행이다. 목격자와 증인도 무수히 있다. 그런데도 다들 기레기 농간에 넘어가서 삽질했다.


    대중의 오판은 흔히 있다. 드레퓌스 사건과 같다. 그런데 에밀 졸라가 오판했다면? 지식인은 오판하지 않을 의무가 있다. 그런데 지식인과 전문가와 언론인이 오판하면? 방법이 없는 거다. 기사에 인용된 토니 존스 박사의 언급이 가슴에 와닿는다. “문제는 우리 모두 인간이라는 사실이다. 나는 인간의 취약함이 이토록 참혹한 결과를 낳은 예를 보지 못했다.”


    인간이 문제다. 인간은 잘난 존재가 아니라는게 필자의 지론이다. 인간이 짐승 때를 벗고 제법 사람행세를 하는 것은 잘나서가 아니고 잘난 사람의 행동을 복제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복제를 안 한다면? 복제하는 구조가 없다면? 동생이 형의 행동을 모방하지 않는다면? 어느 중국교실 동영상처럼 제자들이 집단으로 스승을 구타한다면? 그건 당연히 망하는 거다.


    필자는 한국의 반도체 경기가 적어도 10년은 간다고 예견하고 있다. 왜 그러한가? 반도체는 독특하다. 자동차는 분해해보고 똑같이 만들면 된다. 반도체는 아트다. 아트란 무엇인가? 아트를 이해해야 한다. Art의 어원은 잇는다는 뜻이다. 어떤 서로 다른 둘을 연결하는게 아트다. 연결할 때는? 재단사의 가봉이 필요하다. 기성품을 붕어빵처럼 찍어내는게 아니다.


    핵심은 리스크 제거다. 시행착오를 견딜 수 있느냐다. 구조론에서 항상 강조하는게 시행착오와 오류시정의 문제다. 이게 돼야 된다. 누가 책임질 거냐 하는 문제다. 선진국은 원래 리스크 분산 기술이 발달해 있다. 보험은 네덜란드인이 만든 기술이다. 일본까지 가서 도자기를 거래했다. 일본에 난학이 등장한 배경이고 하멜이 한국에 표류한 사정 역시 그러하다.


    히딩크 유전인자가 거기에 있다. 동인도 회사가 배를 열 척 보냈는데 아홉 척이 침몰하고 한 척만 돌아와도 남는 장사다. 그 한 척의 이익으로 아홉 척의 손해를 메우면 되는데 그게 되느냐다. 한 척이 독식하고 이익을 내놓지 않으면? 나라마다 이 문제에 대한 대책이 발달해 있다. 미국은 계약서의 나라다. 하청업체와 꼼꼼하게 계약서를 작성하면 해결이 된다.


    일단 계약서가 두껍다. 누가 책임질지 분명하게 밝혀놓고 작업 들어간다. 그런데 시간이 걸린다. 계약서 작성하고 잘못되면 소송 걸고 하다가 시간을 다 잡아먹는다. 애플은 절대 삼성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 일본은? 일본은 봉건영주 전통이 있다. 종신고용을 하며 회사가 직원가족까지 생계를 책임지는 구조다. 그만큼 리스크가 커진다. 그러므로 쉽지 않다.


    일본은 하청업체와 역할분담 하느니 그냥 자기네가 다 한다. 가업을 잇는 전통 때문이다. 교토 주변의 강소기업들은 첨단부품을 생산하지만 백 년째 그러고 있다. 역할분담이 아니라 역할독점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과 달리 점차 완제품 제조에서 손을 떼고 부품과 장비만 만들고 있다. 가장이 다 책임져야 한다는 과도한 책임감 때문이다. 그들은 도전자가 아니다.


    모험하지 않는다. 봉건영주는 모험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다케다 신겐의 풍림화산과 같다. 산은 다케다 신겐 본인이다. 봉건영주는 산처럼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며 의자에 꼼짝하지 않고 앉아있다가 총 맞아 죽었다. 영화에 나온 장면인데 병으로 죽었다는게 정설인듯. 일본인은 규칙을 안 바꾼다. 스모선수가 쓰는 샅바는 절대 빨지 않는데 아무도 이유를 모른다.


    영화 으랏차차 스모부에 나오는 에피소드다. 바꾸기 쉽지 않다. 봉건영주와 가신과 사무라이와 농노로 이어지는 시스템 전반을 건드리게 되기 때문이다. 봉건국가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도 대충 무마할 수 있다. 서로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 된다. 야쿠자가 난리를 쳐도 경찰과의 묵계를 지키면 된다. 그러다가 재일교포 야쿠자가 그 규칙을 깨버려서 난리 났다. 


    한국이 강하다. 무대뽀로 될 때까지 시행착오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형님정신으로 계약서도 없이 대충 간다. 매뉴얼도 없다. 걍 해본다. 반도체는 특히 파일럿테스트가 중요하다. 방송사가 파일럿 방송으로 시청자 반응을 테스트하듯 시제품을 만들어보는 시험생산 과정이 중요하다. 이 과정은 그냥 이것저것 꾸준히 반복해보는 수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는 거다.


    여기서 뭐가 잘못되면 누가 책임지지? 미국인은 계약서를 꼼꼼하게 쓰지만 느려진다. 일본은 하청기업에 맡겼다가 답답해서 직접 한다. 한국인이 얼렁뚱땅 잘 한다. 대만은 가족적 분위기로 작은 것은 열심히 하나 큰 것을 못 한다. 중국은 신중하고 의심이 많아서 확실히 되는 것만 한다. 화웨이는 공산당이 키우는 특공대라서 다르다지만 대개 모험을 잘 안 한다고.


    의사결정구조라는 것은 수천 년의 전통으로 굳어진 것이다. 한국인은 수렵민이지만 흉노와 돌궐에게 유목민의 기술을 이어받았다. 유목민은 매년 목초지를 새로 결정해야 한다. 의사결정에 너무 많은 사람이 가담하면 안 된다. 일본은 봉건영주가 가신과 농노까지 신경써야 하지만 한국은 그런거 없다. 대가족제도 하에서 가족회의를 해도 몇 사람이 다 결정한다.


    수평적인 회의체가 있어야 하며 인원이 너무 많으면 곤란하다. 화백회의 참가자는 육부촌장에 왕과 갈문왕까지 8명이다. 몽골의 쿠릴타이도 숫자가 많지 않다. 형제와 사촌이 가담한다. 한국이 가족주의라면 일본은 부족주의다. 가족은 많아야 10명이지만 부족은 적어도 백 명이다. 일본에 히키코모리가 많은 것은 백 명의 지지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평판공격 들어오면 매우 괴롭다. 백 명이 한 명을 괴롭힌다면 아찔하다. 그래서 이지메가 있고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고 그래서 모험을 못 한다. 중국은 그 단위가 백 만이다. 일본의 강소기업이 백 명의 직원을 책임진다면 중국은 일단 백만 명을 책임져야 한다. 그러므로 보수적으로 된다. 확실히 되는 것을 할 뿐이다. 백만 명의 압박이다.


    대만 역시 소수 가족만 믿는다. 유럽도 대개 가족기업이다. 유태인과 네덜란드인 빼고 원래 세계적으로 되는 데가 없다. 일본이 자동차는 잘 했지만, 반도체에서 밀리는 이유는 반도체라는 물건이 워낙 섬세해서 다루기가 예술이기 때문이다.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는데 그것을 빠른 시간에 해내야 한다. 동대문 옷장사는 사흘 만에 신제품을 뽑는다고 한다.


    일본이라면? 한국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 유니클로도 예전같지 않다. 자칫 민폐를 끼치게 되기 때문이다. 리스크를 감수하지 못한다. 인류문명의 진보는 리스크 관리가 핵심이다. 누누이 말하지만 창의교육 한다고 창의가 된다고 믿으면 초딩이다. 백날 해봐라. 그거 되는가? 절대 안 된다. 누가 리스크를 책임져 준다면 미친 듯이 창의를 하는게 인간이다. 


    스마트 시대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3D프린트로 뽑아보면 되기 때문이다. 시제품 생산과정에서 무수한 삽질을 해야 하는데 금형 하나 만들기가 쉽지 않다. 만들었던 금형을 때려 부수고 매번 새로 제작해야 한다. 그 과정이 아트다. 물론 한국의 단점도 많다. 매뉴얼 없이 얼렁뚱땅 하다 보니 전파가 안되어 여러 부서에서 같은 오류를 반복하거나 하는게 있다. 


    다만 반도체가 먹어주는 스마트 시대에 한국이 유리하다는 거다. 중국이 반도체에 투자한다고 바로 한국을 따라잡는다는건 넌센스다. 한국도 자동차는 잘 안 되고 있다. 한국이 모든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찍었는데 자동차만 못했다. 한국인의 특징인 얼렁뚱땅 정신 때문이다. 어휴! 몽구와 의선이는 오백 방을 맞아야 한다. 유태인이 잘한다해도 금융이나 잘한다. 


    네덜란드도 장사나 잘하는 거지 다른건 아니다. 독일과 일본이 잘한다 하나 독일차나 일본차나 디자인 보면 한국차만큼 암울하다. 용맹함이 없다. 잘 되는 나라는 권력서열이 있다. 대부분 마찰이 일어나는게 집단 내부의 권력서열 갈등 때문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어 있다면 순조로운 거다. 게르만의 종사제도와 일본의 봉건영주와 가신제도가 그러하다. 그래서? 


    말을 잘 듣는다. 시키면 일단 한다. 못해도 하는 척 해본다. 적어도 교사를 두들겨 패지는 않는다. 일본도 교실붕괴 시절에 교사에게 반말하고 그러던데 요즘은 어쩌고 있는지 모르겠다만.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 의사결정구조를 만든다면 최강이 된다. 유태인과 독일인, 일본인과 미국인은 일정부분 그런 구조를 만들어냈다. 스마트 시대에 맞느냐가 중요하다. 


    미래는 AI시대다. 미래사회는 1인창업이 가능하므로 개인이 의사결정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의사결정단위를 잘게 나누는게 중요하다. 이 점에서 공산주의 중국은 절대 한국을 따라올 수 없다. 15억의 무게가 머리를 짓누르기 때문이다. 일전에 중국인과 토론하는 프로가 있었는데 그들은 계속 15억을 외치고 있었다. '중국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거 아니야?'

 

    '15억을 보고도 그런 소리를 하느냐!' 대화는 망한다. 15억의 압박을 생각하면 위구르문제나 천안문항쟁이나 티벳문제는 어쩔 수 없다는 식이다. 그들은 대를 위해 소가 희생해야 한다고 믿는다. 남중국해는 당연히 중국 차지가 되어야 한다고 여긴다. 답답한 사람들이다. 오만이기도 하고 허세이기도 한데 분명한 것은 21세기 스마트 속도를 따라올 수 없는 거다.


    그렇다. 필자의 지론은 인간은 원래 형편없는 존재이며 그나마 체면치레하고 사는 것은 보통사람이 잘난 사람의 행동을 복제하기 때문인데 그걸 해내는 구조를 만들어놓은 나라가 잘 없더라는 거다. 호주의 딩고사건만큼 한국의 유서대필 사건도 흉악하다. 빌어먹을 김지하, 이문열들이 일제히 달려들어 상어처럼 물어뜯는데 대책없이 당하고만 있었던 것이다.


    한국이 항상 잘하는 건 아니다. 한때는 일제히 이명박근혜를 복제하고 있었다. 도처에서 사고가 나는게 이명박의 얼렁뚱땅 정신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리스크 관리가 안 되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용케 감옥은 안 가고 있다. 나름 꼼꼼한 자라 하겠다. 아직도 박정희를 복제해야 한다는 둥 엉뚱한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다. 노무현과 문재인의 의리를 복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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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미지 [레벨:20]수원나그네

2018.01.03 (15:59:40)

과연 이번에 8개 나라를 걸으면서 관찰해보니

우리 국민이 의사결정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훈련 만큼은 제대로 받아왔다는 게 실감이 나더군요~

시행착오에 대해 겁이 없다는 것,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더군요.

우리나라에서 쉽게 되는 일이 다른 나라에서는 어려운 경우가 많이 보인다는 것.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수원나그네

2018.01.03 (16:12:31)

그러고 보니 한국인의 '설렁설렁 시도하기'는
바로 구조론적 방식을 무의식중에 실행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1.일단 전모를 파악하자. 전모가 파악되면 어느 지점에서 집중력을 발휘해야할지의 포인트를 파악할 수 있다.
2. 에너지의 조달과 힘의 배분을 적절히 구사하는 전략도 전모의 파악에서 나온다.
3. 그러므로 다소 시행착오를 겪을지라도 스피디하게 전모를 장악하는 게 중요하다. 스피드가 중요하다.

좋게 말하면 칭기스칸이 적의 존재를 무시하면서 전략요충지로 직격해가는 그림과 흡사하다는~
프로필 이미지 [레벨:13]달타냥(ㅡ)

2018.01.04 (08:52:49)

설렁탕 생각이 나네요
점심은 설렁탕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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