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외부 충격에서 옵니다. 일단 대가리 한 대 맞고 시작하는 거죠. 그래서인지 불교에서는 스님들끼리 쥐어박기 경쟁이 좀 있었더군요. 먼저 때리는게 임자고 거기엔 스승도 제자도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돈을 벌었는데 더 이상 나아가지 않는 것은 그가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입니다. 네비게이션에 찍힌 도착지에 도달했으므로 더이상은 할 게 없는 거죠.
이런 겁니다. 그들이 어떻게 해야 한다는 당위 이전에, 왜 우리는 그들에게 간섭을 하는 걸까요? 이상합니다. 괜히 끼어들고 싶은 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답은 에너지입니다.
거기에 에너지의 불균형이 있는 거죠. 나는 졸라 열심히 하는데도 이 꼬라지인데, 쟤네들은 탱자탱자 노는게 눈꼴시러운 겁니다. 왜 이런 걸까요? 그 놈들이 내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한테 침범한 거죠.
인류는 엮여있다. 이거 전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아니 아프리카에서 뛰어노는 애들과 내가 도대체 무슨 상관이죠? 걔네들 한둘 죽는다고 내 신상에 문제될게 있나요? 거꾸로, 외국의 억만장자가 달러로 뒤를 닦더라도 나는 상관이 없는 겁니다.
근데, 상관이 있습니다. 알고보니 그 사람들과 나는 자리 경쟁을 하고있더란 겁니다. 왜? 내가 어느날 자궁에서 나와 만원 지하철의 한칸에 끼어들었거든요. 제 부피와 무게만큼 그들의 자유를 내가 뺏어버린 겁니다.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나의 의사결정권 일부를 몇단계라도 걸쳐서 방해하고 있는 겁니다. 도미노가 저에게 넘어오는게 보이는 거에요. 내가 그들에게 그렇게 하고있듯이.
혁명의 개념은 기득권을 죽여서 그 자리를 내가 대신 차지하는 것입니다. 기득권이 엉덩이 붙이고 앉아있어서 도무지 움직이질 않습니다.
근데 이자식들이 강호동 급입니다. 무거워서 꿈쩍도 안 하는 거에요.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신대륙으로 향합니다. 거기는 자리가 널럴하니깐. 굳이 코피 터질 필요 없습니다.
말씀하신대로 그들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신세대는 경쟁이 없는 곳, 스트레스가 적은 곳으로 향합니다. 그러면 전 그들에게 굳이 눈이 가지는 않겠지요. 쌩까는 겁니다.
이제 문제는 방법입니다. 전 아직도 집단을 어떻게 조직해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논하는 사람을 김동렬외에는 본 적이 없습니다. 창업한다는 인간들이 죄다 아이템에만 몰두하고 있더란 겁니다.
이에 제가 집단을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는 겁니다. 좋은 집단은 아이템을 마구 찍어낼 수 있습니다. 아이템 그거 별거 아닙니다. 인류가 할 수 있는 건 뻔한거거든요. 제품을 볼게 아니라 공장을 짓자는 겁니다.
하여간 전 김동렬이 하다 만 것을 좀 더 디테일하게 쌓아올리는 겁니다. 이것도 인류의 지식이며 새 지평입니다. 공간을 창출하여 인류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향으로 이동하는 겁니다. 아무도 제대로 안하기 때문입니다.
오 멋진 글.
아이템은 제품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요즘 한국의 항공우주관련 중소기업들과 일하는데, 젊은 CEO들이 다르더군요.
안철수 시기에 닷컴으로 돈번 사람들 (벌써 2000년대 초반)은 주식팔아서 탱자탱자만하는데, 철학의 부재 혹은 비전의 부재때문이라고 봅니다.
돈만 벌면 장땡은 아니고, 돈도 벌되, 사회의 방향 (대항행동, 인권)을 제시해야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