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이유입니다만 음악이 시대에서 연역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명박근혜정권이 청년세대에 주는 무력함을 노래로 만들었다고나 할까요? 밴드리더가 대인기피증이 있는듯한 사람인데 왠지 잘 어울립니다. 머리도 스킨헤드로 빡빡이.
경연 위주의 티비 프로그램으로 데뷔하는 가수들의 문제는 노래만 잘부른다는 겁니다. 세상에 가수가 노래만 잘 부르면 어떻하나요. 음악을 해야죠. 신해철이 열라리 강조하던 부분이죠. 뭐 대중들은 신해철의 그 부분을 욕하다가도 막상 신해철의 노래는 좋아하는 이중성을 보여주기도 했었지만.
갑자기 나타난 혁오는 경연으로 나오던 소위 목소리 천재들을 바보로 만들었습니다. 음악을 하는 밴드거든요. 나이도 어리고요. 경연으로 나와서 소속사로 들어가 프로듀싱 받은 프렌차이즈 천재들이 얼마 못가는 것의 빈틈을 찾은 거죠. 밴드 혁오의 음악에 흐르는 주된 느낌은 청년실업의 우울함입니다.
시대의 감성을 적당한 신선함으로 녹여내는데 성공한 밴드입니다. 음악이 좋기는 하지만 사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선율을 사용하는 것은 부정을 못하겠네요.
장르는 다르지만 전체에 흐르는 것은 90년대 말의 라이오헤드의 느낌입니다. 그때도 사회가 좀 우울했었죠. 90년대 중국에 반환되기 전의 홍콩영화 같은 우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