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올해 봐야될 영화와 안봐도 될 영화

♣「공공의 적」- 잊혀질 뻔한 감독 강우석이 건재를 과시하는 영화, 흑수선도 볼 정도로 할일없는 사람은 보고 싫음 말고.

♣「피도 눈물도 없이」- 유승완이 펄프느와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겠다는 건 좋은데 배우들에게 노가다를 너무 많이 시키면 무사, 화산고 등 노가다영화의 실패공식을 따라가는 수가 있다는 교훈을 배워야 함.. 류승완감독님 배우 넘 괴롭히고 그러지 마세요.

♣「2009 로스트메모리즈」- 장동건의 멀쩡한 얼굴에다가 2009년쯤에 어울리는 미래경찰들의 신무기(?)와 가죽코트 등 이상한 볼거리를 끼워주겠다는데 굳이 사양할 필요는 없을 듯.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돈을 100억씩이나 꼴아 박았다는건 시각적인 볼거리에 치중해서 드라마와 코메디를 죽였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관객들이 이미 눈치채어버렸다는 것이 문제. 깨닫지 못한 주제에 깨달음에 관한 영화를 찍는 전형적인 가짜인 장감독이 대오각성하고 진짜 깨달았을지도 모른다는 점이 관전 포인트.

♣「예스터데이」- (?) SF.. 이런 식으로 나가면 보통 볼거없다. 이나라에 아직 SF를 감당할 줄 아는 감독이 한 명 있다고는 믿지 않는다.

♣ 「취화선」- 예술가에 관한 영화를 만들면 예술적인 영화가 된다고 믿는 바보들이 아직 한국에 임권택, 정일성 두명씩이나 살아있다는 것은 굉장한 문제다. 분명한건 서편제 착시현상 때문에 한국영화가 10년 후퇴했고, 90년대를 통째로 낭비하게 되었다는 사실. 오늘의 교훈 - 임권택을 보내야 한국영화가 산다.

♣「오아시스」- (?) 흥행도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황량하지 않을까?

♣「복수는 나의 것」- 정통 하드보일드 무비(?) 정통정통 하는 집구석치고 잘되는 집안 없더라! 나는 정통보다 이단이 좋다.

♣「챔피언」- 비운의 복서 김득구라면 볼것이 없다. 다만 곽경택이 달라붙는다면 또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하필이면 '알리'가 앞에서 초를 치고 있으니. 하여간 뜻밖에 예상을 깨고 다른 영화가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든다. 비운의 복서 김득구가 아니라 마지막 한방울 까지 불태워버리고 씨익 웃으며 떠나는 김득구이기를.

♣「생활의 발견」- 홍상수영화에는 우리 주변에 있는 실제인물이 등장한다. 극중의 아무개는 내 친구 영석이고, 또 누구는 내친구 순자이고 이렇게 극중인물과 자기주변의 인물을 대입시켜 찍어보는 재미를 누릴 줄 아는 아이큐 120 이상의 관객들만 보게 허가되어 있는 영화로 머리나쁜 사람이 보면 열등감 느끼게 되어 있음.

♣ 「광복절 특사」- 김상진표 코미디는 뭔가 있다. 그는 우리 주변의 공간을 예리하게 관찰하여 극중인물이 현실의 공간 안에 있는 느낌을 준다. 심지어 관객 자신이 극중의 공간 안에 들어가 있는듯한 착각을 유발한다. 탈옥수가 나와서 신문을 떡 보니 광복절 특사 명단에 지 이름이 있다. 족 돼따. 도로 들어가자!

♣ 「나쁜 남자」- 여자의 입술을 훔친다. 다음에는 몸을 훔치고, 그 다음에는 미래를 훔친다. 모든 것을 상실한 여자에게 그 대가로 남자가 줄 수 있는 마지막 하나는? 모든 것을 잃은 여자가 그 반대급부로 그 모든 것을 앗아간 남자의 영혼이라도 차지할 수 밖에 없는 기맥힌 상황을 그럴듯하게 영화로 만들어내는지 아니면 중간에 자빠지는지 지켜볼 수 밖에. 끝까지 갔을 때 무엇이 남는가? 남자가 여자를 그렇게 만들었다면 그 이전에 환경은 남자를 그렇게 만들었으니 네가 내라는 거. 소통에 관한 영화. 그 여자와 그 남자가 두 사람이 아니라 실은 한 사람의 두 모습이라는 것이 당신이 내려야 할 최종결론. 남이 아니라 바로 당신, 바로 당신의 순수가 남이 아닌 바로 당신의 이중성과 악마성에 의해 납치되고 유린되고 판매되었다는 사실을 당신은 인정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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