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9]참삶
read 5599 vote 0 2009.05.15 (12:35:36)

기본은 관계다.

그림그리기에 대한 이야기다. 
그림이 뭔지를 모르는 사람부터 미대출신,직업으로는 학교선생들이 주로 찾아온다.
그림에 재능이 없는 사람을 그림을 잘 그리게 만드는 게 나의 전문이다.
흔한 여느 미술학원,입시학원의 비효율성,군더더기를 제외하고 기본을 속전속결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한다.

속전속결이라는게 또 문제 아닌 문제다.
왜? 너무나 쉽고 짧게 배우는 방식에 젖어 있으니 진정한 의미의 속전속결을 모른다.
속전속결은 효율성이다. 효율성은 흐름을 정확히 안다는거다.
전체를 알고 부분으로 접근해야 한다. 숲을 알아야 나무를 안다.
산을 그리고 나무를 그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리는 법은 기술이자 기술이 아니다.
그림그리기에서도 마찬가지, 전체의 흐름을 알지 못하면 헤맨다.
시행착오를 겪는다.  전체의 흐름을 파악한다면 시행착오를 없앤다. 

나는 부엌일을 최대한 줄이고 안할려고 하지만, 한 번 하면 최대한의 효율성을 추구하는게 목적이다.
된장국 하나를 끓이더라도 순서가 있다. 일의 머리와 끝을 알아야한다.  

그림그리기는 쉽지만 어렵다.어렵지만 쉽다.
어려운 이유는 잘못된 사회교육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쉬운 이유는 잘못된 사회미술교육방식을 반대로 가면 쉬워진다. 
어렵기도 하지만 쉽고,쉽지만 어려운 관계.둘의 관계를 통제하는 또 다른 하나를 아는게 중요하다.
쉽기도 하고 어려운 다르지만 같은 선상에 있는 이것을 엮어주는 또 하나.
구조론으로 보자면 심이다. 그리고 날2다.

드러나 있는 눈에 보이는 결과를 본다면, 결과를 드러나게 만든 원인을 보아야 한다.
모래시계의 하단에 쌓이는 모래는 결과다.상단의 보이지 않는 원인을 보아야 한다.
명암의 세계에서 오롯이 빛이 존재할뿐이라는 그 명확한 진리를 아는 게 어렵다.
그러나 모든 세상을 움직이는 원리,이치가 그렇다.
원인과 결과다. 인식론이고 존재론이다.

너무나 당연하기도 하고,쉬워 보이는 세상을 움직이는 원리를 깨닫는게 쉽지만은 않다는 것.

사람들이 그림의 기본기를 배워서 기본기에 충실해 그림을 그린다.
기본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한다.
기본을 배우는 데 있어 기본을 습득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기본이 무엇인가를 알면 쉬워진다.
그 기본기는 기술이자 기술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게 기본기를 터득하는 것 보다 어렵다.
세상의 이치와 닿아 있기 때문이다.
기본이 무엇인지를 터득한다면 이미 그 사람은 기본의 반은 습득하고 시작하는 거다.
기술만 알려고 하고 기본을 모르니 메뉴얼을 필요로 한다.

기본을 배워서 뭘하지.
완전성의 작은 동그라미 그리기의 시발점이다.
하나의 작은 동그라미를 그려 본다면 조금씩 더 크고 나은 동그라미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존재를 드높이는 행위이다.
그리고 전문성을 추구해야 한다.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그림으로 시작했으면 그림으로 뭔가를 완성해 보아야 한다.

모든 건 원하는 사람만 가능하다.
절실하게 가슴 아파보고 미칠 것 같은 절박한 경험을 해 본 사람은 뭔가를 할려고 할 것이다.
하고 싶어하는 사람과 일을 해야 한다.
즐겁게 해야한다.
억지로 하면 안된다.

격이 높은 예술 또한 기본을 깨달았기에 가능하다.
그 기본을 알려 주지도 기본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게 현실이다.
만인에게 기회는 평등한 것 처럼 보일 뿐이다.
법은 어기기 위해 있고, 예술의 높은 벽 또한 허물기 위해 존재 할 것이다.
고개 쳐들고 우러러 보라고 잘 그려놓고
위협하고 주눅들게 만드는 유명한 종교건물 벽화를 바닥으로 끌어내릴 필요도 있지 않는가.

강남의 아줌마들이 돈자랑,가방자랑,옷,차자랑 하지만 핵심은 어떤 사물이 아니라 우아하게 삶을 살고 싶어서다.
진짜 고상해지고 우아해질려면 예술을 알아야 한다.
예술에 관계가 있다. 진정한 관계가 예술이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유명해져야지요"라고 한다.
유명세에 대한 관심은 없지만 난 이미 특별한 존재인데 더 이상 뭘.


("저희는 사람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너무나 가슴에 와 닿지 않는가!
금강모임에서 아무님과 김동렬님 몇 분의 대화 중 나온 내용. 아쉽게도 뒤에서 들었다.
다른 부분은 잘 들리지도 않고 기억에 없지만 유독 이 말이 가슴에 들어 왔다.  )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09.05.15 (21:02:57)

좋구마이라.
프로필 이미지 [레벨:4]id: 굿길굿길

2009.05.17 (08:28:25)

그렇지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24]꼬치가리

2009.05.18 (12:09:05)

참삶님은 금강모임에 왜 간거요?
배우러 간 것 아닌가?
배우러 갔으면 누가 가르친 것 아닌가?
누가 가르친게요? 뭘 가르칩디까?
그래서 배운게 뭐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텍스트가 아니라,
그림이나, 조각이나, 영화나, 또는 퍼포먼스로 답해주십사는 의미에서
참삶님이 좋아할 법한 귀한 꽃 한다발 드리오.

090517_unknown.jpg
첨부
프로필 이미지 [레벨:9]참삶

2009.05.19 (10:26:06)

무슨 말씀이신지...뭔가 오해가? 여하튼 넘치는 꽃은 고맙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4]꼬치가리

2009.05.20 (16:19:52)

오해는 무슨 오해유.
하도 글이 좋아서 댓글 하나 단게요.
참삶님이 오해를 하셨구료.

프로필 이미지 [레벨:5]흑산도

2009.05.20 (16:54:35)

꽃을 줄때는 팔짱을 풀어야 하오...
꼰대포스로 주니 오해해도 오해가 아니요..^^
오늘밤엔 집에도 꽃한다발 갖다주시구려...부부스럽게....
프로필 이미지 [레벨:14]곱슬이

2009.05.19 (13:44:30)

저 산딸나무 딸기가 빨개지면  잼을 만들어도 맛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7]안단테

2009.05.19 (14:17:24)

꽃잎은 열십자 모양... ^^ '꽃다발' 표현 좋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4]꼬치가리

2009.05.20 (16:22:06)

꽃잎이 아니라 꽃반이랍디다.
꽃이면 꽃이지 왜 꽃이 아니라 꽃반이라고 우기는지 이해가 안갑디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7]안단테

2009.05.20 (22:45:53)

꽃이려니 생각했는데 꽃받침이었군요. 새로운 정보 감사.... 주섬주섬....
프로필 이미지 [레벨:30]ahmoo

2009.05.19 (13:11:39)

씨앗을 잘 들여다보니 거기 새로운 굵은 열매 만 개가 들어있구료.
프로필 이미지 [레벨:14]곱슬이

2009.05.19 (13:45:23)

맛도 좋다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134787
105 궁금한데요... 2 다원이 2009-06-15 5712
104 뿌듯한 느낌 6 ahmoo 2009-06-14 5270
103 구조론이 생각하는 '조직관리'가 듣고 싶습니다 3 눈내리는 마을 2009-06-11 6066
102 삶의 일관성을 일깨우는 교육 image 5 ahmoo 2009-06-10 6393
101 스타일에 구속당하는가? 스타일을 주도하는가? 1 양을 쫓는 모험 2009-06-10 5770
100 진짜와 가짜 눈내리는 마을 2009-06-10 5698
99 시스템에서 감각으로 5 양을 쫓는 모험 2009-06-04 5968
98 글을 쓸수도 책을 읽을수도 없습니다 1 눈내리는 마을 2009-05-30 6706
» 일상에 대한 단상 12 참삶 2009-05-15 5599
96 비움과 채움의 균형잡기 image 3 ahmoo 2009-05-14 8586
95 세잔의 사과 image 3 양을 쫓는 모험 2009-05-08 23929
94 노무현은 아직도 할 일이 많다. 4 양을 쫓는 모험 2009-04-30 7255
93 성장통 image 2 눈내리는 마을 2009-04-28 6463
92 돈있는 수구꼴통들은 죄가 없습니다 물론, image 가혹한너 2009-04-17 9326
91 과학 속의 비과학 image 3 김동렬 2009-04-16 6860
90 자기존중감과 선을 넘기 3 ahmoo 2009-04-15 6861
89 남극빙어와 진화 4 다원이 2009-04-14 8703
88 용력을 과시하는 시골 용사가... 2 읍내리 2009-04-10 6477
87 덧붙이는 이야기 image 김동렬 2009-04-10 7671
86 김동렬님께 1 읍내리 2009-04-10 5491